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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015년 주목받는 마그레브의 기업인, ISSAD REBRAB와 Cevital 그룹

알제리 임기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2015/01/05

“2014년은 이싸드 레브라브 Issad Rebrab의 해”라는 El Watan紙 기사(2014.12.29) 제목이 말하고 있듯이, 지난해 가장 중요한 마그레브의 기업인으로 언급된 인물은 이싸드 레브라브(1944~)이다. 그는 71살의 고령으로 2015년에도 알제리는 물론 마그레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까지 경제계의 중요 인물로 각인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Jeune Afrique 2014.11.27). 알제리 최대 민간 기업인 Cevital 창업주로 대표적인 ‘친한파’이기도 한 그는 지난 한해에도 알제리를 넘어 유럽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펼쳐갔다. 수년 전 필자와의 인터뷰1)에서 한국의 <삼성>과 같은 재벌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던 그는 알제리가 석유 등의 자원이 고갈될 때를 대비해야 하고 지중해 무역 경쟁에서도 선점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오랜 기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했던 알제리와 같은 국가에서 어떻게 그런 발상이 가능할 수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아프리카 경제계 10인 중 한 명(2014년 포브스 선정)으로 선정될 만큼 성장한 그와 그의 기업 Cevital을 알아보는 것도 우리와의 경제 교류를 중시하는 상황에서 의미 있어 보인다.

Cevital 그룹이 독보적인 존재로 주목받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Cevital이 사회주의 시스템에서 국가와 민간의 합작품을 내고 있다는 사실과, 이 때문에 외국 기업과 언론에 상당히 유명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는 한국 재벌의 사업 확장을 벤치마킹해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여왔다. 다음으로 석유 수출에 의존하여 대부분 농식품 및 자재를 수입하는 알제리에서 국내 소비 및 수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제리의 시장 경제를 고려할 때 쉽지만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상업과 무역이 특히 발달한 카빌리 출신의 그는 청년 시절 (1962년 알제리 독립 이후) 구멍가게에서 사업을 시작하여 철강업, 농식품 가공업, 자동차, 해양 운송, 정유 등 전 분야에 걸쳐 업종을 확대해가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재벌처럼 그의 4남 1녀 자녀들은 어릴 적부터 착실하게 경영 수업을 받아가며 기업 내에서 부문별 경영을 책임지고 그룹의 새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재벌의 성장 과정에 익숙한 우리에게 Cevital 그룹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사세를 확장해 오늘날의 거대 재벌 그룹으로 탄생했는지 그 내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도

분야 및 내용

기타

1971~1990

금속 및 철강 산업 제조 및 판매

 

1991

알제리 일간지 Liberte 창간 (프랑스어판 일간지 판매부수 2)

 

1995

농식품 가공품 수입 및 판매

 

1997

현대모터스 설립. 현대자동차 알제리 내 판매 및 서비스망 구축

 

1998

농식품 가공업을 핵심으로 Cevital 회사 설립

본사 카빌리 Bejaia에 둠

2000

해양운송업 Nolis사 설립

 

2005

시멘트 조립식 건물 제작 회사 CEVICO 창립

 

2007

- 유리공장 MFG 창립

- 조립식 건축물 제작 공장 BATICOMPOS 창립

- 주식회사 SAMHA 설립 : 알제리 내 삼성 전기전자제품의 조립 및 생산, 판매

알제리의 삼성선언

2008

- 유럽에서 평면유리 상업화에 성공. MFG Europ 설립

- VOLVO의 공공사업 기계 COGETP설립

- 농업회사 CEVIAGRO 설립

유럽시장 공략에 나섬

2013

프랑스 목공예회사 Oxxo(, 창문 전문 제작 기업) 인수

 

2014.04

프랑스 제 2의 전자제품 회사 Fagor-Brandt 인수. 이미 아시아와 마그레브지역에 수출하고 있는 전자제품 회사를 인수했다는 데 의미가 큼.

시장의 다각화

2014.12

이탈리아의 Lucchini Piombino 철강회사(이탈리아 2) 인수

 

2015 현재

19개의 계열사, 4개 중점 분야(농식품가공업, 자동차판매/서비스, 공업, 유통업)에서 그룹의 활동. 고용 인원 12,841(2012)

 

(자료원 : 세비탈 홈페이지 http://www.cevital.com)

 

Cevital 그룹은 총수 레브라브 회장을 빼곤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와 관련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눈여겨볼 수 있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과의 관계이다. 레브라브 회장은 자신이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고, 자녀들에게도 한국의 대기업 경영 방식을 배우게 하려고 여러 차례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실행했다. 오랜 기간 현대/기아 자동차의 수입과 판매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2006년 삼성프라자를 건립하면서는 삼성 제품 판매에 매진하다가 2007년 SAMHA를 설립하면서는 삼성 가전제품의 생산 설비를 갖추기까지 했다. 삼성과 기술 수출을 맺고 TV, 냉장고, 세탁기 및 에어컨을 위탁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하여 알제리에서 전자제품 영역에서도 사세를 확장했다. 경영 방식에서도 자녀들로 하여금 계열사를 맡기면서 가족 경영 체제를 견고히 해오고 있다.

