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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카자흐스탄 재래시장 변화의 신호

카자흐스탄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연구위원 2014/09/11

■  알마티의 유명 재래시장인 바라홀카

 

- 카자흐스탄의 알마티(Almaty)시에 위치한 바라홀카(Barakholka)시장은 가구, 모피코트, 카펫, 자동차 부품 등 대부분의 공산품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파는 곳으로 수백 개에 달하는 컨테이너들이 줄을 지어 시장을 형성하고 있음. 

 

- 바라홀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상품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것으로 시내의 다른 상점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알마티 인근의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음.

- 그러나 최근 시장 내에서 상인들 간의 이권다툼으로 인한 수차례의 방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시장은 변화의 조짐을 맞고 있음. 

 

- 알마티시에서는 잇따른 방화 사건에 따라 기존의 바라홀카 시장을 구성하던 컨테이너 위주의 재래시장을 현대식 건물로 재건축하려고 하면서 시장 상인들은 쫓겨날 처지에 놓여있음. 터키에서 악세사리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한 상인은 “바라홀카에서 장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알마티 시의 정책에 따라 모두 쫓겨나야할 판”이라고 이야기하였음.

 

- 바라홀카 뿐만 아니라, 최근 수년간 알마티 시의 재래시장들은 시 당국의 재개발 프로그램에 따라 기존의 시장 상인들이 강제로 철거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 재래시장이 철거된 자리에는 현대식 상점이 대신하게 될 것임.

 

- 바라홀카시장은 1990년대부터 상인들이 물건을 사고팔던 곳으로 세계은행(The World Bank)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연간 상품 거래액이 약 17억 달러에 달하는 중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임. 알마티시는 바라홀카시장 대신, 이 자리에 대규모의 현대식 설비를 갖춘 쇼핑센터가 들어서기를 원하고 있음.

 

■  재래시장 변화의 배경

 

- 그 동안 바라홀카시장은 저렴한 상품을 찾는 알마티의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곳이었으나 알마티시 당국으로서는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도심에서 눈에 거슬리는 곳이었음. 더구나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원하는 알마티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바라홀카시장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여겨왔음.

 

- 지난 8월 6일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정부 당국자들에게 “상인들의 거래가 위축되지 않는 범위에서, 통제되지 않는 재래시장을 철폐하고 쇼핑몰 설립을 장려하는 방안을 통해 지하경제 규모를 축소하라”고 지시한 바 있으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카자흐스탄 시 당국은 재래시장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삼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

 

- 예시모프(Akhmetzhan Yesimov) 알마티 시장은 바라홀카시장 변화의 선봉에 서고 있음. 그는 바라홀카시장이 세금탈루의 온상이자 밀수품 거래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불법 이민자들의 천국으로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언급하였음.

 

-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알마티 시와는 다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음. 조지타운 대학의 후원으로 바라홀카에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한 학자는 “바라홀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이슈는 카자흐스탄 경제에 만연해 있는 여러 문제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하였음.

 

- “지하경제를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내는 것은 제도적 개혁을 동반하는 정부제도의 효율성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함. 많은 상인들은 알마티 시장의 재래시장 개혁의 원인에는 동감하지만 바라홀카시장의 폐쇄로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은 모두가 원치 않고 있음.    
 
- 알마티시 관계자들은 바라홀카시장의 폐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 재래시장을 폐쇄하는 것은 인근 고속도로 주변의 차량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며 재래시장 자리에 현대적인 쇼핑센터가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것임.

 

■  바라홀카에 대한 향후 전망

 

- 바라홀카에서 현재 상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인들과 관계자들은 약 1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현대적인 쇼핑센터가 들어선 이후에 이들은 아마도 현재보다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할 것임.

 

- 바라홀카에서 핸드백을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만약 임대료가 적정하다면 새로운 쇼핑센터에 입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임대료는 매우 비쌀 것이다”라고 언급함.

 

- 현재 이 상인이 매월 지불하는 임대료는 약 500달러(USD) 정도이며 시장 운영비 명목으로 별도로 350달러를 내고 있음. 이 정도의 금액은 알마티 시내의 다른 소매업장에 비해 월등히 낮은 가격임.  

 

- 국민들의 소득이 향상되고 중산층이 성장함에 따라 카자흐스탄의 소비는 계속 성장하고 있음. 지난 10년간 소매시장 규모는 4배 이상 성장하여 연간 270억 달러에 달하고 있음.

 

- 정부는 지난 수년간 재래시장을 현대화된 쇼핑센터로 전환시키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가시화된 성과를 거두고 있음. 이미 2011년에 공식거래의 규모가 비공식거래를 넘어섰으며 재래시장 및 비공식 거래가 전체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로 줄어들었음.

 

- 한 전문가는 “상거래를 양성화하는 것은 단순히 재래시장을 없애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바라홀카 시장이 없어지고 현대식 쇼핑센터가 들어서면 상인들은 좀 더 많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된다. 상인들은 상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바라홀카를 필요로 한다”라고 지적하였음.
 

■ 총 평

 

 - 바라홀카시장은 알마티시 외곽에 위치한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 알마티 인구의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음.

 

 - 특히 바라홀카 시장은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시장 구성의 특성으로 인해 임대료가 낮아, 적은 자본으로 상업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었던 시장임. 알마티 시내의 경우 2000년대 경제호황기 이후 상점의 임대료가 크게 올라 어중간한 자본력과 상품으로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임. 특히 새로 건설된 쇼핑센터의 임대료는 어지간한 서구국가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낮은 임대료와 세금을 회피한 저렴한 상품으로 인해 바라홀카는 알마티의 높은 물가수준을 견디기 어려운 서민들이 자주 찾는 시장이며 같은 제품이라도 알마티 시내의 상점보다 최소 20~5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현재의 바라홀카시장이 폐쇄되는 정부의 현대화 정책이후 서민들의 삶과 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큼. 


 ※ 참고자료

 

-  Kazakhstan: Legendary Almaty Bazaar Going Upmarket, Eurasianet, 201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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