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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유로존 진입을 위한 헝가리 정부의 태도

헝가리 Péter Ákos BOD Department of Economic Policy,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 Professor 2016/02/23

이슈
헝가리는 새로운 회원국으로서 의무적으로 유럽 공통 화폐를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EU 회원국들은 진입 시기를 결정함에 있어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다. 2014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무역의존적 중간소득국가 10개국 중 3개국(헝가리, 폴란드, 체코 공화국)은 여전히 경제통화동맹 3단계(EMU3), 속칭 유로존(EZ)의 범주 밖에 위치하고 있다. 이 규칙 하에서 신청국은 반드시 EZ의 회원으로 간주되기 전에 최소한 24개월 동안 최신판의 환율 조정 제도(ERM-2)를 평가절하나 환율 급변 없이 적용하여야 한다. 일단 이 조건이 충족되고, 동시에 신청국이 Maastricht 수렴 기준이라 불리는 진입 테스트를 모두 통과하면 유로존에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된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위의 3개국 중 어떤 곳도 ERM-2에 진입하지 못했다. 따라서 유로존에 진입하는 일은 이 3개국 중 어떤 곳에서도 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 3개국 정부 모두 최근까지 EMU3에 진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다. 공식적으로, EU법은 모든 회원국들(선택적 기피권을 행사하는 국가들은 제외)이 반드시 유럽 공통 화폐를 받아들이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법에 대한 강제력을 행사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진입 시기는 개별 국가 정부의 기준에 달려 있다. 헝가리의 경우, 이 이슈가 Fidesz 정부의 정치적 의제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토론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학계 내에서 이뤄진 가장 최근의 토의는 헝가리가 EU에 처음 가입한 이래로 Maastricht 수렴 기준의 대부분을 통과할 지도 모른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기인한다.2015년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였고 현재까지도 낮은 상태이며, 이런 흐름이 201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헝가리 경제의 순 에너지와 원자재 수출은 세계 원자재 가격 하락에 크게 득을 보았다. 무역의 변화가 무역수지 흑자 추세를 가속했고 도매물가지수의 하락을 가져왔다. 국내 소비는 지난 몇 년간 오히려 약세를 보였는데, 마찬가지로 물가 안정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또 다른 Maastricht 수렴 기준인 금리 지수 또한 잘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의 세계적인 국채수익률 하락과 리스크 프리미엄의 축소 덕에 가능하였다.
헝가리의 경우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야인 GDP대비 공공 부문 적자 비율은 Maastricht 수렴 기준, 그리고 안정과 성장 협약(SGP; Stability and Growth Pact)에서 정한 기준인 3퍼센트를 여유 있게 하회하고 있다. Orban 행정부는 EU의 감독에서 자유를 찾겠다는 것을 목표로 지난 3년간 정부 부채와 적자 수치를 통제가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고, SPG의 과다적자 시정절차(excess deficit procedure)’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연합에 회의적인 정부가 헝가리의 공공 재정 비율을 SGP의 규제에서 정한 바와 같이 위험 구역에서 조심스럽게 벗어나게 하였고, 이런 과정을 통하여 부지불식간에 재정과 통화 진입 조건을 충족시키게 된 것이다. 정부가 지금 즉시 ERM-2에 가입한다면, 헝가리는 아마도 2020년 초에 EZ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선행 사건들
하지만 경제 연구가들이 뭐라고 말하건 관계없이 정치권은 다른 길로 향했다. 2002년 선거에서 패배한 Orban 정부를 이어 정권을 잡은 중도 좌파 성향의 정부는 무책임한 재정 정책을 펼쳤으며, Maastricht 수렴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헝가리의 능력에 손상을 입혔다. 2008년까지 가입하겠다는 공식 목표를 2005년에 처음 발표하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년 연기했다. 적자와 부채 총액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면서 이 선언을 무효화했다. 2008년 경제 위기는 부채가 있는 헝가리에 지역 내 다른 국가들보다 더 심한 타격을 주었으며, 부다페스트만이 EU와 IMF의 도움에 의존하여 지방자치단체 부도를 면할 수 있었다. 결국 2008년 11월 IMF, 세계은행, EU가 협력하여 엄청난 대출을 승인했지만, 정부와 의회는 이 채권자들이 제시한 인기 없는 정책을 의무적으로 따라야만 했다.
이 위기로 인해 유럽과 유로, 그리고 서구의 공동체에 대한 대중의 태도가 눈에 띄게 변화하였다. 좌파 진영은 2010년의 투표에서 처참하게 패배하고, Viktor Orbán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며 의회에 복귀하였다. 표면적으로 중도 우파를 표방하는 새로운 정부는 IMF를 반드시 몰아내고 EU의 감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 가입은 의제에서 떨어져 나갔고, 어차피 헝가리의 악화된 거시 경제 지표로 인해 EZ 가입은 허용되지 않을 상황이었다.
2010년 선거가 있은 후, 이듬해인 2011년은 이례적인 정책들과 잦은 임기응변의 경제 정책으로 점철되었다. 경제 상황은 서서히 개선되고 있었지만, Orbán 내각은 공식적인 가입 목표 일정을 제시하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 화폐인 포린트화(HUF)는 여전히 ERM-2의 범주 밖에 있었다. Orbán 총리는 포린트화의 미래에 대하여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종종 서로 상반되는 내용도 있었다. 첫 번째로, 그는 2011년에 헝가리의 국가 부채가 GDP의 50% 이하로 떨어지면 공통 화폐의 도입이 타당하다고 선언하였다. (당시의 실질 부채는 80% 수준에 근접하고 있었다.) 이후 그는 유로존 가입이 헝가리가 유럽 주요 경제권의 1인당 GDP의 90% 수준에 도달하는 일에 달려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로 헝가리의 1인당 GDP는 구매력평가지수를 기준으로 서구 유럽에 비해 60%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으며, 헝가리가 최근 유럽 평균에 수렴하는데 실패하면서 이 자체적인 추가 가입 조건은 절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사실상 헝가리의 가입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이며, 분명 몇 십 년은 걸릴 것이다.

