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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 정책의 의미와 국제 사회의 반응

이스라엘 안승훈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2016/10/31

지난 8월부터 이스라엘은 웨스트 뱅크 지역에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철거하고 이스라엘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철거 반대 시위를 이어 나가고 있으며, 국제 사회도 이스라엘의 행보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안승훈 전임연구원과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 정책의 의미와 국제 사회의 반응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Q1. 정착촌 확대로 인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갈등에 대한 역사적 배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에 있어 국경선 문제, 동예루살렘 지위 문제,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와 함께 가장 예민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승리한 후, 동예루살렘, 요르단 강 서안지구, 가자지구, 골란 고원 등에 정착촌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정착촌이 처음 제안된 것은 1967년 레비 에쉬콜 정부 하에서 였다. 정착촌 계획은 당시 노동당 정부 하에서 만들어진 ‘알론 계획(The Allon Plan)’을 바탕으로 했는데, 이 계획의 핵심은 6일 전쟁 점령지인 동예루살, 구쉬 에찌온, 그리고 요르단 강 지역을 이스라엘에 합병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착촌이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1977년 중도 우파 정당인 리쿠드당이 정권을 잡고 난 뒤이다. 특히 종교적 시온주의에 영향을 받은 구쉬 에무님 운동은 점령지에 대한 정착촌 건설 운동을 주도하였다. 구쉬 에무님은 서안 지구를 포함한 이스라엘 점령지 내 정착촌 건설은 성서에 따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종교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초기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은 구위 에무님의 종교적, 민족적 열망과 함께 이스라엘 정부의 ‘확대 이스라엘(The Great Israel)’ 정책과 맞물려 추진되었다. 초기 구쉬 에무님의 정착촌 건설은 소규모의 형태였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정착촌 규모가 점차로 확대되었다. 정착촌 단위별 300~400가구로 구성되었고, 기본적인 생활 편리 시설이 갖춰진 준 도시적 시설과 규모를 띠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착촌 성격에 있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는 서로 다른 형태로 발전했다. 가자 지구 정착촌의 경우 종교적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정착민들이었고, 이들은 이념적 성향이 매우 강했다. 이에 반해 서안 지구 정착촌의 경우, 종교적 민족주의 성향의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러시아계 이민자들과 일반 이스라엘인들도 주거 목적으로 이주했다. 특히 서안 지구 정착촌의 경우, 가자 지구에 비해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대도시와 인접성이 뛰어나 신도시 형태의 정착촌이 되었다. 이런 식의 정착촌 형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을 전제로 진행되었다. 특히 점령지 내 정착촌 건설이 팔레스타인 거주지 및 생활 공동체를 단절시키고 고립시킨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통해 영토의 실효적 지배를 유지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통치 체제를 지속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나아가 정착촌 확대 건설은 두 국가론에 기초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원천 봉쇄한다는 점에서 팔레스타인 및 국제 사회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Q2. 이스라엘이 웨스트 뱅크 지역에 정착촌 건설을 승인했다. 이 정책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스라엘 정부의 정착촌 확대 건설 승인으로 팔레스타인의 반발이 거세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입장과 대응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현재 이스라엘의 정착촌이 건설된 지역은 서안지구, 골란 고원, 동예루살렘 지역으로 총 72만1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안 지구의 경우, 123개의 정착촌에 약 40만여 명이 살고 있으며, 이들 서안지구 정착민들 중 절반 이상이 대단지 형태의 9개 정착단지에 집중해 있다. 그리고 동예루살렘 또한 피스갓 제브, 실로, 말레 아두밈 등을 중심으로 현재 약 35만여 명의 정착민들이 살고 있다. 가자 지구의 경우, 2005년 당시 리쿠드당 수상이었던 아리엘 샤론이 가자지구 철수를 발표하면서 이스라엘 정착촌 대부분이 소거된 상태이다. 현재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은 올해 초 동예루살렘에 정착촌 770가구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와 함께 올해 7월 동예루살렘 길로 지역에 98채의 가구를 추가로 건설할 것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10월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 지구 아모나 지역에 약 300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계획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은 향후 국경선 확정 문제에 있어 이스라엘 측에 유리하게 적용할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생활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발표된 동예루살렘 내 주택단지 건설의 경우,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영구적으로 귀속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기 때문에 이런 조치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사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에 있어 최대 난제 중의 하나는 이스라엘 정착촌의 처리 문제였다. 이스라엘의 경우, 정착촌의 완전 철거는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재원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자생적으로 형성된 자연부락의 경우, 철거가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거주지에 대한 어떠한 허용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은 정착촌 문제에 있어 협상을 통한 해결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국제적으로 문제화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은 10월 14일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비공식회의에서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문제를 정식 제기하며, 이것은 평화와 2개국 공존해법의 분명한 장애물임을 밝혔다. 그리고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반대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할 것임을 선언했다. 특히 현재 팔레스타인은 2012년 유엔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를 획득하였지만, 정식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많이 제약받고 있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 국가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통해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 보도된 언론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지금처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이 계속 교착 상태에 있을 경우,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이 취할 수 있는 외교적 수단은 많이 제약된 것은 분명하다.


