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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벼랑 끝에 선 가스프롬

러시아 배규성 - - 2014/01/03

가스프롬, 푸틴의 에이스 카드인가, 인질인가?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러시아’, 대내적으로는 ‘개혁’을 부르짖으며 재집권한 푸틴이 믿고 있었던 무기는 가스프롬이었다. 러시아의 가스 전략을 기초로 유럽과 동북아에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외교에 있어 자원 레버리지로 활용하면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가스수출로 인한 재정수입의 강화는 중앙집권화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원유는 제처 두더라도, 천연가스에 관한한 세계 어느 나라도 러시아를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행위자이다. 러시아는 이미 확정된 세계 최대의 가스 매장량(전 세계 약 1/4)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가스 생산의 15% 이상을 공급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가스 수출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스와 가스프롬은 차르의 왕관에 박힌 보석일 수도 있고 가시일 수도 있다. 푸틴의 공공연한 자원 무기이자 에이스 카드인 가스프롬은 무리한 해외 확장과 미디어 산업을 포함하여 무인항공기를 제작하는 무기산업으로까지 진출해 있어 만약 경영이 악화되면 푸틴에게 인질이나 독약으로 돌아올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한 셰일가스 또한 예상하지 못한 행성처럼 푸틴을 덮칠 수 있다. 또한, 핵심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로 그리고 국가와 기업의 이익이 상충되면 정치가 가스 산업의 인질이 될 수 있고, 아니면 거꾸로 가스 산업이 정치의 인질이 될 수도 있다.

푸틴, 자기 사람을 가스프롬의 책임자로 앉히다.1)
자신의 전면적 경제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주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에 거대 천연가스 독점기업인 가스프롬의 최고 책임자를 자신의 긴밀한 동맹자로 교체했었다. 2001년 5월 가스프롬 이사회는 1992년 이래 가스프롬의 대표이사(chief executive)였던 렘 비아히레프(Rem Vyakhirev)(66) 를 해임하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고, 후임자로 푸틴의 부관으로 5년 동안 일한 39세의 경제학자, 알렉세이 밀러(Aleksei Miller)를 임명했다. 푸틴은 밀러에게 가스프롬 내에서 지분의 38%를 소유한 국가/정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임무와 ‘변화의 전권(absolute mandate for change’을 부여했다. 이런 임명은 푸틴 개혁 프로그램의 돌파구였다. 가스프롬은 수년 동안 러시아 정부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고, 푸틴의 권위에 대한 마지막 주요 도전 중 하나였다.

2001년 이래, 가스프롬의 경영은 세 그룹에 의해 지배되었다. CEO 알렉세이 밀러(Alexei Miller)와 젊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학자들, 상트페테르부르크 KGB 장교 집단 - 이들 두 집단은 푸틴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가스프롬의 구 관료집단. 푸틴 자신은 이 세 그룹 간의 중재자로서 이들 세 집단 중 어떤 집단도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도록 했다. 고전적인 분할-지배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푸틴은 이 기업의 궁극적인 책임과 권한을 유지했다.

에너지 제국, 러시아의 풍부한 에너지가 정치권력을 가져오다.2)
천연가스는 러시아에 외교적 수단 또는 무기를 제공한다. 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하는 에너지 정치 게임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발틱 해저를 따라 건설된 바다 밑 세계 최장의 1,200km, $50억의 파이프 라인계획보다 더한 것은 없었다. “Nord Stream” 또는 “North Transgas”, “North European Gas Pipeline” 등으로 불리던 이 파이프라인은 2011년에 완공되어 가동 중인데, 육상의 파이프라인보다 30%나 더 비용이 먹히지만, 러시아의 가스 수출 독점 기업인 가스프롬에 주요 서유럽 시장, 특히 독일에 대한 직접적인 연결을 제공해준다. 이 파이프라인은 추가적인 통과운임을 야기하는 대안적인 루트인 폴란드와 발틱국가들을 우회한다.

러시아 정부와 독일정부 간의 합의에 의해 추진된 이 새로운 프로젝트는 확실히 통과 수익의 상실 이상으로 폴란드와 발틱국가들을 위협한다. 적어도 이론상으로, 러시아는 서유럽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하지 않고도, 정치적인 이유로 폴란드 및 발틱국가들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 이것은 맹렬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몇몇 정치인들은 심지어 그것을 1939년의 독소불가침조약(Nazi-Soviet pact)의 에너지 판이라 불렀다. 가스프롬은 슈뢰더, 전 독일수상을 이 프로젝트에 끌어들였다. 한 폴란드 관리는 이것을 가리켜, “KGB와 Stasi의 조약”이라 불렀다.

