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의 확장정책과 우즈베키스탄의 입장

러시아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연구위원 2014/10/06

■  러시아의 공격적 정책과 우즈베키스탄의 대 러시아인식

-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적인 정책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음. 먼저 카자흐스탄의 경우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학생들과 가진 타운 홀 미팅에서 카자흐스탄의 국가정체성을 무시하는 듯 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음.

- 우즈베키스탄의 관료들은 러시아의 정책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음. 고립된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오랫동안 러시아를 경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구 소비에트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유라시아경제연합(Eurasian Economic Union)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하여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음.

-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계속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내부에서는 향후 러시아와 더욱 거리를 두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

- 지난 9월 1일 있었던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소비에트시기를 “폭정과 억압의 불공정한 시기” 또는 “굴욕과 모욕의 시기”로 규정하면서 당시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적인 가치는 철저히 짓밟혔다”고 언급하였음.

- 카리모프 대통령이 비록 과거의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는 하였으나 우크라이나 동남부지역에서 계속되는 충돌과 러시아가 구 소비에트 지역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카리모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임이 자명함.

- 또한 카리모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의 대립이 전면적인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하며 국가의 주권과 영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음.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를 겨냥한 것임이 명백함.

■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즈베키스탄의 딜레마

- 다른 구 소비에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즈베키스탄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회피해왔음.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의 확장정책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카리모프 정권은 소요사태의 발생도 우려하고 있음. 뉴욕대학의 쿨리(Alexander Cooley)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어느 편의 입장도 지지할 수 없는 우즈베키스탄에게 곤혹스러운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평가하였음.

- 최근까지만 해도 우즈베키스탄은 우크라이나의 일부 유럽지지자들을 우즈베키스탄의 현 상황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인식하였으나 상황은 일부 변화한 것으로 보임.

- IHS Global Insight 의 한 지역분석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급진적인 정권변화와 같은 사태는 우즈베키스탄 정권이 자국 내에서의 끊임없는 정치적 억압을 통해 방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정권변화를 우즈베키스탄이 지지하지 않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공격적인 개입에도 비판적이다.”라고 이야기하였음.

- “우즈베키스탄이 두려워하는 것은 만일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의 정책노선을 충실히 따르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우즈베키스탄 정권의 전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 정책이다.”라고 쿨리교수는 이야기함.

- 그는 또한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의 미디어를 활용한 정보왜곡 가능성과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수백만의 우즈베키스탄 이주인구의 정치적 불안정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내 우즈베키스탄 인들은 러시아가 자신들의 정책을 추진하도록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음.

- 만일 러시아가 자국 내에 노동이주로 거주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인들을 추방할 경우 우즈베키스탄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겪을 수 있음. 아직 우즈베키스탄 경제는 자국으로 되돌아오는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없음.

■  러시아의 위협요인과 향후 전망

- 대외거주 러시아인의 보호라는 명분을 강하게 주장하는 러시아의 입장역시 우즈베키스탄으로서는 불안요소임. 영국 EIU의 우즈베키스탄 분석가인 달튼(David Dalton)은 “자국 내에 거주하는 소수의 러시아인들이 있는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즈베키스탄은 우크라이나에서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에 대해 깊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언급함.

-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고 약 3천만 명의 우즈베키스탄 인구 중에서 러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불과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여전히 러시아의 정책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음.

- 여러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강압적인 정책이 우즈베키스탄으로 하여금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른 국가들과 손잡게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음. 그 대상 국가는 중국이 될 수 있으며 경제적 협력은 한국, 일본, 중동국가들과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임.

- 현재의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서는 서구 국가들보다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전략적인 판단이 될 수 있음. 한 가지 이유는 서방 국가들이 우즈베키스탄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들어 전면적인 협력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며 다른 이유는 나토(NATO)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라 서구에 대한 우즈베키스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임.

-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정치적인 이슈와 인권 관련 문제들에 대한 개입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우즈베키스탄과의 밀접한 정치적 관계에서 역풍을 맞은데 대한 보복성 정책도 펴지 않고 있음.

-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북쪽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군사기지를 설치하였으나 2005년 안디잔(Andijan)사태에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기지를 폐쇄당한바 있음.

-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정책을 펼 때 서구지향적인 정책을 취해왔고, 서구 국가들이 자국의 인권문제를 지적할 때면 다시 친 러시아적인 자세를 지향해 왔음.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대부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중국과 연결되어 있고, 서방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이 다시 친 서구적인 정책을 보일 것인지는 불명확함. 

- 그렇다면 우즈베키스탄의 선택은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의 주요 구매자인 중국이 될 것인가?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했는데, 그의 중국 방문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서의 중국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음.                       
   
■ 총 평

 - 소비에트 해체이후 우즈베키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러시아의 세력 아래에 들어가는 것을 회피해왔고, 서구 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에서 일정 수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균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음.

 - 특히 2000년대 이후 구 소비에트 지역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경제연합체가 추진되고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참여를 고려하고 있지 않음. 다만 최근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으로서는 강대국 간의 세력견제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협력의 대상이 다양해 졌음. 
   

 ※ 참고자료

-  Rattled by Russian Expansionism, Tashkent Looks East , Eurasianet, 2014. 9.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