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개헌 국민투표 가결과 아제르바이잔 정치 전망

아제르바이잔 정세진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 교수 2016/10/17

지난 27일 아제르바이잔에서는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개표 결과 이번 개헌안에는 대통령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을 비롯하여 29개 항이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 국제기구는 이번 개헌안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정세진 HK 교수와 개헌 국민투표 가결과 아제르바이잔 정치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Q1. 헤이다르 알리예프 대통령과 그의 아들인 일함 알리예프 현 대통령이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헤이다르 알리예프(Heidar Aliev) 대통령은 1993년 쿠데타로 집권했다. 일함(Ilham)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버지 사후 2003년, 2008년, 2013년 대선에서 연이어 승리했으며, 알리예프 대통령 일가는 이미 2번의 헌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전력이 있다. 2002년 당시 헤이다르 알리예프 대통령은 국가의 수반이 사임하거나 직무 수행이 어려울 때는 총리의 권한 대행이 가능하다는 헌법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직후 장자인 일함 알리예프가 2003년 총리가 되고 권력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넘어가기 시작했다. 2003년 헤이다르 알리예프의 사망 이후 일함 알리예프가 대선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였다. 일함 알리예프도 2009년에 당시 대통령의 3선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장기집권 토대를 갖추고 2013년에 대선에 당선되었다.

 

Q2. 2016년 개헌안이 마련된 배경과 정부의 헌법개정안에 대한 주장을 정리한다면?  

2016년 7월 이웃 국가인 터키 공화국에서의 쿠데타 실패로 인한 아제르바이잔 통치 지도자들의 불안감 증대와 대통령의 제한 없는 권력 강화 목표로 헌법개정안이 제출되었다. 국제 앰네스티가 "개헌안에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인사들이 공격을 받거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안정성과 민주주의 기반을 위해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경제가 매우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고 생활 수준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정치적 시스템과 정부의 거버넌스(Governance)가 증진되고, 국가권위 강화와 인권과 자유가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리고 정부는 해당 개헌안으로 2018년, 2019년, 2020년 등 3년 연속 이루어지는 대선, 지방선거, 총선 등 주요 국가 선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Q3. 이번 개헌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개헌안은 총 29항의 수정 사항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이 대통령의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했다는 것이다. 현재 알리예프 대통령은 54세이며, 2003년 41세부터 대통령으로 집권해왔다. 현재 임기는 2018년에 종료되지만, 헌법개정안 통과로 다음 대선은 2020년에 실시될 전망이다. 또한, 2명의 부통령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대통령이 부통령을 임명하거나 해임이 가능하고, 제1부통령은 국가의 2번째 자리를 차지하였다. 대통령 유고 시 제1부통령이 대통령 권한 직무 대행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기존 헌법에서는 총리가 대통령 직무 대행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제1부통령이 대통령 권한 대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총리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에게 조기 대선 결정권과 의회 해산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의회가 연 2차례 정부에 대한 불신임을 하거나 헌법재판소, 연방최고재판소,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의 간부회에 대한 대통령 후보 지명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Q4. 야권과 인권 단체는 개헌안이 제출되었을 때부터 우려를 표했다. 그들의 주장과 근거는 무엇인가?

