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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에콰도르의 환경 거버넌스의 딜레마: 야수니 국립공원 사례

에콰도르 하상섭 한국외국어대학교 한중남미녹색융합센터 연구교수 2013/10/14

1.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거버넌스

오늘날 다양한 ‘환경 거버넌스’ 개념과 유형(예를 들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수단, 환경갈등 해결방식 메커니즘 등, 정우현 외 2012 참조)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거버넌스’의 필요성은 글로벌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인식되는 개념임(Lieratore, Angela 2005, 정우현 외 2012).

환경보호와 경제개발의 조화를 강조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 간의 공동관리 체제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1992년 세계지구정상 환경회의인 리우회의에서 제안된 ‘아젠다 21’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참여시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목표의 설정, 구체적인 발전 방안의 도출, 이행의 전 과정에서 이들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해 경제발전과 환경과 사회를 통합시키는 정책과 제도의의 개혁으로 이해(정우현 외 2012).

21세기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거버넌스’의 가장 큰 실패 사례로 에콰도르 정부가 제안해 온  야수니 유전 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 거버넌스 차원의 ‘야수니 ITT 이니셔티브는 가장 대표적임.
 
에콰도르 정부는 2010년 8월에 생물다양성 보호 지역인 야수니(Yasuni) 지역에서 탄화수소 개발 대신에 국립공원 보존을 선택하면서 국제 신뢰 펀드(Yasuni Ishpingo Tambococha Tiputini Trust Fund; Yasuni ITT Trust Fund) 창출을 위한 유엔개발계획(UNDP)과 합의함.

특히 이러한 탄화수소 개발 계획의 철회와 지역 생태계 보호 움직임은 에콰도르 사법당국으로 하여금 1960년대 이후 에콰도르 아마존 유역에서 석유개발에 참여해 왔던 석유개발 다국적 기업들에게 환경파괴 비용을 물어 벌금을 판결하는 일까지 발생함.

예를 들어, 석유개발 기업인 셔브론(Chevron)-텍사코(Texaco, 2010년 합병)에 환경오염 비용 86억 달러 배상을 판결하면서 라틴아메리카 진출 석유개발기업들에게 긴장감을 야기하기도 했음.
        
 2. 에콰도르 야수니 ITT 프로젝트 및 환경 거버넌스

야수니 ITT 신뢰기금(Yasuni ITT Trust Fund)은 야수니 ITT 오일 지역에서(약 9억 배럴 배럴 추청 매장) 영구히 오일 개발을 금지한다는 입장에서 이는 경제적 관점의 개발이라는 차원보다는 생물다양성 및 아마존 열대 산림보존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에콰도르 정부의 역사적인 결정(환경 거버넌스)이였음.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포기하는 대신에 국제사회로부터 일종의 환경기금 원조를 통해 에콰도르의 재생에너지 개발, 지속가능한 발전 부문에 대한 투자(예를 들어 산림황폐화 방지, 산림복원 그리고 생태계 보존)를 진행하기로 했음.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었던 이 계획을 통해 에콰도르 정부는 글로벌 아젠다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고 점진적으로 에너지 매트릭스에서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원을 늘려간다는 야심찬 결정을 했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야수니 계획은 화석연료를 통해 그동안 배출되었던 에콰도르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4억 7백만 메트릭 톤(metric tons) 줄일 수 있는가하면 동시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야수니 국립공원 지대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했음.

특히 이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원주민 공동체의 터전과 이들의 주거권과 환경권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 하에 이루어진 정책 결정이었음(굿 거버넌스 사례). 산림 황폐화를 줄이고 산림 복원에 투자를 진행할 경우에 약 8억 메트릭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도 예상되었음(기후변화 차원의 대응 포함으로 글로벌 이슈 및 거버넌스 필요성).

 

3. 국내 및 국제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층적 환경 거버넌스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추진 계획된 이 구상의 성공을 위해 에콰도르 정부는 국제사회에 계획의 이행을 위한 투자 기금의 50%를 요청했으며, 향후 약 36억 달러의 재원 혹은 기금이 들 것으로 평가했음.

물론 국제적 공공재로서 야수니 국립공원 보존을 위해 에콰도르 정부가 50%를 투자한다는 투자 균형을 계획에 담고 있었으며, 물론 기금의 운영도 유엔개발계획(UNDP)의 다층파트너신뢰기금(Multi-Partner Trust Fund Office; MPTF Office) 하에 이루어진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음.
 
