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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말레이시아, 소득분배 불균형과 양극화 심화

말레이시아 박창호 삼양제넥스 팀장 2014/10/07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코노미스트는 말레이시아의 소득분배 불균형과 양극화 심화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하였다. 말레이시아 내 이러한 사회경제적 이슈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현지 언론은 위 경고에 대해 연방정부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2014년 8~9월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 의지가 필요하다’, ‘경제 금융 압박은 현실이다’,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등 소득분배의 불균형과 양극화의 심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그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의 소득분배 불균형과 양극화 문제에 대해 ① 1970~2012년 평균 가구수입 변화 동향 ② 지니계수 변화 추이 ③ 퇴직연금 동향 ④ 소득 및 저축 동향 등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종족간․도농간 평균 가구수입 변화 추이

  1970년 이후 말레이시아의 종족별 평균 가구수입 추이(그림 1 참고)를 살펴보면 인도계의 평균 가구수입은 전체 평균에 근접하여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중국계와 말레이계(부미푸트라) 간의 소득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저소득층 대비 상위 20% 계층과 중위 40% 계층 간의 평균 가구수입 격차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줄었으나 이후 일정한 차이를 유지하고 있어 고소득층과 중산층간의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고).
  이러한 소득분배 불균형은 종족간․도농간 월평균 가구수입 동향을 통해서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그림 3, 4 참고). 도농간 월평균 가구수입 격차는 2009년 기준 2,160링깃(약 663달러)에서 2012년 기준 2,662링깃(약 817달러)으로 오히려 확대되었다. 2012년 기준 종족 간 월평균 가구수입도 2009년 대비 격차가 더욱 확대되어 중국계>인도계>말레이계 순의 불균형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림 1]에서 나타난 지난 40여 년간 이어진 종족 간 소득분배 불균형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5]에 제시된 결과에 기초할 때 인도계와 말레이계 간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계와 인도계 및 말레이계 간 소득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일 종족 내 평균 가구수입 변화 추이

  위에서는 종족 간 및 도농간 가구수입 자료를 통해 소득분배 불균형 심화 현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심층 분석을 위해 동일 종족 내 계층 간 소득분배 변화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970~2012년 기준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의 저소득층 대비 상위 20%와 중위 40% 계층의 평균 가구수입 비율 및 말레이시아 전체평균 대비 인도계 상위 20%, 중위 40%, 하위 40% 계층의 평균 가구수입 동향은 [그림 6] 및 [그림 7]과 같다. 저소득층과 대비하여 중간소득층(중위 40%)의 평균 수입은 큰 변화가 없으나, 고소득층(상위 20%)의 수입은 1987년 이후 증가하고 있어 인도계 내에서도 소득분배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전체 평균 대비 인도계의 소득 계층별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이후 고소득층과 중간소득층의 수입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저소득층(하위 40%)의 수입은 1997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는 말레이계의 소득 계층별 평균 가구수입 변화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림 8]에 따르면 1987년 이후 고소득층과 중간소득층 간, 중간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소득 격차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로써 인도계와 마찬가지로 말레이계의 경우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도계의 말레이시아 전체평균 대비 소득계층별 평균 가구수입 비율(그림 7 참고)과 비교할 때 특이한 점은, 말레이계 저소득층(하위 40%)의 평균 가구수입 비율이 고소득층(상위 20%)과 중간소득층(중위 40%)의 비율보다 더욱 높다는 점이다(그림 9 참고).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인도계와 달리 말레이계 저소득층의 가구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계의 소득계층별 평균 가구수입 추이를 살펴보면(그림 10 참고) 말레이계의 경우와 유사하게 계층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2002~09년에는 상위 20% 계층과 중위 40% 계층의 소득 격차가 감소하였으나, 이후 다시 상승하였다. 말레이시아 전체평균 대비 중국계 상위 20%, 중위 40%, 하위 40% 계층의 평균 가구수입 비율의 추이(그림 11 참고)는 [그림 7]에 나타난 인도계의 경우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 1970년 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2009년부터 모든 소득 계층에서 다시 상승하였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할 때, 인도계, 말레이계, 중국계 모두에서 동일 종족 내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전체평균 대비 각 종족별 소득수준 계층이 나타내고 있는 가구수입 비율의 양상을 고려할 때 특이한 점은, 인도계와 중국계는 소득 불균형이 1970년 이후 2000년대 초까지 지속적으로 완화되었으나 말레이계는 불균형이 꾸준히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말레이계의 가구수입 비율은 향후에도 타 종족 대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타 종족에 비해 인도계의 소득수준 계층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니계수 변화 추이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Gini Index)는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불평등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0.4를 넘으면 상당히 불평등한 소득분배의 상태에 있다고 본다. [그림 12]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말레이시아의 지니계수(파란색 선)는 1970년대 중반 이후 1989년까지 빠르게 감소하였으나, 1990~2005년에 0.46 전후의 값을 유지하며 정체기를 나타낸 이후 2009년 기준 0.441에서 2012년 기준 0.431로 소폭 감소하였다. 말레이시아 지니계수가 감소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0.4를 상회하는 바, 말레이시아는 상당히 불평등한 소득분배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2]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이후 말레이계의 소득분배 불균형이 가장 두드러졌고 인도계는 상대적으로 불균형 정도가 덜하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말레이계의 소득분배 불평등도가 개선된 반면 인도계의 불평등이 심화되어 전체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 13]을 살펴보면 인도계의 지니계수는 2009년 기준 0.424에서 2012년 기준 0.443으로 높아져 소득분배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말레이계의 지니계수는 2009년 기준 0.440에서 2012년 기준 0.421로, 중국계의 지니계수는 2009년 기준 0.425에서 2012년 0.422로 하락하였다. 2012년 기준 도농간 지니계수 격차는 2009년 대비 줄었으나 도시의 지니계수는 0.417, 농촌 지역의 경우는 0.382로 나타나 도시지역의 소득분배 불균형이 농촌 지역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그림 14 참조).

