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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병세 악화와 마그레브 지역의 정세 전망

알제리 임기대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2014/11/24

■ 알제리의 안정과 주변 국가의 변화


- 2010년 12월 18일 튀니지 노점상 부아지지의 분신 이후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으로 ‘아랍의 봄’이 확산되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알제리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음. ‘아랍의 봄’ 이후 인접 국가 모로코가 2011년 7월 헌법 개정을 통해 국민들의 동요를 잠재우고, 튀니지가 여러 과정을 거쳐 사상 4년 만에 첫 민주적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임.
- 이런 와중에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병세로 인해 오랫동안 정국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도 외형상 안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는 알제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음. 하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약고와도 같은 분위기가 최근 감지되고 있음. 특히 대통령의 병세 악화와 국정 수행 문제는 전 국민의 불만을 넘어 분노를 자극하고 있음.

 

■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건강 악화 일지, 그리고 높아가는 국민들의 반감

 

-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재선에 당선된 직후인 2005년 출혈성 궤장으로 프랑스 파리 근교 Val-de-Grace 군 병원에서 장기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여 왔음.
- 2013년 4월 77세의 고령으로 뇌졸중 혈류 증세를 보여 프랑스의 Val-de-Grace 군 병원에 또다시 입원. 같은 해 5월 1일 노동절에 대국민연설은 물론 전통적으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던 알제리 FA컵 축구 대회 결승전(4월 30일)을 관람하지 않고 프랑스에 2달간 장기 체류를 함. 이후 귀국했지만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한 체 생활하고 있음.
- 2014년 4월 17일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스스로 4선 출마를 부인한 상태에서 또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 중병에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면서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됨.
- 당선 이후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짐. 베르베르족의 카빌리, 오레스, 음자브 지역을 중심으로 반대 투쟁이 확산되고 대도시의 대학생과 경찰, 소방관을 비롯한 공무원까지 정부 정책 및 반정부 시위에 가담하고 있음. 특히 올해 11월 들어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집단 파업은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국민은 정부를 불신하고 있는 상태임.
- 알제리를 둘러싼 주변 지역의 정세 불안도 국민을 불안케 하지만,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모로코에 자존심이 상한 상태임. 모로코는 국왕 모하메드 6세가 직접 탈중앙화를 위한 지방분권화, 경제의 다변화, 일자리 창출 정책 등을 통해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어 알제리와는 대조되는 분위기임.
- 모로코와 달리 원유값 하락에 민감한 알제리는 2014년 상반기 무역적자가 이어져 외환 보유액이 감소하고 있음. 알제리 은행(BNA)에 따르면 알제리 공식 외환 보유액이 2013년 하반기 1,940억 달러에서 올해 6월 1,932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고 함.
- 가장 기본적인 농수산품의 수입 의존도에 따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도전받고 있음. 식료품 해결에 하층민까지 정부에 대해 반감을 보임. 현재 알제리는 식료품 수요의 70% 이상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어 국민들의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음.
- 이런 상황에서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지난 10월 8일 프랑스 남동 그르노블 인근의 군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대통령에 대한 각종 루머가 생겨나고, 국민들과 정치권은 분노를 폭발하기 시작함. 특히 왜 치료를 할 때마다 조국을 등지고 프랑스로 비밀리에 입국하여 치료받는지, 국정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왜 권력을 놓지 않는지에 대해 국민들의 의구심이 쌓여 분노만을 키우고 있음. 자신들의 대통령에 관한 신변 상황을 자국민이 모른 체 프랑스군과 정부가 맡아서 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까지 토로하고 있음.

 

