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콩고 반정부 시위와 카빌라 대통령의 입지

콩고민주공화국 양철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 연구교수 2016/12/02

지난 19일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대규모로 계획되었던 반정부 시위를 철저히 금지했다. 카빌라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연기를 발표한 이후, 콩고에서는 지속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카빌라 대통령이 임기가 끝났음에도, 대선을 연기하여 대권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위와 관련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양철준 HK연구교수와 콩고 반정부 시위와 카빌라 대통령의 입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의 주장, 규모, 주요 시위의 진행 상항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시위는 2016년 12월 19일 권력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정된 카빌라 대통령이 선거 연기를 통해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원래 2016년 11월 27일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유권자 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거 연기를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는 폭력시위로 이어져 9월에 50명 이상의 인명이 희생되었으며 야당 사무소는 불탔다. UN 인권사무소는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군이 과도하고 치명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48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콩고해방운동(Mouvement pour la Liberation du Congo, MLC)'과 더불어 주요 야당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사회 진보 동맹(Union pour la Démocratie et le Progrès Social, UDPS)'의 지지자들이 예정된 대로 11월에 선거를 실시하고 카빌라 대통령이 12월에 권력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Q2. 위와 같은 시위가 발생한 배경은 무엇인가?
계획대로라면 금년 11월 선거를 치르고 카빌라 대통령은 12월에 권력을 이양해야만 했다. 그러나 정부는 유권자 등록의 문제와 선거 준비 미비 등을 이유로 내세워 11월로 예정된 선거를 연기한 것이다. 주요 야당 세력은 카빌라 대통령이 3선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을 개정하여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고 시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카빌라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8년 4월까지 투표를 연기했으며 9월 1일 ‘국민적 대화’라는 이름으로 야당 세력과의 대화를 통해 권력 분점에 합의했다. 이 대화를 통해 카빌라는 2018년 4월 선거를 치를 때까지 대권을 유지하고 과도 정부를 구성하는 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부분 주요 야당 세력은 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9월의 폭력사태 이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과 국회의원 선거는 2017년에 치르고, 대선은 2018년에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Q3. 시위대로부터 비난 받고 있는 카빌라 대통령은 어떤 인물인가?
조셉 카빌라 카방게(Joseph Kabila Kabange) 대통령은 자신의 부친인 로랑-데지레 카빌라(Laurent-Désiré Kabila) 前 대통령이 2001년 암살되고 나서 젊은 나이에 권력에 오른 인물로, 2006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었고, 2011년에 재선되었다.
조셉 카빌라 현 대통령은 어린 시절 탄자니아에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졸업하고 우간다의 마케레레대학교에서 공부하여 불어, 영어, 스와힐리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는 중국인민해방군 국방대학에서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으며, 자신의 아버지인 로랑 카빌라와 함께 1997년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을 축출하기도 했다.
카빌라 현 대통령은 2011년 다시 임기를 시작하였는데 2016년 12월에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2018년에 치르기로 야권세력과 합의했기 때문에 오귀스탕 마타타 포뇨를 비롯한 내각이 사퇴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했다. 일부 야당과의 권력 분점 합의는 카빌라 대통령이 계속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Q4. 카빌라 대통령 정부 측은 이번 시위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표명했나?
정부는 선거연기가 유권자 등록과 선거 준비에 관한 문제라며 대선 연기는 대통령의 장기 집권 계획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일부 무책임한 야당 지도자들이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정부와 야당 세력이 합의한 일정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카빌라 대통령은 야권과의 권력 공유 합의에 따라 야당 인사인 사미 바디방가를 수상으로 임명하였으나, 민주주의와 사회 진보 동맹 측은 사미 바디방가를 수상으로 임명한 것은 카빌라 대통령이 2018년 4월까지 권좌에 머무르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야당 주류 세력은 일부 야당이 정부와 야합하여 대통령의 권력 유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Q5. 이번 시위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어떠한가?
일부 야당 세력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권력 분점에 합의했지만 유력한 야당 지도자인 에티엔 치세케디는 대화 참여를 거부했다. 주요 야당 세력이 합의에서 배제되었고, 자유롭고 공정한 대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카빌라 대통령이 조건 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콩고해방운동(MLC)'과 더불어 주요 야당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사회 진보 동맹(UDPS)'은 카빌라 대통령의 거국내각 구성이 2018년 4월까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Q6. 한편 국제 사회는 현재 콩고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UN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적 난국이 안정에 극심한 위험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UN 인권사무소는 지난 9월에 발생한 폭력사태에서 군과 경찰이 48명의 희생에 책임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15인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을 콩고민주화국으로 파견하여 대통령, 야당, 시민사회지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지만, 정부여당과 모든 야당의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논란의 소지가 많은 선거 연기가 정치적 불안정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야당 세력에 대한 정부의 폭압과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선거 연기에 대한 국민의 불만 고조가 정치적 폭력사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Q7. 콩고 정부 측은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했나?
정부는 우선 6주간 거리 시위를 불허했다. 격화되는 반정부 시위가 자칫 대규모 폭동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수습책으로 보인다. 야권 세력도 단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정부에 협조적인 야권 세력과 협력을 통해 정국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UN은 정부가 시위자들에 대한 과도한 폭력 사용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우려를 표명했고, 정부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가 집회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고 이들의 요구를 경청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대규모 시위가 자칫 정권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고, 정국이 급격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정부는 새 미디어법을 제정하여 외국 방송사에 대한 검열과 규제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는데, 이는 정부에 비판적인 외국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조치로 해석된다.  

 

Q8. 시민사회와 야당은 위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는가?
아프리카연합(AU)과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등 역내 기구는 정부와 야당 세력 간의 대화를 환영하고 합의된 정치적 일정에 따라 순조로운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주요 야당 세력은 12월에 임기가 끝나는 카빌라 대통령의 정치적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정치적 불안정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동부지역의 무장 세력의 존재, 전국적으로 잘 정비된 조직과 하부 구조의 부재도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성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 카빌라 정부에 대한 주요 야당 세력의 불신과 야당의 강력한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정국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Q9. 향후 반정부 시위는 어떠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카빌라 대통령의 임기가 금년 12월 19일 끝나기 때문에 주요 야당 세력은 대통령이 물러나고 선거를 치를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야당이 향후의 선거 일정에 대하여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시위는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억압적인 성격을 띨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 등록을 위해서는 최소 13개월에서 1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가 워낙 방대하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순조로운 선거를 위한 유권자 등록과 선거 준비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성난 민심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세력은 ‘바이 바이 카빌라 캠페인(Bye-Bye Kabila campaign)'을 지속적으로 벌여 카빌라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날 것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카빌라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12월 19일 이전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콩고민주공화국은 자칫 폭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Q10. 카빌라 대통령이 어떠한 행보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2018년 4월로 연기된 선거가 카빌라 대통령의 권력 유지를 위한 것이라면 콩고민주공화국의 정국은 급속한 혼란 상태로 빠질 수 있다.
인접국인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등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개헌을 했고, 개헌은 결국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카빌라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는 2016년 12월에 대선을 치르지 않고 2018년 4월까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내 사정을 빌미로 반헌법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평화적 정권 이양을 통해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카빌라 대통령이 정권을 양보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확실한 정치적 로드맵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적극적 노력이 정치적 파국 상황을 막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요한 개혁 조치들을 취했지만 무장 세력들에 의해 자행되는 범죄행위와 인권 유린에 연루된 자들을 처벌하지 못했다. 카빌라 대통령은 국민을 설득시키고 북동부 지역 등에서 계속되고 있는 무장 세력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등 수많은 난제에 직면해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