근로자 적립기금(퇴직연금) 상황

  현지 언론보도 및 ADB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근로자 적립기금(퇴직연금)의 적립액은 매우 적으며, 이는 생활비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3년 12월 기준, 54세인 적립기금 가입자의 69%가 은퇴자금으로 5만 링깃(약 1만 5,350달러) 미만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나, 은퇴자들이 추가적으로 자녀의 지원, 투자 소득 등 별도의 소득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퇴직연금만으로는 냉혹한 황혼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된 바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인이 은퇴 준비를 위해 적립하는 금액은 수입 대비 약 30%로 나타나 OECD 회원국 평균인 57%와 대비하여 현저하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다. 더불어 수입의 30%를 퇴직연금에 적립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이 23%에 불과하여 소득분배 불균형 심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는 은퇴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의 불균형도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 연금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근로자 적립기금 외에 말레이시아에는 현재 8개의 민간 연금펀드가 운용되고 있으며, 1,300만 명의 성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25년간 매년 3,000링깃(약 920달러)을 적립하도록 할 경우 약 1조 링깃(약 3,070억 달러) 상당의 자산이 확보되어 말레이시아 자본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이는 적은 인구에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자산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호주의 민간 연금펀드(약 1.5조 호주달러, 약 1조 3,100억 달러)의 운영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가입자에 한해 3,000링깃(약 920달러) 상당의 세금을 공제해 주는 등 연금가입을 장려하고 있으나 계속되는 생활비 상승 등 가계지출 부담이 민간 연금제도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소득 및 저축 상황

