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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마그레브에서 이슬람 테러 집단에 맞선 새로운 공격 전략 : 방어에서 공격으로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 리비아 / 알제리 임기대 - - 2014/08/05

최근 마그레브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슬람 테러 집단에 대한 마그레브 국가들의 대응 방식이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알제리를 중심으로 한 마그레브 국가들은 올 초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하다 지난 7월 16일 튀니지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군인 15명 사망, 23명 중상)을 계기로 사태의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 후로부터 방어적인 방식이 아닌 공격적인 방식으로 테러 진압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마그레브인들 사이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번 튀니지에서의 테러는 마그레브 지역에서 발생했던 테러가 리비아, 알제리, 말리 등의 사하라 일대 국가는 물론 튀니지-알제리의 국경지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각종 테러, 이슬람 무장 세력, 그리고 갱단들이나 하는 온갖 종류의 밀매(마약, 무기, 담배, 휘발유 등)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이슬람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마그레브 전체에 전방위적 테러를 가할 태세이다. 개별 국가들은 이슬람 테러 집단을 근절하기도 힘든 와중에 이제 여러 종류의 테러 집단과 맞서 싸워야 하는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였다.

 

리비아는 이미 내전의 상황에서도 <국경 안정화 위원회>를 오래전부터 구성해왔고, 모로코는 국경지대 450km에 걸쳐 전기 탐지기를 넣은 철망 설치를 알제리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말리는 북부 지역의 안전을 위해 프랑스는 물론 알제리와 긴밀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알제리 또한 말리의 안정화를 위해 사하라 이남 국가들과 공조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알제리의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튀니지 국경 근처의 테러 집단이 각종 밀매의 온상이 되고 있는 점을 의식하여 튀니지 국경 근처의 테러를 근절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국가적 역량을 모을 것을 주문하였다(El Watan 2014.07.23.). 튀니지에 전례 없던 알제리군의 파병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알제리와 튀니지의 군 병력 8,000명과 6,000명이 각각 소집되기도 하였다(Jeune Afrique 2014.07.29). 이미 2013년 초부터 알제리/튀니지 국경은 이슬람 테러 집단의 자금 재원 조달지로 포착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월 말리 사태와 인 아메나스 가스전 테러, 2014년 4월 알제리 대통령 선거, 최근의 리비아 내전 등으로 알제리 정부가 미처 대응할 수 없었던 사이 새로운 테러 온상지가 또다시 생겨난 것이다.

 

마그레브 일대에서 지역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는 과거 1990년대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낸 알제리의 <이슬람 테러리즘 시대>에도 볼 수 없던 일로 그 위험 수위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의 그 어떤 테러 집단도 지금처럼 산악지대와 국경지대, 그리고 사막 전체를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는 경우는 없었으며, 이런 상황에서 개별 국가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마냥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리비아 내전이 발생하면서 2013년 사하라 일대의 치안이 두려웠던 리비아 정부가 알제리와 튀니지에 국경 관할 연합 부대 창설을 제안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왔을 뿐 구체적인 조치는 없었다. 최근의 리비아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서야 알제리와 튀니지도 방어적인 자세만으로는 더는 테러 집단을 소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듯하다.

 

그렇다면 각종 테러 집단의 새로운 근거지로 왜 튀니지와 알제리, 리비아 국경 일대가 주목을 받는가? 카다피 몰락을 계기로 투아레그 용병들은 새로운 거점 지역의 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으며, 이슬람 테러 집단과의 연계는 느슨한 사하라 일대 경계 지점에 새로운 활동 공간을 상대적으로 쉽게 찾게 해주었다. 그들은 새로운 거점 지역으로 먼저 말리 북부를 선택하였으며, 이곳에서 투아레그족과 연계한 이슬람 테러 집단을 만들어 새로운 이슬람 국가 건설을 내세우고 지역의 혼란을 주도해갔다. 하지만 그들의 각종 만행과 약탈, 대 말리 정부와의 투쟁은 이후 프랑스군의 ‘Serval(삵고양이)작전’이 전개되면서 힘에서 밀리고 설 자리를 잃게 되었고, 이슬람 테러 집단은 내전으로 혼란한 튀니지와 리비아의 국경지대로 다시 흘러들어 갔다(El Watan 2014.08.4). 벨목타르와 같은 유력한 테러 지도자들이 리비아와 튀니지에서 활동한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번 튀니지와 알제리의 국경 지대 테러 사건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테러 집단에게 이 지역은 알제리 남부 사하라와 사헬지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고, 알제리 카빌리 산악지대와도 쉽게 연계되는 지형적 이점을 주었다. 게다가 자금 확보에 혈안이 된 테러 지도자들 간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자금 확보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조직 운영이 원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테러 집단이 갈수록 경쟁적으로 갱단과도 같은 조직으로 세를 과시해가며 새로운 테러 장소를 물색하는 이유이다.

