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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미얀마의 정체된 개혁개방

미얀마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북벵골만연구단 연구교수 2014/08/13

■ 미얀마 개혁개방의 특징

- 2011년 신정부 출범 이후 8월, 떼잉 쎄인 대통령-아웅산 수찌 간 비밀회담 이후 전격적인 개혁개방 실시
ㅇ 정치범 석방을 신호탄으로 사회 모든 분야에 걸친 자유화조치 실시
ㅇ 2012년 4월 보궐선거 실시로 개혁개방은 한 단계 격상되었고, 서방의 대 미얀마 제재는 대부분 해제 및 완화됨.
ㅇ 2014년 아세안 의장국 수임으로 지역사회 및 국제무대에서 미얀마의 위상 강화
- 정치개혁이 경제개방보다 우선
ㅇ 2010년 총선 이전부터 중국은 중국식 개혁모델, 즉 경제적 자유화와 정치적 권위주의화를 제시했음.
ㅇ 정치범 석방, 소수종족 반군과 평화협상, 중국 위협론 등을 돌파하기 위해 미얀마는 정치 분야를 우선 개혁 대상으로 삼음.
ㅇ 정부 차원의 평화협상 기구를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전협상을 통한 평화구축은 정권 후반기에도 요원한 상황임. 종교 갈등에 이은 유혈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정부의 국민국가 완성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고 있음.
-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으로 규정하기에는 많은 차이점이 드러남.
ㅇ 1990년대 이후 체제 유지를 위해 중국과 밀월 관계를 형성하였으나 종속구도가 심화됨에 따라 이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개혁개방을 도모함.
ㅇ 역사적으로 종속, 식민지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강한 민족주의로 인해 외세의 간섭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습성이 강함.
ㅇ 군부통치 50년간 국가는 내부적으로 군부, 관료 등 기득권 세력과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들로 이원화된 구조로서 기득권 집단이 사회 말단 집단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왔음.
ㅇ 26년간의 폐쇄주의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완전 부도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자력갱생할 수 있는 역량은 갖추고 있음.
ㅇ 1988년 이후 부분적인 개방으로 기득권을 중심으로 한 상위층은 자본주의의 이점을 배타적으로 향유함.
ㅇ 인구, 천연자원, 개발 가능성 등에 있어서는 포스트 중국, 베트남이라고 규정할 수 있으나 개혁개방에 대한 기득권의 시각, 향후 전략 등에 있어서는 큰 차이점을 보임.
- 미얀마의 개혁개방은 국가 정상화를 향하는 과정임.
ㅇ 군부와 관료를 위해 운영되던 국가의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서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집단의 저항이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정부의 개혁개방은 피로감 누적으로 지체되는 현상을 보임.
ㅇ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관료는 업무적 이익의 이동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수반되는 업무 역량이 부족하며, 상황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입장 변화를 할 수 있음.
ㅇ 주요 관료는 스스로를 개혁파로 정의하는 경우가 10% 수준인데 반해, 중도는 약 60%로 파악되며, 강경파는 정의 자체를 꺼려함.
ㅇ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개혁개방은 국가 정상화를 완성하는 단계로 평가할 수 있으며, 차기 정부에서 정상적인 개혁개방, 특히 경제 분야에서 문호 개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

■ 막후정치의 존속과 강경파의 득세

- 후견-수혜관계가 지배하는 인적구조는 법치보다 인치에 근거한 통치행태를 유지함.
ㅇ 1988년 이후 네윈(Ne Win)의 막후정치는 군사평의회를 유지시키는 결정적 동인이었음.
ㅇ 신정부 출범 이후 군사평의회 핵심 인사인 딴쉐(Than Shwe) 의장, 마웅에(Maung Aye) 부의장은 현실정치에서 은퇴했다고 발표함.
ㅇ 딴쉐 전 의장은 수도 네삐도에 칩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경파 인사들의 비호를 받으며 막후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임.
ㅇ 정치개혁에는 주도적 개입을 하지 않으나 여전히 군부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강경파 인사들의 이권이 포함되는 경제 분야에 한해 영향력을 행사함.
- 영향력을 강화하는 강경파
ㅇ 개혁개방 초기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서방의 직간접적 압력으로 강경파는 현상 유지에 천착해 왔음.
ㅇ 군부정권 당시에도 강경파는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보다 경제적 이권에 관심을 보였고, 이에 따라 신정부 들어 이들의 관심도 경제분야에 집중됨.
ㅇ 부분적 시장 개방으로 인해 정실기업의 생존권이 위협받자 이에 대한 강력한 반대여론이 형성됨.
ㅇ 미얀마의 기업은 대부분 가족기업형태로, 권력층인 1세대의 비호를 받으며 2세대가 기업운영을 통해 자본을 축적하는 행태임.
※ 사례 1: 아웅따웅(Aung Thaung) 국회의원
- 산업부 장관(1997-2011), 신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원으로 선출.
- 군사평의회 권력서열 2위인 마웅에와 사돈관계.
- 정부는 금융개방을 표방하나 2011년 차남 네아웅(Nay Aung)이 설립한 United Amara Bank를 보호하기 위해 외국은행의 현지 진출(합작, 현지 법인 설립)을 방해 또는 지체토록 유도함.
- 연락사무소(지점)은 42개 외국은행이 허가를 취했고, 이 중 5-10개 은행이 영업 허가를 취득하는 과정 중에 있음.

