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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 협상 타결의 의미

러시아 / 폴란드 Andrzej Cieslik University of Warsaw 교수 2016/06/21

지난 4월 폴란드와 러시아는 운송 협약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연간 170만 대의 폴란드 발 트레일러가 러시아의 국경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관련하여, University of Warsaw의 Andrzej Cieslik 교수에게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 협상 타결의 의미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 협상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2015년 러시아는 해외 운송업체들을 배척하고 자국 운송업체들에 유리한 정책을 내세웠다. 러시아의 새로운 정책은 폴란드에 있는 외국인 소유의 공장에서 생산된 물품들을 제3국에서 생산된 물품으로 취급하여, 폴란드와 러시아에서 발행하는 운송 허가증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였다. 폴란드에서 수출되는 제품 대부분은 현재 외국인 소유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러시아의 법률 제정은 폴란드에 매우 불리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폴란드와 러시아 간 운송 허가와 관련한 갈등이 발생했다. 2016년 1월 31일, 기존 러시아-폴란드 간 운송 협약 기간이 만료되었지만, 양국의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운송 협약은 여섯 차례의 협상을 거치게 되었고, 4월 초가 되어서야 최종적으로 협상이 마무리되었다. 러시아는 자국 운송업체에 유리하도록 법률을 제정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폴란드와의 갈등으로 인해 폴란드와 러시아 간 대형트럭을 통한 물품 운송이 중단되면서 서유럽과의 교역 루트를 일시적으로 잃게 되었다. 따라서 러시아는 오히려 더욱 많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로써 2016년 2월 양국은 4월 15일까지 유효한 운송 허가증을 각각 2만 개씩 나누어 발부하는 임시협약을 체결했고, 4월 초가 되어서야 최종 협상에 도달했다.


Q2. 양국 간 수출입 규모와 물동량은 어느 정도인가?


▲ 과거 러시아는 폴란드에 매우 중요한 무역 동반자였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어 폴란드는 동쪽에 위치한 러시아보다는 서쪽으로의 교역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폴란드가 러시아를 무역 동반자로 인식하는 데 큰 변화가 생겨났고, 당연히 양국 간 교역량도 변하게 되었다. 비록 폴란드와 러시아의 교역량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러시아는 폴란드의 중요한 수입 파트너이다. 2015년 폴란드의 주요 수입국 중 러시아가 3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폴란드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총 규모는 전년 대비 25.9% 감소한 120.8억 유로로, 폴란드 총 수입액의 7.5%를 차지했다. 폴란드가 수입한 제품들은 대부분이 대형 트럭으로 운송하지 않는 원자재들이었다. 반대로 2015년 폴란드가 러시아에 수출한 금액은 47.3억 유로로, 전년 대비 27.6% 감소한 수치를 보였고 이는 폴란드 총 수출액의 2.9%를 차지했다. 같은 해 폴란드가 타국으로 수출한 교역액과 비교해보면, 폴란드의 대 체코공화국 수출 총액은 108.5억 유로로, 러시아에 수출한 규모의 두 배에 달했다. 심지어 폴란드의 대러시아 수출액은 폴란드가 스웨덴으로 수출한 규모보다 적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폴란드-러시아 간 교역관계에 있어 폴란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현재 폴란드와 러시아의 수출입 가능 규모는 양국 간의 경제적·정치적 문제로, 실제 교역 가능한 수치보다 훨씬 낮아져 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간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문제로는 EU에 의한 대러시아 제재, EU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성 금수조치가 있다. 더 나아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다는 사실도 양국 간 교역에 문제로 작용한다. 양국 간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인 문제로는 러시아의 통화 가치 하락과 더불어 러시아의 국민소득이 감소하면서 수입 제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낮아졌고, 따라서 폴란드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감소했다는 것이다. 현재 폴란드의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전체의 3%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폴란드 전체 수출에서 아주 미미한 부분을 차지한다.


Q3. 협상 전 운송로 봉쇄로 인해 양국은 어떠한 영향을 받았나?


▲ 러시아와 폴란드가 운송 중단 상태로 접어들었을 당시, (최종 협상 이전까지 폴란드가 입은 경제적인 피해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폴란드의 경제적 손실은 러시아가 입은 피해와 비교하면 매우 저조하다. 러시아는 폴란드를 지나는 서유럽으로의 운송로가 차단되면서 서유럽과의 교역이 중단되어 경제적 손실이 컸던 반면, 폴란드가 입은 타격은 매우 경미하다. 폴란드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대부분 상품은 육로 운송이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해 운송되는 광물 연료와 그와 관련한 자재들이다. 한편으로 현재 폴란드의 수출은 유럽연합, 특히 독일과 같은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로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또한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로 차단 기간에 폴란드는 벨라루스와 1만 개의 허가증을 추가로 교환하여 벨라루스에 대형 트럭으로 제품을 운송했기 때문에, 사실상 폴란드 수출업자들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Q4. 운송 협상을 통해 합의된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 기존 25만 개의 운송 허가증을 교환하기로 협의되었던 사항이 이번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 협상을 통해 17만 개로 최종 협의되어, 그 수가 많이 줄었다. 또한 이번 협상을 통해 발급되는 운송 허가증은 2016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번 협상에서 논의된 17만 개의 허가증 분배 방식은 기존의 분배 방식과는 다르다. 폴란드의 경우, 폴란드와 러시아를 양방향으로 통행할 수 있는 14만 개의 일반 허가증과, 제3국으로의 제품운송이 가능한 3만 개의 특별 허가증이 주어졌다. 러시아의 경우, 폴란드와 러시아 양방향 통행을 가능하도록 하는 16만 개의 일반 허가증과, 제3국에 운송할 수 있도록 하는 1만 개의 특별 허가증이 주어졌다. 이로 인해 폴란드는 양방 통행이 가능한 허가증을 보다 많이 보유하여,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Q5. 이번 협상으로 어떠한 부문이 혜택을 받는가?


