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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러시아 북한 관계 현황과 전망

러시아 김선래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6/04/26

지난 3월 1일,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과 미국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은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UN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결의안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데니소프 주중국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3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 바 있다.
위와 관련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의 김선래 연구교수에게 러시아와 북한 관계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그동안의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에는 어떠했는가?


▲ 소련이 붕괴하고 난 후 북·러 관계는 최근까지 매우 소원하였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소련 말기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의해 이루어진 한·러 수교이다. 북한의 시각에서 소련과 한국의 수교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두 번째가 소련 시기 무상에 가까운 원유 공급이 소련붕괴 이후 러시아가 기존의 부채 청산 요구와 석유에 대한 경화 결제를 북한에 요구하면서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석유 공급이 중단된 북한은 1990년대 초 고난의 행군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으며, 석유 가격에 대한 경화 결제능력이 없었던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밖에 없었다. 소원했던 양국의 관계는 2011년 8월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김정일과의 정상회담 후 급진전하여 가스관, 철도 연결사업, 전력망 구축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였다. 2012년 9월 17일 러시아는 북·러 관계에서 걸림돌이 되었던 북한의 구소련 채무 약 100억 달러에 대해 90% 탕감하기로 결정하면서 양국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채무는 2014년 4월 러시아 하원에서 비준되어 공식적으로 양국 간의 오랜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2013년 3차 북 핵실험 이후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 지면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고, 러시아도 신동방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양국 간 관계가 급진전하게 되었다.


Q2.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 러시아는 신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2012년 극동개발부를 신설하였으며 그 핵심사업의 목적으로 남·북·러 삼각 협력 사업에 이니셔티브를 쥐고 주도하였다. 유라시아주의라는 러시아의 새로운 아젠다 겸 이데올로기의 목표는 극동개발과 동북아 권역에 러시아가 편입되는 것이었다. 김정은 정권의 제3차 핵실험에 이은 제4차 핵실험으로 인하여 북·중 관계가 악화하였고, 이 과정에서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한 활로로서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이었다. 러시아는 남·북·러 삼각협력사업과 북·러 간 교역 활성화 그리고 나진-하산 협력 사업을 추진하였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동상이몽으로 인하여 그 진척 정도가 예상외로 부진하였으며, 남·북·러 삼각협력사업의 대표적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2016년 유엔의 대북경제제재조치에 해당되면서 2016년 3월 현재 북한과 러시아 간의 협력 사업이 교착상태에 놓여있다.

 

Q3. 현재 러시아와 북한은 서로의 어느 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어떠한 성과를 내고 있는가?


▲ 러시아는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개발과 경제발전에 관심을 두고 이 지역 개발과 발전에 한국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러시아의 접근을 북한 개발과 접목하여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직접 투자에 회의적이다. 러시아의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합작 사업들이 한국을 향한 지렛대로서의 의미와 우회투자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한 러시아의 의지나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사업진행, 그리고 TSR(시베리아 대륙 횡단철도)-TKR(한반도 종단철도) 연계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볼 때 북한보다는 북한을 통과하여 한국으로 접근하는 사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하여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에 한국의 우회 참여를 유치하려 하였으나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냉각되어 남·북·러 협력 사업이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 사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북한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고 북한과의 경제교류가 가까운 시일 내 획기적으로 진척될 내용이 없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사업에서 당장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석탄, 철광석, 텅스텐, 희토류와 같은 지하자원 개발이 더욱더 현실적이라고 보고 접근하고 있다. 북한 또한 북한 경제개발과 발전에 러시아의 역할에 한계가 있음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러한 러시아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Q4. 앞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 북한은 나진·하산 경제특구에 러시아의 기술과 자본 참여를 원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북한의 자원개발과 지하자원 인출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공동 개발의 접점을 찾기 힘든 상태이다. 더욱이 2015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포럼 이후 러시아가 제시한 자국 내 극동개발 전략과 북한의 나진-하산 개발 프로젝트가 서로 충돌하는 양상이 보여 양국의 경제교류관계가 앞으로 급진전하기는 힘들다고 보인다. 제4차 북 핵실험 이후 북한을 조여 오는 유엔경제제재가 강화될수록 북한은 그 탈출구를 러시아와의 관계 진전에서 찾으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양국 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접점을 찾기에는 힘들다. 그러나 동북아 안보와 평화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지대하기에 안보적 차원에서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러시아는 동북아에 있어 평화와 안전에 주요한 국가인 북한에 대하여 외교와 안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할 것이며, 경제협력의 경우 점진적인 교류를 통하여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Q5. 더 나아가 동북아지역에서 양국의 관계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 동북아지역 경제영역에서 러시아의 위상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서 러시아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하여 북한에 접근하여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가 러시아이다. 러시아는 동북아 지역 안정과 평화에 대하여 가장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은 동북아지역에 회피할 수 없는 전략적 이익들이 중첩적으로 놓여 있다. 거기에 비하여 러시아는 좀 더 느슨한 전략적 이익들이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미국의 MD 한반도 배치에 대하여 중국보다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그러하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도 동북아 국가들과는 다른 접근 전략을 표명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그 누구보다도 지지하고 있다. 연이은 북 핵실험에 대한 러시아의 객관성과 조절 능력은 동북아 긴장완화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에 러시아의 동북아 개입은 현하 한반도 상황을 볼 때 한국입장에서 훌륭한 포석이 될 것이다. 최근 2014년 이후 급진전한 북·러 관계가 향후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북·러 양국 간 관계가 보다 더 발전하는 것이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도 중국에 경도된 수출입구조와 경제 종속적 관계 개선을 위하여도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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