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브라질 경제와 중국의 브라질 진출

브라질 최명호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연구교수 2015/06/01

브라질 경제가 바닥을 모를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사실 저성장은 현재 전 세계적인 것으로 비단 브라질이나 기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만의 특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멕시코와 브라질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계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이전 멕시코 경제 분석에서 밝힌 것처럼 1/4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0.2%에 불과했고, 미국의 경제상황이 예상한 것처럼 호전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FRB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정도의 이자율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적어도 미국발 변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5년 2/4분기, 현재 브라질 내부의 상황은 탈출구가 없는 미로와 같다고 할 것이다. 정치/경제 관련 모든 뉴스가 부정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먼저 2015년 5월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네우손 바르보자 브라질 기획장관은 전날 연방하원에 출석, 경제 현황을 설명하면서 2016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3%에서 1.0%로 낮췄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0.9%에서 마이너스 1.2%로 낮췄다. 이 전망이 맞으면 1990년대 이래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1) 브라질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699억 헤알(약 24조 5천950억 원)의 지출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정부의 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성장촉진계획(PAC) 예산이 대폭 줄어들어 도로, 공항, 철도, 항만 등 건설 프로젝트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개발, 보건, 교육, 교통 분야의 지출도 많이 축소됐다. 하지만 문제는 브라질의 재정 악화가 정부의 방만한 재정 탓에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GDP 성장률만을 놓고 보면 지우마 정권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이코노미스트의 자료를 보면, 2013년을 기준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평균 성장률은 세계평균보다 더 낮고, 브라질은 이보다도 더 상대적으로 낮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의 경우 2015-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가 약 3%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해 브라질과 라틴아메리카는 6-8%의 상승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15년 4월 중순 인플레이션이 8.2%라 밝혔다. 200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지수이며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에 의하면 2015년 말까지 8%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2016년에는 6%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이 수치 또한 변동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로는 브라질 국내의 경제/정치적 요인과 같은 내적 요인과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과 미국의 이자율 인상 가능성이라는 외적 요인을 들 수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는데 2015년 4월 말에는 0.50%를 인상하며 13.25%의 이자율을 발표했다. 이는 200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미국의 FRB를 비롯하여 유럽중앙은행, 일본, 중국, 우리나라 등의 국가가 초저금리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다. 다시 말하면 국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브라질의 이자율 인상은 상대적으로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대폭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브라질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비정상적인 것이다.

2015년 3월부터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것처럼 보였으나 다시 가파른 약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감소하고 내수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입 역시 줄어들고 있다. 교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의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의 외환보유고는 3,65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환율개입을 하지 않는다 해도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외환보유고 또한 큰 폭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거시 경제 지표로만 보면 현 상황은 브라질의 역사적 경험, 2,000%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집단적 기억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표출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부정부패로 인한 지우마 정권과 브라질 노동당에 대한 정치적 불신이다. 여론조사기관 Datafolha의 3월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우마 정권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은 겨우 13%이며 부정적 여론은 62%에 달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권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며 정권을 재창출할 가능성은 지극히 작다고 할 수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49명의 정치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부정부패에 대한 의혹은 더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현 정권과 더 나아가 전 정권인 룰라 정권에도 이르고 있다. 사실 룰라 정권(2003년-2010년)의 경제적 성과는 약간 부풀려진 경향이 있는데 표-5처럼 룰라 정권 이전인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정권(1998년-2002년)부터 현재까지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를 넘어선 적이 없다. 당시 우리나라 참여정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2%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노동당 정권이 브라질의 중산층을 성장시키며 경제 체질을 개선시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당시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현재보다 높았으며 안정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정치적 불안정이 2015년 초부터 급상승한 인플레이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의 반전이 2/4분기에 생기지 않는다면 브라질의 마이너스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경기는 침체하고 자국의 화폐가치 또한 하락하면서 브라질 중앙은행의 이자율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경우 브라질은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현 상황은 개선될 여지가 없는 것인가?
G2로 부상한 중국이 브라질과 현 정권을 구원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을 포함한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정 의혹 인사들이 고소당하고 유죄 판결을 받는 상황에서 중국계 금융기관, 중국 수출입은행(Cexim)과 중국 국가산업은행은 페트로브라스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2) 브라질은 2014년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중국에 수출했으며 이후 그 규모를 1,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의 총리 리커창과 지우마 대통령이 합의한 무역협정의 가치는 중국에서는 270억 달러, 브라질에서는 5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국은 IIRSA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대형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브라질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경우 미국의 FRB가 이자율을 인상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계 자본이 투자된다고 해서 정치적 불신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중국계 자본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어떻게 진출했고 진출할 것인지를 가늠하기 위해 중국과 브라질, 베네수엘라, 쿠바, 아르헨티나 등의 국가와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http://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newsview?newsid=20150528210207579
2) http://www.latinnews.com/component/k2/item/64959/top_pick.html?period=2015&archive=true&cat_id=798066%3Abrazil-from-china-with-love-and-money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중남미 2014년 외국인직접투자 감소 2015-06-10
다음글 중국-칠레 금융 분야 협력 강화 2015-06-26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