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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라틴아메리카의 청소년 출산율과 사회적 불평등

중남미 일반 정상희 계명대학교 스페인어중남미학과/중남미지역학 조교수 2014/11/18

라틴아메리카 인구와 관련하여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은 청소년 출산율과 젠더적 영역에서의 불평등이다. 통계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젊은 계층의 약 30%는 20세가 되기 전에 어머니가 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속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여성이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으며 세대 간 빈곤의 재생산을 가속화한다. 따라서 유엔 산하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의 연구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청소년을 위한 공공정책에는 포괄적인 성교육과 생식보건에 대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출판된 연구인 “La Reproduccion en la Adolescencia y sus Desigualdades en America Latina”에서 언급한 상세한 지표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상황을 살펴본다면 19~20세에 어머니가 되는 젊은 계층의 비율은 2000년 32%를 차지했으며, 2010년 28%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1990년 관련 지표가 29%였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현재 상황은 2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5~19세 청소년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2000년 14%에서 2010년 12.5%로 감소했으나, 1990년대와 비교할 때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볼 때 15~19세의 청소년기에 어머니가 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니카라과(19.9%), 도미니카 공화국(19.7%), 에콰도르(17%)이며, 가장 낮은 비율의 국가는 우루과이(9.5%), 코스타리카(11.1%), 페루(11.5%)이다. 서유럽의 경우 이러한 비율이 2%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평균적인 지표는 유럽에 비해 크게 높다. 이와 더불어 위 국가들에서 15세 미만 미성년이 어머니가 되는 경우는 0.5%를 넘고 있지는 않지만, 우려되는 측면은 이러한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되는 경우는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실제로 어머니의 교육수준과 빈곤상황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같이 여성빈곤과 사회적 불평등 및 빈곤의 재생산은 깊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성의 교육 접근성 확대와 노동시장 및 정치적 영역에서의 여성 참여가 증가하면서 빈곤과 젠더의 관계는 변화하고 있으며 많은 영역에서 여성의 권리와 상황은 개선되어 왔다. 그러나 청소년 출산율이라는 하나의 지표상황을 볼 때 이 지역에서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빈곤과 젠더적 접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흔히 여성빈곤의 수는 남성보다 많고 그 정도가 심각하며, 여성과 남성은 빈곤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빈곤은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다른 형태와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에서 여성가구주(Female-headed Household)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빈곤의 여성화(Feminization of Poverty)”현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이와 같이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은 젠더와 깊은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청소년 출산율은 빈곤의 여성화라는 개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즉, 어린나이에 어머니가 되는 여성은 제도권 내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어려우며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쉽다. 향후 이러한 문제들은 여성의 역량과 고용시장의 접근성에도 영향을 끼치며 궁극적으로는 자녀의 취약성 및 세대 간 빈곤의 재생산과 직결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여성은 “시간빈곤(Time Poverty)”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빈곤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즉 시간의 소유와 배분에 따라 여성의 기회와 역량이 제한되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가사일과 비임금 생산 활동에 두 배 정도의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하면서 실제 남성보다 노동에 종사하는 시간은 양적으로 많지만, 공식적인 부문과 생산성이 높은 일자리에 고용될 수 있는 기회는 제한받을 수 있다. 따라서 라틴아메리카 여성의 47.7%는 생산성이 낮으며 가정 도우미, 자영업, 고용인이 5명 이내의 소규모 회사 등 사회보호제도가 미비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이처럼 빈곤과 젠더의 관계를 반영하는 추세는 국제개발협력에서 나타나고 있다. 젠더는 범주류적인(Cross-cutting) 분야이며 빈곤상황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빈곤극복을 위해 성 평등과 여성의 역량 강화를 직접적인 목표로 두고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청소년 출산율은 젠더적인 관점에서 분석될 수 있으며 여성빈곤과 세대 간 빈곤의 재생산 극복이라는 대 정책적 목표로서 고려될 수 있다. 물론 라틴아메리카의 청소년 출산율은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전통적으로 공고화된 여성의 지위와 역할, 조혼풍습 등 전통, 사회적 규범, 문화적 관습과도 관련되고 있다.

최근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경제, 사회적으로 발전했으며 전반적으로 빈곤과 불평등은 감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일생동안 한 여성이 출산하고 있는 아이의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청소년 출산비율과 관련된 지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상황을 감안할 때,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경제위원회의 언급처럼 단기적으로는 청소년 출산율을 줄일 수 있는 성교육과 생식보건에 대한 포괄적인 성격의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청소년 출산율 감소라는 단기성 목표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젠더적인 관점을 반영한 교육정책과 여성의 기회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좀 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성격의 정책적 고려가 우선될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출처>

-“Segun cifras de ultimos censos: Casi 30% de las jovenes latinoamericanas ha sido madre adolescente”, Cepal, 2014년 11월 13일
http://www.cepal.org/cgi-bin/getProd.asp?xml=/prensa/noticias/comunicados/9/54229/P54229.xml&xsl=/prensa/tpl/p6f.xsl&base=/prensa/tpl/top-bottom.xsl

-“Casi 50% de los empleos remunerados de las mujeres son precarios en la region”, Cepal, 2014년 11월 18일
http://www.cepal.org/cgi-bin/getProd.asp?xml=/prensa/noticias/comunicados/9/54279/P54279.xml&xsl=/prensa/tpl/p6f.xsl&base=/prensa/tpl/top-bottom.x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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