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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국유화 시대의 러시아 방위/우주산업

러시아 배규성 - - 2014/01/24

러시아의 방위/우주산업(defence and aerospace industries)은 소비에트 시절 이래로 러시아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유지 및 관리되어 왔다. 특히 항공산업은 현재에도 러시아 산업에너지부의 끊임없는 정책적 검토와 조사를 받는 핵심 산업분야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강력한 항공산업은 러시아의 경제적 성공의 핵심요소일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초 러시아의 국방항공산업부문(military aviation sector)은 경영이윤 면에서 성공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 항공시장의 관점에서 봤을 때 주요 행위자의 지위를 상실해가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지각한 푸틴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몰락해가고 있는 산업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산업간 통합(industry consolidation)을 연구할 정부위원회를 구성했고, 이 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따라, 국가가 소유한 많은 우주항공사를 하나의 공개합작주식회사 형태의 거대기업으로 통합시켰다. 이렇게 통합된 실체인, United Aircraft Corporation(UAC)은 러시아의 항공산업을 재빨리 변형하고 활성화했고, 자신을 세계 항공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자 또는 잠재적인 파트너로 입지를 굳혔다.1)

국가 또는 민간이 보유한 러시아 항공기업들의 집단인 항공산업을 세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국가가 소유한 헬리콥터 제조사인 아바론프롬 헬리콥터 그룹(OPK Oboronprom Helicopter Group). 둘째, 국가가 소유한 항공기 제조사들과 디자인 기업들의 통합체인 United Aircraft Corporation. 셋째, 통합되지 않은 엔진과 항공전자공학 분야의 2, 3차 공급업체들(second and third tier suppliers).

러시아의 방위/우주산업은 뒤늦게 소비에트 시대의 ‘비용이 문제가 아니었던’ 시절에서 글로벌 시장의 경제적 현실로 전환하고 있다. 일단 소비에트 영향권 내의 시장이 축소되고, 국내 무기구입 비용이 급속히 하락했던 1990년대의 전환기는 극복된 것 같다.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수출전략의 콤비는 국내조달자금의 급속한 증가와 결합하여 상승작용을 했다. 몇몇 추정치에 의하면, 러시아의 방위산업은 이제 힘든 시기를 넘긴 뒤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돌아왔다고 한다.2)

대외 수출 증가
그러나 특히 주목할 것은 2000년대 중반의 국제시장에서 러시아의 방위/우주산업의 성과였다. 러시아의 해외 수주잔고(foreign sales order backlog)는 US $150억에서 US $160억 정도로 유지되다가 2006년에 US $230억 달러에 달했다.  

대외수출은 2006년에 US $61억 2600만 달러로 기록을 세웠다. 이 수치는 원래 목표치보다 US $10억 2천만 달러나 많았고, 러시아연방 군사기술서비스국(Russian Federation Military-Technical Service, RFMTS)3) 국장인 미하일 드미트리에프(Mikhail Dmitriev)에 따르면, 2007년에는 US $7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그런 수치는 러시아의 전체 방위/우주산업의 생산능력의 40%에 달하는 수치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와 같은 확립된 고객/시장을 제외한 지역의 해외판매를 확보하는 러시아의 접근법은 러시아가 강력한 현대적 시장 접근법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채무탕감(debt forgiveness) 및 수입국의 유전과 가스전에 대한 접근권 등과 같은 창조적 재정 운용은 수출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했다.

알제리의 경우가 이것을 잘 보여준다.4) 2006년 3월 러시아는 알제리와 US $10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의하면, 러시아는 알제리에 40대의 T-90 탱크(MBT), 8개 대대의 Almaz-Antei S-300 PMU2 지대공 미사일(SAM) 시스템, 16대의 Yak-130 훈련기, 40대의 Mig-29 SMT 전투기(30개의 옵션을 가진), 20대의 SU-30MK 후방 차단기를 제공하게 되어 있었다. 채무탕감을 제외하고(소비에트 시절 알제리의 대소 부채는 약 US $100억 달러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석유회사인 LUKoil과 가스그룹인 Gazprom은 알제리의 유전과 가스전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했다.

기타 아프리카 지역에서, 러시아가 방산 판매를 확보하기 위해 ‘대안적이고 유연한 채무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했다. 국영 방산 수출사인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Rosoboronexport)는 2006년 9월 다이아몬드, 목재, 면화, 팜 오일, 커피 등과 같은 ‘바터결제방식(counter-deliveries)’이 향후 계약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으로의 도전
명백하게 긍정적인 실적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방위산업이 앞으로 중요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 믿을만한 이유들이 있다. 가치사슬의 아주 밑 단계에서 활동 중인 중소형 기업들(SMEs)이 많은 경우 새로운 시장 현실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했다. 반면, 대형 ‘주력’ 기업들은 미래의 성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러시아 산업에너지부 부장관인 안드레이 레우스(Andrei Reus)는 2006년 4월에 이미 방위/우주산업을 포함하여 러시아의 ‘전략기업(strategic enterprises)’ 242개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직면했거나 진행 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들 스스로를 자유로운 시장경제 원칙에 맡기지 못한 낡은 경영과 조직구조에 대한 접근법 등이 원인이었다. 레우스에 따르면, 기업구조는 업무수행에서 개인의 창의성을 위축시켰고, 부족한 마케팅 기술과 생산시설에 대해 충분하지 못한 투자는 명백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러시아가 최고로 자랑하고 또 그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석유, 천연가스를 포함하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현상과 아주 유사하다.

