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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이탈리아 석유회사, 사하라이남 진출 의미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이한규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2013/09/23

  주로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던 이탈리아 석유 그룹 회사 ENI가 최근 들어 모잠비크, 앙골라, 콩고, 가나, 가봉, 토고 등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 ENI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탈리아 석유 그룹 회사다. 1960년 일찍이 아프리카에서 손을 뗀 이탈리아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2011년, ENI는 콩고 치카탕가-마코라(Tchikatanga-Makola)지역의 포앙트-누와르(Pointe-Noire)에서 70 km 떨어진 곳에서 이미 석유 개발에 참여하였다. 2013년 9월 현재 ENI는 은곡크(Ngock) 분지에서 탐사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600백만 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을 찾아내었다. 이를 통해 ENI와 콩고석유 공사가 하루 110,000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콩고 1년 생산량의 6%에 해당하는 1억 7배천만 배럴이다.  
또한 ENI는 모잠비크 정부에 맘바(Mamba)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 생산을  위해 약 4억 달러의 세금을 지불하기도 하였다. 7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ENI가 향후 생산할 수 있는 천연가스는 약 1,100억 입방미터(Cubic Meter)로 추정되고 있다. ENI는 10 곳의 천연가스 광구 중의 두 곳에서 천연가스의 매장을 확인하는데 성공했으며, 2018년에 생산에 필요한 시설 작업을 마치기로 모잠비크 대통령과 협의하였다. 이를 위해 ENI는 모잠비크에 향후 10년 간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천연가스 액화 운송에 필요한 제반 시설을 갖추기로 하였다. 뿐만 아니라, ENI는 소말리아의 탄화수소 개발을 위해서 현재 소말리아 정부와 협상 중에 있다.

 

  이처럼 ENI는 석유 및 천연가스의 50% 이상을 아프리카로부터 안정적으로 수입하기 위하여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ENI는 이미 이집트에서 하루 23만 6천 배럴, 알제리에서 7만 2천 배럴, 튀니지에서 1만 2천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ENI는 알제리 석유공사 소나트라츠(Sonatrach)로부터 2백 5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하루에 16만 배럴, 콩고에서 10만 8천 배럴, 앙골라에서 9만 8천 배럴에 해당하는 탐사 허가를 얻어 놓고 있다.

 

  최근에는 가나 석유공사를 대상으로 산코파(Sankofa)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천연가스와 석유 개발을 협상 중이다. 뿐만 아니라 토고와 베냉 또한 ENI의 주요 개발지역이라는 점에서 ENI의 에너지 개발 사업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NI는 세계 생산량의 3%에 해당하는 에너지 자원의 생산을 목표로 22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필요한 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 중이다. 이탈리아는 ENI의 이러한 성공적인 활동에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 ENI 고위 책임자 중의 한 사람인 빠올로 사로니(Paolo Scaroni)는 이탈리아 방송에서 자신들이 아프리카의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고, 아프리카를 자신들의 고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가 명실공이 아프리카에서 제일 중요한 석유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자처하고 있을 정도로 자신감에 차있다. 이처럼 ENI는 향후, 현재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과 확보를 위해서 아프리카 석유공사 및 아프리카 정부와 밀접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불가피해 보인다.

 

  ENI가 이탈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기존의 수입 국가인 알제리와 리비아 외에 사하라이남 지역으로 에너지 자원 수입 지역을 확대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첫째, 이탈리아는 이웃 국가 스페인, 그리스 등에 경제 불황과 여파로 인한 경제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탈리아 경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도 있지만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국내적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이탈리아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에너지 자원인,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최대의 원유 공급국가인 리비아는 자스민 혁명이 일어난 2011년을 제외하고 이탈리아 수입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였다. 또한 이탈리아는 알제리로부터는 약 4분의 1 이상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북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이탈리아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의 수입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ENI와 같은 대기업의 아프리카 에너지 개발 사업은 기계, 설비, 부품 등을 취급하는 기업이 아프리카로 수출할 수 있는 2차적인 경제 효과를 주고 있다.

 

  둘째,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은 과거처럼 어느 한 국가를 선택하여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다양한 해외국가들과의 경쟁을 통해서 각종 개발 사업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 개발의 수주를 다원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에너지 자원 아프리카 국가들은 에너지 개발을 희구하는 국가들로부터 유리한 계약 및 IMF 구조조정으로 인해 부족한 국가재원 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비록 현재 중국이 아프리카 에너지 개발을 많이 수주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 국가들은 개발 사업의 다원화를 통해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하기 때문에 ENI의 진출이 용이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ENI의 적극적인 에너지 개발 사업은 지역 국가의 인프라 개발 수요 확대와 소비 시장의 발전을 기대볼 수 있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탈리아의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에너지 국가들의 중장기적인 개발계획이 명확하게 국민에게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시행되고 있는 일련의 에너지 개발 사업들은 지역의 환경 오염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니제르 델타 지역은 석유자원 개발로 인한 세계 공해 지역 중의 하나이다. 델타 지역의 주민들의 평균 수명은 2세대에 걸쳐 평균 40살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50년 동안 해외 정유회사에서 니제르 삼각주를 오염시킨 원유는 약 150만 톤으로 알려져 있다.

 

  콩고 NGO들은 현재 자국에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ENI의 석유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해서 정부에 경고하고 있다. ENI의 본격적인 석유개발은 3분의 1에 해당하는 은곡크 숲이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재원을 통해 통치력을 강화하려는 아프리카 정부의 이해관계가 줄어들지 않는 한, 해외 개발기업들의 자원 개발로 인한 아프리카 생태계 훼손과 이로 인한 공해는 당분간 쉽게 줄어들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대상은 100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아프리카 16개국이 될 것이다(앙골라, 알제리, 베냉, 콩고, 콩고민주 공화국, 카메룬, 적도 기니, 이집트, 가봉, 코트디부아르, 리비아, 차드, 수단, 남아공, 모리타니,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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