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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저유가와 서방제재의 경제적 효과

러시아 Ruslan Dzasarov Plekhanov Russian University of Economics 교수 2016/04/26

2014년 12월 이래 유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루블화가 저유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1월 11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1달러당 75.95루블을 기록하며, 1998년 경제 붕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루블화는 2014년 이후 달러 대비 50%가 평가 절하됐다.
위와 관련하여, Plekhanov Russian University of Economics의 Ruslan Dzasarov 교수에게 저유가와 서방제재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저유가와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받은 타격은 어떠한가?


▲ 통계에 따르면, 2014~2017년 러시아는 경제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약 6,000억 달러(한화 약 966조1,200억 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경제제재보다 유가 하락으로 입을 피해가 훨씬 더 크며, 이는 4,000억 달러(한화 약 4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말,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Anton Germanovich Siluanov) 재무장관은 반(反) 러시아 제재로 인해 매년 40억 달러(한화 약 46조6,080억 원), 즉, 러시아 GDP의 2%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2016년 1월 Aleksey Likhachev 경제개발부 차관은 반(反)러 제재로 인해 2015년 러시아가 입은 손실은 250억 달러(한화 약 29조1,3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IMF 역시 제재로 인해 러시아가 2016년 중반까지 입을 누적 피해는 전체 GDP의 9%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중 특히 금융제재는 간접적으로 해외 직접 투자율과 외자 도입을 저하시켜 가장 심각한 손실을 입혔다. 반면 이러한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대외 채무율이 29% 하락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다.


Q2. 최근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유가 동결합의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일일 1,004만 배럴의 석유를, 러시아는 일일 1,091만 배럴의 석유를 추출하고 있다. 2016년 1월부터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대 산유국은 현재의 석유 추출량의 수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주요 산유국 역시 본 협약에 참여한다면 향후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들과 관련하여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도 러시아 정부의 세입 소득과 지출 예산의 차이는 2.36조 루블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300억 달러(한화 약 34조 9,560억 원)로 환산된다.
국가 예산의 부족은 결국 지방 도시 예산의 문제를 야기했으며, 현재 지방 도시의 부채는 2.1조 루블에 달하고 있다. 각 지역은 재정지출 비용을 개발비용에서 사회복지지출로 전환하였고, 이는 러시아의 경제 침체를 한층 더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제조업 감소, 기업들에 유치된 고정 주식 자본의 가치상실, 국제시장에서 러시아의 석유추출 외 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주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필자는 유가 동결만이 단기적으로 러시아의 경제적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Q3. 유가 동결에 대해 이란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유가 동결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초기에 이란은 유가동결을 지지했으나, 이란의 Bijan Zangeneh 석유장관은 “그들은 석유 생산량을 10MBD 이상으로 동결하면서, 이란에게는 1MBD로 동결하라는 제안은 마치 농담과 같다.”고 언급했으며, 이란 정부는 석유 생산량 동결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란은 서방 제재로 인해 타격을 받은 국제 석유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회복하길 희망했으며, 석유 생산량을 제재 이전의 수준인 4MBD로 동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석유 생산량 동결에 대한 이란의 부정적인 입장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장기적인 경쟁 관계를 나타내며, 더 나아가 OPEC 내의 분열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의견 일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잠정적으로 나타낸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주도 하에 15개국의 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들은 지난 4월 17일 카타르에서 개최된 산유국 회담에서 이란의 참여 여부에 관계없이 석유 생산량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대로 쿠웨이트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이란의 참여 여부에 따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만일 그들이 이 협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는 추가적으로 유가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4.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신냉전에 대한 이야기로 동부 유럽의 국제정세마저 냉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러시아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가?


▲ 러시아는 BRICS와 함께 세계 경제의 반 주변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말은, 러시아가 한편으로는 서양 세력과의 관계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독자적으로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약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가 해외 시장에 의존하는 몇 가지 산업들이 있는데 연장 및 기계류, 의약품 및 식품산업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에너지 자원 부문의 경우에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연장 및 기계류는 전체 산업의 약 95%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의약품은 70%, 식품은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동-서의 위기관계를 냉전이라고 칭하고 싶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러시아는 유일한 자본주의 시스템의 반 주변부 국가로서 자본주의 외 다른 대안을 도입할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체계 안에서 자본주의자들의 권익만을 보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양 세력과의 결전으로 러시아는 고통을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의 유출로, 지난 2년간 2,000억 달러(한화 약 233조400억 원)의 순개인자본이 유출됐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러시아는 EU에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이며, 미국에는 이란, 아프가니스탄과의 외교 관계에 있어 전략적 파트너이기 때문에(더불어 러시아는 미국과 우주산업과 관련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서방은 러시아에 최대의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Q5. 앞으로의 러시아 경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 세계 경제의 침체와 더불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는 근대 러시아 경제 체제의 깊은 취약점을 드러냈다. 에너지 자원 수출에 의존했던 러시아 경제는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과학과 교육 부문이 퇴보했다. 즉, 경제적인 번영과 사회적 안정의 창구라고 여겨졌던 많은 부문이 석유 수출로 이루어진 착시현상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지난 2015년 석유 및 정유 부문에서의 위기는 러시아의 GDP 성장률과 투자 활동을 감소시켰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는 재정 적자, 경제 저성장, 자본유출, 높은 물가상승률(13%에 달하는), 그리고 10%의 실질 임금 감소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되었다. 필자는 러시아가 이러한 추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에서 새로운 경제 체제로 변환할 수 있는지 여부에 그 가능성이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러시아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긴축정책, 금융긴축 그리고 새로운 민영화에 대해 집중하고 있으며, 국가적 경제 계획보다는 사회적 재분배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이에 대해서는 경제 정책 대안 이슈와 관련한 지배계층 엘리트 간 깊은 분쟁이 발생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있기도 하다.) 따라서 필자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 정책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러시아 경제는 지속적으로 침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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