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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상수(常數)에서 변수(變數)가 된 쿠바와 브라질의 미래

브라질 / 중남미 기타 최명호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5/01/21

미연방준비이사회(연준) 의장인 자넷 옐런에 의해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시점이 어느 정도 구체화 되었다. 옐런은 2014년 12월 17일(현지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앞으로도 두 번의 회의를 거친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정기회의는 1월, 3월, 4월, 6월에 있을 예정이므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4월부터라 볼 수 있겠다. 이는 이전부터 여러 언론매체 및 전문가들에 의해 내년 초 즈음으로 예측되어오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연준 의장에 의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로써 현재 출구전략과 맞물린 유가 하락의 공포로 인해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급락하며 금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은 유가하락이 미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분석하며, 금리인상 시기에 관해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이란 문구를 삭제하고 ‘인내심(Patient)’을 가질 것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금리인상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연준의 결정에 미국주식시장은 반가움을 표했다. 지지부진하던 다우지수의 흐름이 17일을 기준으로 1.69% 상승한 17,356.87포인트를 기록하며 120선의 지지를 받아 탄력적으로 상승한 모습이다. 나스닥도 소폭 상승하며 신흥국과의 디커플링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8bp나 상승하며 2.14%를 기록했다. 주요 언론사들과 애널리스트들 역시 불확실성이 제거된데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은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으며, 유가하락 및 달러 강세를 앞세워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러시아와 이란을 압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과 산유국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맞물려 유가가 6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루블화가 폭락했고, 다른 신흥국들 역시 증시가 출렁거리며 이러한 여파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상황은 정치·경제적 여러 악재가 겹치며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014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주춤하면서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고, 지속적인 채무증가와 더불어 달러 대비 환율이 5년간 급속히 상승하며 외국인의 투자금액도 빠져나가고 있다.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스캔들이 논란이 되며 급격히 하락하는 유가와 더불어 브라질의 사태를 심각히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브라질 내부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사상 최대 스캔들이 터지면서 브라질의 유력 일간지인 에스따도 지 상파울루(Estado de São Paulo)는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페트로브라스 충격이 브라질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2)

그러나 민심의 반응은 좀 달랐다. 이번 페트로브라스의 비리사건이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에 따르면 지우마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40%로 나왔다. 보통이라 답한 평가는 32%, 부정적인 평가는 27%였다. 지난 9월 같은 조사에서 긍정 38%, 보통 33%, 부정 28%에 비하면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대선에서 지우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처음 시행된 것이다. 지난 3월 63%의 긍정평가를 받아낸 이후, 대중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반부패 시위로 확산된 지난해 6월에는 긍정평가가 3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3)

대외부채부문 역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지만, IMF리저브 유동자산 역시 2010년 2,885억 US달러에서 2014년 9월(예상)기준 3,757억 달러로 약 30% 증가하여 순 부채비율은 조금 감소하긴 하였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의 인구구성 역시 브라질의 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CIA 자료에서 주목할 점은 15세에서 64세까지의 인구 구성이 70%에 가까워 앞으로 노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적지 않다는 점, 인구가 여전히 증가추세라는 것은 브라질 경기가 회복할 아주 중요한 잠재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소비주도성장에서 투자주도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PAC 3 및 PIL 2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지출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3년 465억 US달러에서 2014년 623억 US달러로 약 34%나 증가하며 브라질의 재정상황이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그렇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수출 상황도 비관적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지속적으로 헤알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 즉 브라질의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 수출품인 콩과 철광석 등의 가격이 반등하게 되면 무역수지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4) 호주와 뉴질랜드의 기상예측학자들은 2014년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에 ‘엘니뇨’가 올 것을 경고했으며, 미국 국제 곡물 가격의 추이를 보면 2007년과 2010~2011년에 엘니뇨나 라니냐등 기상이변이 있던 해에 급속히 곡물가격이 상승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호우나 가뭄 등 갑작스런 기상변화로 인한 곡식 등 농작물의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2년 이후 기후가 안정됨에 따라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이지만, 내년 초에 엘니뇨현상이 발생한다면, 브라질의 주 수출품인 콩의 가격 역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5) 이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대두 선물 가격은 지난 10월 톤당 357달러를 기록하며 2010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에 나서고 있다.