Q3. 이스라엘이 해당 지역에 정착촌을 건설함으로써 얻는 득실은 무엇인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은 정착민들의 단순한 거주 공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에 있어 정착촌은 정치적, 안보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먼저 국내 정치적으로 중도 우파 정당인 리쿠드당이 계속 집권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은 급속한 정치적 혼란 상태를 맞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의 경우, 2011년부터 내전 상태 하에 있으며, 이집트는 2013년 최초로 이슬람주의 진영이 정권을 장악하였지만, 시시를 중심으로 한 군부 세력이 군사 쿠데타를 통해 무루시 이슬람주의 정권을 붕괴시키고 권력을 장악했다. 그 후 이집트는 IS 연계 조직을 비롯한 이슬람주의 과격 단체들의 테러 활동으로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요르단의 경우, 시리아, 이라크 등 주변국들의 혼란한 정세 속에서 불안정한 왕정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대외적인 정세 불안정 속에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이스라엘 국민에게 강한 안보적 자신감을 인식시킬 줄 필요가 있으며, 최근 정착촌 건설 승인은 이런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서안 지구 정착촌은 이스라엘 안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05년 당시 아리엘 샤론 수상은 가자 지구에서 정착촌 및 군사 시설의 전격적인 철수를 단행했다. 그 이후 가자 지구는 팔레스타인 강경세력인 하마스의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파타 진영이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제도권 정치영역에서 일종의 독립된 정치적 영역으로 발전했다. 특히 하마스 2008년과 2014년 가자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에 무력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체로 발전했다. 따라서 이스라엘 내에서는 2005년 가자 철수가 이스라엘의 안보에 순기능을 하였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서안 지구는 가자 지구에 비해 이스라엘의 안보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지역이다. 서안 지구는 요르단과 국경선이 맞대어 있고, 예루살렘과 예루살렘 주변 도시들과도 인접해 있다. 특히 서안 지구는 이스라엘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어 안보의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예루살렘-텔아비브-하이파 삼각지역과 근접해 있다. 따라서 서안 지구의 정착촌 건설은 안보 측면에서 이스라엘의 안보 심도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발표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정책뿐만 아니라 이란의 핵 문제 있어 그동안 네타냐후 정부가 보여준 일방주의 외교 정책은 이집트, 요르단 등 이스라엘 외교 수교 국가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최대 동맹국가인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 계획을 통해 그동안 추진해 왔던 일방주의 외교 정책을 그대로 유지 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Q4. 이번 정착촌 건설 발표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발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의 극단적인 대립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즉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이 추구했던 두 국가 해결론은 이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으로부터 실현 가능성에 있어 심각한 불신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역사적으로 용도 폐기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0년 제2차 인티파다 기간 동안, 한때 협상 파트너였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들의 폭탄 테러에 대해 아무런 제어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방임 내지는 동조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스라엘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자살 폭탄 테러는 이스라엘인들에게 협상을 통한 해결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정부가 두 국가 해결론의 선제 과제인 정착촌의 완전 철거에 있어 어떠한 근본적인 해결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 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분쟁 해결에 있어 각자의 일방주의 방식을 취했다. 즉 이스라엘의 경우, 팔레스타인인들의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분하에 서안 지구 분리 장벽을 일방적으로 건설했다. 특히 분리 장벽은 팔레스타인 주거 지역을 분절하거나 이스라엘 정착촌 지역을 피해 건설되었기 때문에 향후 팔레스타인 국가의 국경선 획정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이스라엘의 현상유지 성격이 강한 일방주의 노선에 대항해 현상 타파식의 일방주의 노선을 취했다. 즉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통한 방식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국가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다. 실제 팔레스타인 일방주의 노선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2012년 유엔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를 획득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일방주의 노선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해 어떠한 보장 장치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이번 정착촌 건설 발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 진영의 일방주의 노선이 갖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Q5. 정착촌 확대 정책에 대해 국제 사회는 어떠한 반응을 보였나?
