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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사하라 사막 주변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임기대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강의전담교수 2013/10/07

이집트에서 군부에 의한 무슬림 형제단의 무르시 정부 전복 이후 사하라 사막 인접 국가들이 치안 불안에 떨고 있다. 다양한 이슬람주의자들의 이합집산이 가장 눈에 띄는데, 이미 알제리와 말리에서는 세속주의 정권에 맞서면서 북아프리카 이슬람 테러 집단들이 전열을 재정비하며 세(勢)규합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서 “애꾸눈 테러리스트”란 별명을 가진 벨목타르(Mokhtar Belmokhtar)가 북아프리카 테러를 진두지휘하면서 이슬람 대제국 건설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사하라와 서부아프리카 이슬람 단체, 특히 ‘서아프리카 지하드 통일운동’과 연계하여 과거 이슬람 제국인 알모라비드(Almoravide, 1040~1147) 왕조를 재건하겠다고 천명했다(이머릭스 9월 1일 칼럼). 세속주의 정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아자와드 민족해방전선’(MNLA)를 제외하고는 안사르딘,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 서아프리카 지하드 통일운동(MUJAO) 등의 집단이 샤리아(Charia)에 근거한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주창하면서 사하라를 중심으로 한 국가들에서의 여러 정황이 심상치 않다. 테러 집단들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리비아, 모로코, 알제리, 니제르 등의 국가에서 이상하리만큼의 침묵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경지역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사하라 인근 국가들의 불안감을 가장 자극하고 있는 국가는 말리이다. 지난 8월 시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아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68)가 새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안정적인 민선 정부가 출범했다고 생각했지만 말리 동북부 지역의 이슬람 테러 단체와 산악지대에 은거해 저항하는 이슬람 급진세력에 대처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프랑스군의 개입과 연말까지 1만 1천명 수준의 유엔평화유지군 주둔은 이 지역의 안정보다 이슬람 테러 집단과의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월 25일 말리 인근 지역의 이슬람테러 단체들은 새 정부와의 모든 협상 결렬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여 향후 이 지역 불안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 입장에서는 그들이 주장하는 자치권 혹은 독립을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테러 집단을 퇴치하는데 적극적인 동조를 보인 알제리의 경우도 사하라 주변 치안이 안전할 수 없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테러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2013년 1월~9월 사이에 알제리에서만 190명의 테러리스트를 공식적으로 제거했다는 통계 발표가 나오면서 테러 집단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El Watan 9월 30일). 세계은행은 알제리의 정치적 안정과 더불어 이런 불안 요소들이 제거되지 않는 한 향후 알제리의 경제성장도 불안정 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다(El Watan 10월 5일). 급기야 정부 차원에서 사하라지역의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고, 알제리 정부의 고민은 인접 국가들까지 확장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인접 국가들의 치안, 특히 사하라지역의 치안은 알제리 혼자만의 힘으로는 특별한 대책을 세울 수 없는 형국이다.

 

