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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 CEO Forum과 경제 발전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이한규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2014/04/17

2012년 12월 제1회 아프리카 CEO Forum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경쟁력 있는 아프리카를 위하여”라는 의제로 개최되었다. 이 포럼에서는 아프리카 기업들의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고, 현재 아프리카 경제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예를 들어, 도로, 위생, 인터넷 인프라). 그리고 2년 후인 올해 3월 17일 제2회 아프리카 CEO Forum이 “아프리카 기업의 경쟁력과 아프리카 자연 자원의 지역 역할”이라는 의제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었다. 3일 동안 아프리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 세계 금융기구 관련자, 국가 고위급 인사들을 포함하여 전 세계의 64개국에서 700여 명이 참여하였다. 특히 아프리카 개발은행 총재 카베루카(Donald Kaberuka), 죤아프리카(Jeune Afrique: 주요 주간 저널) 그룹 대표이자 포럼의장 벤 야흐메드(Amir Ben Yahmed)가 참여하여 이번 포럼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시켰다. 3일 동안의 포럼에서는 “경쟁력”,“아프리카 자본주의”,“아프리카 대기업의 지위 확보”,“양적 혁명”이라는 주요 과제를 가지고 8개의 세션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2012년 첫 포럼에 이어 두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아프리카 CEO Forum은 4개의 주요 과제 외 아프리카 기업 전체 경영자들 간 직접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즉, 지역 무역 발전을 위한 불어권-영어권 아프리카 주요 경제 행위자들이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국가와 기업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한 경제발전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접근방식은 아프리카 경제의 새로운 활성화와 이를 통해 아프리카 기업들이 국제적인 높은 수준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아프리카 CEO Forum에서 아프리카 기업들은 결의문을 채택하는 행사적인 포럼이 아니라 앞으로 아프리카 경제발전에 관련한 다양한 모델과 아프리카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을 한결같이 강조하였다. 즉 아프리카 경제 발전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은 아프리카 발전의 장애가 아니라 재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좀 더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만의 개성을 지닌 발전 모델을 위해 아프리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더는 가난의 역경으로부터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경제 상황은 2013년 지표를 본다면 상당히 개선되었다. 예를 들어 2013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은 5.5%가 되었으며, 외국인 직접 투자가 2012년도에 비해 16%나 증가하였다. 심지어 에티오피아와 모잠비크는 경제성장률이 9.7%와 7%로 높아지기도 하였다. 세계은행 및 경제계에서는 2014년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은 6.5%로 전망하고 있다. 

 

죤아프리카는 2010년 7,093개의 아프리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년 매출이 1,500억 달러가 넘는 500개의 괄목할 만한 아프리카 기업들을 소개하였다. 이들 기업은 세계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년 매출액이 6천9백억 달러에 이르렀고, 머지않아 1조 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은 포춘(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는 들지 못했지만, 알제리 소나트랙이 머지않아 글로벌 기업 리스트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100개 기업의 년 매출이 글로벌 기업 1위인 월마트의 매출액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500개 아프리카 기업 중에는 국영기업이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영기업의 활동이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물론 몇몇 해외 기업들이 500개 아프리카 기업 群에 속해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아프리카 기업 활동에 대해서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만 것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왜냐하면, 이전의 경제 성장 엔진 국가들이 지금은 반대로 침체를 경험하거나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아프리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아프리카 기업들은 2014년 포럼에서 제기된 “경쟁력”,“아프리카 자본주의”,“아프리카 대기업의 지위 확보”,“양적 혁명”의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필자의 입장에서는 아프리카 기업“경쟁력”확보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아프리카 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아프리카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경제적(투자, 구매력, 운송, 인프라 etc)․사회적(고용창출, 질적 노동력 etc)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경제는 일부 경제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세계 경제 성장에 비해서- 성장을 하였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해외 기업의 투자 증가, 1차 산품 시장의 긍정적인 활성화, 국가 전체적인 경제 회복에 기인한다. 그렇지만 해외 기업과의 경쟁력은 여전히 미약하다. 아프리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예로, 유엔 개발위원회(CNUCED)에 의하면, 아프리카는 운송 수단이 열악하여 다른 대륙에 비해 운임 비용이 비싸고, 이 때문에 시간적․물적인 낭비가 크다고 한다. 즉, 부르키나파소 우아가두구(Ouagadougou)에서 세네갈 다카르(2,000㎞)까지 컨테이너 하나가 철도를 이용하여 운반되는 시간은 약 17일이고, 비용은 최소한 만 달러가 든다. 같은 거리의 중국 경우에는 약 천 달러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현재 아프리카의 운송 인프라를 위해서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역내 구매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운송 인프라가 더욱 조속히 확충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아프리카 기업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예를 들어 africapitalism- 아프리카 환경에 맞는 모델의 개발을 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세션 참가자들은 아프리카 경제발전을 위해서 “외부” 모델을 모방하는 위험에 대해서 공동으로 경계하고 있다. 즉, 아프리카식 발전 모델에 대한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의 본격적인 아프리카 진출 이후, 비슷한 인구를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의 지도자들은 중국식 발전 모델에 흥미가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하나의 주권으로 이루어졌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다른 54개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별국가로의 발전 모델에 있어서도 중국과 아프리카는 정치․사회적 환경이 매우 다르다. 중국은 민족국가(State-nation)이지만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은 독립한 지 반세기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족국가로의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비민주주의적으로 중앙집권화된 관료 사회이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좋든 싫든 간에 1990년 이후 민주화를 본격적으로 실시하였고, 현재는 어느 정도 민주국가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은행과 IMF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국가의 역할이 탈냉전 이전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의 발전 모델 적용은 아프리카가 1990년대 이전으로 회귀해야만 -필자의 경험과 판단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아프리카 정부와 기업은 아프리카의 정치․경제 조건과 해외투자에 필요한 환경 조성의 문제를 고려한 발전모델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프리카는 독립 이후 여러 가지 발전 모텔을 수입하여 오늘날까지 이르렀지만, 아프리카적 발전 모델을 수립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예를 들어, 수단의 억만장자 모 이브라힘(Mo Ibrahim)은 아프리카 기업들과 정부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비난하였는데, 그중의 하나가 무분별한 유럽식의 세금 정책이다. 따라서 이러한 세금 정책이 지속하는 한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더는 경쟁력 있는 대륙으로 성장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이번 포럼에서의 주요 의제의 하나인 ‘아프리카 기업 지위 확보’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국가와의 관계 개선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국가가 1차 에너지․자원 개발(석유, 가스, 보크사이트, 금 등)을 통한 발전을 모색한다면, 현재 아프리카 기업들은 3차 산업 중심의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차 에너지․자원 개발을 통해 국가 재원을 조달하려는 정부와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아프리카 기업들이 정부가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한다면, 기업이 정부와 상생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현재 아프리카 경제구도(에너지와 자원 개발을 해외투자 유치, 다국적 기업의 진출, 값싼 공산품 수입 등)에서 아프리카 기업들의 역내․외‘지위 확보’는   앞으로 증가할 아프리카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활동을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강화하는 것에 우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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