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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한·몽골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과제

몽골 김홍진 순천향대학교 경제금융학과(한국몽골학회 회장) 교수 2014/10/27

양국 교역규모 현황

한국과 몽골은 내년이면 공식 수교 25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양국은 선린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사회경제 각 방면에서의 협력을 꾸준히 증대시켜 왔다. 교역규모와 대몽골 투자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왔다고 자평할 수 있지만, 아직도 미진한 부분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먼저 최근 한국의 대몽골 교역규모를 보면 <표1>과 같다. 2000년 5천만 달러 수준이던 양국 교역규모는 2013년 약 8배 증가하여 4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무역수지 측면에서 몽골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양국 수교 이래 이러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양국의 교역규모가 크게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5억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먼저 교역규모 총량의 증대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표 1> 한국의 대 몽골 교역규모(단위: 천 달러)

 

2000

2005

2010

2011

2012

2013

총 교역

56,749

82,516

230,470

410,497

487,055

426,430

수출

54,672

77,621

191,631

349,874

433,457

399,472

수입

2,077

4,895

38,839

60,623

53,598

26,958

무역수지

52,596

72,726

152,792

289,251

379,859

372,514

자료: 한국무역협회 www.kita.net

한국의 대몽골 수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먼저 몽골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수입수요 증가 때문이다. 몽골은 1990년대 후반 1인당 GDP가 500달러를 하회하였지만, 최근에는 4,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몽골의 높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기업의 원자재 수요와 개인의 소비재 수요가 모두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수입하는 기계류, 화학공업 제품, 철강금속제품 등은 몽골 산업발전을 위해 중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의 몽골에 대한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수입수요가 유발되는 측면도 있다. 한국 기업은 몽골에서의 기업경영을 위해 주로 한국으로부터 원부자재를 조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류 열풍을 무시할 수 없다. 방송문화, 자동차 및 이동 통신기기 등 한류와 관련된 파생수요가 매우 큰 편이다.
한국의 몽골로부터의 수입은 수출에 비해 매우 작다. 주요 수입품은 광산물로 전체 수입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캐시미어를 비롯한 의류와 일부 농산물이 수입되고 있다. 향후 몽골의 식품가공업이 발달하면 대 한국 수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캐시미어의 색상과 디자인 등이 개선되면 이 분야도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몽골의 대규모 광물자원인 구리와 석탄을 한국에서 수입할 수 있다면, 몽골로부터의 수입 증가는 물론 양국 교역규모가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현재 몽골에서 수입하는 광산물은 금과 일부 소규모 광종에 국한되고 있다.
몽골의 수출입 규모와 국가별 교역비중을 보면, 전체적으로 한국의 비중은 기대했던 것보다 크지 않다. 2013년 몽골은 약 43억 달러를 수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수출품은 광물자원으로 거의 전량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국은 몽골 총수출에서 0.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몽골의 2013년 수입은 약 63억 달러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전체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8%의 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 및 미국과 비슷한 규모이다. 한 가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향후 몽골의 소득이 더욱 증가하면 대중국 수입품이 한국 상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국은 더욱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대몽골 투자 현황

몽골에 대한 직접투자는 1994년부터 시작되어 연도별 부침이 있었으나, 꾸준한 증가와 함께 2006년 처음으로 단일 연도 기준 1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한국의 몽골에 대한 직접투자는 빠르게 증가하여 2008년 처음으로 5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하여 2009년 투자금액이 크게 감소하였지만, 2012년 다시 5천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표 2> 한국의 업종별 대몽골 투자 현황: 1994~2013

산업

투자 건수()*

투자금액(천 달러)

비중(금액, %)

건당 투자금액

광업

204

97,097

27.6

476.0

도매 및 소매업

244

62,254

17.7

255.1

건설업

126

47,150

13.4

374.2

부동산업 및 임대업

116

34,706

9.9

299.2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46

25,044

7.1

544.4

제조업

126

19,392

5.5

153.9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18

17,589

5.0

977.2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66

14,453

4.1

219.0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

26

11,884

3.4

457.1

숙박 및 음식업

15

7,114

2.0

474.3

운수업

23

5,374

1.5

233.6

농업, 임업 및 어업

41

4,103

1.2

100.1

하수, 폐기물 처리,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

5

2,786

0.8

557.2

금융 및 보험업

7

488

0.1

69.7

기타

30

1660

0.5

55.3

총계(2013까지 누계)

