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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푸틴 대통령과 경제문제 회의

러시아 기연수 한국외국어대학교, 한러교류협회 명예교수, 회장 2013/07/10

   지난 4월 22일 푸틴 대통령은 모처럼 메드베데프 총리를 비롯한 경제관계 장관, 은행장, 학자, 대통령 고문들을 소집하여 <경제문제 회의>를 개최하였다.(http:/www.kremlin.ru/news/17947)


 
 <“Совещание по экономическим вопросам” 22 апреля 2013 года. Сочи>

   이 회의의 모두 발언을 통해 푸틴은 2012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어 점점 커져가는 세계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러시아 경제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아직 국제적으로 충분히 높은 유가와 기타 자원의 가격, 상당한 외환 보유고 및 경제를 보호해줄 예산준비금 등이 확보되어 있기에 든든한 편이라고 러시아 경제에 대한 낙관을 피력하였다. 특히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지 않고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할 때는 자신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나아가 푸틴은 금년도 2/4분기 러시아 경제성장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투자환경 개선과 금융시장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각별히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3가지 복합적인 원칙적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첫째 예산관련법을 수정해서라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경제성장을 가속화 시키는 문제. 둘째 인프라의 확충, 특히 교통 및 에너지 인프라의 확충. 셋째 오늘날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예산수입이 계획했던 수준보다 낮아지는 위험성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상과 같은 모두 발언 직후 푸틴은 이 회의에 참석한 18명의 멤버들1) 가운데 특별히 A. R. 벨로우소프 경제발전장관, S. M. 이그나티예프 중앙은행장, A. M. 마카로프 연방의회 국가두마(하원) 예산ㆍ조세위원회 위원장, O. V. 비유긴 “MDM Bank” 이사장 등의 이름을 차례로 거론하면서 의견제시를 명령하듯 요구하였다.

   벨로우소프 경제발전장관은 오늘날 러시아의 경제발전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세계경제상황보다는 훨씬 더 국내적 요인과 결부되어 있다면서 러시아의 경제 성장은 이제 부활의 시기를 지나 어느 정도 발전한계에 도달한 상태 때문이라고 언급하였다. 그러면서도 해외자본의 대 러시아 투자는 여전히 건전하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실업률도 본질적으로는 유럽의 여러 나라 및 미국보다도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그는 오늘날 러시아 경제성장이 하향, 지체되고 있는 것은 루블화의 강세, 은행이자율의 증대, 예산(회계)의 강화 등 때문이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이어서 이그나티예프 중앙은행장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하면서도 모든 러시아은행의 시스템 상황은 전적으로 안정적이며, 신용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피력하였다. 이때 푸틴 대통령이 유럽이나 미국, 동남아 지역과 비교하면 어떤지를 묻자, 그는 주지하다시피 대부분의 나라에서 은행의 신용도가 급락하고 있다고 대답하면서 러시아의 은행들은 환율변동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는 등 모든 사태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으며, 특히 작년 지나치게 오른 곡물가의 정상화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은행의 이자율을 낮출 것이라고도 말하였다.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원유가격의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상업은행들의 신용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새로운 유가증권의 발행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푸틴이 이러한 중앙은행장의 견해에 대해 경제발전장관의 루블화 강세와 러시아 경제의 본질적인 변화 여부를 확인하자 은행장은 “위기 이전 경제발전이 7~8%였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역동적 발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면서도 루블화의 강세는 불가피한 객관적 과정이라고 피력하였다.

