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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크로아티아 관광 붐을 통해 본 관광 산업 전략과 그 의미

크로아티아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대학 교수 2014/04/18

지난 몇 달 전 모 케이블 방송(‘꽃보다 누나’)을 통해 오랫동안 깊은 펄에 숨겨져 왔던 ‘유럽의 진주’가 국내에 소개되었다. 환경 친화적 관광 산업 정책에 바탕을 둔 크로아티아의 아름답고 깨끗한 관광 자원은 그 동안 각종 CF와 여행 마니아들을 통해 우리에게 계속해서 소개되어왔다. 그 결과 크로아티아를 방문한 한국인 수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1만 명을 넘어선데 이어(2007년 13,792명), 이후 매년 50%씩 급등해 2012년에는 4만 5천여명, 그리고 2013년에는 6만 5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보도 자료에 따르자면, 2014년 올해에는 작년 11월 30일 첫 회 시청률 10.5%를 차지한 이래 계속해서 높은 시청률과 대중적 관심을 보여 왔던‘꽃보다 누나’ 프로그램의 폭발적 반응에 따라 크로아티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얼마 전 발표된 크로아티아 관광청 조사에 따르더라도, 크로아티아를 찾는 관광객 중 우리나라 관광객이 브라질 관광객에 이어 증가율 2위를 차지하였으며, 이를 수용하기 위해 수도 자그레브에 한국 관광객들을 위한 새로운 숙소와 호텔 건립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 외에도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를 제공한 곳으로 유명하며 마치 님프들이 살고 있는 듯 한 착각을 들게 하는 아름다운 플리티비치 호수(Plitivičko jezero), 2,000년 된 디오클레티아누스 로마 황제의 궁전이 현존하고 있는 고대 도시 스플리트(Split), 그리고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며 중세 고성의 웅장함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그대로 품은 듯 한 두브로브니크(Dubrovnik) 등 크로아티아의 유명 관광 안내소들엔 올해부터 한글 안내서가 배포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관광의 정의에 대한 이론은 분분하지만,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관광이란 생활환경의 변화를 바라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자유 시간 내에 일상 생활권을 떠나서 다른 나라 또는 다른 지역으로 영리추구와 관계없이 일시적으로 공간을 이동하면서 그 곳의 문물, 제도, 풍습 등을 관찰하고 풍광을 감상, 유람함으로써 휴식, 기분전환, 자기개발을 통하여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새롭게 향상시키는 인간행동의 총체”라 정의내릴 수 있다. 관광 상품의 주요 소재가 되는 것은 자연 경관, 역사, 문화적 유산, 축제 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관광 산업은 일부 제조업과는 달리 ‘환경오염이 적은 무공해 산업’이라 말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꽃보다 누나’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크로아티아의 경우처럼, 관광 산업 활성화는 관광을 통한 외래 관광객 유치를 통해 외화의 수입과 더불어 국제사회에 자국의 문화들에 대한 이해를 넓힘으로써 자국의 긍정적 이미지와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도 기여하기 때문에 세계 각 국은 관광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 중 하나’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 산업의 중요성과 더불어 21세기에 들어와 세계 경제의 급성장이 가속화되고 항공사들의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여행 자료와 여행지 정보가 용이해짐에 따라 관광객의 계속된 수적 증대와 이에 따른 관광 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세계 관광 여행 협회(WTTC: World Tourism Travel Council)'의 예측 자료에 따르자면 세계 전체 근로자중 관광 산업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비율이 2008년도에는 약 8.4%(약 238,277천명)에 달하던 비율이, 향후 전 세계 국가들의 관광 산업 활성화 정책에 따라 2018년에는 9.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2008년 전 세계 GDP에서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9.9%(US$ 5,890bn)에 이르렀다면, 2018년에는 역시 10.5%(US$ 10,855bn) 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불어 관광 산업의 수출 기대효과 또한 2008년 전 세계 수출의 11%(US$ 2,103bn)를 차지했다면, 2018년에는 전체 수출액의 10.3%(US$ 4,714bn)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이에 따르자면, 향후 세계 관광 산업은 매년 4%씩 활성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동유럽의 체제 전환에 따른 민주화, 자본주의 국가로의 변모가 이루어진 1990년대 이후 특히 21세기에 들어와, 유럽의 여러 지역들 중에서도 중·동부 유럽지역의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서유럽, 북유럽 국가들의 관광객 수가 매년 5%내외의 성장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중·동부유럽 국가들은 매년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들로는 지리적, 문화적 이점을 안고 있는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그리고 무엇보다도 크로아티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경우 1990년대 관광산업의 빠른 성장세를 주도하여 왔던 다른 중·동부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1980년대 티토의 사망과 이후 전개된 과거 사회주의 유고슬라비아 연방 내에서의 민족 간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에 주력하지 못하였던 사실이다. 또한 크로아티아는 장기간 내전으로 인해 그나마 유지하여 왔던 관광시장마저 상실한 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들로부터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은 채 21세기를 맞이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오늘날 크로아티아는 과거의 민족갈등과 분쟁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거두어내고, 21세기에 들어와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 관광 산업 발전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실제, ‘크로아티아 바다, 수송, 그리고 기간 산업부(Ministry of the Sea, Transport and Infrastructure; Ministarstvo mora, prometa i infrastukture)’와 ‘크로아티아 관광청(Ministry of Tourism; Ministarstvo turizma)의 자료에 따르더라도, 201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2년 보다 5.1% 성장한 1,250만명의 관광객(해외 관광객 1,100만 5.7% 성장) 증가를 보이고 있다. 관광객들의 총 체류일수는 6,480만명으로 전년도보다 3.3%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중 해외 관광객들은 5,970만명으로 전년보다 3.8%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2013년 관광객 개인당 평균 체류일수는 5.2일에 달하고 있다. 최대 관광객은 독일인으로 전년도보다 4.3% 증가한 약 190만명이 크로아티아를 방문하였으며, 다음으로는 이웃 국가인 슬로베니아인들이 약 110만명(1.3% 증가), 그리고 역시 아드리아해를 경계로 이웃하고 있는 이탈리아 관광객들이 약 100만명(3.1% 하락)을 차지하고 있다.

