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유럽

TAP (Trans-Adriatic Pipeline: 아드리아 횡단 수송관) 프로젝트는 Nabucco (나부코 수송관) 프로젝트와 같이 2003년에 처음으로 구상되었다. 두 수송관 모두 카스피 해 아제르바이잔 (Azerbaijan) 연안의 천연가스 산지인 샤데니즈(Shah Deniz II)에서 시작하여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두 파이프라인은 에너지 공급 분야에서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시킨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Nabucco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시작하여 조지아, 터키,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와 체코로 이어지며, 그곳에서 다른 유럽 지역으로도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설계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EU의 지지를 받았고 미국까지도 호의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Nabucco 중에서도 특히 는 터키의 서쪽 국경에서 서유럽으로 이어지는 수송관을 말한다.

반면 조지아, 터키, 그리스, 알바니아를 거치는 TAP는 알바니아 서해안에서 해저를 통해 아드리아 해를 건너 남부 이탈리아로 이어진다. 불가리아의 경우 그리스와 연결된 수송관(IGB)을 통해 TAP와 간접적으로 연결되게 된다. TAP와 는 둘 다 이른바 EU의 남부 가스수송관(SGC: Southern Gas Corridor)에 속하며 서로 경합관계에 있었다.

2007년에 카스피 해 아제르바이잔 연안의 대규모 천연가스 산지인 <샤데니즈(Shah Deniz) II> 개발을 위해 사업단(consortium)이 구성되어 2011~2012년에 가스 생산이 시작되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SD2 (Shah Deniz II) 사업단은 이 지역에서 생산된 가스를 유럽연합으로 수출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그러나 EU의 정책에 따라 이 계획은 2020년으로 연기되었고, 이로 인해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사업단 양쪽이 모두 경제적인 피해를 보았다.

EU가 주도한 Nabucco 프로젝트는 초기에 계획한 수송관의 길이가 3,900km에 달했으나, 곧 1,300km로 축소되었다. 카스피 해의 아제르바이잔에서 불가리아 변경에 이르는 구간을 포기하고 로 규모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마저도 완전히 포기하게 되었다.

이렇게 EU 측에서 사업을 지체하고 있는 가운데, 2011년에는 SD2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제르바이잔과 터키의 공동투자로 <아나톨리아 횡단 수송관(TANAP: Trans-Anatolian [Natural Gas] Pipeline)>이 구체화되었고, 이어서 아제르바이잔 내에 두 군데 가스 압축소가 설치되는 동시에 <남 코카서스 수송관 연장 프로젝트(SCPX: The South Caucasus Pipeline Expansion Project)>가 추진되었다.

이렇게 아제르바이잔-터키 간 양해에 의해 아시아 측 수송관 건설이 진행되게 되자, 터키의 변경에서 유럽 쪽으로 수송관을 연결하는 문제가 남게 되었다. 이때 아제르바이잔 가스개발에 참여한 사업단은  가 아니라 TAP를 동반자로 선택되게 되었다. 남부가스수송관(SGC)의 길이는 870km에 달하고, 그리스-터키 국경의 키포스(Kypos)에서 <아나톨리아 횡단 수송관(TANAR)>과 서로 연결된다. Nabucco에 대한 TAP 프로젝트의 승리는 오스트리아에 대한 유럽 남부 지역의 승리로 평가되기도 한다.

TAP 사업단으로는 영국의 BP(British Petroleum)가 20%. 아제르바이잔의 SOCAR가 20%, 이탈리아의 Snam SpA가 20%, 벨기에의 Fluxys가 19%, 스페인의 Enagas가 16%, 스위스의 Axpo가 5%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 사업으로 19,060필지(筆地: 각 개인의 소유지)가 수용될 전망에 있으며, 그리스가 10,170, 알바니아 8,700, 이탈리아 190필지이다. TAP의 추진계획에 따르면 2016년 7월에 착공되어 2020년 초부터 가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지역에서는 이 사업을 통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을 기대하고 있다.

