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유럽
전문가오피니언
앙카라 테러와 터키의 대테러·대쿠르드 정책의 향방
튀르키예 Özlem Kaygusuz Ankara University 부교수 2016/06/20
지난 3월, 앙카라 크즐라이 공원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당했다. 터키 정부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 및 그 산하 단체를 테러의 피의자로 지목했다.
위와 관련하여, Ankara University의 Özlem Kaygusuz 부교수에게 앙카라 테러와 터키의 대테러·대 쿠르드 정책의 향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최근 발생한 앙카라 테러에 대해 터키 정부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을 테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한 배경은 무엇인가?
▲ 터키는 2015년 여름부터 전례 없던 테러와 심각한 정치적 위기로 인한 사회적 혼란에 직면했다. 지난 2015년 7월, 이슬람 원리주의 과격단체인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의 공격을 받은 터키 동남부 지역 수루츠 마을로 봉사활동을 떠난 대학생들이 테러 공습을 받으면서 터키에 대한 본격적인 테러가 시작되었다. 이 공습에 이어 해당 지역에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 ISIS, 그리고 터키 정부 간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군사 작전이 시행되면서, PKK와 터키 정부 간 휴전이 3년 만에 종결되었다. 더불어 터키 남부 국경, 시리아 북부, 그리고 이라크 북부에 접하고 있는 쿠르디스탄 지역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서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나면서 갈등은 더욱 확대되었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테러의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무엇을 얻을지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란 참으로 힘든 상황이다. 2015년 9월 19일, 앙카라에서 약 2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던 3번의 폭탄 테러 중 첫 번째는 ISIS에 의해 발생했다. ISIS는 터키 정부를 중심으로 터키에서 가장 큰 노동조합, 터키 의학 연합(Turkish Medical Association)과 같은 평화를 상징하는 민간단체 및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테러 활동을 벌였다. 현재 대중들은 이러한 테러의 주범이 ISIS 소속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체포되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앙카라에서 발생한 나머지 2건의 폭탄 테러는 규모는 작지만 결속력이 뛰어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이 맡았다. 2015년 6월 7일 실시된 총선에서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13년간 유지해온 과반의석을 놓치고, 쿠르드족 정당이 의회에서 예전에 비해 강력하게 선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필자는 이러한 정계의 크나큰 기류 변화 속에서 그간의 테러 공습이 사라졌으면 한다.) 선거 이후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쿠르드 족과의 협상은 종결되었다. 정의개발당의 세력이 약화되고 쿠르드인이 속한 인민민주당의 세력이 강화되면서 협상이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다양한 도시에서 전쟁을 일으켰고, 쿠르드족들이 주거하고 있는 여러 도시를 자치(self-rule)하려고 했다.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터키의 대도시들을 대상으로 테러공습을 벌여 전쟁을 확산시켰다. 결과적으로, 터키에 대한 테러 공습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과 ISIS가 함께했다는 것이다. ISIS가 터키에 테러 공습을 감행하는 이유는, 터키가 ISIS와 분쟁 중인 시리아와 이라크에 군사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ISIS가 남부 도시인 앙카라에 두 번, 그리고 이스탄불에 한 번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벌인 공격에는 그들의 강한 관념이 담겨있다. 공격은 주로 도심 중앙에서 관광객들이나 시민을 목표로 삼았다. 앙카라 공습에서 이들의 주요 목표 대상은 주로 현대화된 민간 활동가들, 특히 ISIS와 종교적 대립관계에 있는 쿠르드인들과 알라위들을 공격했다. 이러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과 ISIS에 공격은 터키의 내부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고, 터키 사회를 더욱 복잡하게 양극화시켰다. 쿠르드족과 알라위족, 보수주의자나 독립주의자의 정치적 긴장감은 놀라울 정도로 팽팽하다.
Q2. 이번 테러로 인해 다시 터키-쿠르드 간 갈등이 부각되었다. 터키와 쿠르드와의 관계, 특히 PKK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 세계 1차 대전 이후, 중동의 쿠르드인들은 역사적으로 오토만 제국의 ‘쿠르디스탄’이라고 알려진 방대한 지역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이 지역이 터키, 시리아, 이란, 이라크로 국경이 나뉘게 되면서 쿠르드인들은 4개 국가로 나뉘어 살게 되었다.세월이 흘렀지만, 수많은 쿠르드인은 아직도 예전과 같이 정복당하고, 동화되고, 몰살당해왔다. 쿠르드인은 아주 오랫동안 문화적, 정치적 자유, 그리고 자치정부 수립(독립)을 간절하게 희망했다. 냉전 종식 이후, (특히 1991년 걸프 전쟁 이후에) 이라크, 터키 및 이란 내 쿠르드 족의 정치적 활동은 탄력을 받았다. 터키는 문화의 국제화(cultural globalization)를 지원하는 것과 보다 나은 정치적 대표성을 위해 소수집단이 벌이는 정치적 투쟁을 합법화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를 강화하고, 국가에 대한 정치적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모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2003년 이라크에서 붕괴된 후, 이라크 내 쿠르드인들은 유엔의 보호와 미국의 지원으로 자치구를 설립하였고, (터키와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 족의 자치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터키 정부는 이라크 내 쿠르드인 자치단체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과 협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라크 내 쿠르드 족의 경제적인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터키와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구의 대통령인 바르자니는 무역, 기초구조 투자, 재건축, 그리고 에너지 부문에 대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에 거주하는 쿠르드인들은 다르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내 쿠르드들이 자치구를 설립하는 것에 반대했는데, 이들이 자치구를 설립하면 터키의 쿠르드인 역시 정치적 독립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터키의 정의개발당을 포함한 다수의 당과 함께 터키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 내 쿠르드인의 정치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 PKK의 분리를 돕는 위협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 단체인 시리아민주동맹당(PYD)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터키는 시리아의 내전을 멈출 수 있는 평화교섭에 참가 하지 않는 것이다. 터키가 현재의 ISIS와의 투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유일한 이유는 시리아민주동맹당(PYD)이 미국과 더불어 러시아의 정치적, 군사적 협력관계이기 때문이다.
