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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튀니지의 이슬람 테러 발생과 주요 근거지로 주목받는 ‘제벨 샴비’지역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임기대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강의전담교수 2014/07/28

지난 7월 16일 튀니지에서 군인 15명 사망, 23명 중상이라는 심각한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동안 리비아, 알제리, 말리 등의 사하라 일대 국가들에 집중됐던 이슬람 테러 집단의 활동이 최근 들어 튀니지, 혹은 튀니지-알제리 국경지대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마그레브 국가에서 이슬람 테러 집단의 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점을 고려한다면 튀니지는 상대적으로 이슬람 테러 집단과의 연관성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은 면이 있다. 어쨌든 마그레브 알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테러 집단이 튀니지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여러 해 전부터 진행되었지만, 이번처럼 크게 지속해서 발생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Le Nouvelliste 2014.07.27).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튀니지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다는 측면에서 마그레브 국가는 물론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까지 관심을 두고 있는데, 최근 10일 동안 이 지역에서 발생한 이슬람 테러 관련 동향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날짜

내용

비고

7.16~17

튀니지 중서부 지방의 알제리 국경지대 Chaambi 산악지대에서 군 초소 두 곳이 40~60명 정도의 이슬람 무장 테러범 에 의해 기습 공격을 받음. 군인 15명 사망, 23명 중상

튀니지 사상 최대 테러 사건

7.18

Mehdi Jomaa 튀니지 총리가 긴급 상황반을 소집. 테러 진압에 관한 작전을 수립하고 일부 모스크 및 언론사의 활동 금지, 테러조직에 자금 및 물자 지원 세력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하겠다고 발표

 

7.19

Souss 1심 법원에서도 이슬람 테러 집단에 의한 방화테러 사건 발생

 

7.20

이슬람 테러 집단이 Samir Taieb 야당(Al Massar) 총재 암살 계획. 튀니지 내무부에 의해 사전에 발각

 

7.22

튀니지 총리(외교부 장관 동행)와 알제리 총리(외교부 장관 동행)가 양국 국경지대 테베사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논의하고 테러 척결 방안 논의

7.27

Chaambi 산악지대 근처 Ghar el-Tine에서 40여 명의 테러 집단에 의해 정부군 2명 사망, 6명 부상

 

 

이번 일련의 이슬람 테러의 주범은 튀니지인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알제리,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등의 다국적으로 구성된 테러범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주변 국가들은 이번 사태가 튀니지만의 문제가 아닌 마그레브 전체 국가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게다가 이들 테러 집단이 생각보다 상당히 조직적인 모양새를 갖고 있다는 것이 더욱 우려감을 느끼게 한다. 이들이 튀니지로 집결하고 있는 이유는 2011년 혁명 이후 혼란한 상황에서 튀니지로의 무기 밀반입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El Watan 2014.07.23). 게다가 이번처럼 튀니지 카세린 주의 제벨 샴비(Jebel Chaambi) 산악지대에서 무기가 대량으로 발견된 것은 리비아 내전 및 무기고 약탈 이후 말리나 사하라 사막 지대로 유입될 무기가 일부 튀니지에 반입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이번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제벨 샴비가 튀니지 내 새로운 테러 집단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이유이다. 제벨 샴비는 튀니지 내 가장 높은 산악 지대(1,544m)로 이루어진 곳으로 테러범들이 은신하기에 좋고, 특히 리비아와 사헬 지대로 활동 폭을 넓혀가기에 용이한 지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튀니지 내 마그레브 알카에다의 존재 여부에 대해 의심을 해온 터에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거의 확증을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하여 알제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튀니지와의 공조를 도모하고자 했고, 미국 또한 튀니지 남부에 군 기지 설치를 요청했으나 튀니지 당국이 거부해왔기에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튀니지의 새로운 테러 집단 은신처인 제벨 샴비. 테러범들이 조직적으로 훈련하고 은신하는 장소로 평가받고 있는 이 지역이 더욱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이유는 마그레브에서 가장 극단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모크타르 벨목타르(1973~가르다야 生)가 배후 혹은 전면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리비아의 이슬람 테러 배후 세력으로도 의심받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알제리가 벨목타르를 비롯한 마그레브 알카에다의 무장기지 파괴 및 통신 수단과 훈련 장소 파괴를 주목적으로 지난 5월 29일 리비아 남부에 특수부대를 파견하기까지 했다. 리비아에 있는 벨목타르를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El Watan 2014.06.06.), 이후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벨목타르는 이번 튀니지 테러 사태에서 무기 보급 및 재원 조달의 배후 인물로 확실시되고 있으며, 전략적인 이유로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이곳을 택한 이유는 알제리, 리비아에서의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신변 불안까지 겹쳐 새로운 거점 지역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테러 행동이 최근 들어 집중되고 있음은 어느 정도 그와도 연관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튀니지가 이렇게 새로운 테러집단의 활동지로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는 재스민 혁명의 여파와도 무관치가 않다. 서구사회는 오랫동안 튀니지 독재자 벤 알리를 마그레브의 이슬람 테러 집단에 맞설 수 있는 인물로 이용했지만, 그의 실각 이후 이슬람 정치세력이 집권하면서 오히려 이슬람 테러 조직이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집권당인 이슬람주의 엔나흐당의 세속주의 지지 발언과 정부의 무기 밀매에 대한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엔나흐당의 느슨한 대책은 이슬람 테러 집단의 활동을 충분히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인접 리비아에서 끊임없이 무기가 흘러들어올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 격화되고 있는 리비아 내전 양상은 더 많은 무기가 이 지역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쨌든 이번 일련의 테러 발생으로 인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나라는 알제리이다. 테러가 발생하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에 대응하고자 알제리/튀니지 총리가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 알제리 부테플리카 대통령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튀니지 국경 근처의 테러를 근절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국가적 역량을 모을 것을 주문하였다(El Watan 2014.07.23). 전례가 없었던 튀니지에 알제리군 파병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게다가 말리 상공에서 자국 항공기가 추락하여 전원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 알제리 정부로 하여금 긴 시름에 빠지게 하고 있다. 단순 사고로 보기에는 아직도 밝혀야 하는 많은 내용들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튀니지의 제벨 샴비 뿐만 아니라 말리와 인접한 국경지대, 사하라 남부, 리비아와 튀니지 인근 국경 지대, 게다가 수시로 발생하는 산악과 해안지대 도시들까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테러 행위를 사전에 근절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최근 마그레브 국가들의 정치 사회적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이들 테러 집단의 잠재적 위험성이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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