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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제르바이잔의 대 러시아 노동이주현황

러시아 / 아제르바이잔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01/18

■ 아제르바이잔 인구의 러시아 이주
 -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1989년 이후 러시아로 유입된 이주 인구수는 누적으로 1,200만 명에 달하며 이는 러시아 인구의 약 9%에 해당하고 있음. 러시아는 1991년 소비에트 해체 이후 CIS 주민들의 자국으로의 이주를 받아들여 왔음.

 - 아제르바이잔 국민들에게도 러시아는 유럽이나 미국보다도 더 매력적인 이주 국가로 여겨져 왔음. 서구 국가들이 노동 이주에 대해 폐쇄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비교적 개방적으로 노동 유입을 받아들이고 있음.

 - 특히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 국민들의 러시아로의 노동이주가 2000년대 중반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이라면, 아제르바이잔 국민들의 러시아 이주는 소비에트 시기의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음.

 - 현재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인구수에 대해 일부 러시아 언론은 2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으나 러시아 이민국에 따르면 60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음. 2010년 러시아 정부가 행한 인구 컨센서스에 따르면 6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6만 명이 남자임. 세계은행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3년 아제르바이잔으로의 송금유입액은 22억 달러로 대부분은 러시아로부터의 유입함.

 - 아제르바이잔의 러시아 이주는 1990년대 초반 카라바흐(Karabakh)지역의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인구가 주로 모스크바나 뻬쩨르부르그 같은 대도시로 이동하였고, 일부 인구가 예카쩨린부르그, 튜멘, 시베리아 등지로 이주하였음.

■ 아제르바이잔인의 근로 직종
 -  러시아로 이주한 아제르바이잔인들은 그들의 정착기간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대부분이 상업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이 가운데 약 20%는 소매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모스크바의 거리에서는 특히 아제르바이잔 상인을 많이 볼 수 있음. 이들이 상업 분야에 많이 종사하게 된 것은 러시아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면서 이주 초기에 상업 분야로 진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임.  

 - 아제르바이잔인들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새로 이주한 자국인의 새로운 사업과 정착을 돕거나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조직적인 활동을 하고 있음. 특히 러시아 화훼시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 이러한 네트워크는 기존의 러시아인 사회에 새로운 이주자들이 무리 없이 적응하고 정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임.

 - 또한, 아제르바이잔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직종은 요식업으로 러시아에서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작은 규모의 레스토랑이 많이 생겨났음. 1980년대, 러시아로 이주한 초기 이주자들은 러시아 개혁개방 시기의 이러한 사업기회를 잘 살려 성공적인 사업을 일으킨 경우가 많음.   

 - 2000년대 중반 이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지의 중앙아시아에서 많은 노동 이주가 일어나면서 이들이 러시아에서 주로 건설현장과 청소 등의 업종에 종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이주민들은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업종에 종사하고 있음.

■ 러시아내 갈등의 문제
 -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 내의 인종차별주의자나 극우 단체로부터 쉽게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음. 지난 2013년 10월 러시아의 한 지방 도시에서 아제르바이잔 청년이 살인 혐의로 체포되었음. 지역 주민들은 초기에 평화적인 시위를 하였으나 점차 수천 명으로 시위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극우주의자들이 참여하였고 이민 반대를 요구하며 지역 경찰과 충돌을 빚었음.

 - 모스크바에서는 이민 반대 시위로 인해 많은 이민자를 고용하고 있던 소매상점들이 폐쇄되었던 전례가 있음. 일부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상업 분야에서 크게 성공하였고, 이러한 것들이 현지 러시아인들의 시각으로는 달갑지 않게 비추어졌을 가능성도 있음.

 - 일부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자신들의 러시아에서의 성공이 타고난 상인기질과 사업가 정신 때문이라고 자랑하곤 하지만, 지나치게 과시적인 태도는 현지인들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

 - 아제르바이잔 이주민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2개의 단체를 구성하였는데 ‘All-Russia Azerbaijan is Congress’ 와 ‘Federal National Cultural Autonomy of Azerbaijan is’라는 조직임. 이 단체들은 2007년 외국인 이민법이 러시아에서 발효되었을 당시 아제르바이잔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

 - 그러나 러시아에서 이러한 단체의 활동 영향력은 기본적으로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양국 간의 관계에 의해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임.     
 
■ 총 평
 -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러시아로 이주한 아제르바이잔인은 공식적으로 약 8만 명 정도에 지나지 않음. 그러나 체제전환 초기 러시아로 이주한 아제르바이잔인들이 많았고, 인구 유입이 꾸준히 누적되면서 아제르바이잔인은 러시아에서 10위 내의 소수민족 인구수를 보이고 있음. 여기에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불법이민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음.

 - 러시아로 유입되는 대부분의 중앙아시아인이 건설현장에 종사하면서 러시아에서의 저임금 시장의 인력 공백을 메워주고 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인들은 대부분 상업에 종사하고 있음.

 - 이러한 차이는 중앙아시아와는 달리 아제르바이잔인들이 러시아의 체제전환 초기에 이주하여 러시아의 사회 체제가 변동되고 사업기회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적인 흐름을 잘 포착하였기 때문임.

 - 또한, 초기 정착자들이 상업에 종사하게 됨에 따라 이후 이주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상점이나 도매업에 고용하여 정착하도록 돕는 형태의 고용형태가 발전하게 되었음. 이는 다른 국가의 사례에서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임. 즉, 초기 이주자의 직업이 이후 이주하는 이주자의 직업에 영향을 주게 되었음. 

 - 따라서 아제르바이잔인들은 다른 이주민들과는 달리 러시아의 주류체제에 쉽게 편입할 수 있었고, 러시아에서 다른 소수 이주민 또는 중앙아시아 이주민들과는 차별화되는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었음.

 -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자국의 경제규모가 매우 미미하고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경우 천연자원 보유량도 얼마 되지 않아 경제성장의 속도가 매우 느림. 따라서 노동인력이 러시아로 이주하여 자국으로 송금하는 형태의 대외 의존적 경제구조가 굳어지고 있음.

 -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풍부한 원유 보유를 바탕으로 2000년대에 빠른 경제성장을 지속하였고, 이주민들의 외부송금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아님. 러시아로부터의 송금은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키르기스스탄이나 타지키스탄, 몰도바 등 다른 CIS 국가들에 비해 미미함.     
   
※ 참고자료
 - Azerbaijani Migrants in Russia, Caucasus Analytical Digest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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