러시아인들의 계산 이면에는 이런 수지맞는 에너지 거래를 상업적 이익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 값싼 가스의 지속적 공급 약속으로 독일의 최고위 관료들을 실질적인 크렘린의 로비스트로 만들어 유럽의 정책 결정에서 모스크바가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EU의 규정으로부터 러시아를 면제시켜 줄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깔려있다. 만약 유럽의 최고 지도자들을 러시아의 영향권 내로 묶어두는 가스 자원의 활용 예를 들고 싶다면,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발틱국가들과 같은 소국들과 폴란드 같은 더 큰 국가도 그들 자신의 에너지 안보를 확보함에 있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동유럽의 희망은 주로 유럽 공동 에너지정책(common European energy policy)에 달려있다. 그러나 이것은 EU가 장기적인 문제점들은 제쳐두고라도 즉각적인 문제들에도 거의 투하하지 못하는 종류의 노력과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

가스프롬이 존재하는 한, 러시아는 존재한다.3)
2008년 2월 모스크바의 싸늘한 밤, 그러나 크렘린 궁전극장(Palace theater)은 뜨거웠다. 러시아의 가장 강력한 거대 기업 괴물(leviathan), 가스프롬이 창립 15주년을 기념하고 있었다. 가스프롬은 확실히 파티를 열 필요와 이유가 있었다. 회장(chairman)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i A. Medvedev)는 푸틴이 손수 선택한 후계자로서 러시아의 대선 캠페인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생산기업인 가스프롬은 자기 사람을 러시아의 차기 지도자로 앉힐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가스프롬과 정부는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그들 간의 회전문은 특히 2008년 빠르게 회전했다. 메드베데프(42)가 대통령으로서 푸틴을 대체했고, 푸틴이 빅토르 주브코프(Viktor A. Zubkov)를 대체해 총리가 되었으며, 주브코프는 6월 주주총회에서 가스프롬의 회장으로 메드베데프를 교체했다.

메드베데프와 푸틴은 거의 “가스프롬이 그렇게 꿈꾸어 왔던 드림팀이다.”고 『러시아의 가스와 가스프롬의 미래(The Future of Russian Gas and Gazprom)』(2005)의 저자이자 영국의 에너지 분석가인 스턴(Jonathan P. Stern)은 말했다.

러시아의 경제에서 가스프롬의 역할을 과대평가하기는 어렵다. 직원이 432,000명이고, 러시아 예산의 20%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있고, 농장과 항공사와 같은 이질적인 농업회사, 보안회사나 군수 기업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가스프롬은 유럽의 천연가스 주요 공급자이고, 중국, 한국과 같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가스 공급원이 되고 있다. 2005년 크렘린의 재촉으로 가스프롬은 로만 아브라모비치(Roman A. Abramovich)로부터 러시아에서 5번째로 큰 석유회사인 시브네프치(Sibneft)를 매입했다. 만약 원유와 가스를 함께 고려한다면 가스프롬의 일일 에너지 생산량은 사우디의 그것보다 더 크다.

2008년 5월 이전 푸틴이 여전히 대통령일 때, 그는 가스프롬의 부와 경제력을 이용하여 러시아 내 정적과 권력투쟁을 벌였고, 구소련공화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재 주장했고, 러시아 가스에 대한 그들의 의존을 증가시켜 서유럽국가들에 대한 지렛대를 확보했고, 외국 기업들로부터 러시아의 에너지 자산을 회복하려 했다. 2007년 러시아는 비록 호응이 적었지만, 한발 더 나아가 국제 가스시장에서 원유 카르텔, OPEC와 유사한 천연가스 카르텔의 창설 계획을 띄웠다.

가스프롬과 정부의 연대는 국내시장에서 배당(dividends)으로 지불되었다. 메드베데프가 부수상으로 있을 때 추진된 정책에 의해, 러시아의 소비자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스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가스 가격은 2011년까지 국제 에너지 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2008년부터 연간 25%의 인상이 계획되었다. 이 같은 정책들은 평균적인 러시아인들이 계속 값싼 에너지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했고, 부수적인 사회적 결과와 관계없이 가스프롬의 팔을 들어주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가스프롬의 부가 가스프롬을 전 세계에 걸쳐 러시아의 신흥 권력과 위신의 대리인으로 만들어 준만큼,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의 위험들, 즉 낭비(waste)와 비효율(inefficiency)의 위험을 보여 주었다.