에콰도르의 야수니 국립공원은 세계적 수준에서 다양한 생물다양성 보존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지역적 특징상 원주민 공동체들의 보금자리로 유명하며 에콰도르 정부의 이 지역 보존에 대한 정책적 결정은 이처럼 이 지역의 사회적 혹은 환경적 가치에 기반을 둔 결정이었음.

특히 이러한 개혁적인 정책 도입은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기후변화 대응 조치로는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바람직한 구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있었음. 탄화수소 자원에 의존하는 개별 국가 정체성 차원에서 보면 처음으로 이 계획을 입안했던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정부의 제안은 가히 혁신적이었으며 국제사회의 엄청난 호응도 얻었음.

특히 글로벌 아젠다인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 조치에서 그리고 환경 분야 지속가능한 발전 관련 국제협력 규모면에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 국제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는 논리의 타당성과 사업의 정당성을 획득하기도 했음.        

환경 거버넌스 차원의 기금의 운영과 활용에 대한 프로그램도 존재했음. 에콰도르의 재생에너지(수력, 지열, 풍력, 바이오매스, 조력 발전)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한 축이고 보존, 보호 그리고 에너지 효율화, 사회 프로그램 그리고 R&D(연구개발) 투자가 다른 한축이었음. 특히 기금 모금과 더불어 에콰도르 정부는 ‘야수니보증서(Yasuni Guarantee Certificates; CGYs)’를 만들어 기금 후원자들에게 명확하게 야수니 국립공원 내에서 오일 개발에 대해 포기한다는 약속과 보장 그리고 기금 활용을 통한 여타 다른 경제적 이익 창출 금지 약속 등 신뢰 구축 계획도 수립하였음.

거버넌스 방식도 추진 위원회의 구성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정의되었는데 i) 의장을 포함하는 정부의 세 기관 대표들; ii) 기금 원조 국가들을 대표하는 두 국가 대표들; iii) 에콰도르 시민사회 대표, 유엔개발계획 상주대표/ 유엔 상주 코디네이터 그리고 유엔개발계획 다층파트너신뢰기금(MPTF) 사무소 행정 코디네이터 등으로 위원회가 구상되었음.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합의에 의한 결정을 내리며 만약에 합의가 일어나지 않으면 의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는 규칙도 마련되었음. 추진 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은 말 그대로 기금에 대한 전반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기금 운용의 전략과 방향 그리고 모니터링은 물론, 기금의 할당과 사용의 검토, 기금 운영의 권위적 배분, 기금 사용의 효율성과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역할이 주어졌음. 물론 여타 다른 국제환경기구나 레짐(UNCBD, UNFCCC, UN REDD)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야수니 국립공원 보존에 대한 대화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보였음.

이외에 야수니기금 기술사무국을 두어 추진 위원회의 활동을 기술적 그리고 행정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예를 들어 기술 지원, 프로젝트 평가, 모니터링 및 평가, 행정적 지원 등이 포함되었음. 정부 차원에서 조정자로서 국가 유산부(Ministry of Heritage), 국가계획발전부(National Secretary of Planning and Development)가 협력하여 개발과 이행, 모니터링, 평가를 담당하게 했음. 프로그램의 거버넌스와 기금 사용의 책임성을 강조하여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정책 이행의 효율성을 이룬다는 나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거버넌스 체계를 확보했음.

 

4. 결론 및 시사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 거버넌스의 붕괴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거버넌스 차원에서 이 제안에 호응한 독일(9억 달러), 스페인(2억4000만 달러), 프랑스, 스웨덴 등이 약 15억~17억 달러의 국제지원을 약속했음. 그러나 2011년에 국제사회에 요구한 국제원조 및 지원액은 0.37%인 1,300만 달러에 그침(국제신탁기금 1100만 달러, 국내신탁기금 200만 달러 포함). 에콰도르 국영석유기업 페트로아마소나스는 야수니 국립공원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과 국립공원 내 몇몇 유전은 그대로 두고 티푸티니·탐보코차 유전의 1%를 개발할 계획임을 선언함.

