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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IS의 시리아: 이슬람국가 탄생인가, 새로운 전쟁의 시작인가?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4/09/19

미국과 순니파 아랍국가들의 시리아 공습


미국과 아랍 5개국이 공동으로 지난 9월 22일 시리아의 IS 근거지를 공습함으로써 그동안 이라크에서 위세를 떨치던 ‘이슬람국가(IS)’의 미래가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첫 공습의 특징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요르단, 카타르, UAE 등 아랍 5국가들이 미국에 적극 동참했다는 점이다. 특히 공습과정에 미국이 단독으로 알레포와 이들리브 지역에서 ‘호라산(Khorasan) 그룹’의 거점을 공습하여 시리아 내 온건 반군세력들이 반발하고 있다. 알카에다의 시리아 분파로 알려진 알누스라 전선은 미국의 호라산 그룹에 대한 공습으로 자신들의 지도자가 사망했다고 밝히며 시리아 공습은 “이슬람에 대한 전쟁”이라고 보복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리아는 물론 러시아와 이란도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IS를 격퇴할 목적으로 지난 8월 8일 이라크 공습을 시작으로 아랍국가들과 함께 시리아 공습을 통해 국제연합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월 24일 UN에서 IS를 “죽음의 네트워크(network of death)”로 규정하고, 이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위해 국제연합전선의 깃발 아래 많은 국가들이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과 아랍 참가국들은 9월 27일 현재 시리아에 7차례의 공습을 통해 시리아 북부 코바니와 알하사카 및 민베즈 등 터키 국경지대까지 전선이 확대되어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터키의 참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프랑스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습에 참여한 가운데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호주 등의 국가들도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시리아에서 국가 간 이해관계의 충돌이 과연 미국의 의도대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몰아내고 ‘테러와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라크와 시리아를 발판으로 이슬람국가(IS)가 새로운 국가로 등장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IS 공습은 이라크의 안정수준에서 마무리될 것


순니파 아랍국가들은 IS가 순니파 계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미국의 공습에 찬성하고 있다. 알카에다가 추구하는 과격한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가 시리아나 이라크에 탄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입장은 보다 복잡하다. 순니파 이슬람국가의 태동은 원칙적으로 바라지 않지만,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정권이 무너지면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란이 시리아 정권붕괴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지원하는 시아파 헤즈볼라가 대이스라엘 관계에서 저항세력으로 큰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는 합법적인 정당으로 활동하며 이스라엘의 남부레바논 점령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러시아도 시리아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동에서 유일하게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가 시리아인데 시리아 정권이 무너지면 중동에서 유일한 발판을 잃게 된다. 그래서 시리아와 함께 공습에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터키의 입장은 보다 복잡하다. 터키는 쿠르드 독립을 저해하기 위해 시리아와 연합하여 쿠르드를 압박해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이라크의 쿠르디스탄 유전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송유관을 통해 터키로 수출되기에 무작정 쿠르드를 압박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IS가 생산한 원유의 대부분이 터키 암시장에서 거래되지만, 터키는 이를 묵시적으로 용인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시리아에 대한 공습은 그 목적이 시리아 정권의 궤멸에 있지만 각 국가 간의 이해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점은 아랍국가들이 미국과 함께 시리아 공습에 참여하고, 프랑스는 이라크 공습에 참여한 점을 보더라도 관심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아랍국가들은 과격한 이슬람국가의 탄생을 저지하려 하고 있으며, 유럽국가들은 이라크에서 유전지대 확보를 위한 이라크의 안정화에 보다 큰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 참전국의 공습은 IS 궤멸을 장기전으로 넘겨두고, 단기적으로 유전지대의 탈환으로 이라크 정권의 안정이 이루어지는 수준에서 마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추론은 지금까지 진행된 공습이 이라크에 209차례, 시리아에 30차례 단행 됐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습이 시리아보다는 모술댐 인근에 100여 차례를 포함하여 아르빌 및 키르쿠크에 집중되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시리아보다는 이라크 공습에 집중하는 점도 ‘유전지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이라크 정권의 안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 어부지리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생존은 향후 중동 분쟁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이다. IS 없는 시리아는 결국 현 시리아 정권을 유지시켜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하려면 아사드 정권의 진퇴가 관건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IS와 같은 종파인 이라크 순니파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이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지난 6월 IS가 장악한 지역을 이라크 정부군이 탈환하긴 했지만, 시아파 정부군에 의한 보복행위가 발생하여 이라크 정부가 순니파 무슬림들의 환심을 사는데 어려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 정부가 약 600만 명에 달하는 순니파 무슬림들을 어떻게 친정부 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가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시리아에서 알 아사드 정부군의 협력 없이 어떻게 IS를 격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리아에서 IS와 대적할 수 있는 세력은 시리아 정부군밖에 없다. 물론 미국의 이번 공습목표가 시리아 정권붕괴에 있기는 하지만, 시리아 온건파 반군을 지원하다가 자칫하면 IS를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미대통령은 시리아 온건파 반군지원을 위해 2015년도 임시예산안에 군사력 사용 및 지원 등에 관한 ‘대통령령 10조’ 권한을 상하원에 공식 요청해 놓고 있다. 이는 온건파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을 지원하여 IS를 축출하고 정부군을 압박하겠다는 의도이다.

