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2014년 콜롬비아 대선: 산토스(Juan Manuel Santos)의 재집권 유력

콜롬비아 차경미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4/01/28

2014년 5월에 실시 될 대선을 앞두고 1월 24일 콜롬비아 공중파 방송 카라콜(Caracol)에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토스 현 대통령의 재집권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갤럽조사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산토스의 지지율은 3%가 하락한 26%를 유지했다. 산토스의 재집권이 유력하지만, 백지투표 의사를 밝힌 30.5%의 유권자를 포함하여 63%는 그 어떤 경우라도 산토스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콜롬비아 국민의 산토스 정권에 대한 비판과 옹호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산토스의 집권2기 국정운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녹색연맹당(Partido de Alianza Verde)의 페냐로사(Enrique Penalosa) 후보는 지지율이 상승하였으며 우리베 민주센터(Uribe Centro Democratico:UCD) 후보 술루아가(Oscar Ivan Zuluaga)는 14.5%에서 8%로 지지율이 하락하여 3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대안적 민주주의(Polo Democratico Alternativo:PDA)의 로페스(Clara Lopez) 후보가 7% 및 애국동맹(Union Patriotica: UP)의 아베야(Aida Avella) 후보가 1%의 지지율 순으로 나타났다.
 
산토스에 대한 지지는 불법무장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uerzas Armadas  Revolucionarios de Colombia: FARC)과의 평화협상 진전을 통해 유지되었다. 비록 산토스 재집권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더라도 여론조사 응답자의 39%는 국내 무력분쟁 해결을 위한 제일 나은 선택은 게릴라와의 정치적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반세기 이상 무력분쟁이 지속하여온 콜롬비아에서 유권자는 그 무엇보다도 사회와 정치적 안정을 대선후보의 최우선 과제로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콜롬비아의 대선은 이러한 국민 정서에 편승하여 무력분쟁에 대한 국민감정을 부추긴 정치 엘리트들의 표 동원으로 이어져 나아갔다.
 
이번 대선이 기존의 정치체제에서 벗어나 급진적인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어떤 후보에 대한 지지율보다 높은 부동의 백지투표율이다. 책임의식이 결여된 채 기득권 유지에 집중해왔던 콜롬비아 엘리트구조의 편협성과 배타성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은 백지투표를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표출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콜롬비아 유권자는 권리이자 의무인 자신의 투표권을 무효표로 행사하여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능동적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높은 비율의 백지투표의사는 향후 콜롬비아 정치가 기존 틀에서 벗어나 변화를 모색해야 함을 예고해주고 있다. 따라서 변화 요구에 직면한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은 신자유주의 틀 속에서 운영의 한계를 보이겠지만 실업, 건강 그리고 교육 및 빈곤 같은 국민복지문제에서 국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수용해야 할 것이다.

한편,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의 적극적인 대 게릴라 지원에 힘입어 평화협상 불가를 선언하고 불법무장조직에 대한 강경책을 바탕으로 한 국가안보정책을 추진해온 우리베 전 대통령은(Alvaro Uribe:2002-2010) 정치적 동반자였던 산토스 현 정권의 대 게릴라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갈등관계를 유지해 왔다. 현재 정치인으로서 우리베 개인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 달 전보다 신뢰도가 7%로 상승한 산토스와 비교해 볼 때 유사한 정도로 나타났다. 산토스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 상승은 우리베 진영 대선후보 술루아가의 지지율 하락을 동반했다. 그러나 내전종식을 희망하고 있는 대다수의 유권자는 산토스를 지지하면서도 동시에 불법무장조직에 대한 강경책을 추진했던 우리베 전 대통령 진영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지함으로써 평화협상에 대한 정부정책의 실효성과 게릴라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주간지 세마나(Semana)는 대선을 계기로 정당 엘리트 간의 분열은 정치적 연정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만약 정치적 연정이 이루어진다면 가장 유리한 후보는 우리베 진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 우리베 정서 또한 다른 정치인 중 최고인 36%를 기록했다. 정당선호도 조사에서 14%는 자유당, 산토스의 정치적 기반인 우당(Partido de la U) 13%, 우리베 정당 12%, 개혁성향의 정당 6%, 보수당 5%. 녹색연맹 4% 그리고 급진좌파 정당 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우리베는 산토스 정권의 종식을 위해 보수당과의 연정을 통한 단일 후보 구성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보수당이 우리베 정당으로 흡수 통합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수당의 대선후보 라미레스(Marta Lucia Ramirez)는 콜롬비아 공화국 건설에 공헌한 역사적인 정당으로서 보수당의 존속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자유-보수 양당체제를 유지하며 소수 엘리트 중심의 정당으로 발전한 콜롬비아의 정치체제는 2002년 보수성향의 우리베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으며 이것을 계기로 보수당 세력은 약화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유권자의 기존체제에 대한 반감은 개혁을 지향하는 정당들의 활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당은 낮은 지지율과 함께 존폐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주 산토스 대통령은 3월 총선을 앞두고 불법무장조직 M-19의 전 사령관이었으며 녹색연맹당 지도자 나바로(Antonio Navarro)와 콜롬비아 공산당 지도자 로사노(Carlos Lozano) 및 애국동맹(Union Patriotica)의 아베요(Aida Abello)등 좌파도자들과의 만찬 회동을 통해 정부와 불법무장조직의 평화협상 성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대통령은 평화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한 좌파진영의 협조에 대해 감사를 전하며 정부가 약속한 좌파조직의 정치활동 수용 및 보장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정부와 게릴라와의 평화협상 성과에 힘입어 좌파정당들은 지난 대선에서 많은 표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미지 쇄신과 함께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선에서 좌파성향의 정당들은 선전하여 앞으로 콜롬비아의 정치변화를 보강해 나아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Revista Semana 2013년 11월12일
                          2014년 1월 11일
El Universal 2013년 12월 29일
El Pais 2014년 1월 14일
El Tiempo 2014년 1월 26일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