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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경제 위기가 러시아 제조업에 미친 영향과 새로운 기회

러시아 Aliaksei Bykau Economics and Management, Belarus State Economic University, Minks, Republic of Belarus Head of Department 2016/03/18

 

2014년부터 현재까지 러시아 경제는 후퇴하고 있다. 유가와 기타 에너지 자원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수출액의 감소와 서구의 경제제재가 외부적 요인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많은 러시아의 경제학자들과 정부, 사업체의 대표들은 이 위기가 오히려 수입 대체효과와 수출 증가로 말미암아 국내 제조업 분야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넓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는 러시아 경제가 개략적인 임시방편에서 기술적 성장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Gaidar Forum에서는 특히 이 주제에 관하여 반복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논점은 경제위기와 제재가 시작되고 나서 러시아 제조업에 질적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위기가 제조업 발전에 기여했는지 여부였다.

일견 러시아는 자국의 제조업 분야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위기에서 벗어날 다른 출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자원 수출로 인한 수익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러시아는 외국의 공산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자국의 인프라를 제대로 유지하기 어렵게 했다. 식료품, 의류, 약품 등의 국내 생산을 보장하는 일은 국가 안보의 기초적인 사안이다. 게다가 국내 제조업 분야의 경제적 효율성 개선이 가능하게 된 전제조건이 이미 충족되어 있었다. 미화 대비 러시아의 루블화 환율은 지난 2년간 2배 이상 떨어졌고, 이것이 러시아 제조업체에 긍정적으로 기여했을 것이다. 국산품의 가격이 외국의 대체재보다 낮아지면서 러시아의 상품이 국내외 모두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15년 총 상품 수출에서 공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했으며, 동기간 수입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수익구조의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거시 경제적 통계는 러시아 제조업 분야에 좋지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 생산율 감소는 2015년 1/4분기1) 에 -0.4% 수준이었으나 4/4분기에는 -4.4%에 이르렀다. 제조업 분야의 신뢰지수(Confidence indicator)도 지난 2년간 계속 감소 추세였으며, 2016년 1월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OECD Statistics, accessed February 20, 2016, stats.oecd.org
 2015년 월간 공산품 물리적 생산량은 전년도 동기간 대비 평균 4.5% 감소하였다. 광업과 채석업 분야는 생산량 측면에서 전년 대비 증가하였고, 제조업 부문은 산업계 평균보다도 더 빠르게 위축되었다. 일례로 자동차 생산량은 45% 감소하였고 버스 생산량은 6분의 1로 추락하였다. 식량 생산량은 뚜렷하게 감소하였다. 육류 생산은 17%, 메밀은 38% 감소하였다. 무디스(Moody's)의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의 수입 대체 효과가 전체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식료품 생산은 예외라고 밝혔다. 어떤 요소가 러시아 제조업 발전을 막고 있는 것일까?

러시아연방 통계청(Federal State Statistics Service: Rosstat)은 매달 업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생산량의 증가를 제한하는 이유를 찾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기업들은 생산을 제한하는 주요 요소로 국내 시장의 낮은 수요와 경제 상황 전반의 불확실성, 그리고 재정적 자원 부족을 꼽았다.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이 지난 2년간 계속 감소하였고, 그 감소 폭도 2015년의 -4%에서 2016년 1월 –6.3%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로 가계가 최종소비재에 쓰는 돈 역시 2015년에 9%나 감소하였다. 루블화의 평가절하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루블화 환산 임금 삭감 등이 가계 소득을 감소시킨 주요 원인이다. 러시아의 가계는 소비 패턴을 바꾸어 더 싼 물건을 찾고 있으며, 또한 장기적인 구매활동을 포기하고 있다.

국내 수요 부족 문제는 국내 대출 확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 유럽의 중앙은행, 그리고 특히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는 2008년의 위기 이래로 통화 공급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양적 완화 정책을 폈다. 미국의 양적 완화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되었으며, 그 규모는 4조 달러 수준으로 세계 역사상 가장 대담한 경제 촉진 정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이와 유사한 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루블화의 높은 변동성과 서구의 경제제재로 인해 무리가 따른다.

