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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IS 국가선포 1년, ‘칼리프(Khalif) 체제의 이슬람국가’가 출현하는가?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5/06/20

이상한 나라, IS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로 하는 '이슬람 국가' (Islamic State)가 출현한 지 1년이 됐다. 국제사회가 IS를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세력은 점차 확대되어 북아프리카까지 확대되고 있다. IS가 칼리프체제를 굳힌다면, 중동에서 이란(Islamic Republic of Iran)에 이어 새로운 이슬람체제의 국가가 출현하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는 7세기 초의 이슬람 출현 당시 이슬람세력의 파죽지세 확장을 연상케 한다.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며 수 세기 동안 강대국의 지배만 받아오던 ‘아랍인’들이 예상을 뒤엎고 강대국이던 비잔틴제국과 페르시아제국을 침공하고 이슬람제국을 탄생시킨다. 사막 한가운데서 홀연히 출현한 이슬람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알라 이외에 신은 없다”는 유일신 사상으로 똘똘 뭉친 아랍인들은 ‘신의 계시’라는 이름으로 남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정복사업을 펼쳐 대제국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이슬람제국이 탄생한다.

공교롭게도 IS가 위세를 떨치는 지역이 시리아와 이라크의 북부지역이다. 과거 이슬람제국이 번성했던 곳도 이 지역이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두 나라의 국경까지 없애버리며 주요 도시들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터키 남부 텔아비야드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의 지원 하에 있는 쿠르드 민병대(YPG)와 격전을 치르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IS는 분명 이상한 나라다. 2014년 6월 29일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를 수립한 IS는 ‘영토(領土)’를 기반으로 국가를 선포했다. 국가란 영토, 국민, 주권이 기본이다. 비록 국민과 주권이 무시된 국가라 하더라도 영토를 기반으로 출발했다는 점이 기존의 무장단체와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 중동의 유명한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나 하마스는 물론 탈레반, 심지어 알카에다는 영토를 기반으로 하지 않기에 ‘무장단체 아니면 테러단체’로 불린다. IS의 영토는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IS가 출현한 지 1년이 되는 지금, IS의 존재는 ‘국가(國家)라기보다는 테러단체’로 불리고 있다. 물론 국제사회가 IS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IS는 나름대로 수도를 ‘락까’로 화폐까지 발행하며 국가재정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100여 개국으로부터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를 확보한 상태고, IS지부는 북아프리카까지 확대되어 유럽의 목을 겨냥하고 있다.
IS는 요르단 출신의 테러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1999년 조직한 ‘유일신과 성전(JTJ)’이 모태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IS는 테러단체의 범위를 넘어 “지중해 연안부터 걸프 지역을 포함하는 거대한 이슬람제국”을 목표로 그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에 IS가 붕괴되지 않는다면, IS의 존재가치는 과거 이슬람제국의 형성과정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이슬람 출현 당시 사막의 유목민이던 아랍인들은 비잔틴과 페르시아 두 강대국 사이에서 억압받으며 대상무역(隊商貿易)에 종사하였다. 이슬람의 탄생지인 메카는 당시 국제적인 상업도시로 고리대금(高利貸金)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였다. 이때 출현한 종교가 이슬람(Islam)이고 사막에 흩어져있던 아랍인들은 ‘유일신’ 사상을 표방한 이슬람의 기치 하에 우후죽순처럼 모여들었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IS를 단순히 ‘테러단체’로만 격하시키기에 앞서 “IS의 응집력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21세기 중동, 더 나아가 글로벌화한 국제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제무역과 금융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은 전세계는 WTO를 주축으로 국가별 FTA에 치중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중동의 두바이가 금융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시점에 ‘부(富)의 편재’현상이 국가 차원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 시기에 전세계 젊은이들, 특히 일자리를 잃은 고학력 실업자가 된 청년들은 SNS라는 신무기로 무장하고 기존질서에 저항하고 있다. 소위 ‘IT 혁명’이라는 새로운 과학혁명을 무기로 …

