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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경제 위기 전후의 아르메니아 경제 흐름

아르메니아 Nairuhi Jrbashyan Yerevan State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2016/03/18

  1991년 독립을 선언한 이후, 아르메니아는 구조 개혁과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시작하였다. 이 과도기 초기의 사회/경제 추세와 특징으로는 심각한 GDP 감소, 대량 실업, 만연한 빈곤, 사회 양극화와 대규모 이민 행렬 등이 있었다. 과도기 중에서도 참으로 어려웠던 첫 10년이 지나고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하여 2004년엔 1990년 수준의 경제 상황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2004년의 아르메니아는 1인당 GDP가 3,998 PPP(구매력 환산) 달러 수준이었으며, 실업률은 32%, 절대 빈곤율은 53.4%(국가 빈곤선 기준)를 기록하고 있었다.

 

2002년과 2007년 사이, 아르메니아의 경제는 매년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하였고, 이 시기의 연평균 성장률은 13.1%에 달했다. 빠른 경제 성장의 결과로, 구매력 환산 1인당 GDP는 6,484달러까지 증가하였으며, 실업률과 절대 빈곤율은 2007년을 기준으로 각각 28%와 26.4%까지 감소하였다.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FSU)와 중앙/동유럽 국가(CEE)에 속한 26개 과도기 국가 중 오직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만이 동기간의 아르메니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각각 19.1%, 13.8%). 이 시기의 높은 경제 성장률에 관하여 세계은행은 아르메니아의 경제 성장 추세를 ‘아시아의 호랑이들’에 빗대 ‘코카서스의 호랑이’라 불렀으며, 이런 성공적인 거시 경제적 성과를 ‘대규모의 외부 유입 자금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1세대 구조 개혁을 추진’한 결과라고 연관 지었다(Mitra 외, 2007, p. 3).

 

2008년의 경제 위기로 인해 상당히 침체된 세계 경제는 아르메니아 경제와 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계 금융/경제 위기는 2008년 4분기부터 충격을 주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08년의 경제성장률은 6.9%에 그쳤다. 심지어 2009년에는 14.2% 경기 후퇴를 기록하였다. 2010년에서야 2.1%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2010년 이후에는 연평균 4.3% 성장(2011~2015년)을 기록하며 적절한 성장세를 기록하였다. 2014년 기준으로 구매력 환산 1인당 GDP는 8,068 달러를 기록하였고, 실업률은 17%, 빈곤율은 30%를 기록하였다.


따라서 아르메니아인들의 경제와 생활수준은 외부 영향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IMF 자료에 따르면, 구소련 국가와 중/동유럽 과도기 국가 중에서도 아르메니아의 경제는 특히 외부 영향이나 충격에 예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라 중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에스토니아 등은 2009년에 급격한 경기 후퇴가 관찰(각각 -18.0, -14.7, -14.5, -14.2, 13.7%)되었다.

 

아르메니아의 급격한 경기 후퇴는 경제의 근본 구조와 성장이 외부 자금, 특히 외국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액에 의존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경제위기 이전의 빠른 성장은 비교역 부문(non-tradable sectors)의 성장, 특히 건설(주로 주택) 및 서비스업의 성장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GDP가 3배 증가할 동안, 건설업 부문의 부가가치는 8배나 증가하여 2008년을 기준으로 전체 GDP의 25.3%를 차지하였다. 같은 시기,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3.2배 증가하여 2008년 전체 GDP의 33.7%를 차지하였다. 반면 교역 부문(농업, 제조업 등)의 부가가치는 동기간 1.8배 증가에 그쳤다. 2008년에 농업과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전체 GDP에서 각각 16.3%, 13.2%를 차지하였다.

 

비교역 부문의 성장은 엄청난 외국인 투자와 외국에서 보내는 개인 송금(이주 노동자들이 보내는) 때문에 가능했으며, 사실상 이것이 국내 수요를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송금액 유입이 GDP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소비와 투자에 상승효과를 야기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Karapetyan, Harutyunyan, 2013).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1~2008년 아르메니아로 보낸 개인 송금액은 총 미화 64억 달러에 이르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총 29억 달러였다. 이 기간에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GDP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9~2010년 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와 해외 이주자가 보낸 개인 송금액은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이는 건설업과 전체 경기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2014년에 건설업 부문의 부가가치가 2008년 대비 2배 감소하였지만, 교역 부문은 1.6배 증가하였다. 하지만 경제위기 이전의 두 자릿수 성장과 경제위기 이후의 적절한 성장은 아르메니아 서비스업 부문의 성장에 의해 가능했다. 2014년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2008년 대비 1.6배 성장하였고, 전체 GDP의 41.3%를 차지하였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국외 이주 노동자의 송금액 유입은 아르메니아 경제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금액의 유입은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 경기를 부양시키며 빈곤 감소에 크게 기여한다. 2013~2014년간 외국에서 보낸 개인 송금액은 빈곤 감소에 7.7% 기여했으며, 국가의 사회적 지원(사회 복지, 수당, 연금 등)은 5.8% 기여하는데 그쳤다. 
 

반면에 송금액 유입은 국내의 고용촉진과 교역 부문의 생산 투자를 감소시키며, 또한 국가 화폐가치 절상 효과를 가져온다(Karapetyan, Harutyunyan, 2013). 특히 화폐가치의 절상은 (수입 증가로 인한) 총 수출액의 감소로 이어지고, 교역 부문의 비용 증가로 서비스 분야의 급속한 성장을 가져온다. Aivazian, Bereznyatskiy와 Brodsky(2014)에 따르면, 이런 상황은 국내의 각 분야 간의 재분배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나타나는 결과이며, 아르메니아에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 자원에 거의 의존해 급성장을 이룩한 국가가 이후 물가 상승 및 환율 하락 및 통화가치 상승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잃고 경제가 위기에 처하는 현상. 자원의 저주라 불리기도 함 – 역자 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아르메니아로 송금하는 돈의 대부분(약 65~70%)은 러시아에서 온다. 대부분 단기 직업을 얻기 위해 러시아로 떠난 사람들이 보내는 돈이다. 또한, 아르메니아의 과도기에 러시아로 떠난 대규모의 이민 행렬이 있었고, 그곳에 정착하여 오랜 기간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현재 유가 하락으로 인하여 루블화가 평가절하 되면서, 아르메니아에서 러시아로 떠나는 이민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벌써 송금액 감소로 이어져 2015년에 받은 송금액은 2013년에 비해 40% 감소하였다. 정부가 이에 대하여 새로운 사회/경제 정책을 펴지 않는다면 국민의 빈곤과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작성일 : 2016년 2월 15일

 

[참고문헌]
1. Aivazian, Sergei; Bereznyatskiy, Alexander; Brodsky, Boris. Dutch Disease in Russian and Armenian Economies. (Applied Econometrics Journal, 2014, Volume 36, Issue 4).
2. Karapetyan, Lili; Harutyunyan Liana. The Development and the Side Effects of Remittances in CIS Countries: the Case of Armenia. (CARIM-East Research Report 2013/24, European University Institute Robert Schuman Centre for Advanced Studies, 2013).
3. Mitra, Saumya; Andrew, Douglas;Gyulumyan, Gohar; Holden, Paul; Kaminski, Bart; Kuznetsov, Yevgeny; Vashakmadze, Ekaterine. The Caucasian Tiger: Sustaining Economic Growth in Armenia. (Washington D.C., World Bank, 2007).
4. Statistical Yearbook of Republic of Armenia: 2004, 2006, 2008, 2014. National Statistical Service of RA.
5.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 IMF, 2015.
6.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Database, 2015, The World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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