러시아 중앙은행(CBR: Central Bank of Russia)은 2015년 9월부터 기준금리를 11%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금리는 세계 시장에서의 유가와 반비례하여 루블화의 환율 변동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 원유 시장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러시아 화폐의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는 불가능하며, 동시에 CBR이 기준 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대부분의 가계와 생산 업체에게 제공되는 루블화 대출이 비싼 이유이다.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최대 은행은 2014년 이래로 EU의 제재 하에 있었다. 이 제재로 인해 90일 이상의 장기 유가증권 거래가 금지되었고, 이는 러시아 은행이 유럽에서 장기 자금 조달을 제한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로 러시아 기업들은 국내 은행에서 저리 장기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었고, 이는 기업의 현대화와 새로운 투자 계획에 방해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런 재정적 방해는 그 이전에 시작된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이런 러시아 제조업 분야의 몇몇 신규 프로젝트가 있다. 그 중 하나를 예로 들면, Tatarstan에 있는 경제 특별구역 ‘Alabuga’에 지어지고 있는 현대적인 화학, 자동차 부품, 건축 자재, 식료품 시설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여 생산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몇몇 자동차 클러스터를 구성하였다. 그 중 2015년 가을에 Kaluga 지역에 위치한 자동차 엔진의 전체 생산 시설이 가장 규모가 크다. Rostov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하여 농업용 장비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이 현대화를 마쳤고 경쟁력 있는 세계 표준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농업 생산자와 교통공업, 제약 회사 등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 승인되어 현재 시행되고 있다. 소비자와 협력할 수 있도록 세금 감면, 유연한 대출과 보조금 제공 등의 기초적인 지원 수단을 통하여 생산업체들을 지원하고 있다.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현대화 작업과 정부 지원, 또한 루블화 평가절하로 인한 원가 절감 등으로, 많은 업계에서 국산품이 국내 시장을 점점 지배하고 있다. 경쟁이 불가능해진 해외 생산업체들은 러시아 시장을 떠나고 있다. 이미 SEAT, Dodge, Chrysler,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수많은 중국과 우크라이나의 생산업체들이 러시아의 자동차 시장에서 철수하였다. 나머지 업체들도 글로벌 밸류 체인을 풀가동하여 손해를 막아가며 겨우 시장에 남아있는 상태이다. 시장을 떠난 업체들은 미래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점유율은 러시아 생산업체들과 러시아에서 현지 생산이 가능한 외국 업체들이 나눠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산업체와 가계에 제공되는 저렴한 대출이 부족하다는 점이 러시아 제조업 발전을 막는 방해요소라고 여겨 마땅하다. 통화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에서 여러 해 동안 논의가 되었던 부분은, 신용 대출을 통한 경제 성장 촉진을 두고 찬성파와 반대파 간에 벌인 대립이었다. 러시아 대통령 경제정책 자문역인 Sergey Glazyev는 루블화 발행 확대를 통한 통화 공급량의 증대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런 주장은 대형 기업 대표들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었고, 특히 재정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억만장자이자 유명 기업가인 Oleg Deripaska가 그러했다. 비슷한 시기 중앙은행과 정부는 긴축 통화정책을 시작하였고, 화폐 공급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자유를 중시하는 러시아 경제학자 중 다수가 이런 정책을 지지하며 (정책 수행을) 요구해 왔다.

이미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정부가 의존하고 있는 부분인 재정 적자와 낮은 국내 수요가 만일 제조업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아마도 미래에는 에너지 수출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BP Energy Outlook 2035’의 예측에 따르면, 러시아는 향후 20년간 원유 및 가스 생산량에 있어 상위 3개국의 위치를 고수하며 최대 에너지 수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에너지 수출이 증가하면서, GDP 화폐 환산 대비 원유 소비량으로 계산한 러시아의 에너지 소비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카타르가 원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면서 세계 원유 가격 추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세계 원유 가격이 미래에 어느 정도 인상될 경우, 러시아의 수출은 증가할 것이고, 제조업의 현대화를 위한 재정 자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경제 위기의 시기에 러시아 제조업체들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마치고 현지화 수준을 높이며 새로운 종류의 상품에 대하여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

작성일 : 2016년 3월 10

[참고문헌]
1. OECD Statistics, accessed February 20, 2016, stats.oecd.org
2. Federal State Statistics Service, Official statistics, last modified February 9, 2016,
http://www.gks.ru/wps/wcm/connect/rosstat_main/rosstat/ru/statistics/accounts/
3. “Industrial output in Russia fell by 2.7% in January” (in Russian), last modified February 15, 2016,
http://www.finmarket.ru/main/article/4220576
4. Moody's did not notice the effect of import substitution in Russia” (in Russian), last modified August 18, 2015,
http://www.rbc.ru/finances/18/08/2015/55d2269b9a79470b8cb0dd70
5. Klinova, M., Sidiriva E., “Economic sanctions and their impact on economic relations of Russia and European Union” (in Russian), Voprosy Economiki, 12 (2014): 67 – 79.
6. Osadchiy, M. “Central bank and its animadverters” (in Russian), Izvestia, last modified October, 9 2014,
http://izvestia.ru/news/577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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