게다가, 경제부 장관 게르만 그라프(German Graf)도 자본에 대한 접근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주요 계약자들에게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에 대한 접근이란 주요 해외 증권거래소의 상장리스팅에 러시아의 기업들을 올려놓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실, 수호이기 제조사인 이르쿠트사(Irkut)가 런던 증권거래소(LSE)에 부분적인 주식상장을 고려한 것은 2005년이었다. 2006년 10월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민병들과 싸우는 NATO를 돕기 위한 화물운송 프로그램인 나토(NATO)의 SALIS(Strategic Airlift Interim Solution)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러시아의 항공화물 그룹인 Volga-Dnepr사는 화물항공대의 확장과 국제시장에서의 성장을 자금 지원하기 위해 런던 주식시장에 상장을 검토했다.5)


국유화로 후퇴를 계속
이런 국제적 국내적 상황과 배경하에, 러시아의 입장은 명확하고 또 놀랍다. 러시아가 명백한 시장경제 원칙에서 멀어지고, 우주/방위산업의 국가적 소유와 통제로 회귀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있다.

2005년 국가두마의 국정연설에서 푸틴은 말했다. “지금이 바로 러시아의 독립과 안보적 이해관계가 민족적 국가적 자본(national and state capital)의 일부에 대한 핵심적 통제의 필요성을 명령하고 있다.”6)

푸틴의 이런 언급은 2005년 12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인 니콜라이 파트루쉐프(Nikolai Patrushev)의 주장으로 뒷받침되었다. 파트루쉐프는 방산기업들을 파산시키려는 시도의 배후에 외국 자본이 있다는 의혹들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에트 시절의 편집병적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 이런 웅변적 수사가 있었던 후에 눈에 띌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러시아의 경제개발무역부는 우주와 방위산업을 포함하는 39개 ‘전략부문’의 외국인 투자를 억제하는 법안을 준비하기 위해 산업에너지부와 협력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는 이것을 계기로 25% 이상의 지분 획득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었다.

외국의 기업들이 경영권을 통제할 수 있는 지분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러시아의 ‘보호받는 기업들’의 리스트는 2006년 현재 550개가 넘는다. 전자전문 기업인 Sozvediye와 항해시스템 제조사인 Norfes도 이 리스트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업은 2006년 6월에 이 리스트에 포함된 헬리콥터 그룹인 아바론프롬(United Industrial Enterprise Oboronprom)이다.


헬리콥터 그룹
아바론프롬(Oboronprom)은 러시아가 방산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이용한 주요 동력원이었다. 카잔헬리콥터사(Kazan Helicopters JSC)는 2002년 비공개 합작주식회사로 출발했다. 드라이버 메카니즘 제조사인 Stupino Machine Building Production Enterprise, Mi-26T 관련 해외활동 권리를 가지고 있는 Rostervertol, Mi 헬리콥터의 꼬리날개와 주날개를 제작하는 Vpered Moscow Machine Building Plant, SU-25와 Mi-171 헬리콥터를 포함하여 SU-39의 수출형 모델의 배후 회사인 Ulan Ude Aviation Plant 모두 아바론프롬의 포트폴리오에 더해졌다.7)

이 회사는 지분의 51%를 소유한 러시아 정부에 의해 지배되었다. 그러나 이 회사 지분의 31.13%를 소유한 국영기업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사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국가소유 지분은 82.13%이다. 기타 Tartarstan이 15.1%, Rosvertol이 3.44%의 지분을 가졌다.

또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과 관련된 기업들을 국가통제로 끌어들이는데 아바론프롬을 이용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2006년 8월 로스토프-나-도누 방위산업콤플렉스 내에 있는 Gradient FSUE, 타간론 통신 R&D 연구소(Taganron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 for Communications), 특수정보 및 측정 R&D 연구소(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 for Special Information and Measuring)를 아바론프롬으로 통합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사실 이들 기업을 아바론프롬의 우산 아래 두는 것은 이들 기업을 외국의 기업 인수자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지주회사인 아바론프롬은 소위 말하는 ‘보호받는 기업’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Aircraft)
아바론프롬이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을 증가시켜나가는 데 이용되는 동안, 2006년 2월 미하일 프라드코프(Mikhail Fradkov) 총리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서명된 법안에 의해 좀 더 명확한 조치가 취해졌다. 적어도 75%의 지분을 정부가 갖는 합병된 항공기 제작회사의 탄생이 그것이다. 러시아연방 반독점국(the Federal Anti-Monopoly Service)은 그 해 9월 그런 ‘구조적인 개혁’은 ‘세계 시장에서 방위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그 결정을 그대로 수용했다. 

