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시아 역내 수자원 문제의 측면에서 본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현안

카자흐스탄 김상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7/05

1. 중앙아시아  수자원 문제 발생의 기원
  소련시기를 거쳐 최근까지도 지엽적인 갈등의 요소로 간과되어 왔던 중앙아시아 역내에서의 수자원 관련  문제는 최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소련붕괴로 인한 독립 이후 경제적인 발전 및 제도적인 발전에만 전적으로 치중하였고, 그 어느 국가도 수자원이 에너지 관련 현안이나 중앙아시아 역내에 큰 영향을 주는 도전이 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수자원은 인간의 삶을 원활하게 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유한하며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으로, 지정학적인 요인과 전략적인 요인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수자원과 관련된 심각한 경쟁과 갈등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간은 석유나, 천연가스, 금이나 철광석이 없이도 삶을 유지할 수 있지만, 물이 없이는 4-5일 남짓 생존할 수 있을 따름이다. 

  자연 및 지리환경적인 측면에서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청정한 수자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으로 파미르산맥, 천산산맥, 알마티 산맥, 아무다리야(강), 스르다리야(강), 이르틔쉬강, 우랄강, 일리강, 탈라스 강 등이 수자원과 관련된 대표적인 자연환경 요소들이다.  

  중앙아시아의 인구 증가는 빈곤, 사회적인 불균형의 심화와 같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상당수가 중앙아시아 역내의 수자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발생하는 문제이다. 중앙아시아 역내 수자원의 90%가 관개 및 농업에 사용되고 있지만, 수자원에 대한 적절한 관리의 부재는 불균형과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소련시기에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농업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중앙아시아 역내 환경체계의 자연적인 한계가 간과되었다. 이러한 결과 중앙아시아 역내 영역의 절반 이상이 사막화의 위험에 노출되게 되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전체 영토의 66%에 해당되는 1억8천만 헥타르의 땅이 사막화되었다. 아랄해 위기는 바로 이러한 정책들의 직접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는 소련시기 농업관리 체계는 모든 지역에 대해 비옥도나 생산성은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관리방식을 적용하였다. 



  소련 붕괴이후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은 역내의 영토와 자원들을 분할하였다. 그러나 강과 수자원들은 영토나 경계에 의해 분할이 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신생공화국들 간의 수자원 이용 및 보존에 대한 의견불일치는 불가피했다. 소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중앙아시아 공화국들 상호간에 존재하는 채무에 대해 책임지려하지 않았다. 소련시기에 건설된 톡토굴이나 안디잔의 저수지나 수리시설들은 소비에트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중앙아시아 역내를 관할하는 국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세계은행은 1990년대 초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관개 및 배수시설에 대한 급격한 투자 감소를 지적한 바 있다. 신생국으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수자원 관리에 대해 서로 상이한 방식과 상충되는 전략을 통해 접근하였는데, 제일 먼저 수자원에 대한 권리 개념에서부터 논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수자원을 더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는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공통의 해결책이 요구되었지만, 중앙아시아 개별 국가들은 중앙아시아 전체가 아니라 개별 국가 수준에서 수자원 문제 해결을 모색하였다. 
 
2. 중앙아시아 수자원의 현황
  중앙아시아의 국제하천으로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관련되어 있는 스르다리야(강), 아무다리야(강),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과 관련되어 있는 추강 및 탈라스 강,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과 관련되어 있는 타림강, 카자흐스탄과 중국이 관련되어 있는 일리강,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와 관련되어 있는 이르티쉬 강, 카자흐스탄, 러시아와 연관되어 있는 우랄강, 이쉼강, 토볼강이 있다.

  중앙아시아 전체로 볼 때 수자원 규모는 수요를 충족시킬 정도로 충분한 상태이지만, 문제는 수자원의 분포가 균등하지 않고 지역적인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에 있다.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이들 국가들이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저지대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및 우즈베키스탄 보다는 더 많은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농업국가라 할 수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늘 많은 수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고, 따라서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수자원 관리 정책들에 대해 항상 더 많은 수자원을 요구하는 형태로 갈등을 빚어왔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자연적인 건조 기후는 이러한 상황의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2012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한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롬 카리모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에서 수자원은 국제적인 현안으로 관련국들간에 이러한 문제들이 원만하게 조율되지 않을 경우 지역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타키지스탄은 와크쉬(Wakhsh) 강 유역에 대규모 수력발전소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역시 나린(Naryn)강 유역에 캄바라타(Kambarata)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황을 각자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하여 개선시키려 하고 있는데, 바로 이들의 프로젝트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수요, 농업용수 확보 등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바로 이웃국가인 관련국들 간의 이해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 문제점의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지속적으로 타지키스탄이 상류 지역의 수자원을 전적으로 관리 및 이용하는 경우, 이는 하류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의 면화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경우에는 발전소 건설을 통해 전력부족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은 기존의 제한적인 수자원마저도 더욱 아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산악지대에 위치한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저지대에 위치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수자원을 필요로 하는 여름철에 오히려 수자원을 방류하지 않고 상류 유역 내에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역시 이해관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를 수자원과 교환하거나, 또는 공유와 관련되어서 여전히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3. 카자흐스탄의 국제하천 관련 현안과 향후 전망
  아랄해는 중앙아시아와 카자흐스탄 모두에게 가장 크게 부각된 환경 및 수자원 관련 현안으로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현안이며, 중앙아시아 전체로는 아랄해로 유입되는 아무다리야강과 스르다리야강의 수자원 보존과 확충과 관련된 문제이다. 국제사회의 많은 전문가들이 이에 관련되어 분석 및 상황 개선을 위한 아랄해 재건 프로젝트에 종사하고 있지만, 아랄해는 이미 내해로써의 기능, 수자원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아랄해의 재건과 관련되어서도 대부분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아랄해 유역 회복보다는 이 지역에 위치한 에너지자원의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반면 카자흐스탄은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아직까지 수자원이 남아있는 북부 쪽 일부지역에 물막이댐을 설치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유역을 회복토록 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양국 간의 아랄해 문제에 대한 이해 당사자로써의 적극적인 참여와 재건에 대한 기여가 요구된다.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문제 가운데 간과될 수 없는 것이 바로 알마티주에 위치한 발하쉬 호수이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큰 호수인 발하쉬 호수는 유입 수자원 체계의 불균형과 수질의 악화로 인한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다. 발하쉬 호수와 관련하여 이는 중국과 카자흐스탄간의 수자원 이용에 대한 갈등양상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사안이다. 카자흐스탄의 발하쉬 호수로 유입되는 일리강의 수자원 규모 감소가 문제의 원인으로, 중국이 일리강에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건설함으로 인해 일리강 수자원 환경체계의 악화를 초래하였다.

