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우크라이나의 군수산업과 러시아

러시아 / 우크라이나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06/09

■ 우크라이나의 항공관련 산업

 -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정치적 협상, 군사적 충돌과 위협 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제시되고 있음. 이러한 이유는 아직까지 언론에 의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러시아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안임. 그것은 바로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군수-산업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임.

 - 먼저 항공산업 분야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주로 구매하고 있는 안토노프(Antonov)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음.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Kiev)의 인근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안토노프 社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인 AN225를 생산하고 있으며 중형 항공기인 AN70, 소형 항공기인 AN15 등 대형항공기부터 소형항공기까지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규모의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음. 현재 러시아 대통령실은 AN148, AN100Es 라는 두 대의 안토노프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음.   

 - 우크라이나에는 또한 항공기와 헬리콥터의 엔진, 각종 가스와 원유 펌프의 터빈엔진 및 발전기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모터-사이츠(Motor-Sich)라는 기업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음.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러시아산 헬리콥터는 동(同)기업에서 만든 엔진을 사용하고 있음. 그리고 러시아산 경비행기인 야크 160(Yak 160)의 엔진도 생산하고 있음.

 - 러시아의 군사 저널리스트인 보로노프(Vladimir Voronov)는 러시아가 향후 약 1,000대에 달하는 공격용 헬리콥터를 생산 및 실전 배치할 계획이지만 모터-사이츠의 항공기 엔진 공급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음.

 - 항공기 분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매우 소수의 국가만이 보유한 대공 미사일과 로켓의 설계, 생산 산업 부문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 러시아가 자국 필요 분량의 약 절반 정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투기 장착용 공대공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크루즈 미사일 생산이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로켓 부문은 양산 체제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음.

 - 우크라이나 남동쪽에 위치한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Dnepropetrovsk) 시에서는 소비에트 시기부터 우주탐사 프로그램을 위한 로켓을 생산해 왔을 뿐만 아니라, 우주 정거장과 러시아의 잘 알려진 소유즈(Soyuz) 탐사선에 들어가는 많은 부품을 생산하고 있음. 또한, 이 도시에서는 러시아의 최신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인 SS18을 설계하고 생산하고 있음. 

우크라이나의 선박 및 기타 군수산업

 - 우크라이나는 또한 소비에트 당시, 자국 내 선박건조의 약 30%를 점유하는 등 높은 선박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 우크라이나는 현재 많은 국가에 선박건조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으로 실전배치에 들어간 랴오닝(Liaoning)호는 우크라이나의 바랴그(Varyag)호를 인수받아 개조한 것임.

 - 러시아의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 해군이 해군력 강화를 위해 많은 수의 군함을 건조하기로 결정하였으나 현재의 러시아 선박 건조 설비로 볼 때, 계획하고 있는 군함 생산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며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

 - 선박생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인 선박 엔진 분야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음. 최근 러시아 해군은 전투력 강화를 위한 군사기술 확보를 위해 약 54개에 달하는 관련 기술보유 기업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에 31개 기업이 우크라이나의 선박 엔진과 관련된 기업임. 현재는 크림반도 사태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에 의한 인수를 보류한 상태에 있음.

 - 군수산업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의 강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개인 이동화기 및 탱크임. 우크라이나 동부의 하르코프(Kharkov) 지방에서는 T34, T35, T64, T80 등의 탱크가 설계 및 생산되고 있으며 T84 탱크는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러시아제 탱크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 그 외에 각종 신형 러시아제 무기와 시스템에 사용되는 핵심적인 부품의 설계 및 생산도 우크라이나에서 이루어지고 있음.             

■ 러시아의 속내와 전망

 - 군수산업 분야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오래된 깊은 관계로 인해 러시아로서는 유럽연합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해당 산업에서 우크라이나 외의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임. 더군다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상당수의 군수산업 기밀을 공유해 왔음. 이러한 기밀이 누출되는 상황도 우려할 만함.

 - 우크라이나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러시아의 군수산업과 관련한 기밀을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사실상 그들 중 일부는 그러한 기밀이 되는 군사기술의 원조이기도 함.

 - 앞에서 언급한 다양한 군수산업의 핵심지역을 보면 탱크와 화기 분야의 핵심지역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하리코프, 선박건조와 관련된 지역은 남부의 니콜라예프(Nikolaev), 항공-로켓-미사일의 주요 지역은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엔진의 주요 생산지는 자포로지에(Zaporozhye)로 모두 우크라이나의 남동쪽 인근에 있음. 이 지역들이 러시아정부의 집중적인 관심 지역이 될 수밖에 없는 한 가지 이유임.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수산업의 깊은 연관성은 러시아정부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임.  

■ 총평

 - 소비에트 정부는 과거 공화국마다 주요 산업 시설을 분산하고 고유의 산업을 발전시키도록 유도해 왔음. 이러한 이유로 우크라이나는 군수산업과 화학, 철강 등의 산업이 전통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주로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산업발전이 이루어졌음.

 - 소비에트 해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의 군수산업은 명맥을 이어왔으며 1990년대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군사기밀이 외부로 유출되기도 하였으나 러시아와는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음.
   
※ 참고자료

 - Ukraine: A military industrial complex to die for, Asia Times, 2014. 5.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