■ 알제리와 대비되는 모로코, 튀니지


- 여전히 국내외 경제 악화와 국민들의 수시 파업에도 불구하고 모하메드 6세 국왕의 지지도가 견고함. 모로코는 빈민층이 전체 국민의 70%와 극심한 빈부격차, 언론 통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지지율이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 Africatime지는 모로코 안정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음. (2014.11.22.)
ㅇ 국민들 요구에 적재적소에 부응할 줄 아는 모하메드 6세 :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모로코 헌법 개정을 들 수 있는데, 장관 임명권과 의회 해산권을 총리에게 위임, 인권과 개인의 자유 보호, 지방분권화 정책 등이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음. 의회 기능 강화 부분은 여전히 미진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인권 부분(11월 27일 세계인권포럼을 마라케시에서 개최하기도 함), 다문화적 정체성(아마지그어의 공용어 지위 확보 등) 보장, 지방분권화 등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사실상 모로코에서 인근 국가들과 같은 ‘아랍의 봄’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전망함.
ㅇ 빈민층이 70% 이상이었지만 모하메드 6세 즉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곳곳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조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빈민층이 중간층 이동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실제로 12만 가구 이상이 생활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 한 예로 자동차 등록 대수가 2000년 5천 대였지만, 2012년 13만대로 급상승하고 있어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음.
ㅇ 이외에도 섬유, 에너지, 금융, 농식품업, 관광, 항공 분야에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ㅇ 국왕의 왕성한 외부 활동으로 인해 국가 위상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음.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장기적인 투자 활성화를 통한 교류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 말리, 코트디부아르, 기네공화국, 가봉 등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위한 장기 플랜을 세우고, 프랑스와 미국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음.
ㅇ 아랍 이슬람 세계에서 첫 자유 경선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튀니지 : 튀니지의 경우 알제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주변 국가이지만‘아랍의 봄’이후 여러 혼란한 상황을 거쳐 11월 23일 대통령 선거를 시행하여 알제리 국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음. 두 명의 대통령만이 장기 집권해온 튀니지에서 독립 후 처음 실행하는 자유경선 대통령 선거는 마그레브는 물론 아랍 국가에서 민주적 이행 과정의 표본으로 꼽혀 알제리와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

 

■ 악화되는 알제리 사회와 여론


-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월 14일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프랑스의 그르노블 병원에 입원하면서, 모든 것이 비밀리에 진행된 것에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함. 국민들은 자신들의 국가 원수가 프랑스 언론(Le Dauphine Libere)을 통해 시시각각 보도(운송에서 병원 검사과정까지) 되는 것에 대해 분함을 금치 못했으며, 132년의 식민지배로 앙금이 가시지 않은 프랑스에 대통령의 건강과 목숨까지 의지하는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는 상황임.
- 알제리 언론은 11월 15일 대통령의 입원에 대해 대대적인 보도를 함. 야당 또한 권력이 알제리인에게 알 권리를 감추고 있으며, 이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함. 특히 4선에 성공했지만 4월 이후 실질적인 국정 운영은 하지 않고, 대통령의 배후에 또 다른 권력의 비호층이 있음을 개탄함.
- 권력과 국민 간의 거리감이 모로코에 비해 갈수록 멀어지고, 이는 유가 하락과 같이 비상시국에 국가 경쟁력 상실이라는 위기감을 불러올 수 있음.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강력한 맞수였던 알리 벤플리스까지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비판을 표시하고 있으며, 카빌리 지역에서는 다시 타마지그트어의 공식어 요구와 유가 하락, 인권 유린에 따른 정권의 말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거세게 지적하고 있음.
- 11월 23일 치러지는 튀니지의 민주적인 대선 과정을 바라보면서 알제리 내 곳곳에 만연한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 유린 문제를 언론이 지적하고 나섬.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국정 운행이 사회 곳곳의 비정상 행위를 방치하거나 증식시키고 있다고 비판함. 이에 따라 약물 복용, 가두 상인, 음주, 매춘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국가적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보도함.
- 이와 같은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 임기 만료 이전에 선거를 치를 것을 공식적으로 제기함. 야당의 조사와 자문 심의기구(ISCO)는 대통령 입원 이후 3일간의 논의 끝에 11월 18일 대통령 건강을 문제 삼고 예정보다 앞당겨 선거를 치러, 국정 안정을 이룰 것을 공식적으로 제기함.
ㅇ 이를 위해 선거를 치르기 위한 독립적인 기구 설치
ㅇ 선거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 국민들 간의 합의에 따른 헌법 개정
ㅇ 준비위원회로 개별 정당 및 정당 대표, 자유와 민주화를 위한 국가 연대, ISCO가 임시 체제를 구성

 

