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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타지키스탄과 러시아의 경제적 관계

러시아 / 타지키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5/15

■  타지키스탄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 지난 1월 타지키스탄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타지키스탄 경제의 세계경제 편입속도의 가속화와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부각되고 있음.
- 타지키스탄은 지난해에 WTO에 가입한 러시아와 강한 정치적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의 송금 유입액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임. 러시아는 WTO 가입 이후 미국산 육류의 수입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서 미국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임.
- 이와 동시에 타지키스탄의 WTO 가입이 러시아에 대한 의존성을 약화시키지는 못할 전망임. 타지키스탄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러시아 측의 이해관계를 배제하거나 무시할 수 없을 것임. 지난 2012년 10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타지키스탄의 라흐몬 대통령이 양국 간의 장기적인 군사 및 경제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회를 노리고 있는 서구 국가들에게 명백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임.
-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은 군사적 협력, 이민 정책, 에너지 수급 등의 문제에 집중되어 있음. 그러나 푸틴의 주요 관심사는 타지키스탄에서의 러시아 군사기지 사용권 연장문제였음.
- 양해각서의 합의 내용을 보면 러시아 군대는 2042년까지 타지키스탄에 주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해 미국 공군의 자국 내 마나스(Manas)공군기지 사용권을 허락하는 등의 기회주의적 대외정책을 실시했던 키르기스스탄과는 달리,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언제나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 실행을 위한 주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해 왔음.
- 현재 타지키스탄 내에는 러시아 이외에도 인도가 공군 기지를 임차하고 있는 상황임. 인도는 공군기지 임차시 기지 사용에 대한 러시아의 승인을 얻었으며 러시아는 이를 통해 타지키스탄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인도로부터 인정받았음.
- 현재 러시아는 타지키스탄에 대한 인도 군대의 주둔을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저지하는 ‘다극적 트라이앵글(multipolar triangle)’로 보고 있음(러시아-인도-타지키스탄 3국의 삼각편대).
- 다만, 중국과 함께 가까운 미래에 강대국으로 평가받게 될 인도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이익과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도를 러시아의 친밀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음.  

■  타지키스탄의 대 러시아 의존

- 그러나 러시아는 타지키스탄에서의 인도 공군의 주둔을 지역 내에서 자신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잠식하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음. 타지키스탄에서의 러시아가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은 다른 모든 국가들의 그것을 합한 것보다 큼. 또한 수백만의 타지키스탄 국민들이 러시아로부터의 송금과 원유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하고 있음.
- 타지키스탄은 인접국인 우즈베키스탄과 지난 수십 년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데, 타지키스탄의 라흐몬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고 자국 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의 군사적 지원과 현대적 군수품 보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
- 현재 중앙아시아 지역과 타지키스탄에서의 정치적 안정은 지역 내 국가들의 상호 협력과 호혜, 평화적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기보다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헤게모니의 구심력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
- 타지키스탄의 러시아에 대한 높은 경제적 의존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역시 타지키스탄과의 상호 협력확대에 매우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음. 최근에는 양국 모두에서 상호 지나친 경제적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양국이 비자와 관련한 전향적인 조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음.
- 러시아로서는 이미 자국의 건설 산업에서 타지키스탄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시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고, 이들을 대체할 인적자원을 사실상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타지키스탄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임. 비록 최근 타지키스탄 내의 주요 프로젝트에서 중국과 이란의 참여가 늘어나기는 하였으나 러시아의 영향력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음.
- 타지키스탄 경제에 대한 중국의 관여는 실제로 상호 이타주의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팽창 야욕이 드러난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음. 최근 타지키스탄 정부가 중국에 대한 채무상환을 위해 자국 영토 일부를 양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음.

■  타지키스탄 대외관계의 미래

- 반면, 러시아의 의도는 타지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북쪽을 향하는 미국의 영향력을 저지하고자 하는 것임. 미국 또한 타지키스탄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현재의 힘의 균형에 불만은 없는 것으로 보임. 미국으로서도 타지키스탄에서 내전의 재발발이나 이슬람 원리주의의 확산은 원하지 않는 상황임.
- 타지키스탄이 권위주의적 정책을 통해 야당을 탄압하거나 투명한 선거 시스템의 정착을 저해한다 하더라도 미국은 타지키스탄에서의 이슬람 원리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그와 같은 정책을 눈감아 줄 것이라는 점은 이미 미국과 러시아가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임.
- 따라서 당분간 러시아는 타지키스탄의 정치적 리더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타지키스탄에 대해 유일하며 강력한 후견인의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됨. 지난 2000년 이래 10여 년간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에 의한 정치적 동기를 통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구축해 왔음.
- 오늘날 러시아와 타지키스탄의 관계는 한 국가의 정치적-전략적 목표가 다른 국가의 대안이 없는 경제적 필요와 부합하는 형태임. 국민의 상당수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고, 수백만의 타지키스탄 국민들이 생존을 위해 러시아로 이주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타지키스탄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러시아에 의존적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임.
- 그러나 타지키스탄 정부는 민주적인 제도를 확립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경제적 성과와 에너지 자주성 확보에 치중하는 모습임. 과거 여러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서 볼 때,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자원의 자주성이 반드시 국민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님. 정부는 국민의 행복을 첫째 목표로 둘 때 정치적,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것임.
 
■ 총 평
 
   - 타지키스탄 경제의 문제점은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에너지자원이 부족하고 자국 내 산업발전이 미약하여 경제적 자립기반이 약하다는 것임.
   - 이에 따라, 많은 타지키스탄 국민들이 러시아로 이주하여 자국으로 송금을 하는 송금기반의 경제구조이며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볼 때,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 내에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당분간 타지키스탄의 대외정책은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임.  


 ※ 참고자료

- Russia, Tajikistan in lopsided alliance, Asia Times, 201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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