IS는 이점을 간파한 것이다. 방황하는 전세계의 젊은이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이슬람을 끌어들인 것이고, 그 가운데서 기존세력의 파괴가 가능한 순니파를 표방함으로써 시아파 이란을 끌어들인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 중요한 투쟁수단이 된 것은 인터넷과 SNS다. 그렇기에 순니파를 표방한 IS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대치하는 점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엔 충분한 것이다. 여기에 서구 및 강대국의 개입과 터키와 걸프 아랍국가들의 대응은 향후 국제질서의 변화에 IS가 단순히 테러단체가 아닌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IS의 팽창, 유럽의 턱밑까지 위협

미국은 2014년 8월 IS 격퇴작전 개시 이후 지난 9개월 동안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세력에 3천800여 차례 이상 공습을 했으며, 투하한 폭탄과 미사일도 1만 5천여 발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르드족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정부군을 대신하여 1년간 IS에 맞서 어려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IS의 국가선포 1년간 주요 상황은 <표>에서 알 수 있다. 

영국사회도 충격에 빠졌다. 영국의 웨스트요크셔 지역에 살던 수그라 다우드(34) 등 세 자매가 자녀 9명을 데리고 지난 5월 2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떠난다며 출국한 후,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국한되지 않고 리비아 서부도 IS의 새로운 전선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패한 ‘리비아 여명(黎明)’이라는 이슬람 무장단체 ‘파즈르 리비아’가 수도인 트리폴리 서부에 정부와 제헌의회를 수립하고 정부와 대치하고 있다. 리비아 서부는 유럽의 턱밑에 해당하며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불과 400마일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으로 아프리카 난민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벗어나 북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테러단체들은 각기 군웅할거하며 자신들이 ‘IS 지부’라고 자처하고 있으며 ‘무한지룬’이라 부르는 외국 이주자 성전주의자들의 국적도 100여 개국에, 그 숫자도 2만 명에 이른다. 영국 국적자의 IS 가담자만도 600명에 달하기에 유럽사회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IS가 이토록 짧은 시기에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실을 간파한 전략’, 특히 소외된 젊은 청소년들의 갈증과 호기심을 ‘SNS라는 무기’를 빌어 구심점(求心點)을 종교적 목표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점은 알카에다의 무력투쟁에서 진일보한 전략이다.

특히 전세계에 만연된 실업, 일자리 창출 및 부의 분배 문제 등은 SNS를 통해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이슬람의 근본주의(Fundamentalism)에 입각하여 순니파와 시아파 종파 간 갈등에 교묘히 개입하여 이라크에서 핍박받는 순니파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IS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국과 서방세계를 ‘십자군’에 비유하며 세계적인 차원에서 그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인터넷과 SNS가 핵폭탄과 같은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IS의 급속한 팽창은 칭기스 칸의 활발한 정복활동과도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다. 첫째로 이민족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자세, 둘째로 특정 종교를 지지하여 내분을 조성하는 행위, 셋째로 철저한 능력 위주의 행정체계와 마지막으로 기동성이 뛰어난 군대활용(오늘날에는 인터넷과 SNS을 활용한 젊은 용병) 등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IS의 병력규모는 미국 CIA 추산으로 2만∼3만 1천 명정도로 알려지고 있지만, 쿠르드자치정부는 2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IS의 공세에 이라크와 시리아군이 도주하면서 버리고 온 무기와 군수장비로 무장수준도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IS 대원이 한국산 K2C 소총을 사용하는 모습이 방영되어 유입경로에 관심이 고조됐던 점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원유 밀매, 은행 강탈, 세금징수 등으로 확보한 자금력으로 무기밀매를 하고 있어 무기의 확보량은 파악조차 어렵다고 한다. 이에 덧붙여 IS는 이집트, 리비아,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까지 IS지부를 확대하고 있어 걸프 산유국과 서방세계는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IS와 알카에다의 연합전선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통 칼리프시대의 부활을 꿈꾸며 칼리프체제 도입

IS는 국가선포 이후 1년 동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주요 도시들을 점령하며 고도(古都)인 팔미라까지 점령하며 시리아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시리아-이라크 국경검문소까지 빼앗아 지도에서 국경선을 지워버렸다. 
IS는 도시를 점령하면 그 즉시 점령지에 이슬람(샤리아)법원을 설치하고 이슬람 율법을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이를 어기면 공개 처형하는 방식으로 통제력을 확보한다. 다른 이슬람 국가와 마찬가지로 태음력인 이슬람력을 사용하며 스스로 ‘칼리파 역법’이라 부르며 칼리프 시대에 사용하던 화폐의 명칭인 ‘디나르’와 ‘디르함’이라는 금, 은, 동 화폐까지 주조하며 자체화폐도 발행하고 있다.

