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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프리카까지 확산되는 사하라 이슬람테러 집단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임기대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강의전담교수 2013/12/13

중앙아프리카에서의 내전 문제로 제 2의 르완다 사태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실제 중앙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 중에서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기에 현재의 내전은 훨씬 심각해 보인다. 지난 12월 5일 수도 방기에서 교전이 시작되어 281구의 시신이 수거되었고 프랑스군이 개입하면서 어느 정도 진정 국면이라고는 하지만 대략 500명 정도가 사망한 상태이다. 어디 사망자 뿐 인가. 230만 명이 긴급 구호가 필요한 상태이고, 48만 명(전체 인구의 10%)은 집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되었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 이후 8번의 쿠데타를 통해 아프리카의 나폴레옹을 꿈꾼 보카사(1966~1979)와 같은 지독한 독재자가 있을 때조차도 종교간 대립은 있어 왔지만 종교간 내전은 거의 없었기에 그 놀라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중앙아프리카의 현재 문제는 지난해 12월 프랑수아 보지제 대통령 축출을 위해 창설된 ‘세레카’(seleka, 연맹) 반군의 잔혹성 때문이다. 세레카 반군은 대다수가 무슬림으로 지난 3월 정권 장악 후 인권유린과 살인을 일삼고 있다. 주로 용병으로 구성된 세레카 반군은 차드와 수단에서 온 무슬림 용병들로 대부분이 중동국가에서 유학하고 온 강경 이슬람주의 성향을 보인다. 과거 이 지역의 맹주 프랑스는 강경 이슬람주의자들이 날로 확산 일로에 있기에 이슬람주의를 조기 차단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인다. 게다가 프랑스는 이미 말리 사태를 경험하지 않았는가. 프랑스는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해 현재 1200명에서 1600명으로 늘렸고, 급기야 올랑드 대통령이 12월 10일, 장이브 르 드리안 국방부 장관이 12월 14일 수도 방기를 방문하기까지 했다. 2011년 코트디부아르를 시작으로 리비아, 말리에 이어 4번째 경찰 역할에 대해 프랑스 여론은 썩 긍정적이지 않다. 말리 사태의 경우 65%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번 메트로 뉴스와 Opinion way의 설문조사(12월 9일)에서는 64%가 반대하고 있다. 다분히 지지율이 낮은 국내 정치에서의 지지율 회복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프랑스가 정치적인 이유로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필자는 이곳 내전과 이슬람 테러 집단과의 관계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기하고자 한다. 즉 사하라지역의 테러 집단과 중앙아프리카 이슬람 반군 간의 연계 가능성이다. 프랑스의 군 파병도 말리에서처럼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 무장 세력을 재빨리 소탕해 알카에다 연계 세력이 사하라 남부 국가들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갖고 있다. 만약 이곳이 이슬람 테러 집단에 의해 정복된다면 사하라 사막과 연계된 이슬람 테러 집단의 연계망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994년 르완다 사태와 같은 대학살의 재연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의도도 있다. 그런데 사하라사막과 중앙아프리카까지를 잇는 이슬람 테러 집단의 주체는 누구인가?

 