현재 사하라 인접국가중 리비아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미 카다피 집권기에 투아레그 용병을 징용했던 리비아는 현재의 국경 문제를 군보다 용병 등의 하청업체에 맡기거나 서구의 경호업체에게 맡기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한 국가의 안정이 달려있는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해결하려는 처사에 대해 알제리를 비롯한 인접 국가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리비아 정부는 압달라흐 알 타니 국방부장관이 지난 9월 22일 직접 외국의 여러 경호업체 회사들을 만나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다(El Watan 9월 28일). 게다가 사하라 국경 지대에서 외국 경호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까지 했다니 인접 국가들이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일이다. 미국무부는 이런 리비아 정부의 조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으며, 특히 미 경호업체를 통해 리비아 공권력을 교육하거나 훈련시킬 수도 있음을 알렸다. 미국 입장에서야 리비아의 절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하지만 수많은 사업성 계약만을 달성하려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알제리 언론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경호업체 블랙워터(Black Water)가 사하라 인근 주변 경비를 맡는다는 사실을 문제 제기하였다(El Watan 9월 28일). 이미 블랙워터는 이라크와 아프간 등에 수만 명의 인력을 투입해왔는데 이는 현지 주둔 미군 숫자보다 많은 수치라고 한다. 이들의 업무는 취사, 운전, 세탁, 청소 등 단순노동에서부터 전투차량과 항공기 정비, 기지 건설, 요인 경호 및 시설 경비 등의 보안, 통역, 포로 심문, 신병 훈련, 경찰관 양성 등 광범위하다. 미정부에서 이들을 적극 밀어주는 이유는 미 정부의 전쟁비용 감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정규군에 대한 교육·훈련비용, 연금지급, 전쟁부상자에 대한 지속적인 의료비 지출들을 감안하면 민간군사기업과의 계약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리비아의 전략과 맞물려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현지 인권탄압, 탈선, 그리고 현재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사하라 인근의 환경 문제와 마약 및 무기 밀매 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리비아의 치안 불안과 맞물려 향후 이런 업체들이 적절한 규제 없이 적극적인 진출을 할 것이며, 니제르와 차드 또한 적극적인 검토 단계에 있다고 한다. 만약 이런 서구 경호업체들이 사하라의 치안을 담당하게 된다면 어느 나라보다 확고한 반테러 정책을 펴고 있는 알제리의 경우, 사하라지역과 관련한 정책에 혼선을 빚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전히 서구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알제리 정부 입장에서 사하라지역을 다시 외세에 맡긴다는 일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재의 정치 상황과 2014년 대선에 따른 정치적 안정이 가장 절대적인 국가가 알제리이다. 지금까지 인접국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알제리만큼은 표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해오지 않았던가.

 

모로코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 편이다. 아마도 그동안 테러 집단들의 활동과는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제리 측의 무관심은 모로코에 대한 반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사하라 문제와 관련한 알제리-모로코의 대립, 언제 개방될지 모르는 국경 폐쇄 등은 양국 간의 감정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실제 알제리와 모로코는 알제-카사블랑카 항공편을 제외하곤 모든 육로조차 폐쇄되어 있다. 국경은 폐쇄되어 있지만 양국민들의 생활 불안이 마약을 비롯한 생필품의 밀매를 가중시키고 있어 국경지대가 불안해 보인다. 실제 알제리와 모로코의 국경지대, 예를 들어 모로코의 우즈다(Oujda), 알제리의 마기나(Maghina)와 같은 서부 지중해 쪽 도시는 물론 사하라 사막 쪽의 도시 피귀그(Figuig)나 베샤르(Bechar) 등의 국경 도시를 가다 보면 오전 일찍부터 주유소는 사람들이 긴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알제리 쪽 도시들이 그러한데, 이는 알제리인들이 주유소 기름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모로코 주민들에게 국경을 넘어 불법 판매하거나 모로코인들이 불법으로 알제리 쪽으로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와 모로코의 석유가는 그 차이가 크다. 국민소득은 거의 비슷하다고 하지만 모로코는 알제리에 비해 리터당 기름 값이 거의 4배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El Watan 10월 5일). 석유를 불법으로 거래하는 단계에서 다른 밀매가 더 성행하는 것이 골칫거리다. 국경 감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가 있지만, 사하라사막 자체가 감시와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없음을 암시해주는 부분이다. 10월 6일에는 동지역에서 4톤이나 되는 마약을 밀거래한 차량이 적발되어 체포되었다. 갈수록 증가하는 밀매 수준이 공권력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어 인근 지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테러 집단이 이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알제리 동부 인아메나스 유전 테러 사건이 감시 인력의 부족에서 기인된 점을 감안한다면 알제리 서부 사하라사막의 치안 불안도 향후 테러 단체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될 가능성이 많다. 마찬가지로 동부 지역 또한 리비아에서 서구의 민간 경비업체들이 채용된다면 알제리, 튀니지 국경 불안은 가중될 것이다. 게다가 여전히 말리 북부지역은 테러집단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테러 조직 ‘알샤바브’가 정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케냐 테러 사건을 일으킬 정도로 커진 이유를 상기한다면 사하라 인근 지역의 안정화가 절대적인데, 여러 불안정한 요소들이 사하라 인근 국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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