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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카자흐스탄 사례를 통해서 본 중앙아시아-아랍 협력의 발전과 전망

카자흐스탄 김상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5/22

1. 아랍국가와 중앙아시아와의 관계 발전
 
  아랍 지역은 카자흐스탄의 외교정책에 있어서 중시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카자흐스탄은 정치, 경제 및 문명사와 문화측면에서 아랍 국가들과의 외교관계에 치중하고 이를 발전시켜야 하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과 이집트와의 관계는 정치 및 문화적인 측면이 경제적인 측면보다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및 다른 걸프 국가들과 카자흐스탄간의 관계에서는 정치적인 사안들이 경제 및 문화적인 사안들보다 더 중시되어 왔다. 이러한 카자흐스탄과 아랍국가들 간의 현재관계는 구체적으로 다변화되기 보다는 상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향후 아랍국가들과 카자흐스탄간의 미래 관계는 현재보다는 더욱 더 긴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카자흐스탄과 아랍국가들 간의 협력은 많은 성공사례들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상호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놓치거나 간과하기도 했었다. 향후 중동 아랍국가들과 카자흐스탄을 대표로 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은 공통의 문명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정치 및 경제 전략들에 바탕을 두고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아랍국가들을 이슬람권 세계와의 협력과 상호작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전략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는 아랍세계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미래 국제세력 관계에 영향을 끼칠거나 균형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군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이 1990년대 초 독립을 선언했을 때 아랍 국가들은 카자흐스탄의 이러한 선택들을 전적으로 지지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카자흐스탄 대사를 지낸 바그다드 암레예프에 따르면 아랍국가들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지지의 결과로 카자흐스탄은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사회로 통합될 수 있었으며, 균형적인 대외정책을 수립할 수 있었고, 국제적인 현안들에서 카자흐스탄의 입지를 강화하고, 국제적인 투자와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으며, 문화적인 유대를 재활성화시키고, 국제적인 프로젝트들이나 제안들에서 아랍국가들로부터 지지를 획득할 수 있었다. 아울러 카자흐 민족이 정신적인 측면에서 아랍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구성된 무슬림 공동체 문명의 일원으로 스스로를 간주해왔다는 점이다.

  카자흐스탄은 근래 국제사회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의장국 및 아랍세계 국가들의 협의체인 이슬람회의기구(OIC: 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nference) 의장국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중앙아시아 신생독립국에서 국제사회에서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유라시아의 신흥 중심국으로써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특히 OIC 의장국의 수행을 통해 카자흐스탄은 OIC회원국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고, 대다수 아랍 국가들은 카자흐스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이후 이들 국가들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우호적인 외교정책들로 구체화되고 있다. 아랍 국가들은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카자흐스탄이 주도하고 있는 비핵화 및 대량학살무기 비확산 분야의 활동에서 카자흐스탄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랍 국가들의 매체들은 카자흐스탄의 경제, 정치 및 사회적인 발전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들을 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국내정책이나 대외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 역시 이들 매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아랍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의 국제정치에서 아랍의 역할이 글로벌 수퍼파워들간의 중앙아시아에서의 경쟁으로 인해 간과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무슬림 정체성은 아랍국가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우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중앙아시아 및 코카서스 지역 아랍 연구센터 소장인 바셈 알 자셈은 중앙아시아는 지정학적인 측면과 문명사적인 측면에서 중동과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야 한다고 언급한바 있다. 그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동부 아랍 국가들과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풍부한 천연자원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퍼파워들이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나타나는 지역이며, 정치엘리트들이 권력의 변동과 같은 급진적인 정치변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고 지적하였다

  중앙아시아에서 아랍국가들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간과되어온 측면을 가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독립초기에 아랍세계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재정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아랍 국가들은 중앙아시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이는 당시 아랍지역 내부 사정, 중앙아시아의 경제적인 중요성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아랍국가들 간의 긴밀성에 대한 인식 부재에서 기인하였다. 그러나 물론 이러한 상황이 아랍국가들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대외정책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랍 국가들 가운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들을 가시화하였다. 아랍 평가기관들은 카자흐스탄의 경제적인 잠재력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아랍국가들이 카자흐스탄의 석유, 가스, 식품, 건축자재, 장비, 제약, 농업 분야에 상당한 정도의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른바 아랍의 봄 이전에는 카자흐스탄과 이집트 사이에는 적극적인 정치 및 문화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세계 경제위기 이전 시기에 카자흐스탄과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 사이에는 300억 달러가 넘는 미래 경제협력 프로젝트들에 대한 중요 문서들에 대한 양측의 서명이 이루어졌고, 이후 세계 경제위기로 일부 영향이 있긴 했지만, 실제의 투자들이 이루어졌다. 당시 아랍 투자자들은 유전도시로 개발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던 카자흐스탄 서부의 악타우 시에 ‘new-satellite-city' 빌딩 건설, 에너지 관련 허브시설 건설, 켄데를리 관광지대 개발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었다. 세계 경제위기 이후 아랍 투자자들은 카자흐스탄의 개발과 관련하여 건설, 호텔사업, 기술, 금융 및 통신 분야에서 투자를 주도하고 있고, 이는 아랍 국가들의 대외 경제관계 다변화 측면에서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000년대말 PFC Energy International과 Gulf Finance House 같은 아랍 기업들은 에너지 관련 연구, 기업, 서비스 및 운송과 관련된 지역적인 허브 건설을 골자로 하는 서부카자흐스탄 에너지허브 프로젝트 구상을 지지하였다. Alnair Capital Holding 및 Emirates Islamic Bank는 카자흐스탄의 금융 산업 부문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역시 아랍자본의 카자흐스탄 국내시장 유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고, 이렇게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된 아랍자본은 카자흐스탄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투자재원 및 크레디트 기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 서방자본 뿐만 아니라 이슬람 금융기구 및 UAE의 알 힐랄(al-Hilal) 은행은 카자흐스탄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이슬람 금융관련 규정 도입을 통해 아랍자본의 카자흐스탄 투자 활성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2. 주요 아랍국가들의 중앙아시아 및 카자흐스탄 진출 및 협력