미국과 유럽 연합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이번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계획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 지구에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승인한 것에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무부는 10월 초 국무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새로운 정착촌 건설은 ‘점령을 위한 또 다른 행보’라고 언급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9월 이스라엘에 대해 향후 10년간 380억 달러 상당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그리고 9월 28일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여 그동안 악화되었던 양국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정착촌 건설 발표는 오바마의 관계 개선 노력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 영국, 프랑스, 스웨던 정부는 자국의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새로운 정착촌 건설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으며, 독일과 러시아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유럽 연합은 이미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이 유럽 국가로 수입될 경우, 정착촌 생산품임을 알리는 라벨 부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 또한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생산품일 경우, 이스라엘 산(Made in Israel) 대신에 점령지 생산품임을 알리는 원산지 표시를 하도록 무역업계에 하달했다. 유럽연합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구에 정착촌을 새롭게 건설하는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므로, 팔레스타인과 함께 이스라엘 정착촌 추가 건설 계획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시도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정착촌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Q6. 한편 이스라엘 측은 이러한 반응에 어떠한 입장을 피력했나?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동예루살렘 및 서안 지구에 승인한 정착촌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즉 최근에 발표된 정착촌 건설은 새로운 정착촌이 아닌 기존의 정착촌에 추가되는 시설물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아모나 지역의 경우,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도 라말라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아모나 지역은 팔레스타인 개인 사유지에 속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법원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철수 명령을 내린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최근 잇따른 팔레스타인의 공격으로 인해 이들 지역이 심각한 위협 상황에 노출되어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들 지역에 관광시설을 설치하거나 중소기업을 유치하여,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들의 고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동예루살렘 길로 지역에 건설되는 주택단지의 경우 기존의 예루살렘의 시 경계선에 대한 어떠한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동예루살렘 길로 지역의 98채 가구 건설은 이스라엘 고등법원의 판결로 인해 철거가 확정된 아모나 정착민들을 위한 주택 공급이라고 밝혔다. 현지 일간지 하아레츠에 따르면 올해 6월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 사마리아’(이스라엘에서 서안 지구를 지창하는 말)지역에 약 217억 원에 달하는 정착촌 지원금을 승인했다. 정부의 승인 제안서에는 ‘작년 10월부터 정착촌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안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었으며, 정착민들의 신변 안전 위협과 함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지원금의 다수가 정착촌 보안 강화뿐만 아니라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안 지구에서의 충돌로 이스라엘인 30명과 팔레스타인인 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인명 피해의 경우 대부분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에 기인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악순환이 지속되는 한 양측의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Q7. 이스라엘의 웨스트 뱅크 지역 정착촌 확대가 순조롭게 진행 할 것으로 보이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 순조롭지는 않겠지만,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입자에서 보면 정착촌 문제는 팔레스타인 분쟁과 중동 지역 정세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즉 이-팔 관계가 폭력의 악순환 구조 속에 매몰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출구 전략을 모두 닫아놓은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태이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압바스를 중심으로 한 온건 협상파들은 이미 하마스와 같은 강경 진영에 비해 대중적 지지를 많이 잃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온건파와 강경파 사이에 통합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또한 하마스가 이스라엘 대한 무력 도발을 지속하는 한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가자 지구에 대한 봉쇄 조치를 쉽게 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중동의 정치적 혼란 상태는 이스라엘의 취할 수 있는 외교적 수단을 많이 제한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국경이 직접 맞대어 있는 시리아의 경우, 약 6년에 가까운 내전 상황에 있으며, IS를 비롯한 급진적 이슬람주의 세력들이 강력한 지역 안보 위협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경우, IS 연계 테러 조직들이 지역 거점을 확보하고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이 취할 수 있는 평화 카드는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중동 상황이 어느 정도 질서를 찾을 때까지 현상 유지 입장을 취할 것이다. 