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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현황과 전망

이스라엘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2016/05/24

지난 4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근로자 1만 명에게 취업을 추가로 허가했다. 현재 약 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정식 취업 허가를 보유하고 이스라엘에서 근로하고 있으며, 허가증 없이 근로하는 팔레스타인 근로자도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와 관련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서정민 교수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배경은 무엇인가?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본격화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및 아랍과의 갈등을 말하며, 이 갈등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분쟁이다.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고질적 분쟁(protracted conflict) 혹은 만성화한 분쟁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분쟁의 본질은 유럽에서 이주해 온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 간 영토분쟁에서 시작됐다. 서기 70년 로마와의 전쟁에서 패배해 유럽 전역으로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등장한 시오니즘 이념 하에 19세기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이주민이 증가하면서 20세기 초부터 유대인-팔레스타인 간 무장충돌이 시작됐다. 결국 영국, 미국 등 서방국가의 지지하에 유대인들은 1948년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건국과 함께 시작된 1948년 중동 1차 전쟁과 1956년 2차 전쟁, 1967년과 1973년의 3, 4차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모두 대승을 거두었고, 이를 통해 영토를 크게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만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으로 전락했고, 이스라엘은 점령지를 영구화하기 위해 많은 정착촌을 건설하고 있다. 반면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 명시된 두 국가 해법(two-states solution)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하마스 등 과격 세력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Q2. 현재까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받은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양국 간 충돌로 우선 대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해왔다. 이스라엘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유대인가상도서관(Jewish Virtual Library)에 따르면, 1920년 아랍 봉기부터 현재까지 약 2만5천 명의 유대인이 사망했고, 3만6천 명이 부상당했다. 더불어 100여 년간 지속된 갈등으로 발생한 경제적 피해가 더욱 중요한 손실이라고 볼 수 있다. 4차례의 전면전, 주변 국가와의 긴장으로 인한 안보비용, 대테러 대응 비용 등이 지출되어 오면서 이스라엘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겪어왔다. 2015년 랜드(RAND) 연구소가 출간한 보고서 『이-팔 분쟁의 비용(The Cost of the Israeli-Palestinian Conflic)』에 따르면 이-팔 간 두 국가 해법이 실현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향후 각각 1,230억 달러(한화 약 145조 6,935억 원)와 500억 달러(한화 약 59조 2,25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스라엘은 지속해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었으며, 그에 따른 외교적 갈등 비용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1973년 오일쇼크와 더불어 석유가 무기화되면서 이스라엘의 외교적 입지는 크게 약화됐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국민이 겪고 있는 심리적 안보 위협도 큰 손실이라 할 수 있겠다.


Q3. 양국 간 분쟁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의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명피해는 통계에 따라 크게 다르다. 앞서 언급한 이스라엘 측 자료인 유대인가상도서관마저도 1920년 이후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가 이스라엘보다 3배 많은 약 9만1천 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부상자의 경우도 두 배가 넘는 약 7만8천 명이다. 더욱 심각한 인적 피해는 1948년 1차 전쟁 이후 발생한 대규모 난민의 문제이다. 유엔 난민기구는 현재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 수를 대략 500만 명 이상으로 집계하고 있다. 분쟁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의 경제적 피해도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영토의 상실, 불법 점령, 이동의 자유 제한, 이스라엘 경제에의 예속 등으로 발생한 수십 년간의 경제적 손실은 집계가 어려울 정도다. 특히 현재까지도 이스라엘은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경제생활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가자지구(Gaza Strip) 봉쇄다. 테러세력을 소탕하고, 이들의 로켓 발사시설 및 땅굴을 파괴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이에 140만 명이 넘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갇혀 지내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육로, 항공로, 그리고 해상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생필품, 의료품, 교과서 등의 반입도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반입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 및 여행의 권리도 제한하고 있다.


Q4.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은 어떠한가?


▲ 장기간의 분쟁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은 대체적으로 강경노선을 취했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을 전후로 두 국가 해법이 논의되던 기간을 제외하면 이스라엘의 기본적인 정책은 팔레스타인 영토와 국민을 예속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였다. 이스라엘은 특히 전쟁으로 획득한 불법 점령지들을 영구적으로 영토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전략이 정착촌의 건설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으로 장악한 요르단 강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해왔다. (이미 100여 개의 마을을 건설했으며, 50만 명 이상의 유대인이 현재 거주 중이다.) 더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완전히 분리하려는 목적으로 800㎞에 달하는 보안장벽도 건설하고 있다. 수도 역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독립국가 건설을 희망하는 팔레스타인과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불법 점령지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팔레스타인이 지속적으로 정착촌 건설 중단 및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정착촌 건설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막강한 자본력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거주 지역을 계속 매입해나가고 있다. 국제사회가 무관심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점차 영토를 합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지는 시리아에도 존재한다. 바로 시리아 남서부에 위치한 구릉지, 골란고원(Golan Height)이다. 이 지역은 평균 해발 고도가 1,000m 정도로, 헤르몬 산(2,814m)에서 눈 녹은 물이 흘러와 초원을 이루며 채소, 과일, 밀재배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이곳을 점령하고 유대인 정착촌을 30군데 건설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에 이 땅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계속 거부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1981년 일방적으로 이곳을 자국 영토로 병합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에서도 골란고원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문제는 시리아와 해결안 사안”이라며 의도적으로 의제에서 배제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과 함께 시리아를 ‘악의 축’ 국가로 몰아 국제사회에서의 시리아의 반환 요구도 묵살하려 하고 있다. 2015년 3월에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도 보수파 집권 리쿠드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 총선 이후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연립정부가 다시 출범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3년 이-팔 간 오슬로 평화협정에 규정된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인물로, 총선 직전 그는 두 국가 해법을 포기하겠다는 발언도 내놓았다.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지위를 승인하고,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회가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지위를 인정하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Q5. 이 분쟁에서 팔레스타인은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 이-팔 분쟁에 있어서 팔레스타인 측의 가장 근본적인 입장과 전략은 ‘실지 회복’이다. 일부 과격 세력은 팔레스타인 영토를 ‘빼앗아서’ 이스라엘을 건국한 유대인을 완전히 몰아내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의 팔레스타인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의거, 이스라엘이 1967년 국경을 존중하고 3차 전쟁에서 불법 획득한 점령지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Fatha)와 무장세력인 하마스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파타는 국제사회의 협조하에 이스라엘을 압박해 외교적으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실지를 회복하고 이스라엘과 공존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하마스 등 과격세력은 무장투쟁을 동원해서라도 점령지를 회복하고 독립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1993년 오슬로 협정에서 합의된 두 국가 해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가지지구 등에서 하마스의 입장이 강화되고 있다. 이들은 2006년 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팔레스타인의 집권 세력으로 부상한 적도 있었다.