  국제하천의 관리와 보호는 카자흐스탄만의 문제를 넘어 일리강과 연관이 되어 있는 중국 및 러시아 모두에 영향을 주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서는 대표적인 강이 카자흐스탄 북동부의 이르티쉬 강으로 상류에 해당되는 중국이 더욱 많은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 인해 하류에 해당되는 지역의 수자원 환경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이다.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카라-이르튀쉬 강 유역 수자원의 20-25% 정도를 사용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는 불가피하게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경제와 환경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 북동부의 우스케멘(우스찌카메노고르스크), 세메이(세미팔라친스크), 파블로다르 같은 도시들은 수자원의 부족으로 심각한 문제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수자원 문제가 2050년까지 해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하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식수 문제는 2020년까지 해소될 수 있도록 하며, 관개 수자원의 부족 문제는 2040년까지의 극복을 목표로 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계획과는 달리 실제 카자흐스탄인들의 삶에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 남부지역의 식수 자원의 부족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해소는 간과될 수 없는 부분으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러한 사안들이 정치적인 이슈로 부각되지 않도록 관계기관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강조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은 바다나 해양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접근로가 없는 전형적인 내륙 국가이다. 카자흐스탄은 8개의 수자원 유역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7개 유역에 해당되는 이르튀쉬강, 우랄강, 토볼강, 이쉼강, 일리강, 탈라스강, 스르다리야강이 바로 국제하천의 수자원 유역에 해당된다. 카자흐스탄 전체의 수자원 가운데 대략 45%는 인접 국가인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이 가운데 특히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유입량의 2/3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율이 높다. 따라서 인접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되는 수자원 규모에 대한 직간접적인 개입은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카자흐스탄은 특히 중국과의 수자원 관련 협력에 집중하고 있지만,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결방안은 아직까지 도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현재 신장위구르 자치주로 대표되는 서부 대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하여 수자원의 수요는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이 지역은 26.3 입방 킬로미터의 수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인구 1,800만 명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인데, 중국 서부지역은 이미 인구가 2,000만 명을 넘고 있다. 중국에서 발원하여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되는 국제하천은 일리강과 이르틔쉬 강인데, 이 두 강의 본류를 흐르는 수자원 가운데 70%는 중국 영역에서 만들어진다.

 중국은 특히 이 두 개의 국제하천 수자원 공유 문제의 해결과 관련되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아니라 두 강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인구의 규모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카자흐스탄도 수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의 궁극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합의는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전문가들이 이러한 전반적인 지향점에 합의하고서도 지난 15년간 5차례의 협상과 해결을 시도하였지만 최종적인 해결방안은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카자흐스탄과 중국은 양국 간의 국제하천 문제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계획되었고, 2020년까지 중국과의 수자원 공유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모든 문제들은 해결될 것으로 카자흐스탄 정부는 예상되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카자흐스탄 농업부 차관 마라트 톨루바예프는 중국과의 국제하천 수자원 공유문제와 관련되어 최종적인 합의안은 아직까지 도출되지 않았으며, 중국은 여전히 중국령 이르튀쉬강 및 일리강에 위치하고 있는 관개 및 농업 영역의 규모를 증대시키고 있다는 발언을 통해 양국 간의 수자원 공유와 관련된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의 일원으로써 수자원 관리에 대한 중앙아시아 역내 당사자 국가들 간의 관리에 대한 합의, 책임 및 관리체계의 부재로 인한 동일한 문제를 카자흐스탄 역시 경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카자흐스탄은 국제법 원칙 및 유엔 헌장에 입각하여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역내 국가들 간의 수자원 문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이와 관련된 관행의 부재, 자국 이익에 대한 우선적인 고려, 중앙아시아 역내 국가 모델 및 정체성에 대한 역내 국가들 간의 불일치, 증가하는 수자원 수요에 의해 발생이 불가피했던 사안이다. 중앙아시아 역내의 수자원들은 소련시기의 수자원 관리체계를 바탕으로 소련 붕괴이후에도 여전히 별다른 개선 없이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관리체계가 개별 국가체제하에서 관행적으로 유지되어 왔는데, 이러한 문제들은 2020년이 되어서야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국제하천 수자원 정책과 상호이해에 대한 부재가 바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극복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