 

향후 전망
현재 헝가리 정부의 관망적인 자세는 유로존의 폭풍으로 인해 정당화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측면에서, 폴란드에서 새로이 선출된 PiS 정부가 Orbán 정부의 유럽연합 회의론적 자세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요한 트렌드가 보이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헝가리 경제에서 유로화의 존재감이 크다는 것이다. 유로화는 기업체들의 일상적인 결제통화로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국내 송금용으로도 쓰인다. 해외 무역 비중(상품 및 서비스)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헝가리는 무역이나 현금 흐름이 극히 개방되어 있으며, 대부분 유로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다른 EU 국가(대부분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에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고용된 헝가리인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병용 화폐(대부분 유로화)의 사용도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내 화폐인 포린트화(HUF)는 유로화를 기축통화로 삼아 명목상 변동환율제 하에 있다. 포린트화는 제한적인 시장에서 활용되는 작은 화폐들이 흔히 그러하듯, 들쭉날쭉한 화폐가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 정부는 국가 통화를 갖게 되면 통화 당국이 성장 촉진 수단으로 평가절하를 이용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반면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들은 화폐의 평가절하를 통한 성장은 참된 승리를 가져다 주는 정책이 아니라 말한다. 이미 헝가리는 경제위기 발생 이래로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순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7%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지나치게 강력한 화폐 가치를 보여주는 조짐이나 추가적인 평가절하의 필요성이 되기는 힘들다.
비즈니스에 있어 골칫거리인 점은 규제 범위의 높은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변동환율제 하의 높은 환리스크도 포함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주권보호에 집중하고 있는 정책이 높은  물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다음 선거가 있을 2018년까지 Orbán 정부가 유로 진입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대중들이 아니다. 최근의 Eurobarometer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0%의 헝가리인들이 유로 도입에 찬성하고 있으며 (2014년 대비 4% 감소), 35%는 반대 입장(2014년 대비 5% 증가)이었다. 하지만 Orbán 정부, 그리고 총리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중앙은행은 결론을 바꾸기엔 역부족으로 보이는 ‘국가 주권의 보호’를 위하여 지나치게 많은 정치적 자금을 투자하였다.
결론은 포린트화(HUF)가 국가 화폐로 남을 확률이 높으며, 앞으로 다가올 향후 몇 년간 더욱 그 변동성은 심할 것이다.

 

[참고문헌]
Csajbók, Attila and Csermely, Ágnes (editors), Adopting the euro in Hungary:expected costs, benefits and timing, Hungarian National Bank, 2012.
European Central Bank, Convergence Report, June2014
https://www.ecb.europa.eu/pub/pdf/conrep/cr201406e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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