Q6. 최근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취업을 허가했다. 이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 이스라엘 정부가 2016년 4월 점령지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근로자 1만 명에게 이스라엘 내 취업 허가증을 추가로 발행했다. 추가 근로 허가는 이스라엘의 모세 칼론 재무장관과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후사인 알-셰이크 민사 장관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는 두 가지 목적을 담고 있다. 요르단 강 서안 내 정착촌 건설이 계속 진행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법상 불법시설 확대를 지속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최대한 차단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취업 허가와 관련해 더욱 현실적으로 중요한 배경은 노동력의 부족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노동력의 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의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제3 국으로부터 해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팔레스타인 경제에 기여하면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함과 동시에 국제사회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갰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통계청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전체의 실업률은 25.6%에 이른다. 이스라엘 및 정착촌에 취업이 가능한 서안 지구 주민들의 실업률은 16.3%이며, 이스라엘이 국경을 봉쇄한 지중해변의 가자지구의 실업률은 무려 41.6%에 달한다. 가자지구에는 170만 명이 살고 있다. 따라서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과격 세력에 대한 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판단도 담겨 있다.


Q7.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주변국들의 입장은 어떠한가?


▲ 이-팔 분쟁에 대한 주변 국가의 입장은 시대에 따라 크게 변해왔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하자 주변 아랍 국가는 이를 거부하고 연합군을 결성해 이스라엘을 침공했다. 이후 1973년까지 3차례의 전쟁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연합군을 결성해 이스라엘과 맞섰다.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은 참전국에 재정을 지원하거나 1973년 이스라엘 지원 혹은 지지국가에 석유 판매 불가를 선언하면서 ‘오일 쇼크’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4차례 모든 전쟁에서 패배하고 석유의 무기화 정책도 결국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대다수의 중동국가는 이-팔 분쟁의 외교적 해결에 동의하고 있다. 모든 중동국가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서 도출된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서도 지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2년 3월 레바논에서 개최된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이스라엘과의 평화구상이다. 당시 사우디 국왕이었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의 이름을 따 ‘압둘라 구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안건에 대해 22개 아랍 정상 모두가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제안의 골자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 이전의 국경으로 철수하고,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설립되면 모든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압둘라 구상도 실현되지 않고, 오슬로 협정도 와해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란, 시리아 등 일부 중동 국가는 현재 하마스,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과격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Q8. 앞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양상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 이-팔 간 갈등의 근원은 영토문제로, 유럽의 식민주의를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한 유대인들과 원주민인 팔레스타인인들 간의 충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양측 간 갈등은 세월이 지나면서 복잡하게 얽혀갔다. 이슬람을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들이 아랍 영토에 둥지를 틀면서 아랍의 민족주의를 자극했다. 4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에서 보이듯이 주변 아랍 국가는 팔레스타인을 ‘구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아랍 간의 반감은 더욱 극으로 치닫게 되었다. 또한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고 정치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역시 ‘아랍의 적’으로 서서히 변모하게 되었다. 양국 간 반감과 국제사회의 복잡한 개입으로 이-팔 분쟁의 해결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의 정치적 혼란이 상시화 및 장기화되면서 이-팔 분쟁에 대한 국제사회 및 중동 내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여기에 예루살렘 관할권, 난민 복귀, 수자원 분배 등 복잡한 사안도 얽혀있다. 따라서 현재의 중동 내 역학 및 국제사회의 무관심을 고려하면 이-팔 분쟁의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영토분쟁의 차원에서 이-팔 분쟁의 해결안은 마련되어야 한다. 엄밀히 보면 이-팔 분쟁은 ‘모범답안’이 나와 있는 갈등이다. 1967년과 1973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 242호와 338호를 이행하는 것이다. 두 결의안의 골자는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철수할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유로 전쟁으로 획득한 영토는 국제법상 인정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고 점령지에서 계속 정착촌을 건설하면서 현재 상황을 영구화하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과 서방 국가는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며, 두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피하려 하고 있다. 다만 유혈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양국은 자제하고 휴전할 것을 촉구하는 ‘땜질식 처방’만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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