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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카자흐스탄 국호변경 제안의 사회학적 함의

카자흐스탄 황영삼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02/20

■ 카자흐스탄 국호변경 제안의 배경
- 분석의 동기
○ 금월 6일,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아트라우(Atyrau) 시에 소재한 한 고등교육 기관에서 한 연설 중 ‘카자흐스탄’이라는 기존 명칭을 ‘카자흐 옐르(Kazakh Yeli)’로 변경하고자 하는 의견을 밝힘.
○ 이러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아직 가시적인 이행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나, 해외 언론에서는 상당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임.
○ 이렇게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중앙아시아 국가 중 자국어를 통한 명칭 변경이 전례 없는 시도이기도 하고,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의견이 원활하게 수용되어 실제로 효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임.

- 대통령의 제안
○ 아트라우 시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연설한 내용을 살펴보면, 카자흐스탄이 가진 특수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음.
○ 당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라는 국명에는 스탄(stan)이라는 어미가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몽골의 경우 같은 튀르크계 국가이지만 몽골리아(Mongolia)라는 국명을 가지고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함.
○ 이처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자국의 국명 변경을 통해 독자성 강화를 꾀하고 있으며, 나아가 국가적 위상 확대까지 기대하는 것으로 판단됨.
○ 즉 원유 수출로 인한 경제적 성장 경험과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을 가진 카자흐스탄이 독자적인 명칭을 부여받는 것은 반드시 요구된다는 주장임.

■ 카자흐스탄 국호변경 제안의 본질
- 새로운 국호 분석
○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국호는 ‘Kazakh Yeli’이며, 기존 ‘stan’이라는 어미가 탈락하고 새로운 명사가 합해진 형태로 볼 수 있음.
○ 현재 다수의 해외 언론에서 새로운 국호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Yeli’, ‘Eli’, ‘Ely’ 등 음가에 대한 다양한 표기를 볼 수 있음.
○ 그러나 가장 적합한 표기는 영문 알파벳 ‘Yeli’로 하되, 국문 음가는 ‘옐르’로 표현하는 것이 현지어에 가장 부합함.
○ 이는 카자흐어의 특성상 ‘Kazakh’라는 명사 뒤에 소유격 ‘~의(틍; tyng)’가 생략되고 ‘Yel’이라는 명사에 소유격 접미사 'i'가 붙은 형식으로 이해할 수 있음.
○ 카자흐어에서 ‘Yel’이라는 명사는 다양한 뜻이 있으며 주로 국가, 조국, 국민, 대중, 뿌리, 근원, 친척, 친구 등임.
○ 이를 살펴보면 새로운 국호로 제안된 ‘Kazakh Yeli’의 경우, ‘카자흐인의 조국’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임.

- 국호변경을 위한 난제
○ 주지하는 바와 같이 카자흐스탄은 130여 개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다민족 국가로 국호변경을 위해서는 많은 난제가 있을 것으로 보임.
○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도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여 국호변경 이전에 가장 우선되어야 할 점이 ‘국민과의 논의’라고 강조함.
○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이 이와 같은 상황들은 보도했으나, 독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앞선 것으로 나타남.
○ 결론적으로 다양한 민족들이 거주하는 공간에서 ‘카자흐인의 조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은 지나친 자민족중심주의가 아니냐는 판단으로 추측됨.
○ 특히 SNS를 통한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반대의견이 많았으며, 국호변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차라리 복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앞섬.
○ 한편 중앙아시아 지역 주변국들과의 논의도 필요할 것인데, 카자흐스탄이 상대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룩한 것은 맞으나 주변국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도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임.

- 국호변경의 기대 효과
○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국호변경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민족 정체성의 강화를 통한 국력 증강이라고 볼 수 있음.
○ 이는 국제 사회에서 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자국이 병기될 때, 아무래도 독자적인 명칭을 사용한다면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해 잘 모르는 세계시민일 지라도 특별한 명칭이 더 각인될 수 있다는 점임.
○ 또한,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는 오늘날까지 지속해서 민족 정체성 강화에 노력하고 있는데, 자민족인 카자흐 민족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음.
○ 한편 카자흐스탄의 국수주의자들 및 민족주의자들은 이번 대통령의 제안에 지극히 찬성을 표하기도 함.
○ 이들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국명에 ‘~스탄’이 포함되는 지역 중에서 괄목할 만한 선진국은 부재하다고 강조하면서 자국이 동일한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임.
○ 또한, 얼마 전 키르기스스탄이 ‘키르기즈 공화국’으로 국명을 전환한 것은 독립국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예시라고 언급하며 당위성을 역설함.

■ 카자흐스탄 국호변경 제안에 대한 전망
- 국호변경의 가능성
○ 카자흐스탄 정부의 경우 지역 명칭변경에 다소 익숙한 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난 독립 직후부터 2005년까지 자국 내 명칭을 지속해서 변경한 경험이 있기 때문임.
○ 그 예로 구리예프(Guriyev) 시를 아트라우, 쉡첸코(Shevchenko) 시를 악타우(Aktau), 세미팔라틴스크(Semipalatinsk) 시를 세메이(Semei) 등으로 변경하면서 과거 소비에트 체제하의 음영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임.
○ 따라서 정책 시행 명령이 공표되면, 대내적으로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
○ 또한, 대통령의 권한은 물론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진 기득권의 지원으로 전환이 용이할 수 있다고 판단됨.
○ 이는 2008년도 당시에 수도 아스타나의 명칭을 대통령의 이름 ‘누르술탄(Nursultan)' 시로 변경하자는 입법부 인사들의 사례만 보아도 알 수 있음.

- 논란의 여지
○ 국호변경의 난제로 파악되는 다민족 거주공간이라는 점이 당국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안일 것임.
○ 즉 비 카자흐인들은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민족’이라는 명칭까지는 수용할 수 있겠지만, 명칭이 전환되었을 때는 ‘카자흐인의 조국에 거주하는 비주류 민족’이라는 뉘앙스가 파생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음.

※ 참고 자료
http://forbes.kz/
http://www.akorda.kz/
http://www.jamesto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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