▲ 이번 폴란드-러시아 간 협상으로 많은 부분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 첫째로, 폴란드와 러시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도로 운재(road transportation) 부문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 몇 주에 걸친 운송로 차단 기간이 종료되자, 양국 간 운송은 다시 활력을 띠게 되었다. 두 번째 부문은 양국 간의 해외무역 부문으로, 양국의 기업은 무역거래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운송과 무역의 재개는 양 국가의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다양한 물품과 생산품을 낮은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따라서 유용성과 수익성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유럽연합의 독일과 같이 폴란드를 통해 러시아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국가들 역시 운송로 차단 상태가 해지되어 교역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Q6. 이번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러시아의 불평등한 법률 제정으로 인해 폴란드-러시아의 관계에 갈등이 발생하여 양국 간 무역과 도로운재 부문에 문제가 생겼으나,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양국은 쌍방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타협점에 대해 다시 검토할 수 있었다. 일시적으로 도로 운재와 무역활동이 중단되어 손실을 겪었으나, 양국이 서로 수긍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점에 임시적으로나마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협상은 일시적이며, 부여된 허가증는 2016년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유럽연합과 러시아가 상호 간에 제재를 가하고 있어 무역량이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양측에 주어진 운송 허가증만으로도 교역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번 운송 협상의 결과만으로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많은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앞서 언급되었던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제재와, 러시아의 대유럽연합 제재가 폐지되어 양측 간 교역량이 증가하게 된다면, 현재 부여된 운송 허가증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Q7. 이번 협상이 양국의 수출입 및 물류에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이번 운송 협상이 폴란드와 러시아 간 교역관계를 표준화하고, 더 나아가 양국 간 도로 교통 재건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양국 간의 교역관계는 현재 제한적인 상태이므로 이번 협상이 양국 간 수출입과 유통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러시아의 대폴란드 수출 제품 중 약 3/4는 육로 운송(대형트럭을 통한)이 아닌 다른 유형으로 운송되는 광물 연료 및 이와 관련한 자재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동 협약은 폴란드가 러시아로부터 제품을 수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에서 폴란드를 거쳐 타국과 교역을 하기 위해서는 이 협약이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폴란드에 러시아는 중요한 수입 파트너는 될 수 있으나, 수출 파트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약이 체결된 이유는 러시아에 폴란드는 물류를 운송하는데 매우 중요한 통과 구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운송경로는 독일을 포함한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러시아 간 거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와 서유럽국가 간의 제품 운송은 폴란드를 거치는 것이 가장 짧고, 빠르고, 비용적인 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다른 경로로 대체할 수 없다.


Q8. 이번 협상은 양국 관계에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 이번 운송 협상은 폴란드와 러시아 간 교역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번 협상이 폴란드와 러시아 간 무역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이 운송 협상은 폴란드보다는 러시아에 훨씬 더 필요한 상황이다. 폴란드의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실제로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협상이 폴란드의 수출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저조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럽연합의 다른 회원국들, 특히 독일은 러시아산 제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고,  운송 차들은 폴란드를 거치는 것이 가장 짧고,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유럽국들과 러시아는 교역 부문에 있어 다른 운송수단이나 운송 루트로 쉽게 대체할 수 없다.


Q9.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가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 협상 및 수출입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제재가 폴란드와 러시아 간 운송 협약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지만. 사실상 양국 간 수출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러시아와 폴란드 간의 교역량이 줄어든 것이 그 예이다. 러시아와 폴란드의 제한적인 교역량으로 교통량 역시 감소했다. 따라서 양국은 운송업체에 발급하는 허가증의 수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양국에 지급된 허가증으로도 충분히 현재까지 협의된 교통량 및 운송량을 해소하고도 남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제재가 지속되거나, 러시아의 경제가 악화되어 수입 제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낮아질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국이 운송 협상을 재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Q10. 향후 폴란드-러시아 간 운송 협상이 지속적으로 원만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답변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폴란드와 러시아 간 운송협상 문제는 경제적·정치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이 바라보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관심사가 동일하기 때문에 운송 협상 체결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불행히도 오늘날의 폴란드와 러시아 간 경제적 관계는 정치적 부문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현재까지의 폴란드와 러시아 간 협상 과정을 살펴보면, 운송협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폴란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러시아가 양자 간의 협력 및 다자간의 협력을 수차례 위반했기 때문에, 이번 운송 협상이 체결된다고 해도 다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러시아와 유럽 간 제재가 폐지되는 즉시 폴란드를 통한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교역량이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해 폴란드는 허가증 추가로 분배하는 것에 대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추가로 현재 운송 협상에 대한 허가증 할당은 다소 불균형적인 부분이 있는데, 필자는 이에 대한 재협상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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