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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파라과이 마킬라도라 현황과 한국기업의 진출 전망

파라과이 구경모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3/10/01

주지하다시피 마킬라도라(maquiladora)는 20세기 중반 이후 멕시코에서 발생한 산업시스템으로 지리적으로 미국과 맞닿아 있는 북부 국경지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 아래의 중미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북미 시장과 한참 떨어진 남미의 끝자락에 위치한 파라과이에 마킬라도라가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파라과이 정부가 마킬라 제도를 멕시코로부터 벤치마킹을 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파라과이가 마킬라 제도를 도입한 것은 인구 6백만의 빈약한 내수시장으로 인한 제조업 성장의 한계와 이에 따른 일자리 부족 때문이었다. 파라과이 정부는 1997년 5월 13일 마낄라 법을 승인하였고, 2000년 7월 17일에 행정부에서 법령을 실행하였다. 법령을 실행한 첫해에 파라과이에서는 8개의 마킬라도라가 설립되었다. 그 이후에는 마킬라도라의 설립이 뜸하다가 2011년과 2012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하였고, 2012년 기준으로 52개의 마킬라도라가 가동되고 있는 상태이다.

최근 파라과이에서 마킬라도라가 증가한 요인은 브라질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출 배후지역으로서의 지리적 이점과 유연한 노동환경 및 낮은 임금 등의 기업 경영 이점 때문이었다. 작년 기준으로 파라과이 마킬라도라에서 생산된 수출품의 75%는 남미공동시장으로 향했으며, 그 중의 대부분은 브라질로 수출되었다. 특히 52개 마킬라도라 중에서 22개는 브라질 기업으로서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지대 도시인 시우닫 델 에스떼(Ciudad del Este)에 모여 있다. 브라질과 비교하여 파라과이는 연평균 40여일 이상을 더 노동할 수 있으며, 노동 법규도 유연한 편이다. 또한 전기료와 같은 에너지 비용과 노동 임금이 낮은 것도 브라질 기업의 투자가 활발한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브라질 이외의 타 국적 기업들은 광역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으며, 이들 기업들도 주로 브라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한국에 본사를 둔 제조업체로서는 처음으로 THN PARAGAUY가 파라과이에 진출하였다. 대구에 본사를 둔 TNH PARAGUAY는 수도인 아순시온에서 약 30km 떨어진 이따우구아(Itaugua)시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이따우구아 물류단지에 임시공장을 설립한 상태지만, 내년에는 2~3,000명 규모의 현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공장을 물류단지 인근지역에 신설할 예정이다. 이 기업은 브라질의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의 협력업체로서 브라질에 먼저 진출하였다. THN PARAGUAY는 작년과 올해에 HB20 모델이 브라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부품생산을 늘리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이 기업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브라질의 기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파라과이로 눈을 돌렸다. 파라과이의 다른 마킬라도라 처럼 THN PARAGUAY도 유연한 노동 환경과 풍부한 노동력, 값싼 임금, 공장 설립 및 유지비용(토지, 전기료)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파라과이에 공장을 설립을 결정하였다.

브라질에는 THN PARAGUAY 처럼 한국의 대기업들과 연계된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점점 엄격한 잣대를 내미는 브라질의 노동 규제와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이들 협력업체들의 기업 경영이 녹록한 상태가 아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파라과이는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브라질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게 ‘희망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15일 대통령에 취임한 오라시오 까르떼스는 기업가 출신답게 임기 전부터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법적 보호와 지원을 천명하였다. 또한 그는 THN PARAGUAY를 비롯한 외국계 투자 기업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투자 환경을 직접 살피고 적극 지원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파라과이 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12년 11월 아순시온 무역관을 개설한 것처럼, 파라과이는 지리적 입지와 노동력, 에너지 자원, 정부 정책 및 법률 등의 기업 환경 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브라질 시장을 위시한 남미남부지역의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기에 적절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THN PARAGUAY가 파라과이에서 가시적인 성공을 거둔다면 제 2와 제 3의 한국기업들이 파라과이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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