  위에서 살펴본 적은 수준의 적립기금은 곧 낮은 소득 수준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Maybank 전문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전체 가구의 75%는 월 5,000링깃(약 1,535달러) 이하, 7%는 월 4,000링깃(약 1,228달러) 이하, 53%는 월 3,000링깃(약 920달러) 이하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말레이시아에는 기본급이 매우 낮게 책정되어 있는 직업이 많고 판매직의 경우 판매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기본급보다 더 많은 경우도 있어, 퇴직연금 적립액이 적을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말레이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중간(Median) 가구수입은 월 3,626링깃(약 1,113달러), 2011~2012년 기준 말레이시아인의 중간 월 급여는 1,500링깃(약 460달러)으로 나타나나, 2014년 현재 말레이시아의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2만 달러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할 때, 말레이시아는 중산층은 적고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많은 양극화 구조를 보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은퇴자의 재정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근로자 적립기금에 적립한 금액보다는 예금, 부동산, 주식, 보험 등 부문에 적립/투자한 자금일 것이나, 이를 나타내는 종합적인 자료는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만약 근로자 적립기금이 말레이시아인의 유일한 저축액이라고 가정한다면, 은퇴 후의 생활은 매우 어려울 것이며 생계를 위해서는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만 할 것이라는 점이 여러 기관 및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말레이시아 근로자 적립기금 자료에 따르면, 54세 가입자 중 연금 적립에 적극적인 가입자(매월 꾸준히 적립하는 가입자)의 경우 2013년 기준 평균 16만 7,000링깃(약 5만 1,300달러)을 적립한 반면, 1년에 1회 이하 적립한 비적극적 가입자의 경우 평균 적립금이 2만 6,000링깃(약 8,000달러)에 불과하여 정부가 운영하는 적립기금에서도 소득 양극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은퇴 후 20년간 매월 최소 생활비 820링깃(약 252달러)을 지출한다는 가정 하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권장하는 적립기금 적립액의 규모가 최소 19만 6,800링깃(약 6만 415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매월 꾸준히 적립한 적극적 가입자의 적립액도 정부의 권장 적립액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황혼기의 소득격차 심화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직면한 또 다른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결론

  말레이시아는 상당히 불평등한 소득분배의 상태에 있고, 향후 중국계와 그 외 종족간 소득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일 종족 내에서도 계층간 소득불평등 심화 현상이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계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말레이계의 가구 수입은 향후 타 종족과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타 종족에 비해 인도계의 계층별 소득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 적립기금, 소득, 저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종족 간, 계층 간, 지역 간 소득 불평등 심화는 은퇴 이후의 황혼기 양극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관련 정책에 대한 상세한 검토와 분석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고소득 국가 중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가 가장 심한 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물가 정책과 재정적 투자에 대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잘못된 전략에 의해 야기된 경제의 왜곡현상은 생활비 상승과 소득분배 불균형을 촉발시켰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말레이시아인들은 은퇴 후 적은 액수의 적립기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ADB의 한 이코노미스트가 말레이시아 정부의 경제 및 재정 정책에 대해 ‘말레이시아를 가장 비싼 가격을 주고 자동차를 구입해야 하는 국가 중 하나로 만들어 버린 실패한 국민차 프로젝트’라고 비유한 것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경제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참고자료
- 말레이시아 통계청 2012년 가구수입 조사자료, 2012.
- Economics Malaysia, 11 September 2013 : Documenting Income Inequality: 2012 Update, http://econsmalaysia.blogspot.kr/2013/09/documenting-income-inequality-2012.html
- Economic Planning Unit, Prime Minister's Department 자료, 2013.
- Jose G.H., 2014. Why is inequality so unequal across the world? : Could it be that every nation gets the inequality it deserves?. Presented at the Plenary Session "Shared Prosperity and Growth" of the 17th World Congress of the International Economic Association, June 2014.
- Malaymail Online, 17 September 2014 : Malaysia risks becoming ‘unequal and polarised’ in terms of income, economist warns, http://www.themalaymailonline.com/malaysia/article/malaysia-risks-becoming-unequal-and-polarised-in-terms-of-income-economist.
- Malaysians Must Know the Truth, 16 September 2014 : Malaysia 'Unequal & Polarized'-economist warns, http://malaysiansmustknowthetruth.blogspot.kr/2014/09/malaysia-unequal-polarised-economist.html.
- The Ant Daily, 19 September 2014 : Rich getting richer, poor getting poorer ! Can this be reversed?, http://www.theantdaily.com/Main/Rich-getting-richer-poor-getting-poorer-Can-this-be-reversed.
- The Malaysian Insider, 29 October 2012 : Malaysian can't depend on EPF for retirement, says pension fund expert, http://www.themalaysianinsider.com/malaysia/article/malaysians-cant-depend-on-epf-for-retirement-says-pension-fund-e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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