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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최근 루블화 평가절하와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 러시아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연구위원 2014/11/03

■  러시아 통화가치 절하와 중앙아시아의 현실

- 키르기스스탄에서 연금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한 노인은 자신은 더 이상 고기를 사 먹을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함.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인 비쉬켁(Bishkek)에 위치한 재래시장에서 최근 6주간 소고기 가격은 약 9%가량 상승하였음. 그리고 최근의 인플레이션 현상은 단지 육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

- 이 재래시장에서 육류를 판매하는 한 상점 주인은 지난 한 달간 판매량이 약 40%정도 감소하였다고 이야기함. 그는 보통 매달 약 400 킬로그램 가량 판매했지만 지난 9월에는 250킬로그램 판매에 그쳤다고 함.

- 최근 러시아 통화인 루블(Rouble)화의 가치가 지난 9월 초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그 여파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까지 미치고 있음. 러시아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상황으로 인해, 루블화 평가절하에 따라 중앙아시아 각 국가들의 통화가치도 함께 하락하고 있으며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음.

- 미국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로 인해 연초 대비 약 20%정도 평가절하 되었으며 9월 이후로는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가격의 국제시세 하락으로 그 속도를 더하였음. 평가 절하된 루블화 가치는 러시아 인근의 주변국가의 통화가치까지 함께 하락시키고 있음.

- 키르기스스탄 재정경제부의 한 공무원은 비쉬켁에서 음식료 가격이 최근 1년간 약 20~25%가량 상승했다고 밝혔음.

-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같이 러시아로 노동이주한 자국민의 송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의 송금액이 줄어드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음. 최근 수년간 러시아로부터의 송금액은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약 30%, 타지키스탄의 경우 약 50% 정도 자국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루블화 평가절하에 따라 송금하는 금액이 줄어들고 있음.

-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014년 1분기에 송금액이 줄어들었는데, 유럽부흥은행(EBRD)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전반적인 러시아 경제의 부진에 기인한다고 진단하였으며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중앙아시아국가들에서 총수요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음.

- 모스크바 르네상스 캐피털의 러시아-CIS 분석가들도 평가 절하된 루블화가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에 영향을 줄 것이며 단계적으로 해당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음.

- 국제통화기금(IMF)은 키르기스스탄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014년 8%, 2015년에는 8.9%에 이르러 2013년 6.6% 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망됨. 타지키스탄의 수도인 두샨베(Dushanbe)의 주민들은 최근 식료품 가격이 약 10% 상승하였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두 자릿수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음.

- 이러한 가운데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 유일하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비켜가는 국가는 투르크메니스탄임. 투르크메니스탄은 주요 수출품목인 천연가스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게 고정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임.      

■  각 국가의 통화가치유지를 위한 노력
 
- 약한 루블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자국의 외환보유고를 사용하여 루블화를 매입하고 있음.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를 방어하기 위해 금년에만 약 500억 달러를 사용하였음. 전(前) 재무장관인 쿠드린(Alexei Kudrin)은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루블화의 저평가는 좋은 현상이라고 주장하면서 루블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비난하고 있음.

- 루블화 가치와 원유가격의 하락은 또한 러시아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경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음. 카자흐스탄의 산업생산은 하락하고 있고, 정부는 재정수입이 줄어듦에 따라 예산을 재편성하고 있으며 탱게화 역시 절하 압력에 직면하고 있음.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이미 지난 2월에 19%가량 탱게화를 평가절하 했음.

- 지난 10월 21일,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켈림베토프(Kairat Kelimbetov) 총재는 탱게화 평가절하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지난 2월의 평가절하 직전에도 같은 말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음.

- 만약 탱게화가 추가로 평가절하 된다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임. 그리고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추가적인 자금이탈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서방의 분석가들은 판단하고 있음.

- “카자흐스탄 정부는 향후 추진할 정책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탱게화 평가절하의 영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자금을 달러화로 환전해 보유하고 있으며 탱게화의 보유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 자신도 탱게화를 갖고 있지 않다.”라고 카자흐스탄의 한 은행가는 이야기함.

- 게다가 카자흐스탄 내에서는 외환시장에서 최근 알려지지 않은 투자주체가 탱게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수 억 달러(USD)를 매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 지난 10월 21일 하루에만 이 투자주체는 6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달러화를 시장에서 매도하였음.

- 하루 전인 10월 20일에도 6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매도되었는데 이로 인해 탱게화는 달러당 181 탱게를 유지할 수 있었음. 시장에서는 이 자금의 출처가 카자흐스탄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기업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중앙은행은 사실 확인을 거부하고 있으며 정부의 외환시장개입 의혹은 커지고 있음.

-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과 같이 한정된 외환보유고를 가진 국가들에서도 각 국의 중앙은행은 통화가치 유지를 위해 달러를 팔고 있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화 대비 키르기스 솜(Som)의 가치는 금년 들어 12% 하락했고, 타지키스탄의 소모니(Somoni)는 5% 하락했음. 세계은행은 소모니 가치가 추가로 폭락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음.

- 러시아 르네상스 캐피털의 한 분석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시장 개입이 불필요한 뿐만 아니라, 소모적인 행위라고 이야기하고 있음.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외화 사용은 외환보유고의 소진을 가져올 뿐, 현재로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임.

-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됨.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은 이 지역을 하나의 투자대상으로 판단하고 있음. 예를 들어 CIS 펀드라고 하면 러시아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이 펀드에서 자금은 유출되는 것임. 따라서 러시아의 경제상황이 연쇄적으로 이 지역에 영향을 주는 것임.

- 중앙아시아 전체에 대한 경제성장률 전망은 더 낮게 수정되고 있음. 유럽부흥은행은 이 지역의 경제상황이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음.
       
■ 총 평

 -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경기가 급락하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그 영향을 받고 있음.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데,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가하락은 중앙아시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

 - 더구나 2015년 1월 1일부터 유라시아경제연합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고 향후 다수의 중앙아시아 단계적으로 국가들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기 동조화(Coupling)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  
   

 ※ 참고자료

-  Rouble decline hits home in Central Asia , Eurasianet, 201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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