하지만 동시에 유럽 선진국들은 지원금이 적절한 프로그램에 쓰이고, 코레아 정부 이후에도 기금의 운용에 대한 지속적 합의를 지킨다는 보장을 요구함. 2008년 이후 오랫동안 협상에 참여해 온 이후 2013년 현 코레아 정부는 이러한 참여와 발언권 요구 그리고 기금 사용의 투명성 제안에 대해 지나친 선진국들의 내정 간섭으로 일축함.  

결국 많은 선진국들, 에너지개발 기업들의 참여와 국제협력 그리고 국제환경단체 등이 모금운동까지 폈던 ‘미래형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보호 이니셔티브’은 붕괴함.
 
2013년 10월 10일 로이터 통신(Reuters)에 의하면, 결국 에콰도르 의회는 야수니 국립공원에서 석유개발을 요청한 에콰도르 정부 프로젝트를 허용했음. 에콰도르 정부의 유전개발 논리는 친환경적 개발을 통해 빈곤율을 낮추고 개발 과정에서 생물다양성을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적 방법으로 접근해 아마존 밀림의 생태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한다는 것임.

하지만 기존에 강조했던 지속가능한 발전 논리인 생물 다양성의 위기(동식물의 위기 및 희귀종의 사멸), 원주민 거주의 피해 등에 대한 언급은 정부 차원에서 사라졌음. 향후 에콰도르의 국가석유공사인 페트로아마조나스(PEP; Petrolera Estatal Petroamazonas)를 통해 일일 22만 5,000배럴이 생산될 계획이며, 경제성은 약 2천 3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제발전 논리만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있음. 역시 미래 발생할 환경영향(기후변화 및 이산화탄소 저감)평가는 뒤로 사라졌으며 개발을 통한 경제 이익 창출과 이를 빈곤 감축에 활용하겠다는 입장만 남음.

에콰도르 정부의 국제협력에 대한 불만으로는 “2020년까지 적어도 석유개발 수익의 절반인 36억 달러 정도의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몇몇 유럽 국가와 국제환경기구에서 3억 3천만 달러를 지원받은 것이 전부다”며 실망을 표했음.

국제사회(특히 국제환경기구)의 반응은(예를 들어, 세계자연보호기금) 선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얼마나 위선적으로 대응해 온 것을 보여준다며 유감을 표명함.

에콰도르 정부가 유감으로 언급하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은 향후 이산화탄소 4억 메트릭 톤 저감은 개발에 참여하는 석유회사들이 엄격한 환경지침에 따라 석유 탐사를 진행하도록 조치를 취해 저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만 밝힘.

에콰도르의 정부의 포기 선언과 더불어 이 지역 원주민들과 환경주의자들의 반응은 야수니 국립공원 석유개발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 결정에 반발하고 있음. 일반 국제환경단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탄화수소 개발 금지에 유일한 대안이었던 이와 같은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의 붕괴에 대해 TINA(There Is No Alternative; 더 이상 대안이 없다) 현상으로 언급함.

결론적으로 선진국들이 처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부터 영향, 에콰도르 정부의 기금 관리에 대한 신뢰성 부족, 선진국들의 참여에 대해 일종의 내정간섭이라는 민족주의 혹은 반식민주의의 개입, 계획의 주창자였던 에콰도르의 정부와 국내 시민사회(원주민 공동체 및 환경단체들)와의 불협화음 등이 국제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거버넌스의 붕괴를 가져왔으며, 특히 개발과 보호라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음. 결국 ‘개발과 보호의 조화’라는 명목적인 발전 모델의 명제는 에콰도르 사례처럼 실질 이행 과정에서, ‘개발우선 후 보호’, ‘보호우선 후 개발’이라는 접근 선호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확인 해줌.  

 

참고문헌

정우현 외, “환경 거버넌스의 다각화 현황 및 시사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보고서 2012-14-02, p. 8.

Lieratore, Angela, “Governace and Participatory Approach in Europe”, in Governance and Sustainability: New Challenges for States, Companies and Civil Society, Ulrich Petdchow et al, UK: Greenleaf Publishing Ltd.

웹자료(신문 기사 포함)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62209045&code=970201, 아마존 유전 개발 대신 에콰도르에 수익 보전안, 기부금 안 모여 ‘물거품’

무역환경정보: http://www.ten-info.com/Sub_Modules/tei/policyDailyView.asp?pg=1&dir=5&loc=02&kd=&ca=&ar=&ty=&su=&od=&col=&sw=&num=6615

주 에콰도르 대한민국 대사관, Hoy, El Comercio 등 일간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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