이 문제와 관련 지난 칼럼(9월 1일)에서도 언급한 사하라일대의 테러 집단이 주목을 끌게 한다. 그 중심에는 벨목타르Mokhtar Belmokhtar(1972~가르다야 生)가 있다. 2013년 알제리 인 아메나스(In Amenas) 가스전에서 30명의 인질 사망과 27명의 테러범 살해를 주도했던 그는 북아프리카에서의 테러를 진두지휘하며 지역내 이슬람제국 건설을 주창하고 있다. 이미 사하라 인근 국가에서의 이슬람극단주의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특히 ‘서아프리카 지하드 통일운동’(MUJAO)과의 연계를 통해 과거 이슬람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그는 베르베르족의 일파인 음자브족(이슬람의 이바디즘Ibadism 전통을 따르는 종족)으로 그의 동선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한다. 게다가 중앙아프리카의 ‘세레카’ 반군과의 연계 가능성도 있어 사하라 이슬람테러 집단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많이 확산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지난 10월 25일 알제리 언론 El Watan은 <회개한 한 테러리스트가 벨목타르의 진정한 모습을 밝힌다>라는 특집 기사에서 북아프리카 이슬람 테러 집단이 부분적으로 중앙아프리카와 콩고까지 닿아 있음을 언급했다. 과거 벨목타르의 심복인 타하위Tahaoui라는 인물이 벨목타르 진영에서 탈출하여 밝힌 내용인데, 그는 10년 이상을 벨목타르와 같이 활동하면서 벨목타르의 전투성과 호전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과거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사하라에서의 그의 화려한 전투 이력은 ‘알카에다’의 매력을 사기에 충분했고, 특히 사막에서의 전투 능력이 여러 테러 관련 단체들의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 ‘알카에다’가 벨목타르에게 가장 큰 매력을 가진 것은 튀니지에서부터 중앙아프리카지역까지의 지역을 훤히 알고 있음은 물론, 동지역의 이슬람테러 단체 지도자들과의 인맥이 상당히 두텁다는 것이다. 쉽게 잡힐 것 같으면서 늘 지역에서의 생존망을 교묘히 형성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구에서는 그의 사망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20년 넘게 생존하여 테러 집단에서도 전설적인 인물로 자리하고 있다. 그는 알제리 대통령의 <대국민 화합정책>의 일환으로 테러 집단에 대한 화해와 용서를 할 때조차도 그는 <알제리 정보부>에 들어가 오히려 중요한 대테러 정책 관련 자료를 파악하고 나왔다고 말해 알제리 정보부의 테러 집단 관리가 구멍이 났음을 밝혔다.

 

벨목타르의 경력은 사하라 이남에서 테러 활동을 하는데도 지역 내 고위급 인사(테러 집단과 독재자들)들에게 상당한 신망을 주었다. 그렇다면 벨목타르는 어떻게 해서 중앙아프리카를 비롯한 사하라 이남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었는가? 이 질문에 타하위는 벨목타르를 중심으로 한 테러 구성원들이 중요한 작전 수행을 위해 알제리 음자브의 가르다야(Ghardaia)에 모였지만, 가르다야 도지사에 의해 제거되는 과정에서 도망했다고 한다. 도망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벨목타르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다. 벨목타르는 자신들의 부하를 안전하게 도피시키기 위한 방편 중 하나가 북쪽보다 사하라와 사하라 이남으로 진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활동지 모색에 나선다. 이 지역에 자신이 알고 있는 테러 집단과 지도자들이 있고, 이들과의 연계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이때가 2006년이라고 하니 오랜 전부터 벨목타르 중심의 테러 집단이 사하라 이남까지 서서히 확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하라의 국경 자체도 허술했고, 특히 이들은 무기 밀매를 통해 자금 확보를 했다. 사하라에서의 이런 일들은 벨목타르를 위시한 테러 집단의 활동을 용이하게 했다.

 

이런 점을 본다면 사하라 이슬람 테러 집단이 이미 ‘미들 벨트’(Middle belt) 혹은 ‘사헬지역’까지 확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적도에서 위도 10도 사이에 자리잡은 이 지역의 국가들, 수단, 차드, 그리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서쪽의 카메룬과 남쪽의 콩고민주공화국까지 테러로 인한 불안감에서 이제는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중앙아프리카는 말리와는 달리 국가 붕괴인 상태이고 인종학살 위험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아프리카 테러연구센터(CAERT) 프란시스코 마데이라 소장은 아프리카는 현재 소말리아쪽 동부의 이슬람 단체들이 소규모로 중앙아프리카와 서부아프리카까지 진출하려 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마찬가지로 말리 북부는 물론 사하라 인근의 테러 집단이 사하라 이남으로 진출하면서 그야말로 중앙아프리카지역은 테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El Watan 12월 12일). 게다가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까지 있어 중앙아프리카지역 일대가 이슬람 테러 집단의 활동 무대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조차 외면하는 사회적 치외법권 지역인데다 교육체계의 불안, 정치적 불안정성, 마약 거래 등으로 혼란스러운 이 지역에서 테러 단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향후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이 단순 원조에만 그치지 않고 치안 안정을 위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아프리카 원조에 대한 접근까지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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