▲ 최근 터키에서 발생했던 테러 공습은 터키 사회에서 쿠르드 족의 대표성을 띠는 좌파 세력, 자유민주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와 같은 집단에 대한 지지율을 확실하기 감소시켰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터키 동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으로 지원하는 사람의 수가 변함없거나 오히려 더 증가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의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으로의 지원은 감소했다. (해당 지역에서 터키 정부의 군사작전을 피해 이주한 다수의 이주민들 때문에, 쿠르드인들이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 또는 비슷한 정치 연합에 지원하는 수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더불어 신뢰성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 역시 어렵다.) 작은 마을이나 도시에서는 통행금지령이 계속되고 있다. 확실한 것은 터키 내 대도시에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이 일으키는 테러 공격들로 인해, 터키 정부 내의 쿠르드족 정치인들의 입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이후로, 정의개발당과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의 주기적인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것은 갈등을 해결할 마지막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강한 희망을 담은 정치적 풍토가 조성되었다. 터키 시민들의 70% 이상이, 그리고 쿠르드인들의 80% 이상이 이 협상에 대해 찬성을 표했다. 하지만 이 협상이 실패하고 사회적 상황이 험난해지자, 양 측에 우호적 입장을 표하는 지지자들이 즉시 줄어들었다.
Q4. 앙카라 테러 이후 터키 의회는 반테러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를 보았을 때 향후 터키의 대테러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테러리즘과 같이 정치적인 요구를 위해 죄 없는 시민과 아이들, 여자와 청년들을 죽이는 행위는 납득될 수 없지만,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오랜 기간 동안 정치적인 폭동이 자신들의 목소리와 요구 사항을 알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쿠르드를 기반으로 한 정당들은 2002년부터 아나톨리아(동남부 지역의 쿠르드인)와 그 외 기타 지역의 쿠르드로부터 지원을 받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쿠르드를 사회에게 알리는 방법론에 대해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과 쿠르드를 기반으로 한 정당들의 대표 간 내부적인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정치-사회적 상황에서 테러리즘과 같은 수단은 쿠르드인들의 입지를 더욱 좁히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인들의 입지 문제는 향후 그들에 대한 지원이 지속될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쿠르드를 제외한 정당들은 반테러정책과 이에 대한 협력을 강하게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쿠르드인들에 의한 테러는 강하게 비난받아야 하지만, 터키의 정당들은 쿠르드의 요구와 기대에 대해 귀 기울여야 한다. 반테러리즘을 위한 협력은 쿠르드인과 터키 정당 간 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쿠르드인에 대한 지원이 없는(그들의 요구를 무시한) 정치적 공간에서, 젊은 세대의 쿠르드인, 아나톨리아 및 터키 전역에 거주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반테러리즘에 협력하는 정당에 긴장을 유발시킬 수 있다.
▲ 2015년 여름부터 발생한 터키와 쿠르드 간 분쟁으로 인한 손실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이 분쟁은 터키의 오랜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쿠르드인들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비이성적인 내전을 일으키는 등 스스로 파멸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3년 이상의 휴전 끝에 그들이 기대했던 만큼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즉, 도시는 파괴되었고,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그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반대로, 터키의 정당과 사회는 민주화를 지향하면서 쿠르드인들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졌다. 더욱이, 이러한 폭동은 정의개발당이 선거를 재개하고 그들이 이러한 문제 속에서 협력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오늘날의 테러방지 정책은 민주적인 권리와 자유뿐만 아니라, 터키 정치 체계의 민주적 기능을 파괴할 수 있는 강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필자는 멀지 않은 미래에 쿠르드와 터키 정당 대표들의 정치적 대화가 발생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쿠르드의 정치적 입지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따라서 만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쿠르드의 정치적 방향이 만든 틈새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과 유사한 급진적 조직에 의해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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