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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케냐의 농업 생산량 증가와 그 경제적 효과

케냐 양철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연구교수 2016/05/23

2016년 케냐 경제 조사 결과 옥수수, 원예 상품, 우유, 밀, 쌀의 생산량이 2014년 3.5%, 2015년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케냐의 농업은 전체 GDP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케냐의 농업 생산량이 증가한 이유가 엘니뇨로 인한 충분한 강수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위와 관련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의 양철준 연구교수에게 케냐의 농업 생산량 증가와 그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케냐의 농업 현황은 어떠한가?


▲ 케냐는 비록 적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지만 높은 해발고도로 인하여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기후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건조지역이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비옥하고 강수량도 적당한 토지가 전체 국토면적의 18.5%를 차지한다. 비록 전 국토의 20%만이 농업생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현재는 8%만이 경작되고 있어 농업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농업생산에 적합하지만 유휴지로 남아 있는 토지의 적극적 개발을 통해 농업생산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더불어 가용할 수 있는 풍부한 수자원을 농업생산에 이용한다면 농업생산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관개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지 않고, 이에 대한 기반시설 조성도 부족한 것이 농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다.


Q2. 케냐의 주요 농업 생산물은 무엇인가?


▲ 케냐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은 자급자족을 위한 농산물과 수출하기 위한 상업작물로 나눌 수 있다. 자급자족을 위한 농산물로는 옥수수, 감자, 콩, 양배추, 양파, 케일, 토마토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내수용으로 소비된다. 수출용 상업작물로는 화훼, 차(tea), 커피, 제충국, 사이잘 등을 꼽을 수 있다. 케냐는 특히 세계 3위의 화훼수출국으로 유럽에서 경매되는 화훼의 30~35%가 케냐에서 수입된 것일 정도다. 화훼재배에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수의 화훼농장이 나이로비에서 90㎞ 정도 떨어진 나이바샤 지역에서 재배된다. 나이바샤 호는 담수호이기 때문에 인근 농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은 장미농장 등에서 일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 케냐는 또한 망고를 비롯한 과일, 캐슈넛을 비롯한 견과류도 생산하고 있어 과일과 견과류의 수출 가능성도 있다.

 

Q3. 농업이 케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떠한가?


▲ 1980년에는 전 국민의 80%가 농업에 종사했지만 2006년에는 75%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이촌 향도로 인한 결과로 보인다. 농업부문은 케냐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로 서비스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농업부문에 고용된 인구는 전체인구의 18%를 차지한다. 그리고 화훼, 차, 커피 등 상업작물의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가 케냐의 최대 외화가득원으로 전체 수출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케냐 경제의 중추를 이룬다. 케냐는 다른 아프리카국가들과는 달리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과 수출을 위한 농업 생산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수출용 상업 작물 재배로의 편중이 자칫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도 있다.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과 품종의 다변화도 필요하다.


Q4. 농업이 케냐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농업이 케냐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경작 가능한 토지가 많고 높은 해발고도로 인하여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케냐 산을 중심으로 하일랜드(Highlands)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풍부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어 식민지 시기부터 대규모로 밀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길러왔으며, 소를 비롯한 가축들을 길러 유가공 제품을 생산했다. 유럽에서 이주하여 케냐에 정착한 백인들이 대규모로 상업적 농업을 시작했던 것이 탈식민 이후의 시기에도 계속되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케냐는 차와 커피의 세계적 수출국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주식작물 재배보다 수출용 농업 부문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수출용 상업작물 재배는 주로 대규모 기업들이 주도하고 기아문제 해결에 커다란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Q5. 케냐 정부는 농업의 성장을 위해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가?


▲ 케냐 정부는 국가의 장기적 발전 청사진인 Vision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케냐를 중진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인데 잠재력을 토대로 국내총생산 성장에 10% 이상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부문에 농업이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부문은 관광, 도소매 무역, 제조업, 정보통신기술과 금융서비스업이다. 기후 조기 감시시스템 구축, 농산물검사와 품질 관리, 농업기술 향상, 농민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농업부문의 성장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효율적 수자원 관리를 위한 정책, 친환경 토양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농경에 적합한 경작지를 상업적 개발 목적의 인간 정주를 위한 용도 불허 등의 정책을 이미 도입했다. 케냐는 특히 생물학적 다양성이 풍부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미 시행 중이거나 마련하는 정책이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는 방향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Q6. 케냐의 농업 성장이 엘니뇨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필자의 입장은 어떠한가?