가스프롬은 2008년 이후 메드베데프 시대에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 상승하는 철강과 장비 가격, 노동비는 지난 20년 동안 가스프롬의 최대자본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부터 가스프롬을 붙잡았다. 러시아의 다른 기업들처럼, 가스프롬도 1990년대에 장비의 유지 및 업그레이드에 거의 자본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에트 시절의 인프라에 무임승차할 날도 끝나버렸고, 가스전으로부터 생산량의 감소는 1970년대에 최초로 감지되었다.

케임브릿지 에너지 연구협회(Cambridge Energy Research Associates)에 따르면, 국내의 증가하는 수요량을 포함하여 유럽에서의 수출요구량을 맞추기 위해, 가스프롬은 다음 10년 동안 북극의 가장 큰 두 가스전을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어도 $750억을 지출해야만 한다. 기온이 영하 50까지 떨어지는 이 지역에서의 가스의 탐사와 추출은 기술적으로 아주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싸다. 가스프롬은 파이프라인과 처리공장, 액화천연가스 공장 및 도로, 철도, 항만과 같은 일련의 지원 인프라를 건설해야만 한다. 이런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 가스프롬은 수천 톤의 철강과 중장비를 방대하고 언 늪지대 가운데로 운반시켜야 한다.

“그 규모와 복잡성은 러시아와 가스프롬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고 케임브릿지 에너지 연구협회 러시아/카스피해 연구분과장인 비탈리 예르마코프(Vitaly V. Yermakov)는 말했다.

한편, 가스프롬이 러시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같은 새로이 민주화된 국가들에 대해 가스 가격을 인상했을 때, 크렘린의 외교정책과 가스프롬의 상업적 이해관계는 딱 맞아 떨어졌다. 크렘린의 적대자들에게 벌주는 것은 가스프롬에도 이익이었다. 최근 EU와 우크라이나 간의 협력협정에 제동을 걸고, 우크라이나를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로 끌어들이고자 천연가스 공급가의 대폭 인하와 150억 달러의 통 큰 경제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4)
 
공룡 기업, 가스프롬 – 바람직하지 못한 경제와 정치의 혼합물5)
2007년 한 기자회견에서, 푸틴은 러시아가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력을 사용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에너지는 정책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되지만, 그렇게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모스크바의 독립적인 연구기관인 에너지정책연구원(Institute of Energy Policy)의 원장이자, 전 에너지부 차관이었던 블라디미르 밀로프(Vladimir Milov)는 말했다. 그는 가스프롬은 때때로 “이웃국가들을 벌주는 도구(tool of punishment for neighboring countries)”였다고 말했다.

물론 지리적 인접성 때문만이 아니라,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 더 긴밀하다. 2010년 이래, 러시아의 핵심 가스 수출자인, 가스프롬은 유럽의 에너지 생명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유럽에 대한 전체 가스 수출량의 거의 1/3을 가스프롬이 차지하고 있고, 2011년 유럽 주식시장에서 가스프롬의 주식지분은 27%까지 상승했다. 이것은 이전 회계연도에 비해 4%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보유한 전체 가스 매장량에 대해, 이런 치명적인 에너지 자원이 이미 서구에 대항한 제로섬 경쟁에서 조종 가능한 정치적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이다. 비록 2012년의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선거부정과 부패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하지만, 아마 이것이 최근의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의 승리에 대한 서구 많은 국가들의 조심스러운 반응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로 푸틴은 2024년까지 크렘린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푸틴의 악명 높은 2000년 올리가르히 통제 캠페인, 소위 말하는 국가적 캠페인에서 그의 정책, 예를 들면 전략적 기업들에 대한 국가통제의 확립 등은 불가피하게 정부가 가장 큰 몫의 기업인 가스프롬의 통제 지분을 가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푸틴의 미션은 러시아를 다시 한 번 더 지역 강국(행위자)으로 만드는 것이다. 러시아의 방대한 에너지 자원을 특히 나토가 확장하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이 구축되고, 중동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러시아의 경제가 세계적 경기침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때에 외교정책의 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상식선에서 정치적 책략(political ruse)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많은 부분 그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독점적 가스 기업을 활용하는 것은 몇몇 분석가들에 의해 서구 동맹국들에 전략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언급되어 왔던 것이다. 『자원전쟁: 세계적 갈등의 새로운 모습(Resource Wars: The New Landscape of Global Conflict)』의 저자인 마이클 클레어(Michael Klare)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유럽이 러시아의 가스에 의존하면 할수록, 점점 더 모스크바에 얽매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유럽은 정치적 영역에서 모스크바의 영향권 아래 들게 되고, 이것은 어느 정도 나토를 흔들 것이다.”

