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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민병대 정치: 콜롬비아의 우리베 대통령(2002-2010)

콜롬비아 차경미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3/06/24

2013년 6월 초 콜롬비아 정부는 NATO가입 의사를 밝힘으로써 주변 지역 국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인접국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그리고 에콰도르 정부는 콜롬비아가 지역안보의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콜롬비아는 인접국들의 공동의 적이 되고 있다. 특히 2002년 우리베 정권 등장을 계기로 지난 10년간 지역 국가와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정부는 우리베 정권과 외교단절을 선언했다. 페루 그리고 브라질 정부는 국경지역으로 월경한 콜롬비아 불법무장조직의 활동으로 국경지역 수비를 강화하고 콜롬비아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새천년 접어들어 대부분의 남미지역 국민은 좌파정권을 선택했다. 그러나 콜롬비아의 경우 마약퇴치 및 게릴라에 대한 강경책을 채택한 우파계열 무소속의 우리베 후보가 52%의 지지로 정권을 장악했다. 더욱이 2006년 5월 대선에서 우리베는 국가안보정책의 가시적인 성과에 힘입어 62%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집권에 성공하여 콜롬비아 정치역사상 114년 만에 연임이라는 새로운 역사도 창조했다.

우리베는 1982년 메데진(Medellín) 시장을 시작으로 1986-1994년 하원의원 그리고 1995년 안티오키아(Antioquia) 주지사를 거쳐 대선후보가 되었다. 우리베 대통령의 정치적 발판인 안티오키아주는 라틴아메리카 최대 마약 카르텔이 운영되고 있던 곳이다. 풍요의 땅으로 대농장주에 대한 게릴라의 주요 공격대상 지역이었다. 1980년대 중반 이 지역 농장주와 기업가들은 게릴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재산과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민병대를 조직했다. 또한 마약조직 역시 자신의 이권보호를 위해 민병대를 결성함으로써 안티오키아주는 민병대활동의 최대거점지가 되었다. 이와 같이 콜롬비아의 민병대는 반 게릴라적 성격을 띠면서 동시에 마약조직의 사병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발전했다. 우리베 역시 주지사 재직당시 사병으로서 민병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2002년 5월 우리베 정권 출범을 앞두고 좌익 게릴라 FARC가 대통령 궁 부근에서 날린 박격포 및 사제 포탄으로 21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테러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 아래 우리베는 헌법 조항에 의거하여 비상사태를 발동했다. 그리고 대선 주요 공약인 "강력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특별세 징수를 했다. 그리고 2개 여단과 경찰의 식량, 의복, 기타장비 구입 예산을 책정했다. 이와 동시에 국방부는 경찰 1만 명을 추가로 모집했다. 2개 군 여단 병력을 증원하는 한편 100만 규모의 민간인들을 민병대로 동원할 계획도 수립했다. 이것은 우리베 정권이 “민병대 정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이 취임 이후 우리베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의 적극적인 대 게릴라 지원에 힘입어 미국 원조 13억 달러를 포함한 총 75억 달러를 투자하여 국내안보를 위협하는 마약 조직과 게릴라 소탕정책을 실시했다. 대내적 안보위협과 9.11테러 이후 국제사회의 환경변화는 우리베 정권이 마약퇴치 및 게릴라에 대한 강경책을 바탕으로 한 국가안보정책의 추진 배경이 되었다. 우리베 정권의 국가안보정책 추진결과 게릴라의 주요 공격대상지인 주요5대 도시는 납치, 살해 및 테러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공군을 동원한 게릴라 주요 거점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게릴라 활동도 위축되었다.

한편, 능력이 저하된 정부군과 합동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정부에 의해 활성화된 민병대와 우익무장조직 AUC는 정부군과 연계하여 마약조직 및 대 게릴라 소탕작전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들은 점령지 확장을 위한 군 공격과정에서 공권력의 이름으로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조직적인 살해를 자행해 왔다. 엠네스티 국제 인권위원회는 콜롬비아 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의 70%가 우익 민병대에 의해 자행된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콜롬비아 민병대에 의한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민병대는 공권력의 이름으로 민간인 학살 및 토지약탈 등 지속적인 테러를 일삼았다. 2001년 미국무부는 AUC를 포함하여 콜롬비아의 민병대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국내외 비난여론을 인식하여 우익 불법무장조직의 사회복귀를 위한 범죄사면 특별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2006년 말 AUC 및 민병대의 무장해제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2007년 들어 콜롬비아 국내 주요 언론은 국가안전부와 NGO인권단체의 보고를 인용하여 해체된 민병대가 새로운 불법무장조직을 형성했다고 보도했다. 민병대가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던 2006년 8월부터 새로운 불법무장조직의 활동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7년 8월까지 한 해 동안 정부군과 게릴라 및 우익무장조직의 무력충돌은 감소했다. 반면, 신생불법무장단체와 정부군의 교전은 급속하게 증가했다. 무력분쟁은 주로 과거 민병대의 주요 활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신생불법무장조직은 정부와 협상을 거부한 민병대 및 AUC 잔존세력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거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마약과 무기밀거래에 개입하고 있다.

우리베 정권등장 이후 증가한 국내 무력분쟁으로 콜롬비아는 세계주요 난민배출국이 되었다. 그리고 불법무장조직이 국경을 안전한 지역으로 생각하고, 무기와 마약을 바꿔 싣는 환적 장소로 이용함으로써 인접국가와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2010년 당시 콜롬비아 국방장관이었던 산토스(Juan Manuel Santos:2010-2014) 현 대통령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남미 국방장관 회담에 참가하여 브라질 국방장관과 남미안보협의회 설치 및 군용기 공동생산 등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양국은 국방협력 강화에 동의하고 접경지역의 무력분쟁과 마약밀매조직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군사훈련 수행에 합의했다. 2010년 출범한 산토스 정권은 우리베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우선적으로 베네수엘라 및 인접국가와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게릴라와의 평화협상 및 난민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정권말기 우리베 대통령은 헌법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우리베의 최대 정치적 숙적은 차베스였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지적으로 가깝지만 정서적으로는 먼 나라다. 두 지도자의 등장 이후 양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몇 해 전 콜롬비아에서 만난 한 교수가 우리베와 차베스를 비교하여 건네준 말은 두 지도자에 대한 양국의 국민적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Chávez es loco pero es inteligente.
Uribe es inteligente pero es loco.“

“차베스는 미쳤지만 똑똑하다.
우리베는 똑똑하지만 미쳤다“


※참고문헌
"Former Colombia president Álvaro Uribe delivers Tate Lecture May       7".(2013/05/07).
"La Seguridad Democrática: Un camino hacia el Totalitarismo".(2010/05/30).
Alejandro Vargas Velásquez, El Gobierno de Alvaro Uribe: Proyectos y Resultados, Politicas, Estrategias y Doctri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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