■ 대통령 병세 관련 알제리와 마그레브 지역의 안정에 대한 향후 전망


- Le Monde지는 지난 11월 15일 “알제리에서 부테플리카 이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라는 제목으로 부테플리카의 4선 임기에 관한 문제를 제기함. 이 기사에서 Nacer Djabi 알제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외부 위험에 맞설 수 있는 마지막 인물이 부테플리카 대통령이기에 권력과 돈을 같이 분배해 온 사람들이 끝까지 현 대통령을 사수하며 기득권을 지킬 것으로 전망함.
- 그동안 리비아와 사헬 지대 국가들에서 발생한 각종 테러 사건과 국가 전복 사태, 그리고 최근 ‘이슬람 국가’(IS)에 대한 불신이 커서 현 정권에 불만이 있지만, 국민들이 쉽게 이슬람주의에 동조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임. 하지만 최근 이슬람 온건 정당과 과거 이슬람 구국 전선(FIS) 간의 교감이 형성되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자는데 합의를 본 상태이므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음.
- ISCO, 이슬람정당, 야당이 연대하여 헌법 수정에 대한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2014년이 지나기 전 완료되길 촉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묵묵부답인 상태임. 헌법 개정은 대통령의 4선 공약이었음.
- 현 상황에서 IS가 마그레브 내에서도 유일하게 알제리(카발리 지역)와 튀니지와의 국경지대에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이들의 세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정국의 불안정이 향후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여전히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음. IS의 동맹단체인 ‘Jund Al Khilafah’(‘칼리파의 병사들’이란 의미)가 지난 9월 21일 창설되고, 카빌리의 티지우주(Tizi-Ouzou)에서 프랑스 남성을 납치해 참수한 이래로 이 단체를 소탕하기는커녕 가입을 원하는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
- 지난 11월 5일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는 알제리의 안정 없이 마그레브의 안정을 꾀할 수 없고, 더 나아가 모로코가 당면한 서사하라 문제까지 해결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칙적인 문제 당사자는 알제리에 있음을 떠넘기고 있어 모로코와의 관계도 현재로선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임.
- 말리 사태와 관련 진행된 협상 테이블(10.19~10.23)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알제리와 말리 정부, 사하라 일대의 투아레그족 간의 협상이 지지부진하여 언제든 새롭게 이 지역의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임.
- 튀니지 선거 결과에 따른 알제리 국민의 동요를 어떻게 잠재울지도 변수가 될 수 있음. 알제리는 자유 경선을 해 온 마그레브 유일 국가였지만 군과 정보부의 보호 하에 정권이 연합한 1당 지배 체제였으므로, 이번 튀니지의 자유 경선은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음. 과도기를 이끌고 왔던 앤나흐당 후보자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사실상 서구식 민주주의의 시험장이 아닌지 주목받으며 인접 알제리에 영향을 줄 전망임. 게다가 서구식의 결선 투표제를 통한 대통령 선출은 마그레브 지역에서 민주주의 체제의 새로운 출발을 알려주는 의미가 있음.
- 모로코와는 적대적인 알제리지만 우호적인 튀니지가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사회 부조리, IS 확산 차단, 민생과 실업문제를 척결한다면 그 여파는 그대로 알제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 결국, 지지부진하던 헌법 개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알제리는 물론 마그레브의 안정을 위해서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됨.

 

※ 참고자료 (2014년 11월 02일~11월 25일)
- El Watan (http://www.elwatan.com/)
- Les Algériens accrochés à la santé de Bouteflika (2014.11.17 검색일 2014.11.18.)
- L'opposition demande une élection présidentielle anticipée (2014.11.19 검색일 2014.11.20.)
- Bouteflika remet sur le tapis le projet de révision constitutionnelle (2014.11.25 검색일 2014.11.25.)
- Tout sur l'Algerie (http://www.tsa-algerie.com/)
- Présidentielle anticipée : Louisa Hanoune à la rescousse de Bouteflika (2014.11.22 검색일 2014.11.23.)
- Mohamed VI : pas de solution au Sahara occidental sans l’Algérie (2014.11.07 검색일 2014.11.11.)
- Horizons (http://www.horizons-dz.com/)
- Le président Bouteflika : L’Algérie se prépare sérieusement pour la révision de sa Constitution (2014.11.24 검색일 2014.11.24.)
- Africatime (http://fr.africatime.com/maroc/)
- Le Maroc n'a pas connu de "Printemps arabe" : 3 raisons pour l'expliquer (2014.11.17 검색일 2014.11.20.)
- Le Dauphine Libere (http://www.ledauphine.com/)
- L'avion d'Abdelaziz Bouteflika a décollé de Grenoble (2014.11.15 검색일 2014.11.15.)
- Le Monde (http://www.lemonde.fr/)
- En Algérie, la bataille de l’après-Bouteflika a commencé (2014.11.15 검색일 2014.11.15.)
- La Presse de Tunisie (http://www.lapresse.tn/)
- La communauté internationale unanime: La démocratie tunisienne, source d'inspiration pour tous les pays de la région et du monde (2014.11.24 검색일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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