<이집트 - 비경제분야 중심 협력>
  중동 및 아랍 세계의 중심국가인 이집트는 중앙아시아 지역 전체의 발전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이집트는 이미 소련 시기에 소련과 정치 및 경제적인 교류를 해왔다. 이집트주재 카자흐스탄 대사를 역임한 바 있는 볼라트칸 타우잔은 이집트의 대 중앙아시아전략은 이집트와 중앙아시아가 동일한 문화, 지리-경제 지대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언급하였고, 이집트의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중앙아시아 진출 및 협력전략이 중앙아시아를 대상으로 경쟁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인 이란, 터키처럼 문화 및 종교적인 방안들에 의해 이행되어야 하며, 실제에 있어서는 중앙아시아가 이슬람-아랍권의 일부분이라는 인식의 확산 같은 양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집트는 아랍-이스라엘 갈등을 포함한 중동문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이집트의 입장은 아랍국가들의 이슈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에서 아랍세계의 입장에 반영되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집트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이집트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지지 세력으로 간주하여, 따라서 한편으로는 무슬림 공동체의 강화를 추진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팔레스타인과 중앙아시아간의 상호 관계정상화를 촉진시키기도 했다.

  이집트는 중동지역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이 주도하는 아시아 상호교류 및 신뢰구축 회의(CICA: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중동국가들과 중앙아시아 구가들의 문화적인 공통성은 이 두 지역간의 경제적인 협력보다 더 중시되고 있다. 이집트는 새로운 에너지 및 연료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새로운 상품시장을 찾고 있다. 이러한 목적에서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활용을 희망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입장에서 이집트는 아랍세계로 카자흐스탄이 진출하는 창구의 역할을 해왔다. 이집트는 이미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로 연결하는 미래 대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중간지대로써 중앙아시아의 역할 강화를 예상하고 있다. 이집트는 이러한 국제적인 중앙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 경쟁에서 아랍국가들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인 방향에도 불구하고 실제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이집트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사회간접자본투자 중심 협력>
  세계최대의 산유국 가운데 하나이며, 이슬람 국가들에 대해 상당한 상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양한 종교 프로그램들에 대한 지원의 형태로 이슬람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외정책은 보수 및 실용주의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데,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 최대의 석유수출국으로서 뿐만 아니라 자본조달국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간의 관계 측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앙아시아에 대해 가지는 실질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는 카자흐스탄을 제외하고는 제한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자흐스탄에 대해서는 카자흐스탄의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투자 및 후원활동을 펼쳐왔다.




<아부다비 플라자 조감도>


카자흐스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우디 대기업들로는 건설회사인 Zameel, Gulf Star 유전 개발회사, Saudi ben Laden 투자건설사, Taib 은행, Lariba 은행 등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만과 같은 걸프 국가들은 카자흐스탄의 공공기관 빌딩, 이슬람 사원, 병원 및 의료센터 건설 프로젝트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사우디아라비아 개발기금은 이 지역의 경제적인 현안 해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는데,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이 추진한 많은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한 자원조달이 이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및 민간 기업들은 카자흐스탄의 농업 및 목축업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투자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 및 호텔산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상호 경제관계의 발전은 저조한 상태이이다. 이는 1990년대초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여준 카자흐스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분위기와는 달리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내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카자흐스탄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많은 투자자들은 카자흐스탄에서의 투자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 UAE - 경제직접 투자 중심 협력>
  지난 10여 년 간 카자흐스탄과 UAE간의 협력은 양국 간의 협력사에 있어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UAE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카자흐스탄을 꼽고 있으며,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해 카자흐스탄과의 동반자 관계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향후 카자흐스탄과 UAE간의 관계는 정치, 경제, 무역, 투자 및 인도적인 활동의 동반자 분야 등으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UAE가 재정을 조달하고 있는 가장 최대의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건설되고 있는 아부다비 플라자 프로젝트이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세계적으로도 높이가 세계 14위에 해당되는 아부다비 플라자 프로젝트의 착수는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 발전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로, 프로젝트 자체가 외국기업에 의해 전적으로 주도되는 사례이다. 이외에도 석유 및 가스산업 분야,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IDB와 아시아개발은행은 UAE의 Al-Hilal 은행을 통해 5억달러 규모의 이슬람 인프라스트럭처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은행은 가장 먼저 과거 구소련지역을 대상으로 이슬람 관습법 원칙에 입각하여 활동하고 있는데, 카자흐스탄에 2억5천달러를 이미 투자하였다. 카자흐스탄-UAE 합작 투자 기금인 Al-Falah 역시 5억달러의 자본금으로 카자흐스탄 및 인접국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는 관광, 교통, 서비스업 분야의 50개 UAE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주요 아랍국가들과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은 향후 더욱 확대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배경들에 의해 이해될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의 에너지 및 운송 관련 분야에서 대규모 경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재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바레인 및 쿠웨이트 같은 걸프만 국가들은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의 주요 개발프로젝트에 재정적인 지원의 형태로 중앙아시아와의 관계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적인 국가는 이집트로, 문화 및 정치 등 비경제문야에서의 협력 활성화 전략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발전 및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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