1,093

351,094

100

321.2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www.koreaexim.go.kr
주) * 해외투자통계에서는 신고 건수와 송금횟수가 나오는데, 여기서 투자 건수는 신고 건수임

업종별 대몽골 투자 현황을 보면 2013년까지 누계 기준으로 3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였는데, 그중에서 광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표2 참조) 광업 중에서는 금․은 및 백금 비중이 약 2/3로 가장 크며, 그다음으로 기타 비철금속광업, 철광 등에 투자되고 있다. 다음으로 도소매업과 건설업, 부동산업 등의 비중이 높다. 대몽골 투자는 초기에는 개인과 소규모 기업의 투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대규모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건당 투자금액으로 볼 때 평균 32만 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영세한 규모이다.
주요국의 대몽골 업종별 투자 비중을 보면, 중국은 제1위 투자국으로 대부분을 광업과 석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몽골의 원유 생산은 전적으로 중국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투자가 많은 이유는 우선 몽골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국의 높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자원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몽골의 자원에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는 6위 투자국으로 거의 전적으로 광업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오유 톨고이 구리 광산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1)
한국은 7위 투자국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건설업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 결과 한국은 대몽골 건설공사 수주 측면에서 최근 약진하고 있다. 몽골은 최근 자원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정부가 발주하는 사회간접자본 등 공공투자가 증가해 왔으며, 민간부문에서도 호텔 신축 등 대규모 건축공사가 발주되기도 하였다. 한국은 2013년 8억 6천만 달러의 건설공사 수주를 비롯하여 최근 3년 동안 13억 달러의 공사를 몽골에서 수주하였다. 그만큼 한국 건설기술의 우수성이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중에서도 삼성물산의 비중이 최근 크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도 거의 절반을 광업에 투자하면서, 무역과 금융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일본은 주요 투자국이면서 몽골원조그룹을 오랫동안 주도해 왔는데, 광업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으면서 무역과 경공업, 정보통신, 금융업 등에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다. 러시아는 사회주의 시절부터 몽골의 자원과 기간산업에 투자해 온 패턴을 이어가고 있으며, 우라늄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몽골은 앞으로 철도 건설과 도로 확·포장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수요가 많으며,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수자원개발, 도시계획 등에도 많은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건설공사 외에 플랜트사업 등에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으므로, 민간투자 측면에서 양국의 협력 분야는 매우 넓다고 하겠다.