   이어서 연방의회 국가두마(하원) 예결ㆍ조세위원회 마카로프 위원장은 어떻든 국내경제상황과 대외경제상황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국가두마는 기반시설(Infrastructure)에 투입되는 1000억 루블(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수정 법안을 채택하였고, 연방소비에트(상원)도 이를 곧 가결하리라고 보고하였다. 또한 심각한 예산상의 리스크와 더불어 하락하는 경제와 함께 조세를 낮출 수는 없다고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조세시스템은 매우 건전하다고 주장하였다. 동시에 마카로프 위원장이 특별히 강조한 것은 인플레이션 문제였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중앙은행장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이 문제의 원인은 화폐정책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조세율 규제와 관련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푸틴에 의해 마지막으로 지명당한 엠ㆍ디ㆍ엠 방크(МДМ Банк, MDM Bank, 러시아 합동주식상업은행)2) 올례그 비유긴 이사장은 앞에서 여러 동료들이 말한 결과들, 특히 경제발전장관의 발언 등을 종합해볼 때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오늘날 러시아 경제는 충분히 새로운 객관적 상황에 맞부딪치고 있다는 발언들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는 이어서 원자재 판매에 따른 높은 수준의 불로소득은 더 이상 없게 될 것이며, 이러한 현상은 이미 2012년 후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도 그러한 현상이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불로소득의 상황은 결국 기본적으로 국가의 예산(화폐)지출은 물론 일반 회사들의 지출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주장했다. 비유긴 이사장의 발언 가운데 특히 주목할 것은 “기업 및 기업인의 효율적인 투자와 국영기업의 효율적 운용, 부패의 척결 특히 사법계의 부패척결, 제반 은행들의 투명한 운용 등에 관한 것들”이며, 그는 마지막으로 국영은행은 자신의 마진(margin)을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렇게 되면 고객들은 보다 높은 이윤을 찾아가기 때문에 민간은행들도 국영은행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결국 어떻든 간에 “시장은 시장이다(рынок есть рынок)”라는 말로 비유긴 이사장은 자신의 말을 맺었다.

   푸틴 대통령은 MDM Bank 비유긴 이사장의 발언이 끝나자 “당신은 전문가로서 뿐만 아니라 은행의 대표로서도 아주 높은 수준의 의견을 제시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이러한 모든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솔직하게 털어놓고 “서구에서처럼 누구를 비난ㆍ공격하기보다는 서로 대화를 통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상호 협조하여 자신들의 분야에서 차분히 각자 해결책을 찾아나가자”고 회의를 마무리하였다.

   러시아 연방 대통령 주제의 <경제문제 회의>는 필요에 따라 소집되며, 그 장소는 꼭 크레믈린으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다. 최근 기록을 보면 대내외적으로 경제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10회에 가까운 회의가 소집되었고, 2010년, 2011년에는 3~4차례 그리고 2012년에는 좀 더 많이 개최되었다.3) 금년 들어서는 3월 18일 <경제문제 전략회의(оперативное совещание по экономическим вопросам)>라는 보다 구체적인 명칭으로 최측근을 중심으로 회의가 소집되었고4), 이어서 정권당국의 경제정책 차원으로 4월 22일 본 회의가 소집되었다. 이와 같은 <경제문제 회의>는 최근 몇 년 동안 모든 경우에 그 중심 키워드(key words)가 “경제와 금융(экономика и финансы)”이라고 크레믈린 사이트는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상기와 같은 회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오늘날 러시아 경제상황과 푸틴 정권의 경제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짚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셰일가스’에 대한 여러 측면이 대내외적으로 과장되게 논의되면서 아직은 세계경제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약간의 폄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경계해야만 할 일이다. 푸틴의 경제정책 기조를 보면 현실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더불어 반성, 각 부서에 대한 자율성 부여, 여전히 원유 및 천연가스 연료자원은 물론 기타 천연자원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긍정적 시각에서 자신감 있는 경제정책을 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4월 22일 당시 소집된 <경제문제 회의>는 푸틴이 다시 글로벌 파워로 부상한 러시아를 보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치한 2014년 2월 동계올림픽의 개최지 소치(Сочи)에서 소집되었다. 50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이 동계올림픽 개최비용의 대부분은 푸틴의 종용에 따라 가즈프롬(Gazprom) 등 러시아의 경제 올리가르히ㆍ실로비키(олигархи-силовики)들이 대부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현지에서 소집된 <경제문제 회의>에 참석한 면면을 확인한다(http:/www.kremlin.ru/news/17947에서 “участники совещания по экономическим вопросам”으로 검색)는 것은 오늘날 러시아 경제문제 현황을 확인ㆍ이해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다.
2) 러시아 노보시비리스크에 본사를 둔 최대 민간은행. MDM 은행은 US $ 25 억 자본과 미국 1백87억달러의 총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
3) http://www.kremlin.ru/ “Совещание по экономическим вопросам”항목으로 검색(2013.06.10)
4) 이 회의의 키워드(key words)는 대외정책, 경제와 금융, 키프러스 등이었고, 참석자들은 대통령행정실 요원 및 대통령 경제자문 및 고문들이었다. 대내 경제상황과 유로존, 특히 키프러스 사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http://www.kremlin.ru/ “Совещание по экономическим вопросам”항목의 검색에서(201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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