 

알제리/튀니지 국경지대에서 훈련을 받은 테러 집단은 그 일대에서의 활동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들 테러범은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에까지 스며들고 있어, 자칫 마그레브에서 활성화된 테러 집단이 시리아, 이라크 내전에까지 참가하여 테러 집단의 대형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1,100여 명의 모로코인과 3,000여 명의 튀니지인이 시리아 국제 민병대에 참여하고 있다고 Jeune Afrique지(紙)(2014.07.29)는 조사하여 보도했다. 이곳으로 떠나는 대부분의 젊은이는 좋은 가정과 학력을 갖고 있으며, 이슬람 율법에도 충실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전투 경험을 쌓고 다시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로 돌아오는 추세이다. 현재로서는 그 수가 많지 않지만, 귀국 후 새로운 테러 집단을 형성하지는 않을까 마그레브 국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NS 등의 새로운 매체에도 익숙한 이들은 특정 지역에 대해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는 일 또한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말리나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에서도 이들의 ‘카티바’(전투 캠프)가 확인되고 있다고 이 언론 매체는 전하고 있다. 알제리 국영통신 APS 기자 Idir Mokrani는 필자와의 이메일 서신에서 이라크 북부를 점령한 지하디스트는 리비아와 튀니지에도 동일한 방식의 테러를 할 것이고, 그런 방식은 알제리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튀니지와 모로코인이 다시 마그레브로 복귀한 후 벌어질 일이 자칫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형태와 비슷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에 튀니지의 새로운 테러 집단 은신처인 ‘제벨 샴비’가 발견되면서 가장 신속하게 대응한 국가는 알제리이다. 이미 프랑스와의 공조를 통해 사하라 일대 국경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어 국경지대 보호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고자 했다. 알제리는 지난해 리비아의 <국경 안전화 위원회> 설립 요구에 망설이고, 튀니지 국경 근처가 각종 밀매 현장이 되었을 때도 애써 외면해왔지만, 이번 제벨 샴비를 비롯하여 국경지대에서 발생하는 사태에 대해 더는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도이다. 항공 및 특수부대를 파견하여 국경지대 작전 수행을 하고 있으며, 8,000명의 군을 파견하였다. 게다가 80개의 잠복 초소 설치, 20개의 군사 기지, 60,000명의 병사를 이 지역의 안정화를 위해 추가 배치하였다(El Watan 2014.08.05). 이집트와의 공조를 통해서도 동서 양쪽에서 테러 집단을 박멸하겠다는 각오이다. 이미 알제리 정보국 대표단이 이집트를 방문하여 이집트 당국과 리비아 인근 국경지대 안전을 위해 협의 중이다(El Watan 2014.08.02).

 

군사기지 설치와 군 병력 및 전투기 파견, 이집트와의 공조까지 일련의 테러 대응책은 방어가 아닌 지속적인 테러 근절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하려는 의지이다. 현재로서는 전방위적 테러에 맞서 향후 더욱 공격적인 대응책 마련 및 마그레브 국가들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테러 집단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공격적으로 전환할 때 국경지대에서 발생할 주민들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의 여부이다. 당장 국경지대의 경계를 폐쇄하고 있어 이곳 주민들은 물, 식량, 약품, 휘발유 등의 필수품을 공급받는데 고립되어 있다(Tout sur l'Algérie 2014.08.02). 국경지대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국경을 재개방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고, 이들의 인권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변수 중 하나이다. 또한, 주민들의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그들은 끊임없이 테러 집단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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