 

플리트비치 호수를 비롯해 특히 두브로브니크 등 아드리아해를 중심으로 한 크로아티아의 관광산업은 자연보호를 전제로 인간에 의해 창조된 ‘환경 친화적 관광산업’이 서로 상호 존립할 수 있으며, 훌륭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크로아티아 관광사업의 핵심은 고유한 천연자원으로 오랜 동안 이어져 내려온 그 값어치들을 소중히 보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한한 관광자원을 자연 친화적으로 잘 개발해 나가자는 게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지리적으로도 해외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편한 ‘관광 최적의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아드리아 해안의 고대 도시들에선 중세 시대의 건축물과 다양한 민속 유산들이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어, 관광객들에게 ‘고대와 중세 문화 탐방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 마을들마다의 독특하고도 다양한 ‘민속 경연과 전통 축제’와 함께 ‘다양하고도 풍부한 해산물 요리’등은 크로아티아 관광의 매력을 보다 돋보이게 하고 있다 하겠다.

 

이처럼, 크로아티아는 관광 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지리적 조건 그리고 고대부터 보존되어 온 다양한 민속 유산과 문화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국가이다. 더불어, 앞서 설명한 크로아티아 관광 산업 발전의 토대를 위한 기본 요소들은 그 발전방향과 전략에 따라 향후 크로아티아 관광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자연 파괴를 최대한 억제하고, 원시 그대로의 환경을 보존해 관광객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연 그 자체를 전달해 주겠다는 환경 친화적 관광 산업 육성 정책의 지속성이 필요하다 하겠다. 비록 아드리아해가 전체 지중해 면적(138,000㎢)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 해수 깊이 또한 해수 면적의 3/4이 200m 정도 밖에 해당하지 못하지만, 그 천혜의 아름다움과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해안을 중심으로 한 관광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을 높게 지니고 있다 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크로아티아 관광의 매력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적 즐거움 외에도 고대 일리리안 문화, 그리스, 로마 그리고 중세 시대의 건축물과 민속 유산들이 현재까지도 보존되어 있어, 관광객들에게 고대, 중세 문화 탐방이라는 즐거움을 하나 더 제공해 줄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러한 요소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크로아티아를 향한 감동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회자되고, 더 나아가 이를 찾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미래 학자들의 언급처럼 정보통신산업, 환경 산업과 더불어 관광산업은 미래 중요한 전략 산업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래 들어와 우리나라 또한 우수한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한류 열풍과 함께, 우리의 선진 의료수준과 관광자원이 융복합되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의료 관광객 급증 등 다양한 차원에서 관광 자원 및 산업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 관광 산업 활성화와 함께 관광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크로아티아의 경우처럼 관광 선진국들의 자국 환경에 맞는 관광 산업 활성화 노력과 관광 정책에 대한 연구를 보다 가속화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통한 계속된 변모와 진화를 거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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