▲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의 수온이 평년 수온보다 상승하여 이상 기후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데, 케냐도 엘니뇨로 인해 산사태, 홍수 등 자연재해가 초래되어 피해를 입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재해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수자원을 슬기롭게 관리한다면 농업 분야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충분한 수자원이 있다면 반건조지역(semi-arid areas)에서도 농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엘니뇨로 인해 내린 비를 농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다면 농업생산량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또한 음베레, 마쿠에니, 마차코스 등 광활한 농업용지는 있지만 농업용수가 부족하여 농업생산을 못 했던 지역의 농민들은 이번에 내린 비를 잘만 활용하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엘니뇨로 인한 비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케냐는 건기가 비교적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파종에서 수확까지의 기간이 짧은 품종이 장려되고 있다. 농업용수 부족으로 작물 재배가 불가능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로서는 충분한 강수량이 절실하므로 기후변화로 인한 풍부한 강수량이 오히려 농업생산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우기 이외의 계절에는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기 때문에 댐을 건설하여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  


Q7. 농업 부문의 성장으로 케냐는 어떠한 사회·경제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 농업부문의 성장은 케냐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유효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우선 빈곤과 기아로 고통 받는 인구가 줄어들고 청년들의 고용기회는 확대될 것이다. 이미 2005년에는 세계은행의 재정지원을 받아 2015년까지 기아를 퇴치하겠다는 목표 하에 시작된 이른바 ‘Njaa Marufuku Kenya (NMK)’ 프로그램은 식량 증산을 통해 기아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정책을 수립한 바 있다. 농업부문의 발전으로 고용기회가 늘어나면 사회적 불안정의 요소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케냐에서 식량 부족 문제는 빈발하는데 가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같이 빈발하는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업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시설 개선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상업작물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주식 작물에 주력함으로써 빈발하는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수출용 작물들보다는 오히려 주식 작물 생산에 좀 더 초점을 둠으로써 빈곤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이를 뒷받침한다.


Q8. 케냐의 농업 발전을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농업이 사양산업이며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해내지 못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문이라는 일반대중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농업 분야는 많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여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되고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하여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신 농업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농민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유전자 조작식물(GMO)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 미국이 원조의 형태로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계속 제공해왔지만 케냐 정부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 재배를 금지해왔다. 케냐 농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유럽연합이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규제를 강하게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에도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적용이 필요하다.


Q9. 향후 케냐의 농업 부문 성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 케냐는 넓은 국토와 풍부한 수량을 갖고 있어 농업잠재력이 큰 나라다. 아직도 국민의 대다수가 소규모의 자급자족 농업에 종사하거나 대규모 농장에 고용되어 있어 농업은 그 어느 부문보다도 고용창출 효과가 지대하다. 그러나 케냐도 탄자니아 정부처럼 농업 우선 정책(Kilimo Kwanza)과 같은 농업진흥정책을 수립해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로 몰려드는 다수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바, 농업부문의 개발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농업생산에 필요한 하부구조 건설이 필수적이다.


Q10. 향후 농업이 케냐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 케냐가 산업화 정책을 추진하고 중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국가 정책에서 농업의 비중은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질 것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부문의 전체대비 비중이 감소한다고 하여 농업생산량 자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농촌 거주 인구의 80%가 농업이나 농업과 관련된 부문에 종사해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농업은 케냐 경제의 중추를 이룬다. 국가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비중은 커지겠지만 고용 창출 효과는 미미하리라고 전망된다.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농업부문에서 흡수해야 청년실업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고 혁신적인 농업 방식의 도입도 가능하다. 농업은 낙후산업이 아니라 미래 성장 산업이라는 인식이 정부의 주무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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