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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푸틴의 에너지정책과 가즈프롬

러시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6/19

■  가즈프롬의 위기 

- 러시아 최대의 국영 기업이자 천연가스 독점기업인 가즈프롬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것은 지난 1993년으로 금년 상장 20주년을 맞았으나 최근 공시에 따르면, 지난 해 순이익이 11%나 감소한 데 이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기업 가치가 1조 달러를 밑돌고 있음.
- 게다가 가즈프롬은 현재 러시아 정부의 감사를 받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는 사업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실정임. 러시아의 몇몇 고위 인사들은 가즈프롬을 사업단위의 좀 더 작은 기업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동안 가즈프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인사들은 최근 동 기업에 대한 비판을 가속화하고 있음.
- 前 에너지부 차관인 밀로프(Vladimir Milov)는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즈프롬은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온 전략상의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들은 이전부터 독선적이고 실용적이지 못한 정책으로 인해 경고를 받아왔고 이제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밝혔음.

■  가즈프롬의 전략 부재

- 비평가들은 가즈프롬이 최근의 셰일가스 등장과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부상 등 에너지 시장의 급변 움직임에 대한 대응이 늦다고 평가하고 있음.
- 막대한 양의 셰일가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미국과 세계 최대의 LNG 수출 국가인 카타르는 가즈프롬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에너지시장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음. 최근 미국은 유럽에 대한 석탄 수출을 크게 늘였음.
- 르네상스 캐피털의 원유-가스 부문 애널리스트인 다벨쉰(Ildar Davletshin)은 시장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즈프롬은 원유 가격에 연동된 장기간의 가스 공급 계약에 얽매어 있다고 이야기 함.
- 그는 “가즈프롬은 가격을 높게 받는 것에만 신경을 쓸 뿐, 수요측면의 건전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현재 유럽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이것은 좋은 전략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언급함.
- 결과적으로 유럽시장에서 가즈프롬의 많은 고객들이 다른 곳으로 등을 돌리고 있음. 유럽의회에 따르면 지난 해, 유로존의 경제위기로 인해 동 지역 내에서 가즈프롬의 가스 판매가 8%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셰일가스 판매는 전년대비 16%나 상승했음.
- 2012년 말경, 가즈프롬은 시장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몇몇 유럽의 고객에 대해 가스 가격을 인하해 주었음. 가즈프롬에 따르면, 2013년도 가스 판매 매출은 2012년 대비 약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폴란드에 대한 가스 판매 가격은 27%, 헝가리는 2%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  기타문제들

- 그러나 이 문제는 유럽 내에서 가즈프롬이 행하고 있는 가격 다변화 정책이라는 주요 문제의 일각을 묘사할 뿐임.
- 2012년 9월 유럽의회는 가즈프롬이 가스 공급의 다변화와 가스 가격의 공정한 성립을 저해하고 자유로운 가스 매매 질서를 교란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음. 이번 조사는 원유가격과 연동되어 운영되는 가스 공급가격 및 가즈프롬의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조사 결과는 금년 말 경 발표될 예정임.
- 지난 2월 가즈프롬의 대변인은 러시아 ‘주간가스(Gas Week)‘ 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규제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러한 시장 변화가 가즈프롬에게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음.
- 분석가들은 가즈프롬의 문제는 기업의 역할과 동시에 에너지를 통해 동맹국에게는 상을 주고, 적대국에게는 징벌을 내리는 정부 외교정책의 수단으로서 활용되어온 데에 기인한다고 이야기 함.
- 가즈프롬의 정치적 역할이 유럽 국가들로 하여금 가스 공급처를 다변화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 가치가 의문시 되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투자를 하도록 하였음.
-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도록 하는 사우스스트림 파이프라인(South Stream pipeline)과 노드 스트림(Nord Stream)은 공급용량을 늘리기 위해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 내에서 정치적인 논쟁거리가 되고 있음.

■  푸틴의 의도

- 가즈프롬의 이와 같은 행보는 기업의 이익보다는 푸틴 대통령의 지정학적 필요에 의해 추동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임.
- 옥스포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 소장인 스턴( Jonathan Stern)은 “가즈프롬 경영진도 현재의 시장변화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푸틴이 추진하는 무가치한 프로젝트들로 인해 가즈프롬이 시장상황에 적응을 못하는 것이다. 가즈프롬이 추진하는 모든 프로젝트의 배후에는 유럽에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려는 푸틴의 의도가 숨어있다.”라고 이야기 함.
- 유럽의 가스 수요가 감소하고, 가스수입 다변화 정책이 막 시작된 지난 5월초, 푸틴 대통령은 가즈프롬의 CEO인 밀러(Aleksei Miller)에게 야말반도에서 유럽을 연결하는 2차 가스 파이프라인의 건설을 완공할 것을 지시했음.
- 가즈프롬은 이미 현재의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에 244bcm의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2012년 실제 공급량은 155bcm에 불과했음. 사우스스트림과 노드 스트림의 추가적인 건설뿐만 아니라 야말반도로부터의 2차 파이프라인 건설은 그 실효성에 많은 의문을 갖게 하고 있음.

■  위기 극복방안

- 러시아 올리가르히의 하나이며 정치권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데리파스카(Oleg Deripaska)는 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와의 인터뷰에서 가즈프롬이 여러 개의 기업으로 분사해야 한다고 주장함.
- 최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의 최측근가운데 하나인 세친(Igor Sechin) 로스네프트 CEO와 원자재 유통기업 군보르의 창립자인 팀첸코(Gennady Timchenko) 등도 가즈프롬의 분사를 주장하고 있다고 함.
- 게다가 러시아내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관련 기업으로 팀첸코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노바텍(Novatek)이 가즈프롬의 가스 수출 독점권을 무너뜨리고 LNG 수출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로비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즈프롬이 최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분사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임. 가즈프롬이 분사하는 것이 기업의 효율성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푸틴은 가즈프롬이 상업적인 것이 아닌 정치적으로 필요한 기능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힘.         
 
■ 총 평
 
- 공기업 가운데 주로 원유 등의 원자재 판매 기업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 또는 원자재 의존 국가에서도 주로 정부 정책의 시녀 역할을 해왔음.
- 가즈프롬은 러시아 외교정책에 있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과 가스 공급가격의 차별화 등을 통해 러시아의 정부의 역할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음.   

※ 참고자료
-  Putin’s policies hurting Gazprom, RFE/RL, 201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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