따라서 정착촌 문제를 포함한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은 이런 지역적 안보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Q8. 앞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는 한 현재의 대립과 유혈 충돌 상황은 계속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중동 문제에 있어 독립변수가 아니라 종속 변수로 전락했다. 즉 이-팔 문제는 1990년대 오슬로 평화협상 때와는 달리 중동 문제에 있어 어느 정도 독립된 의제에서 벗어나 아랍의 봄과 민주화의 실패, 시리아 내전, 이란 핵 문제, IS의 발효 등과 함께 강하게 맞물려 있다. 예를 들어, 이집트의 경우 시시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정권이 복원되었지만, 여전히 국내 정치 상황은 불안정 상태에 있다. 그리고 이집트 시나이 반도는 IS 연계 조직의 영향력 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중동 내 친이스라엘 국가인 이집트가 여전히 정세 및 국가 안보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이상, 하마스에 대한 이집트의 영향력은 급속하게 수축할 것이며, 이-팔 문제에 있어 어떠한 중재 노력을 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시리아 내전은 확실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세력 대리전 양상이 되었으며, 이란의 핵 문제는 여전히 이스라엘에 있어 위협 요인으로 잔존하고 있다. 그리고 IS가 일으킨 급진적 이슬람주의는 팔레스타인 사회를 더욱 종교적으로 경직되게 만들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2년 전부터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는 아랍 민간인들의 테러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런 테러 양상은 이전의 테러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이전 테러의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등과 같은 분명한 테러 행위의 주체가 있었지만, 현재 이스라엘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의 경우, 이스라엘 아랍인들이 유대계 이스라엘인들에 대해 테러행위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이제 양 진영이 최소한 유지했던 공존의 가능성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은 팔레스타인들의 저항과 함께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권마저 위태롭게 하는 악순환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스라엘 청년층들과 팔레스타인 청년층들이 상호 이해와 상호 존중보다는 정치적 배타성과 함께 종교적으로 급진화 된다는 것이다. 소위 ‘인티파다 세대’라고 불리는 양측의 청년들이 화해와 설득보다는 대결과 유혈 충돌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확산된다면 이-팔 분쟁의 평화적 해결은 요원할 것으로 생각된다. 


Q9. ‘두 국가 해결론(two-state solution)’의 실현 가능성과 함께 이-팔 분쟁의 해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두 국가 해결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공히 인정하고 있는 최선의 평화 해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정부 또한 두 국가 해결론에 대해 원칙적인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두 국가 해결론은 상당 부분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두 국가 해결론은 1993년 역사적인 오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생산물이다. 그러나 오슬로 평화협정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평화안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최종 협상 타결을 위한 평화 협상 과정은 양 진영의 정치적 명분과 함께 연속된 폭탄테러로 결국 역사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두 국가 해결론은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확고하고 영속적인 평화안임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 가능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그 결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 진영 공히 대결을 전제로 한 일방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일방주의는 한 진영의 논리와 주장을 상대방 진영에 관철시키기 위해 극도의 긴장과 대결을 전제로 한다. 이런 논리는 양측의 정치 지도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평화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확산시킨다. 이것이 가장 우려해야 할 사항이다. 평화적 해결방안에 대한 냉소주의는 양 진영 강경파들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선거에 있어 평화 진영의 입지를 더욱 축소한다. 그리고 불안정한 평화보다는 오히려 불안정한 현상 유지(status-quo)에 더 익숙해지고, 이것이 종국에 사회적 대세가 된다면, 유혈 충돌로 인한 피해는 양 진영의 일반 대중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들 사회의 내부적 분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오슬로의 평화협상 노력을 되살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해와 배려를 배제한 일방주의는 어느 진영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설사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세워진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의 상생 협력 없이는 팔레스타인 국가 경제 부흥도 기대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스라엘 또한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이스라엘과 지역 안보를 지탱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지난 오슬로 평화 협상 노력을 실패로 쉽게 결정하고 이를 포기하기에는 이미 많은 인적, 물적 희생을 치렀다. 따라서 무고한 인명의 손실을 막고, 폭력에 소진되고 있는 국가 자원을 평화 자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팔 평화 노력은 지난 시간 동안 많은 도전을 겪었지만, 이를 지혜롭게 대처한 역사적 경험 또한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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