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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성전(聖戰)에서 반정부 투쟁으로 변모하는 ‘알-카에다 3.0’의 중동테러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4/03/14

대외지향적 성전에서 반정부적 무장투쟁으로 테러방식 다각화


미군이 철수한지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자살폭탄) 테러로 얼룩진 이라크의 정세는 누리 알-말리키 정권의 안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이라크에서 알-카에다의 재기를 차단하기 위해 요르단에서 이라크군과 요르단군을 상대로 대테러전 및 특수전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와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체결하지 않았기에 부득이 우회적으로 제3국인 요르단에서 대테러전 교육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집트도 2013년 12월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을 테러단체로 공식 지정하고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지난 2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이에 가입하거나 지지하는 자는 최장 3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천명하였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알-카에다 예멘지부와 이라크지부, 시리아의 알-누스라전선,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 등도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UAE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을 적극 환영하며, 외무부 성명을 통해 "UAE는 모든 물질적, 정신적 지원을 통해 사우디의 형제들과 문제의 테러 단체들을 척결하기 위해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모든 아랍-이슬람국가에 연대를 호소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3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등 3개국은 카타르 주재 자국 대사를 전격 소환하였다. 이들 3개국은 2013년 11월 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서명한 안보협정을 카타르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례적으로 걸프협력협의회(GCC) 회원국간 대사 소환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동참하여 이집트도 카타르 주재 이집트 대사를 소환함으로써 카타르는 GCC 회원국들 사이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외톨이가 되었다.

GCC 회원국 간의 갈등은 이집트‘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놓고 카타르가 터키, 이란에 동조하였기에 시작되었다. 카타르는‘아랍의 봄’이후,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의 국가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반정부시위를 적극 지원하며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카타르를 제외한 나머지 걸프 산유국 GCC 회원국들은 온건한 왕정국가 체제를 택하고 있어 과격한 무슬림형제단의 부활을 원치 않는다.

리비아도 2011년 카다피가 사살되고 정권이 붕괴되긴 했지만, 아직도 암살과 납치가 계속되면서 혼돈상태다. 최근 2년 동안 1,200명 정도가 피살되었으며, 치안상태도 매우 불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2년 2월 GCC 중재안에 따라 살레 대통령이 퇴진한 예멘에서도 수도 사나를 포함해 예멘 전역에서 남부의 분리주의자들과 북부 시아파 후티 반군 및 알-카에다의 테러행위로 폭력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보면, 이라크전쟁을 기점으로 테러의 목표나 방식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라크전쟁 당시는 알-카에다를 근간으로 중동테러의 양상이 대서방 혹은 대미 항전형태의 대외지향적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이 종결되고,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하고 난 이후에는 테러방식이 국지화, 소규모화 되면서 대내적인 저항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화가 진행 중인 이라크, 이집트,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에서의 테러행위는 반정부투쟁적인 성격을 취하면서 국지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중동지역에서 아랍권의 분열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란, 터키 등 비아랍국가들에 있어서도 반정부투쟁 성격이 강한 테러가 증가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젊은 알-카에다 3세대의 새로운 투쟁방식, 중동 전역으로 확산


알-카에다 지도부가 국제테러를 감행할 능력은 크게 감소했지만, 그들과 연계된 조직과 위협은 보다 정교해지고 있다. 유엔 전문가그룹이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국제 테러조직으로서 알-카에다의 위협은 감소했지만 연계세력과 전염성이 강한 알-카에다 이념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오사마 빈 라덴 사후, 최근 알-카에다 핵심지도부가 크게 약화되긴 했지만, 그 산하 연계세력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현재까지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빈 라덴 사망이후 제거된 핵심 지도자들 중에는 전체 알-카에다 조직의 2인자로 알려진‘아티야 아브드 알 라흐만’이 2011년 8월 22일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무인공습기에 의해 사망하였고,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지도자인‘안와르 알 올라키’도 2011년 9월 30일 예멘에서 미국의 무인공격기에 의해 사망하였다.

이밖에도 다른 알-카에다의 2인자로 알려졌던‘알리 알 셰흐리’가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망하였고,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반군조직 알-샤바브를 이끈 알-카에다 동아프리카 조직의 지도자,‘파줄 압둘라 무함마드’도 2011년 소말리아 보안군에 의해 사망하였다.