IS는 점령지에 자체적으로 사법과 교육, 공공행정 체계를 갖추는 등 국가로서 기초를 다지고 있다. IS는 칼리프 국가를 선포한 이래, 이슬람 황금기인 정통 칼리프 시대(632~661년)의 부활을 공언하며 칼리프 시대의 국가조직을 의욕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슬람은 사막인 메카지방에서 태동 되었지만, 그 후 정복사업을 통해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움마이야 왕조(661∼750)’를 세우고, 나중에는 이라크의 바그다드에 ‘압바스 왕조(750∼1258)’가 세워져 그 뒤를 이었다. 이슬람제국의 혼란을 틈타 1258년 몽골제국이 바그다드 전투에서 마지막 칼리프를 살해함으로써 화려했던 압바스 왕국은 종말을 맞이한다. 그 후 압바스 왕조의 이슬람제국은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칼리프’로 알려진 칼리파는 아랍어로 ‘계승자 또는 대리인’을 의미하며 이슬람제국 당시 이슬람 국가의 최고 권위자를 말한다. 632년 무함마드가 후계자 지명 없이 타계하였기에 그의 친구였던 아부 바크르를 지도자로 삼고 ‘알라의 사도 칼리파(khalifa rasūl Allāh)’라고 부른데서 유래한다. 그의 뒤를 이어 우마르, 오스만, 알리가 칼리프가 된다. 이 네 명의 칼리프 시대를 ‘정통 칼리프 시대(632~661)라 부른다. 정통 칼리프 시대는 이슬람의 전성기로 이슬람제국은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이란고원에서 북아프리카까지 넓은 지역까지 확대되었다.
이 시기에 칼리프는 선거에 의해 선출되었는데, 무함마드의 직계혈통만이 이슬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종파가 새로 출현했는데 이를 ‘시아파’라 한다. 시아파에서는 무함마드의 사위인 칼리프 알리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카와리즈에 의해 암살당한 알리(Ali)를 순교자로 믿고 ‘이맘’으로 간주하며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구세주로 믿고 있다. ‘시아파’라는 의미는 ‘시아 알리’의 줄임말로 ‘알리의 추종자 또는 분파(分派)’라는 뜻이다. 이러한 시아파에서는 알리만을 정통 칼리프로 인정한다.

시아파의 등장으로 이슬람 세계는 두 종파로 분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순니파는 ‘현실적 측면’, 시아파는 ‘영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전세계 무슬림 가운데 약 80%는 순니파이며, 그 나머지가 시아파를 비롯한 다른 종파이다. 현재 시아파는 종주국 이란을 비롯하여 인구의 약 65%를 차지하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소수의 무슬림이 있다.
IS의 전신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Islamic State in Iraq and the Levant)’ 혹은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로 알려진 무장단체는 2014년 6월 10일 불과 1주일 사이에 이라크 영토의 1/3에 해당하는 순니파 아랍지역을 점령하였다. 순니파의 지원으로 ISIL은 그 여세를 몰아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로 하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즉 IS를 선포하였다. 이로써 IS는 이라크에서 시리아의 알레포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에 걸쳐 이슬람국가라는 준(準)국가를 건설한 것이다.
시아파 성지(聖地)가 있는 이라크의 공격으로 입지를 강화한 IS는 주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개입과 이에 대한 대응세력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변 아랍국가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 과정에 사담 후세인 시절 핍박받던 쿠르드가 독립을 꿈꾸며 강력히 저항하며 터키의 개입을 주문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을 위시한 유럽국가들까지 자극하면서 강대국의 개입을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IS가 칼리프체제의 국가로 자리매김하느냐의 여부와 관계없이 IS는 이같이 혼란을 상황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위치를 굳히며 세력을 전세계로 확대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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