2012년 5월 7일 푸틴이 집권 3기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지난 수 년 동안 가스프롬을 통해 보아 왔던 익숙한 독점적 정책들을 예상하면, 러시아가 오랫동안 상실한 영향력의 회복을 위한 압력전술로서 유럽 에너지 이해관계의 목줄을 쥘 수 있는 능력은 어느 날 갑자기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범죄조직을 닮아가는 가스프롬, 드디어 위기를 맞이하다
가스프롬은 2001년 이래 푸틴의 대내외 에이스 카드였지만, 눈부신 실패였다. 가스프롬은 엄청난 양의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부적절한 경영과 대규모 부패로 효율 면에서 최악이었다. 게다가 가스프롬은 기업 자체는 물론 국가까지 손해를 끼치는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추구해왔다. 현실적으로, 가스프롬은 다양한 측면에서 크렘린의 외교정책 추진에서 국방부나 외무성보다 더 중요하다. 짧게 말해, 가스프롬이 운영되는 방식은 푸틴이 러시아를 통치하는 모델 그 자체이다.6)

경영부실과 부패의 결과, 가스프롬의 생산성은 지난 20년 동안 정체되었고, 러시아 전체 가스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6%로 하락했다. 가스 수출에서 독점을 누리고 있지만, 순 수출은 지난 10년간 하락했다. 가스프롬의 전략은 문제가 많다. 본질적으로, 가스프롬은 전통적인 가스의 전 세계 매장량 중 1/4을 차지하는 거대한 가스전 위에 그냥 앉아서 서시베리아로부터 유럽까지 파이프를 통해 가스를 보내고 있다. 가스프롬은 놀라울 정도로 보수주의적 구 전략을 여전히 유지하며, 새로운 기회나 도전에 대처하지 않고 있다.

한편, 가스 산업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셰일가스(shale gas)의 대규모 새로운 공급과 더불어 혁명적 시기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가스프롬은 이 새로운 게임에 그저 참여만 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Royal Dutch Shell의 Sakhalin Project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한 뒤 얼마간의 LNG 생산을 획득했다. 그러나 셰일가스 시장은 거의 무시했다. 미국에서는 가스 가격이 폭락하며 고유가로부터 이탈했다. 반면 가스프롬은 여전히 유가와 연계된 고 가스 가격을 고집하고 있다. 단기시장(spot markets)을 회피하고, 여전히 장기계약을 고집하고 있다. 그 결과, 가스프롬의 대유럽 수출량은 감소했고, 가스 보난자(노다지)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락할 것 같다.

2009년까지, 가스프롬은 중앙아시아,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을 부가적인 값싼 가스공급원으로 이용했다. 그러나 2009년 4월 가스프롬은 갑자기 투르크멘으로부터의 가스유입을 중단했다. 투르크멘은 강력하게 반응했다. 투르크멘은 대부분의 가스를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과 이란으로 돌렸고, 러시아를 통한 가스공급은 3순위로 밀렸다. 투르크멘과 카자흐스탄은 또한 떠오르는 중국시장에서 가스프롬을 제쳤다.

가스프롬의 가장 큰 문제는 필요치 않은 파이프라인의 건설이다. 현재 Nord Stream(55 billion cubic meters)과 South Stream(63 bcm)을 건설 중이다. South Stream은 적어도 $300억이 소요될 예정이고, Nord Stream은 그 절반 정도이다. 이런 규모의 용량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 시스템(Ukrainian pipeline system)이 적어도 유럽까지 120 bcm의 천연가스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고, $35억 정도의 제한된 수리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왜 $450억을 낭비하는가? 이것은 비용 면에서 아주 비효율적이다. 가스프롬의 파이프라인은 다른 유사한 프로젝트와 비교해 km당 두 세배의 비용이 더 든다.

부실경영뿐만 아니라 재앙적인 외교정책 또한 문제이다. 가스프롬은 유럽의 거대 에너지 기업 간에 친구를 만들었다. 유명한 독일의 Ruhr gas와 BASF, 이태리의 ENI, 프랑스의 Gaz de France가 그들이다. 그러나 Ruhr gas조차도 가스프롬의 지분을 반으로 줄였다. 나머지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서 가스프롬은 대부분을 적으로 만들었다.