최고 작전지휘관으로 알려진‘아부 야히야 알 리비’또한 2012년 파키스탄에서 미군 무인공격기에 의해 사망하였고, 빈 라덴 사망이후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였던‘아이만 알-자와히리’도 곧이어 피살됐다. 알-자와히리의 뒤를 이을 알-카에다의 지도자로 꼽혔던‘둘 레만 알 후사이난’마저 2012년 파키스탄에서 미국 무인공격기에 의해 사망한 상태로 현재로서는 알-카에다의 핵심지도자가 부각되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으로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라쉬카르 타이바’는 테러리스트를 계속 훈련시키고 있으며, 북서 아프리카지역의 알-카에다는 몸값을 노리는 납치수법을 테러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AQAP(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는 기술향상의 주요 은신처 역할을 하고,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샤바브는 인터넷을 통한 선전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알-카에다는 국제적으로 테러자금의 지원이 봉쇄된 가운데 인질 몸값을 주요 테러자금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보고서는 2004∼2012년, 9년 동안 테러단체에 지급된 인질석방 대가를 1억2천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테러목적의 납치는 2012년 아프리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체의 53%가 발생하였고, 2004년의 18%에 비해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중동에서 발생한 납치가 차지한 비중도 2008년 4%에서 2012년에는 19%로 크게 증가하였다.

현재 알-카에다는 최고지도자였던 아이만 알-자와히리 계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졌지만, 여러 지부가 자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알-카에다 지부들은 시리아 내전과 예멘분쟁, 리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으며 주 무대를 말리와 알제리에서 리비아로 옮긴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처럼 진압을 피해 새로운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오사마 빈 라덴 사후, 알-카에다의 생존을 위한 변신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최근 분석가들은 ‘알-카에다 3세대의 현상’으로 규정하며 과거와 비교하고 있다(<표 참조>). 그만큼 알-카에다도 젊어지고 새로운 적응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들은 또한 단일체계의 위계조직에서 벗어나 다양한 그룹으로 분리되고 있으며, 중동, 아프리카, 서남아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파생한 테러집단들이 알-카에다 이념에 동조하며 자체적인 무장투쟁집단을 결성하고 있다. 알-카에다 3.0의 새로운 변화는 웹사이트를 통한 인터넷과 SNS를 이용한 투쟁방식과 테러기법을 공유하는 데 있다.

이처럼 알-카에다가 국지화하면서 소(小)그룹화 된 무장단체는 반정부적인 인사나 단체와 동조하면서 미국이나 유럽을 목표로 글로벌한 테러를 자행하기 보다는 관할권에 있는 정부나 공권력에 대항하는 대내적인 투쟁으로 투쟁방식을 변모시키고 있다.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의 부상과 새로운 형태로 전개되는 중동테러


중동의 무장단체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1982년 출현한‘헤즈볼라’와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으로 잘 알려진 1987년에 형성된 이슬람저항운동단체,‘하마스’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이집트의‘무슬림형제단’의 세력도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1928년‘하산 알 반나’에 의해 창설된 이슬람 부흥운동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주장하고 있으며, 그 세력 또한 이집트뿐만 아니라 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수단 등에 널리 퍼져 있다.

1954년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 암살기도 사건 이후 불법단체로 규정되어 왔지만, 2005년 총선에서 정치에 뛰어든 무슬림형제단은 2011년‘이집트혁명’을 계기로‘자유정의당’을 창당하여 공식적인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다원주의를 주창하는 무슬림형제단은 1979년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조약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주변의 온건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2013년 무르시 정권을 퇴진시킨 이집트는 동년 12월 무슬림형제단을 불법무장단체로 규정하였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온건국가들인 GCC 왕정국가들도 불법무장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이란, 터키, 카타르 등의 국가는“이집트에서 군부개입으로 인한 민주화의 퇴보”라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중동에서 아랍권의 분열 내지는 비아랍 터키와 이란에 대한 대립격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여기에 알-카에다 지부가 있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모로코 등의 무장단체들이 반정부단체에 동조하여 합류한다면, 중동테러의 양상은 보다 복잡한 상태로 전개될 것이다. 미국이 요르단에서 이라크군에 대해 대테러 특수전 교육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한 상황이 아니다.

특히 3년간의 내전으로 사망자만 14만 명에 이르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성전주의자,‘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최근 알-카에다와 연계한 반군으로부터 최후통첩을 받고 물러나긴 했지만, 무장테러의 불씨는 상존하고 있다. ISIL은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ISI(이라크 이슬람국가)에서 파생됐으나 알-카에다 최고지도자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알-누스라 전선이 시리아의 유일한 알-카에다 지부라고 밝히고 있다.

이 밖에 이라크에서 계속되는 연쇄테러, 리비아의 납치, 암살, 분리주의자들과 시아파와 연계된 예멘에서의 테러지속 등은 향후 중동지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테러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의 불씨가 소생한다면 테러의 양상은 보다 복잡한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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