물론 브라질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인 중국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중국은 최근 ‘신창타이’를 제창하며 뉴노멀시대로의 전환을 공표하였고, 기존 양적 성장보다 내실을 갖추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대중국 수출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광석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초과공급 상황이 유지되면서 여러 기업들은 철광석의 가격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시티은행은 2016년 하반기엔 철광석이 60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6) 뿐만 아니라,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유연한 통화정책을 함께 펼치고 있어 전문가들은 2015년 초 한두 차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유동성 공급과 함께 위안화 약세를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위안화 약세가 발생될 경우 브라질의 철광석은 중국의 철광석보다 상대적인 가격열위를 보일 수 있다.

  세계경기에 덜 영향을 받기 위해서는 교역의 다양화를 위한 적극적인 FTA도 모색해볼 만하다.7) 이번 지우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참석한 것,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등 이런 우호적인 기류 안에서 브라질 역시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경제정책을 펼쳐 불안한 대외변수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14년 하반기부터 중국으로의 수출이 시작되면서 170만 톤, 약 80억 달러의 쇠고기 수출액을 달성했다.8)  물론 브라질의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경우 비관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앞으로 라틴아메리카와 중국의 경제 관계에 따라 그 상황의 반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IIRSA/API 프로젝트가 점진적으로 완공되고 있으므로 경제 기간망이 새롭게 완료될 경우 이것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쿠바와 미국의 국교 정상화이다. 쿠바는 현재까지 라틴아메리카 좌파 정권의 상징과도 같았다. 쿠바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과 쿠바-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볼리비아-브라질 등으로 연결되는 좌파 혹은 반미정권의 연대는 그 상징인 쿠바의 변화로 인해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미국에 대한 강경노선이 대내외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변화로 미국의 자본과 라틴아메리카 좌파정권이 가까워진다는 것은 단기간에 여러 경기지수가 회복되거나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재 G2로서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에게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쿠바가 정치외교 상수(常數)에서 변수(變數)로 돌아섬으로 인해서 오히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게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이 아니라 새우 등 따시게 될 가능성도 있으며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이이제이(以夷制夷)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2015년 상반기가 라틴아메리카 각 국가들의 외교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

 

1) 2014년 9월: 예상치
2)
Daniela Amorim & Vinicius Neder, Estadão de S.Paulo, “Petrobrás pode afectar nota do Brasil, diz S&P”, http://economia.estadao.com.br/noticias/geral,petrobras-pode-afetar-nota-do-brasil-diz-sep-imp-,1607580
3)  김재순, 연합뉴스,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정부 국정평가 ‘안정적’,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2/17/0200000000AKR20141217195200094.HTML?input=1195m
4) 본 칼럼을 쓰던 때와 현재 2015년 3월 15-16일 현재 국제 원유가격과 철광석 가격은 급락하여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헤알화의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이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브라질의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워졌으나 본문의 문장은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2015년 잠시 반등하다 다시 최저가를 기록 중이다.
5) Phoebe Sedgman and Supunnabul Suwannakij, Bloomberg, “What Will Weather Do in 2015? Forecasters Say El Nino Looms“, http://www.bloomberg.com/news/2014-12-02/what-will-the-weather-do-in-2015-weathermen-see-el-nino-risks.html
6)
안지연, 조선비즈, “[글로벌뷰] 철광석도 반토막 "톤당 60달러 밑으로 내려갈 것"“,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12/2014121202061.html
7) 브라질은 1991년 메르꼬수르에 가입하여 이후 이스라엘, 페루, 볼리비아, 칠레와 FTA를 체결하였다. 가장 최근에 발효된 FTA가 이스라엘과 메르꼬수르간 FTA로 2007년에 서명되었다. (http://www.sice.oas.org/ctyindex/BRZ/BRZAgreements_e.asp)
8) 브라질 육류수출협회(Abi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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