양국 경제협력의 평가와 애로사항

한·몽 양국의 교역규모가 꾸준히 증가하였지만, 규모 면에서는 아직도 미흡하다. 지경학적 측면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몽 양국 사이에는 역사·문화적 유대감이 있고 몽골 현지에서 한류 열풍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양국 교역규모가 이 정도에 그치고 있는 이유를 심도 있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수출 면에서 보면 최근 한국은 몽골 총수입의 6~8%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다음으로 양국 교역에서 몽골이 만성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3억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는 2013년 기준 외환보유고 22억 달러 내외의 몽골에서는 매우 큰 것이다. 이러한 만성적 무역 불균형은 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한쪽으로 치우친 무역수지 불균형은 양국의 선린우호 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경제협력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몽골 직접투자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산업에 투자되고 있으나, 아직도 규모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다. 양국이 상호 교류를 시작한 초기에는 대체로 소규모 서비스 및 도소매업 위주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최근 광업과 건설업, 방송문화 등 투자 분야가 다양화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한국은 몽골의 제반 위험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여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 그 결과 몽골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참여 가능성과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최근 건설공사 수주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양국 경제협력의 확대에 어려움을 주는 장애요인은 몽골이 내재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과 위협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적은 인구와 혹독한 기후, 수자원 부족,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높은 물류비용 등이 태생적인 약점과 애로사항이 될 것이다. 그 외에 최근 몽골정부가 외국인투자법 개정을 통해 보여준 정책 비일관성과 불확실성도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양국의 상호인식에 있다고 본다.
먼저 한국의 입장에서는 몽골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낮은 인식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몽골경제의 부상과 재평가에 따라 몽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각종 위원회가 열리는 등 나름의 협력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몽골에서 강력히 원했던 FTA 추진과 대통령의 조기 방몽 등에 대해 한국은 소극적 입장으로 일관하였다. 한국 기업도 몽골의 장기적인 발전과 가치에 주목하기보다는, 자원 획득과 단기적 이익 추구에만 주력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으로 인해 ‘한국에 있어 몽골은 계륵과 같은 존재’라는 인식을 몽골 측이 갖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몽골의 입장에서도 ‘제3의 이웃’ 정책에서 한국이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측면이 있다. 특히 남북한 동시수교 국가로서, 중요한 때에 확실하게 한국을 지지하지 않고 어정쩡한 등거리 외교관계를 보여줌으로써 한국 정부를 실망시켜 왔다. 이로 인해 한국도 몽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유보한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현상의 선후 관계는 분명치 않지만, 양국이 한 단계 높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면 상호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패권주의로 인해 한국이 끼어들 수 있는 입지가 매우 좁다는 점도 주요 애로사항이다. 몽골은 광물자원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중국, 기타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지역이다. 중국은 몽골 광산물의 최대 수요자로서 유리한 가격에 수요독점자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이 시장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원치 않으며, 중국을 경유하는 광물 운송에도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대몽골 에너지 수출 공급독점자이면서 몽골 광물자원 개발과 운송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철도를 동부 몽골을 경유하여 시베리아까지 연결하는 데 적극적이며,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으로 광물 운송 경로를 마련해 주고 철도 이용 수익을 얻고자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복잡한 정치경제 방정식은 당사국인 몽골이 나서서 풀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현지에 진출한 투자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을 보면 몽골사회의 제도와 법규가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현지의 복잡한 행정체계로 인해 기업설립이 어렵고, 사회주의 유산으로 남아있는 다양한 규제 때문에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세무행정의 복잡성과 공무원의 부패, 수출입 업무에 있어 통관 지연 및 자의적 관세 부과 등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위하여

몽골은 정책변화의 불확실성이 있고 사회주의 시절의 유산으로 각종 규제가 많은 편이며 비즈니스 환경도 열악하다.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때로는 정치경제 상황이 복잡다단하게 전개될 때도 있다. 국가의 경제적 개입이 광범위하게 남아 있는 몽골과의 경제협력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입장에서도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 두어야 한다.
먼저, 민간과 정부를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협력의 틀을 만들어서 대몽골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는 자원개발과 민간기업 투자를 모두 포함시켜서 중장기적 전망 하에 추진되어야 한다. 자원개발에는 긴 시간과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며, 민간기업의 투자도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몽골경제 여건 속에서도 기업의 투자가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포괄적 협력의 틀을 만들고 이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몽골의 자원개발에 집중하면서도 반드시 몽골의 전통산업인 식품가공업, 섬유산업, 농업개발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원개발에만 치중하는 협력 관계는 중국과 러시아 등 기존 진출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 나아가 한국은 자원개발을 통해 금전적 이익만 추구하고, 몽골에서 필요로 하는 협력에는 인색하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 오히려 경제협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러한 협력 방향에서 상호 진정성을 이해하고, ‘몽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속성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몽골과의 경제협력은 몽골의 법과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전통적 가치관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몽골은 자원개발로 인해 국토가 황폐해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많은 국민들이 과거 러시아의 약탈적 개발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광해관리공단의 환경파괴 조사와 복구 사업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또한, 양국 산업발전의 격차로 인해 호혜적이고 대등한 산업협력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 몽골의 산업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이 재 평가받고 있는 때이지만, 자원 부국 몽골의 성장 잠재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한·몽 양국이 상호 진정성을 가지고 상대방을 더욱 진지하게 바라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1) 2위부터 5위까지 투자국은 네덜란드, 버진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등 조세회피 지역이다. 캐나다와 호주, 일본 등은 상당 부분을 이러한 지역을 우회하여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은 제3위 투자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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