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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015년,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멕시코 정부의 슬기 혹은 꼼수

멕시코 최명호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5/03/09

2015년 3월 8일 현재 멕시코 페소 대 미국 달러 환율은 1달러당 15페소를 넘었다. 다른 보고서에서도 강조한 적이 있지만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치이다. 멕시코에서 제조업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 적지 않지만, 멕시코 안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상품, 소비재는 현재 수입되고 있으며 대개의 경우 중국산이다. 그래프에서도 보이듯 금융위기 전에는 달러당 10페소에서 머물던 환율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급등하기 시작하여 15페소까지 올랐다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시작되면서 점점 떨어지다가 2013년부터 완만하게 상승, 2015년 3월 8일 현재 15페소 이상이 된 것이다.

자국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른다고 말하는 경우, 그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단기 채무를 갚는 경우나 투기성 자본이 자국의 시장을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면, 그것도 환율 방어하기 위해 당국이 노력하는 상황, 다시 말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외환시장에 공급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면 멕시코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이자율을 올리는 것, 기준 금리를 올리는 것이 될 것이니 멕시코의 기준 금리를 주기적으로 살핀다면 멕시코의 경제 상황을 예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 리포트에서 주목하는 것은 멕시코 정부의 슬기 혹은 꼼수이다. 멕시코에서 ‘환율 15페소’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IMF 금융위기 등의 상황에서 경험했던 환율이 바로 15페소 이상이었던 것이다. 2015년 3월 7일자 BBVA Bancomer 환율을 보면 (은행에서) 팔 때, 15.76페소이며 살 때, 14.88페소이다. 환율이 15페소 이상이 아니라 16페소에 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에 달러를 팔 때, 멕시코 페소를 달러로 바꿀 때는 14.88페소로 15페소에 가깝긴 하지만 ‘14페소’에 머물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 환율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정확히는 88쎈따보, 0.88페소 차이가 나는데 약 1페소 정도 차이가 나는 것도 2014~2015년 환율의 변화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유가이다. 국제유가가 바닥을 친 후 다시 오르고 있으나 원유 수출국이기도 한 멕시코의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와는 전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

멕시코는 전량은 아니라고 해도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를 수입하는 국가로 브라질과 더불어 라틴아메리카에서 국제원유 가격에 가장 민감한 국가라 할 수도 있다. 멕시코 석유공사의 경우 멕시코 정부의 가장 중요한 세원이기도 하다. 멕시코는 2012년 12월, 아니 그 이전부터 아주 꾸준하게 휘발유의 가격을 올려왔으며 그것은 그래프의 기울기에 나타나 있기도 하다. 2014년 국제원유가격과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제원유가격의 하락에 따른 손실분은 전 멕시코 국민에게 돌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 등의 도시에서는 미국에서 주유하고 돌아오는 멕시코 국적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블랙 프라이데이가 아니라 해도 미국에서 쇼핑하고 돌아오는 멕시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의 외환보유고가 적지 않지만, 멕시코의 단기채무와 단기투기자본의 양과 비슷하므로 쉽사리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도 없다. 그래서 환율을 달러당 14~15페소에 걸치게 하여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지만, 상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업 및 무역 관계자들, 심지어 월마트, 체드라위, 코스트코 같은 대형 해외 슈퍼마켓도 현재 대금 결제를 중단하거나 미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 멕시코 이자율이 브라질의 경우처럼 올라가게 되면 멕시코 단기 투기 자본이 움직이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현 정부는 국제 원유가 폭락에 의한 국익의 손실분을 전 국민에게 돌림으로 만회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비판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보다 더 비싼 휘발유 가격 자체가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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