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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침묵으로 변한 터키 반정부시위의 배경과 향후 전망

튀르키예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3/06/23

■ 성숙한 민주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침묵시위, ‘두란 아담(duran adam)’


- 터키 반정부시위는 이스탄불 중심가에 있는 ‘탁심 광장(Taksim Square)’의 게지공원 재개발을 강행하려는 정부에 대해 소규모로 시작됐지만, 에르도안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정부의 권위주의적 행태’에 대한 반발로 반정부시위로 확산
○ 지난 5월 28일 시민단체인 ‘탁심연대’가 탁심광장의 게지공원을 없애고 대형쇼핑몰을 짓겠다는 정부정책에 반발하여 시위대가 공원을 점령함으로써 시작
○ 처음에는 숲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묘목심기와 미니 콘서트 등을 벌여왔지만, 5월 30일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 100여명이 다치고 63명이 연행되자 시위가 반정부 집회로 확산되었고, 6월 1일 사망자가 발생함으로써 격화됨.
○ 여기에 친이슬람적 사회정책(예를 들면 주류 판매제한, 공공장소에서 애정행위 금지 등)에 반대하는 세속주의자들이 합류함으로써 반정부시위의 성격이 강해짐.
○ 시위발생 당시 북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에르도안 총리가 귀국하자마자 6월 11일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시위대를 강경진압하고 공원철거계획을 강행하자 시위는 더욱 격화됨.
○ 6월 20일 현재 약 7천800명이 부상하고 5명이 사망한 터키 반정부 시위는 정부의 강경진압에 침묵시위로 맞서고 있음.
- 움직이지 않는 침묵시위, 이른바 ‘스탠딩 맨(standing man)’으로 알려진 ‘두란 아담’이 터키 반정부시위의 새로운 상징으로 발전
○ ‘두란 아담’은 터키어로 '정지한 사람'을 말하며, 6월 17일 행위예술가인 에르뎀 균듀즈가 탁심광장에서 8시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시위에서 시작됐으며, 발밑에 가방과 생수병을 내려놓고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건너편 아타튀르크문화관에 걸린 터키국기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퍼포먼스는 순식간에 SNS를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어 시위문화의 새로운 장르를 열고 있음.
○ 하지만 어떤 구호나 플래카드도 없이 침묵으로 맞서는 그들의 메시지는 분명했으며, 시위대는 “가장 평화스런 방법으로 가장 강렬한 저항의 수단으로 권리를 찾는 길”이라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음.
- 주변국가와는 다른 성숙한 정치경험을 갖고 있는 터키의 반정부시위는 아랍국가들과는 다를 것이며, 향후 새로운 “평화적 시위”의 모델이 될 전망
○ 아타 튀르크의 개혁이후, 터키인의 민주적 역량은 매우 높아졌으며, 외세의 개입이나 지나친 폭력은 자제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고 있어 국가전복과 같은 위기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


■ 민주적 절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향후 주변국에게 새로운 민주화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도 엿보여


- 대통령제 헌법개정이 반정시위의 분수령이 될 듯
○ 이번 터키의 반정부시위에서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한 SNS의 역할은 매우 컸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조기총선을 통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있음.
○ ◦터키의 정치체제는 총리 중심의 의원내각제에 대통령제 요소를 가미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헌법개정 찬성률이 지난해 6월에는 43.2%였으나 12월 36.9%, 금년 4월 35.2%, 6월 30.9% 등 헌법개정에 대한 국민의 욕구 점차 줄어들고 있음.
○ 에르도안 총리는 2012년 6월 총선에서 승리하여 총리직 3차례 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2014년 대통령 선거에서 첫 직선제 대통령에까지 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정치상황은 이를 어둡게 하고 있음.
- 2014년 ∼ 2015년 치러 질 선거에서도 현 집권당의 재집권 가능성도 도전받고 있고 국민들도 충분한 의사를 표출할 기회가 있어 미온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큼.



터키 지도자와 정당지지도 변화 (2012 ∼ 2013)

 

20126

20136

증감

압둘라 귤 대통령

75.2% (12)

72.5%

-2.7%

에르도안 총리

62.3% (12)

53.5%

-8.8%

정의개발당(AKP)

46.5%

35.3%

-10.2%

공화인민당(CHP)

21.9%

22.7%

+0.8%


자료: 연합뉴스, 2013. 06.20.



○ 현재 터키정권은 민주적이고 적법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권이며 경제정책의 성과는 인정받고 있지만, 터키국민은 2014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2015년 총선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밝힐 충분한 기회가 있어 반정부시위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 단기적으로 해외직접투자(FDI)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 경제성장에는 큰 영향 없을 듯


- 금년에 상향 조정된 터키의 국가신용등급, 반정부시위 장기화 땐 등급하락으로 해외직접투자(FDI)에 영향 미칠 수 있어
○ 2012년 말 터키의 FDI 주식가치는 1,170억 달러로 지속되는 유럽의 경제적 혼란으로 유입이 저조한 상황에서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긍정적 평가로 모처럼 외국인 투자의 호기를 맞고 있었던 터키가 반정부시위 지속으로 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제기됨.
○ 지난 5월 16일 미국의 Moody's가 터키의 국가 신용등급을 적격등급인 Ba1에서 Baa3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여 해외직접투자(FDI)에 청신호를 보였던 터키경제가 곧바로 시작된 반정부시위로 영향을 받을 조짐이 보임.
○ 견실한 성장세를 거듭해 온 터키는 프랑스의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지난해 11월 5일 터키의 신용등급을 터키 사상 최초로 투자적격 등급인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한 이후, 2013년 3월 27일 미국의 S&P도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상향조정한 바 있음.
- 정치적 소요사태가 단기에 마무리되고 정치적 불안요인이 금년초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터키의 국가등급은 변동이 없을 것
○ 무디스의 발표에 따르면, “터키의 적격등급 상향조정은 비록 늦기는 했지만 적절한 결정”이라며, 현재 수준의 정치적 불안정과 경상수지 적자 리스크는 신용등급 상향 당시 이미 고려되었다는 점도 밝힘.
○ ㅇ 아무튼 터키의 소요사태가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사실이며, 시위가 장기화되고 격렬해질 경우, 관광수지 및 해외 단기자금 유입 및 FDI가 감소하여 경상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은 상존함.
- 견실한 터키의 성장잠재력으로 장기적 경제성장에는 큰 영향 없을 전망
○ 터키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이후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세를 유지하여 2010년 OECD 경제성장률 1위를 달성하였고, 2011년에는 G20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높은 8.3%의 성장률을 기록
○ OECD 또한 터키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6.7%의 성장률을 보이며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
○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전망의 근저에는 시위주도 및 동조계층이 주로 고학력 중류층 이상이며, 터키의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률, 실업률 등 거시경제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상황
- 따라서 터키는 정치적 안정이 회복되기만 하면 지정학적 위치나, 투자환경의 개선, 견실한 경제성장의 가능성 등 긍정적 요인이 많아 외국인의 직접투자처로 각광받을 가능이 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소요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음.
○ 다만 공식적인 경제규모의 약 66%에 달하는 지하경제의 규모가 이번 반정부시위로 얼마나 개선될지는 향후 터키경제의 성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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