The United Aircraft Building Corporation은 처음부터 미그항공사(MiG Aircraft Corporation)와 고르부노프 카잔 항공기 제작협회(Gorbunov Kazan Aircraft Production Association)를 포함할 예정이었다. 러시아는 궁극적으로 러시아 최대의 항공기 리스기업인 Irkut 금융사와 Ilyushin 금융사와 같은 다른 기업들도 여기에 합류시킬 것이라 암시했다.


국제적 활동(International Activities)
방산기업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증대시키는 과정에서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Rosoboronexport)8) 의 역할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는 국제적 방산수출에서 거의 독점기업이었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모든 러시아의 기업들은 그들의 수출활동을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에 위탁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2005년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는 러시아 모든 해외 방산수출의 80%를 차지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러시아 정부가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를 기업통합의 핵심적 동력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아바론프롬과 관련된 활동을 제외하고,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는 칼라슈니코프(Kalashnikov)라는 브랜드명을 가진 군용 경장갑 정찰 자동차를 개발할 목적으로 자동차 제조사인 압토바즈(Autovaz)의 51%에서 62%로 알려진 통제지분을 획득했다.9)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가 세계 최대의 티타늄 생산업체이자 서구 우주항공 제조사인 Boeing과 EADS의 핵심 공급자인 VSMPO-Avisma의 지분 41%를 획득한 것은 2006년 9월이었다.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의 US $15억 달러 짜리 거래는 소비에트 시절의 불신 풍조를 반영했다.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는 특수금속기업들이 불법적으로 그리고 외국자본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기업들에 의해 강탈당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특수 강철과 합금 분야의 야금 기업들을 통합 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산업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법은 국경 너머로도 확대되었다. 러시아 국영 수출은행 브네슈토르그방크(Vneshtorgbank, VTB)에 의한 EADS의 지분 5% 획득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움직임 배후의 혼란스런 메시지를 제쳐놓더라도, 논리는 명확하다. 브네슈토르그방크의 EADS의 지분 5% 획득은 강압적인 EADS를 러시아 항공우주 기업들과 협력적인 분위기로 이끌려는 시도였던 것 같다. 사실, 이것은 특수프로젝트(Special Projects) 감독 니콜라이 디미듀익(Nikolai Dimiduik)이 2006년 7월 강조했던 로스아바론엑스포르트의 공언된 목표, 즉 ‘선진산업국과의 관계 구축 및 강화’와 일치한다.


결론
러시아의 국유화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러시아의 우주/방위산업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이 러시아의 우주/방위산업의 미래 성장과 현대화 및 R&D를 강화하는 외국의 직접투자를 촉진하는데 거의 역할을 못 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사실, 국가의 시장 및 경영 간섭은 러시아의 우주/방위산업 경영자들의 창의성과 열망을 위축시킬 것이다. 기업의 국유화 또는 국가의 경영개입은 선도적인 기업의 성장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기업들이 러시아 산업에너지부 부장관인 안드레이 레우스가 언급한 현대적 경영 관행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불투명한 ‘낡은 방식(the old ways)’으로의 퇴행일 수 있다. 1990년대 깊은 상처를 안은 이행기를 거쳐 2000년대 중반 러시아의 우주/방위산업이 커다란 성장을 이룩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는 실용주의적 경향이 러시아의 우주/방위산업을 이끌 것이라 기대하고 예상할 수 있다.

 

1) http://www.trade.gov/mas/manufacturing/oaai/build/groups/public/@tg_oaai/documents/webcontent/tg_oaai_003738.pdf
2) Guy Anderson, “Russia’s Defence and Aerospace Industries and the New Era of Nationalisation” RUSI DEFENCE SYSTEMS, (SPRING 2007) p. 70. http://www.rusi.org/downloads/assets/Anderson_RDS_Feb_07.pdf
3) 또는 대외군사기술협력국이라 불린다. 푸틴 대통령은 방산기술의 수출 및 협력 기능을 대통령의 직접 통제 하에 두었으며, 2004년 8월 16일 대외군사기술협력국(FSMTC: Federal Service for Military Technical Cooperation with Foreign States)을 설립한 후 방산수출회의를 주도하면서 대통령 주재하에 대외 방산수출 관련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정진태, 방위사업학 개론, (21세기북스, 2012) p. 545.
4) Guy Anderson, “Russia’s Defence and Aerospace Industries and the New Era of Nationalisation” p. 71.
5) ibid., p. 71.
6) ibid., p. 71.
7) ibid., p. 72.
8) Stephen J. Blank, ROSOBORONEKSPORT: ARMS SALES AND THE STRUCTURE OF RUSSIAN DEFENSE INDUSTRY, (2007) http://www.strategicstudiesinstitute.army.mil/pubs/display.cfm?pubID=749 참조.
9) Guy Anderson, “Russia’s Defence and Aerospace Industries and the New Era of Nationalisation” p. 73.

 

배규성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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