알리예프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이번 개헌안에 야권과 인권단체는 강하게 반발하였다. 인권단체들은 민주주의 후퇴와 기본권 침해를 우려하였으며, 이번 개정안 통과로 시민사회와 야당이 붕괴되는 새로운 흐름이 시작되었다고 경고했다. 유럽평의회의 헌법 전문가들은 “개헌안은 대통령에게 유례없이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권력균형의 원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본 개헌안은 독재 및 권위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무제한의 알리예프 가계에 무제한의 권력을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합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권단체는 개헌안의 결과는 모든 정부 조직을 약화하고 단지 대통령의 권한만 강화하는 조치로 간주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체제는 헌법 수정안 이전의 통치가 권위주의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수정안이 제출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Q5. 국민 투표 결과 찬성이 91%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압도적으로 높은 찬성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아제르바이잔이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기본적인 지지로 귀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아제르바이잔 국민은 29항에 이르는 헌법개정안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거의 모른 상태로 투표에 참여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국영 신문사인 ‘예니 아제르바이잔’과 국영방송국인 ‘아제르타스’ 등 2곳에서만 그 내용이 공표됐으며, 개정안의 기본적인 내용은 2016년 여름에 대통령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제출되고 헌법재판소는 2시간 정도의 심의를 거쳐 이를 승인했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헌법개정안에 대한 반대 활동을 계획한 야권 단체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불허했으며, 중앙선거위원회는 본 헌법개정안을 반대하는 야당인 ‘무사바트’(Musavat) 당이 주도해서 만든 단체의 등록을 거부했다. 또한, 비 국영 미디어와 독립신문이 계획한 헌법개정안 내용에 대한 모든 토론이 거부되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Q6. 개헌안 통과 전후 아제르바이잔 정치 상황을 정리한다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헌법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가진 야권에 대한 인신 탄압적 행동에 나섰다. 8월 이후로 최소 야권 3개 단체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강화됐다. 야권단체인 ‘REAL’의 사무총장 나티크 카파를리(Natiq Cafarli)가 불법적인 경제활동 및 권력남용이라는 혐의로 억류되고 이후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수명의 회원들도 행정 구류를 받았으며, 다른 야권 인사들도 마약 소지 등으로 사전 심리를 받았다. 일단의 야권 행동주의자들도 억류되거나 체포되었다. 정부는 선거반대와 선거 연기를 주장하는 야권 인사들에 대한 벌금 부과,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성직자인 페툴라 굴렌과의 정치적 결탁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인권단체들은 현재 인권 수호자들, 정치 및 시민 행동주의자들, 저널리스트 등이 정치적 동기로 체포되거나 교도소에 수감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Q7.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집권 이후 정부와 야당, 시민단체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일함 알리예프는 3번의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003년 8월 총리로 임명 두 달 뒤 대선에서 76.8%의 지지를 얻으며 대통령에 최초 당선됐다. 2008년 대선 89%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2013년 84.7%로 3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아제르바이잔의 정치 권력은 대통령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2003년 이후 대통령, 국가 정치기구를 장악해왔다. 중동국가와는 달리 확고한 세속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2010년에 의회가 향후 모든 국정 방향을 의회와 대통령실이 사전 조율할 것을 승인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권력이 급속도로 강화되기 시작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의 집권은 경제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경제발전은 전적으로 석유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알리예프 대통령에 대해 일부 야당과 시민운동 조직은 수도 바쿠에서 반정부 집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시위는 강력하지 않고 수백 명이 참가하는 정도이며 정권의 위상에 위협을 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아제르바이잔인 조직연합>이 결성된 이후, 2013년 <민주세력국민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Democratic Forces)가 결성되었으며, 2013년 대선에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워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2014년 2월, 정부의 강제퇴거명령 반발, 4,000여 명의 반정부 시위를 진행한 것을 계기로 반정부 조직 기구가 다시 결성되었다.

 

Q8. 개헌 이후 알리예프 대통령의 입지는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대통령의 권력이 증대되고 향후 모든 국정 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 대통령은 2003년 이후 국가 정치기구를 장악해왔다. 야당의 의석수가 절대 부족하고 인권단체 등의 반정부 행동도 별로 강력하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대통령 일가의 권력 장악 가속화될 전망이며, 제1부통령은 알리예프 대통령의 아내인 메흐리반(Mehriban: 현재 집권여당인 ‘신 아제르바이잔’부의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알리예프의 두 딸 레일라(32)와 아르주(27)도 대통령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들은 조세회피 재산 보유자 명단인 '파나파 페이퍼스'에도 등장하는 국제적 유명인사로 알려져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