※ 사례 2: 쪼산(Kyaw Hsan) 협력부 장관
- 아웅따웅과 함께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됨.
- 신정부 출범 이후 정보부, 사회복지부 장관을 역임, 비중이 떨어지는 협력부로 보직 이동을 했으나, 각료 내 강경파 유지 차원의 안배로 알려짐.

■ 개혁파의 피로감, 강경파의 득세?


- 기약 없는 보궐선거 일정
ㅇ 지난 3월, 총 30석(상원 6, 하원 13, 지방 11)에 대한 보궐선거 실시를 예고했으나 선거일을 확정하지 못한 채 정부는 11월-12월 중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함.
ㅇ 2015년 연말 총선을 앞둔 민심의 직접적인 풍향계로서 정부와 여당은 승리 도모를 위한 전략적 획책을 구상 중인 것으로 확인됨.
ㅇ 노동 파업, 시위 등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해 정부는 방임 자세 유지하며, 지원 세력인 반정부 단체와 대립각 형성.
ㅇ 2012년 4월 보궐선거와 달리 서방의 유화적인 조건이 없는 가운데, 금번 보궐선거는 강경파와 야당 간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관측됨.
- 지지부진한 헌법 개정
ㅇ 신정부 출범 이후 여당 내에서도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2013년 7월 의회 내 ‘헌법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헌법 개정에 착수함.
ㅇ 아웅산 수찌의 대권 도전과 관련한 개정 쟁점이 부상함에 따라 서방세계 및 국내 반정부 집단의 헌법 개정 요구 시위가 발생함.
ㅇ 헌법 개정의 결정적 쟁점은 헌법 제 436조 개정이며, 미얀마 대선은 국회의원에 의한 간접선거임.
ㅇ 헌법 개정 요구는 원외에서 지속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아웅산 수찌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헌법 개정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음.

■ 불확실한 미래

- 개혁개방은 기득권의 퇴로를 위한 골든타임(Golden Time).
ㅇ 정치와 분리되어 기득권은 경제적 이권을 향유해 왔고, 신정부의 개혁개방에 따른 해외 자본 유입은 기득권과 결탁하는 현상을 보임.
ㅇ 그러나 외국 기업과 경쟁력이 낮은 분야에서 강경파의 반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독점적 이익구조를 고착화 시키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임.
ㅇ 대표적인 (퇴역)군부기업인 미얀마경제지주공사(UMEHL)는 독점적으로 장악해 온 운송 사업이 경쟁력을 상실하자 타 영업 분야로 운영방침을 변경하고 있음.
ㅇ 미얀마투자위원회(MIC) 위원, 상무부 자문, 대통령 자문관 등 다수의 정부 관계자는 양공을 중심으로 한 도서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 경제 수준 대비 낮은 환율에 대해 “시장 논리”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개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함. 즉 개혁개방 시기 동안 소수의 상위층은 부를 축적할 기회를 얻음.
ㅇ 모든 국내 자산은 국가에 있다는 헌법 제 37조에 근거하여 군부와 관료의 배타적 이익을 국가가 보장하는 구도가 지속되고 있음.
※ 사례 : 양공-네삐도 고속도로 건설 사업
- 2006년 완공된 본 고속도로는 국방부가 건설 주관했고, 2014년 현재 편도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 공사를 준비 중임.
- 이미 해당 도로공사 토지는 각 부처 고위 공직자와 가족 명의로 매입 완료.
- 현재 추가 2차선 공사도 상위층 중심으로 매입 완료.
ㅇ 외국인 직접투자도 개정 법령상 외국인 100% 투자가 가능하나, 미얀마 정부는 가급적 그들이 추천하는 국영기업, 정실기업과 합작 사업을 제안함. 이 방식을 통해 정부의 자본축적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됨.
ㅇ 따라서 군부와 관료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외국인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고, 소규모보다 대규모, 장기간 투자를 유인하는 실정임.
- 2015년 총선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음.
ㅇ NLD와 같은 유력 야당이 승리하면, 현 기득권의 역할과 위상이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큼.
ㅇ 딴쉐를 중심으로 한 구체제 인사가 건재할 경우 현 체제 강경파의 입지는 축소될 가능성이 없음.
ㅇ 떼잉 쎄인 대통령의 재출마가 점쳐지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 쉐망 하원의장-구체제 추종 강경파-떼잉 쎄인 대통령 중심의 개혁파 등 경쟁과 갈등이 본격화될 것임.
ㅇ 아웅산 수찌의 대중적 인지도와 국제적 지지도는 높은 편이나, 현실정치에서의 성과가 크지 않은 점도 미얀마 정치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음.
ㅇ 여당과 정부는 가급적 신정부의 성과를 전시하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총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으므로, 공정하고 평등한 선거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임.
ㅇ 정부는 국제적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클 것이지만, 군사정권 당시 전시한 ‘시간 끌기’ 전략, ‘미얀마적 특수성’ 등으로 응수하며 기득권의 이익을 옹호해야 할 상황에도 직면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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