이와 함께 호라산 그룹으로 알려진 시리아 내의 또 다른 극단주의 세력도 문제다. 호라산은 아프간 일부를 포함하는 과거 이슬람 칼리프 통치 국가를 의미한다. 호라산 그룹은 알-카에다와 연계조직인 알누스라 전선과 공조하기 위해 2012년 이후 시리아로 잠입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알-카에다의 주도하에 예멘, 시리아 및 유럽 출신의 조직원들로 구성되어있다.

이제 미국은 IS와 시리아 정부군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 자유시리아군은 한때 위세를 떨치긴 했지만 2013년 말 이후 거의 와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군세력 가운데 IS에 반대하는 무장세력으로는 알누스라 전선, 아흐라르 알샴, 이슬람 전선 등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 세력들도 대부분 IS와 유사한 이슬람 극단주의를 택하고 있어 이들을 도울 경우 오히려 IS를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아사드 정권을 궤멸시키고 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러시아와 이란의 공조가 필요한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의 입장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섣부른 아사드 정권의 전복은 IS, 즉 ‘이슬람국가’가 발판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같이 복잡한 요인으로 미국은 장기전을 예상하고 이라크에 조심스레 지상군을 파견하는 것 같다.

 

국가를 자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로 알려진 ISIL은 금년 6월 10일 불과 1주일 사이에 이라크 영토의 1/3에 해당하는 순니파 아랍지역을 점령하고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약 60km 떨어진 바쿠바까지 진격했다. 순니파의 지원으로 순식간에 이라크 영토의 1/3을 장악한 ISIL은 그 여세를 몰아 6월 29일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로 하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수립을 선포했다. 이로써 IS는 이란 및 이라크 지역에서 시리아의 알레포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이슬람국가라는 준(準)국가를 건설한 것이다. IS는“지중해 연안부터 걸프지역을 포함하는 거대한 이슬람국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ISIL이라는 무장단체라는 명칭보다 이슬람국가(IS)라는 명칭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실 이슬람국가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Islamic State in Iraq and the Levant)” 또는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 무장단체가 세운 일종의 준(準)국가를 말한다. 여기서 레반트는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서방국가들은 시리아 개입을 꺼려해서 ‘이슬람국가(IS)’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본고에서도 IS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라는 통합적 의미로 사용하였다.

IS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슬람국가가 주목을 받게 되는 계기는 지난 6월 이라크의 모술과 그 인근 유전지역의 점령이었다. IS는 중앙은행을 약탈하여 약 4억 달러를 수중에 넣고 원유 밀수로 테러자금을 계속 확보하며 전세계로부터 젊은 전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알 카에다와는 다르게 국가를 자처하며 영토를 갖고 있는 테러단체이기에 그 세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막대한 오일머니와 SNS를 통한 세계적인 젊은 지하디스트의 수혈

 

IS가 짧은 시간에 순식간에 확산되는 배경에는 테러방식의 진화(進化)에 있다. 오사마 빈 라덴 사후, 알-카에다의 새로운 변화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한 투쟁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트위터, 페이스북, SNS가 IS의 신무기로 등장하고 있다. IS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영상이나 음성파일을 확산시키고 있다. 컴퓨터 중독에 빠진 실업상태의 젊은이들은 IS의 동영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돈의 유혹에 따라 세계의 젊은이들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몰려든다. 심지어 8~9세의 어린이들까지도 쉽게 세뇌되어 IS에 가입한다고 한다. 약 2만 명 수준으로 알려진 IS의 군사력이 최근에는 5만 명까지 증가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IS에 합류한 외국인 지하디스트 가운데 약 15% 정도가 여성으로 과거와는 다른 특징도 보이고 있다.

IS는 막대한 오일머니의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외국의 젊은이를 끌어 모으고 있다. IS는 원유를 팔아 연간 약 3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유럽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 국적의 외국인 인질 몸값도 테러자금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테러자금의 돈줄을 차단할 적절한 방도가 없다. IS가 생산한 원유의 상당 부분이 터키 암시장에서 거래되어 매일 100만~200만 달러가 IS의 테러자금으로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새롭게 진화한 IS는 막대한 자금력과 SNS로 무장하여 젊은이들을 끌어 모아 그들이 선포한 준(準)국가 형태인 이슬람국가의 무장세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제 IS는 단순한 이슬람의 무장세력 차원을 넘어 9/11 테러와 같은 세계적인 테러도 예고하고 있다.

시리아 공습이 유전지대에 집중되고 있는 점은 테러 자금의 차단이 목적이다. IS는 시리아 유전 10곳 가운데 6곳을 장악하고 있으며 석유 밀매로 매일 최소 100만 달러 정도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유전지대 장악은 큰 의미가 있다.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공습은 IS의 입지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이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IS로부터 유전지대를 탈환하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의 정도는 다소 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유전지대 확보와 테러 자금줄을 차단하는데 큰 목적이 있으며, 아랍국가들은 IS 자체의 붕괴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동의 목표가 IS의 궤멸에 있지만, 서방국가와 아랍국가들의 속셈에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시리아에서 미국의 승리는 순니파 아랍국가들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시리아에서 IS의 궤멸작전이 실패한다면, IS 공습은 새로운 중동 분쟁으로 비화되어 국제화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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