EU는 동유럽에서 가스프롬의 독점을 타파하기 위해 세 번째 에너지 자유화 패키지(package of energy liberalization)를 추구하고 있다. EU와 미국은 가스프롬의 South Stream과 경쟁하기 위해 Nabucco 가스파이프 라인과 trans-Caspian 가스 파이프라인의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는 가스프롬이 아니라 또 다른 기업을 선택했다. 그러나 가스프롬의 최악의 관계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이다. 푸틴은 South Stream의 촉진을 선호했지만, 이 프로젝트는 상업적으로 의미가 없다.

그러면 왜 가스프롬은 이런 재앙적 정책을 계속 고집하는가?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Boris Nemtsov)와 블라디미르 밀로프(Vladimir Milov)는 2008년 『푸틴과 가스프롬 Putin and Gazprom』이라는 소책자에서 이유를 설명했다. 두 가지 핵심적인 이유는 푸틴의 개인적 특성(idiosyncrasies)과 부패이다.  

가스프롬 최대주주의 관심사는 가스프롬의 대규모 비생산적인 자본투자이다. 2011년 가스프롬의 자본지출(capital expenditure)은 $500억으로 치솟았다. 그들 자신의 개별보고서에서, 투자 은행가들은 가스프롬의 자본투자 중 70%는 부패나 낭비라는 말 대신 “가치 파괴(value destruction)”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썼다. 충격적이게도, 가스프롬은 2011년에 약 $350억을 낭비했는데, 그 돈은 바로 국가나 가스프롬 주주들의 것이라는 것이다.

넴초프와 밀로프는 또한 가스프롬 내에서 사라지는 자산을 자세하게 언급했다. 가스프롬은 Sogaz, Gazfond, Gazprom bank, Gazprom Media의 일부 등을 아주 싼 값에 팔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Sibneft를 매입했다. 그리고 CIS 내 모든 불투명한 가스거래도 있다. 따라서 완전한 낭비와 부패의 총량은 2011년 $400억으로 추정되고, 이것은 가스프롬의 순수익 $447억과 거의 맞먹는다. 이것은 합법적인 기업이라기보다 조직범죄 신디케이트처럼 들린다.

주식시장은 이윤에 기초하여, Exxon Mobil과 브라질의 반 국영 석유 가스기업인 Petrobras의 주식시장 가치의 1/3 정도로만 가스프롬을 아주 낮게 평가함으로써 적절하게 반응했다. 이런 낮은 주식가치 평가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세계의 어떤 기업도 2011년 가스프롬보다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훨씬 더 분명해진다. 가스프롬은 2012년 연말 배당을 $30억에서 $65억으로 두 배 늘리겠다는 논의로 이런 저평가에 대해 보상하려 했다.

벼랑 끝에 선 가스프롬
푸틴 및 가스프롬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부패는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에 엄청난 비용을 물게 했다. 만약 푸틴이 부패척결과 개혁의 바람에서 진정으로 심각하다면, 그가 지명한 가스프롬의 경영진을 개혁하는 조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가스프롬의 영광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확장적 대외투자의 실패, 경영 효율성의 저하, 경영진의 부패와 무능, 셰일 가스의 도전, 외교 정책적 도구로 전락한 기업 등의 도전은 세계 최대의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을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1) Sabrina Tavernise, “Putin Puts His Man in Charge at Gazprom,” The New York Times(May/31/2001),
2) “The Energy Empire” The Economist, Jan/7/2006, Vol. 378 Issue 8459, p 62-62, 1/2p
3) Andrew E. Kramer, “As Gazprom Goes, So Goes Russia,” (New York Times. May/11/2008)
4) “푸틴, 우크라이나 잡으려 통큰 지원”, 동아일보(2013.12.19)
5) Mohammad I. Aslam, “Putin’s Gazprom: An unhealthy mix of business and politics,” Notebook - A selection of Independent views, Opinion. Friday, 27 April 2012.http://blogs.independent.co.uk/2012/04/27/putin%E2%80%99s-gazprom-an-unhealthy-mix-of-business-and-politics/ (검색일: 2012.05.07)
6) Aslund, Anders, “Why Gazprom Resembles a Crime Syndicate”, The Moscow Times(28 February, 2012)

 

배규성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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