TAP에 의한 가스수송량은 매년 10~20 bc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불가리아,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등 동남 유럽 지역의 국가들의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드리아 해저를 통해 남부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천연가스는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3국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의 유럽으로도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이런 경제적 환경의 변화는 정치적 상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러시아는 자국의 천연가스를 남유럽으로 수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터키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시리아에서 러시아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그 가능성이 단절되었다. 그 후 러시아는 흑해 연안의 국가와 불가리아 등지로 진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으나, 현재 TAP 프로젝트에 밀리는 형세에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5월 말에도 그리스를 방문하여 에너지 정책 공조를 위한 타협안과 함께, 천연가스를 저가로 공급하고 또 러시아 회사가 그리스의 테살로니키에 투자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발칸의 국가들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버리고 아제르바이잔의 가스만 사용할 것을 내심 종용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 TAP 천연가스 사업단(AG)은 알바니아 내 수송관이 건설될 예정인 지역에 기초공사 및 도로와 교량 보수 등의 작업에 들어갔다. 동시에 경제 진작의 염원을 실어 알바니아의 Çorovoda 근교에서 Edi Rama 수상, Damian Gjiknuri 에너지 및 산업 장관, TAP의 지도자문 위원인 Iran Bradshaw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열었다.

미국의 에너지 정보청에 따르면, 이곳 천연가스 매장량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으로만  30tcf(3,000,000 feet3) 혹은 850bcm(2,000,000 m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샤데니즈의 생산은 2006년부터 이루어졌으며, 2010년에는 천연가스 243bcf, 석유 1,500만 배럴을 생산하여, 아제르바이잔은 물론 조지아, 터키 등으로 수출했다. 2017년 이후에는 매년 875bcf를 생산하여 세계적 규모의 천연가스 공급지 중 하나로 부상하여 유럽 에너지 시장으로 진출하게 될 전망이다.

터키는 2011년 아제르바이잔과 협약을 체결하고 터키 시장은 물론 터키를 통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아제르바이잔 SOCAR의 자회사인 Azerigaz는 수송을 담당하고, 같은 자회사인 Azneft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색과 개발을 맡고 있다. AIOC(아제르바이잔 국제시공회사 Azerbaijan International Operating Company)는 SOCAR와 거대 해외 자본의 합자회사로, 아제르바이잔과 협약을 체결한 10개 해외석유회사의 협업체이다. BP(British Petroleum)가 AIOC를 대표하고 있으며, 그 외 Chevron, Statoil, Turkiye Petrolleri, ExxonMobil, SOCAR가 동참하고 있다. BP는 1992년부터 아제르바이잔에 투자한 외국자본 가운데 1위이며, Statoil과 함께 샤데니즈의 천연가스 개발을 주도해왔다. 이 두 회사는 샤데니즈 관련 지분을 각각 25.5%를 가지고 있다. 유럽의 남부 가스수송관(SGC)으로서 대신 TAP를 선택하게 된 데는 BP의 의견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TAP 수송관은 보다 건설비용이 더 저렴하고 그 길이가 더 짧다는 이점이 있다.

TAP에 관련된 발칸 남부지역 국가들은 Nabucco 대신 TAP가 아제르바이잔 가스 공급의 동반자로 선택되었다는 소식에 우선 환호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부정적인 측면을 염려하는 이도 있다. 그것은 동부 지중해, 특히 이스라엘, 키프로스, 그리고 아직은 가능성에 머무는 그리스(그리스 서부와 크레타 섬 남부)의 천연가스의 이용과 관련된 것인데, 장차 TAP이 이 지역과 경합관계에 놓이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동부 지중해(이스라엘)-크레타-이구메니차(그리스 서부)-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수송관이 건설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이는 많은 건설비용을 필요하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그 현실적 대안으로서 이스라엘의 석유 및 가스 생산지로부터 TAP 수송관이 지나는 터키의 수도 앙카라 부근까지 직선거리가 700km 정도인데, 양 지역을 수송관으로 서로 연결하여 서로 협조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도 역시 TAP은 향후 유럽과 카스피 해, 더 나아가 이스라엘 등 동부 지중해를 연결할 수 있는 주요 에너지 공급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 https://storify.com/karhilam/tap
- http://www.elzoni.gr/html/ent/789/ent.35789.asp
- https://www.google.co.kr/?gfe_rd=cr&ei=_0ZLV8CVEO_C8geT9JS4Aw&gws_rd=ssl#q=nabuc
- http://www.imerisia.gr/article.asp?catid=26516&subid=2&pubid=113065757
-http://www.kathimerini.gr/859882/article/epikairothta/politikh/poios-einai-o-tar-kai-pws-allazei-tis-isorropies
- http://www.naturalgaseurope.com/nabucco-delayed-shah-deniz-gas-flow-28578
- https://www.wsws.org/en/articles/2013/07/13/nabu-j13.html
- http://www.zougla.gr/money/article/alazi-o-energiakos-xart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