둘째는 사회주의 체제 자본주의 성향이 강한 알제리에서 어떻게 막대한 부와 계열사를 늘려갈 수 있었는가? 권력의 견제는 없었는가? 또한, 그런 견제를 어떻게 구축하여 현재 아프리카의 가장 주목받는 경제인이 될 수 있었나? 레브라브 회장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작은 가게 정도를 운영했지만 80년대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게 된다. 하지만 90년대 테러리즘 시대에 자본주의와 서구식 경제주의를 채택한 기업에 대해서도 이슬람 무장단체가 무차별적 테러를 가했기에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 기간에 Cevital그룹은 11억 디나르 정도로, 당시로써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Tout sur l'Algerie 2014.04.22). 잠시 프랑스로 피해간 후 레브라브 회장은 1998년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국내로 돌아와 카빌리 Bejaia에 Cevital 그룹을 만들었다. 당시 정권은 레브라브 회장에게는 물론 기업가들에게 시장 개방개혁 정책의 당위성을 설파했고, 정부의 <경제개발계획 5개년 계획> 정책에 편승해서는 공기업 인수와 합병, 그리고 알제리에 중요한 생필품인 농식품 가공제품을 전국에 보급하며 국가가 하지 못한 일을 한 기업가가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일간지 Liberte의 창간은 Cevital 그룹을 홍보하는 데 가장 유용한 매체가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한국 배우기 열풍은 알제리인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알아가게 했다. Cevital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차(현대/기아) 수입에 이어, 삼성 제품의 현지 제조 및 판매망 구축을 해가며 정부의 한국 배우기 열풍과 호흡을 맞추었다. 실제 Cevital 그룹은 한국 자동차와 전자제품 회사를 설립한 직후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Cevital은 지난해 들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럽의 회사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야말로 알제리인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마그레브의 메시아’, ‘경제계의 지단’2)이란 호칭까지 얻게 된 것이다(Jeune Afrique 04.22). 지난 해 4월 15일에는 프랑스 최대 전자제품 회사인 FagorBrandt사를 인수하여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2013년부터 인수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여 지난해 4억 유로 투자, 1,225명의 직원 대부분을 그대로 인수하여 기업가로서의 위상을 대내외에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프랑스에서는 Oxxo회사(목공예품 회사)를 2013년 6월 인수한 이후 두 번째에 해당하는 사건이었다. 지난해 또 다른 사업 확장은 이탈리아 철강회사의 인수이다. 12월 9일 공식 인수한 이탈리아 철강 회사는 Cevital로서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 항구(Piombono) 확보라는 것 이외에도 알제리 내 철강 제품 공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레브라브 회장은 밝혔다 (Tout sur l'Algerie 2014.12.03).

레브라브 회장의 공격적 인수합병은 무엇보다 자국 내의 불확실성, 즉 정치의 불안정과 관료주의 행정에서 비롯되는 기업 확장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외국 진출을 더욱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유럽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아프리카의 수단, 코트디부아르 및 다른 아프리카 시장에도 공을 더 들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유럽 기업 인수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레브라브 회장은 유럽 경제의 위기를 말하면서 시시때때로 유럽 기업을 인수하여 지중해무역 패권에 알제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함을 역설한다. 게다가 유럽 기업은 수 세기 동안의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알제리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창업과정과 한국 기업을 통한 기업 성장, 그로 인한 유럽 및 지중해 무역의 패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그의 행보와 Cevital 그룹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우리와 많은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입장에서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다.

 

참고기사

Jeune Afrique, Ces messies maghrebines de l'industrie europenne (2014.04.22)
Jeune Afrique, Cevita autorise a reprendre le francais FagorBrandt (2014.04.15)
Tout sur l'Algerie, La chronique de Benchicou : la fausse bonne question d’Issad Rebrab (2014.05.29)
Tout sur l'Algerie, Issad Rebrab parle des investissements de Cevital en France et en Italie (2014.12.03)
Algerie Focus, Le gouvernement algerien est-il entre en guerre contre Cevital?, (2014.12.21)
Jeune Afrique, Sondage : qui est l'Africain de l'annee 2014? (2014.12.27)
El Watan, L'annee de Rebrab, (2014.12.29)

 

1) 2007~8년 필자는 레브라브 회장과의 4번에 걸친 인터뷰를 했다. 그는 당시 한국의 <삼성>이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이고 반드시 그리 될 것이라 장담한 바 있다. 이후 그의 행보는 한국의 재벌 그룹과 같은 행보를 이어갔고, 현재는 알제리 민간 경제를 이끄는 핵심이 되고 있다.
2) 실제로 레브라브 회장은 축구선수 지단과 같은 카빌리 출신, 본사가 있는 베자이야는 지단의 부모 고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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